(울산=서민석) 2위권 입상에 순풍에 돛 단듯한 행보를 이어가던 전주 KCC에게 시즌 막판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토종 센터의 자존심 하승진이 종아리 근육 파울로 시즌 아웃 선고를 받은 것이었다.
2월 24일 KT와의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할 때만 해도 KCC는 KT를 3위권으로 밀어내고 선두 모비스를 금방이라도 압박할 기세였다. 그러나 이날 종아리 통증을 참고 출전했던 하승진이, 정작 이벤트 성격이 강한 루키 올스타 챌린지 도중 다시 허벅지 통증이 도지면서 KCC의 행보에 큰 장애물이 생겨버렸다.
올 시즌 평균 14.2점에 9.7리바운드 1.7블록슛을 기록했던 하승진의 백보드 장악력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전태풍-강병현-추승균-아이반 존슨(테렌스 레더)-하승진으로 이어지는 주전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유독 큰 KCC의 특성상 누가 빠지더라도 그 공백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우선 남은 정규리그는 하승진의 출장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따라서 그가 복귀할 가능성이 높은 PO와 같은 미래를 생각하기보다는 당장 그가 빠진 ‘현실’에 충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가장 먼저 시선이 쏠리는 쪽은 베테랑 가드 임재현이다. 비록 올 시즌 평균 22분 52초를 뛰면서 6.4점 3점슛 0.9개 2.6어시스트를 기록 중이지만, 그의 활약은 분명 팀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당장 전태풍과 함께 뛸 경우 더욱더 상생 효과를 낼 수 있는데다 포인트가드면서도 슈팅가드의 성향이 강한 임재현의 ‘슛’은 분명 분위기 전환에 특효약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하승진의 공백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던 꼴지 오리온스와의 맞대결에서도 임재현은 무려 30분 18초를 뛰면서 3점슛 7개 포함 17점을 작렬하면서 팀의 89-83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세 경기만 놓고 보면, 평균 10.67점에 3점슛 2개를 기록 할 만큼 주전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 한 명의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가 있으니 바로 백업 센터 강은식이다.
하승진의 백업 역할로 올 시즌 35경기에 나와 평균 8분39초를 뛰면서 0.9점 0.8리바운드를 기록중인 강은식은, 기록만 놓고 보면 식스맨치고도 그리 돋보이는 성적은 아니었다. 그러나 풀 타임을 뛰지 못하는 하승진의 빈 공백을 강은식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메워주는 그의 존재감은 KCC에게 클 수 밖에 없다.
결국 다른 식스맨들도 있겠지만, 노련미가 돋보이는 베테랑 가드 임재현과 궂은 일에서 두각을 보이는 젊은 센터 강은식의 활약이 하승진의 공백을 KCC가 메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었다.
오리온스에게 어렵사리 승리를 거둔 KCC는 이틀 만에 선두 모비스와 만났다. 상대 전적에서도 2승2패로 팽팽했지만, 하승진의 공백을 감안하면 분명 쉽지 않은 상대와 만난 셈이었다. 하지만 식스맨의 물량공세로 모비스를 넘어선다면, 자신감을 더욱 더 충만할 기회이기도 했다.
모비스전에서 예상대로 KCC는 하승진의 공백을 막기 위해 센터인 강은식을 먼저 투입 시키는 승부수를 띄웠다. 여기에 함지훈이 볼을 잡을 경우 더블팀이 들어가는 작전으로 높이의 열세를 만회해보려 시도했다.
그러나 모비스는 단순히 1대1 매치업 상의 문제가 아니었다. 당장 함지훈을 막는 것보다도 그가 슈터들에게 내주는 패스나 속공 상황이 더 큰 문제였기 때문이다.
결국 2분 53초를 남기고, 우선 KCC는 강은식 대신 베테랑 임재현을 전태풍과 교체했다. 레더와 존슨 두 외국인 선수가 흥분한 상황에서 냉정을 찾아야 할 포인트가드 전태풍까지 흥분하는 기색을 보인 것이 더 큰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1쿼터 종료 1분 58초를 남기고는 아예 강은식과 전태풍을 투입시켰다. 어설프게 높이에서 구색을 맞추기보다는 아예 다른 라인업으로 색깔을 가져가보자는 의도였던 것이었다.
물론, 2쿼터 막판 다시 강은식을 투입시키는 등 KCC도 변화무상한 전력으로 모비스에 맞섰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임재현-강은식 두 식스맨들도 전반 9분 32초와 10분 36초를 뛰면서 무득점이었지만, 그 보다도 레더-존슨 두 외국인 선수의 플레이가 KCC에게는 더 큰 문제였다. 여기에 강은식-임재현의 대안으로 출장시킨 이동준 역시 좀처럼 슛이 터지질 않았다.
3쿼터 들어서도 좀처럼 KCC는 아예 강은식을 출장 시키지 않고, 이동준-임재현 등 벤치 멤버를 내세워서 외곽슛으로 승부를 보려 했다. 그러나 부지런 함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모비스 선수들의 외곽 수비에 좀처럼 활로를 만들지 못했다. 게다가 골밑에서도 존슨 이외에 국내 선수들의 야투까지 터지질 않다 보니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이날 임재현(무득점)-강은식(무득점)은 물론이고, 이동준(3점 3점슛 1개)까지 부진하다보니 KCC는 하승진의 공백을 절감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4쿼터 중반 정의한-조우현 등 좀처럼 경기를 뛰지 않던 ‘2진 식스맨’을 투입하면서 모비스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
바스켓코리아 / 사진 KBL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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