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울산 모비스가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일궈냈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 역시 ‘우승후보’로 분류되기 보다 중위권 정도의 전력으로 일군 우승이라 그 의미는 남다르다. 특히 시즌 전 우승후보를 넘어 ‘특강’으로 불린 KCC와 삼성은 물론이고, ‘스타 군단’으로 불린 SK의 이름값을 무색케 했다는 것 역시 모비스의 우승이 돋보이는 이유다. 그만큼 열심히 뛰고, 또 선수들이 하나 되어 팀을 강하게 만든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나’가 아닌 ‘우리’가 만들어낸 우승, 그렇기에 더욱더 남다른 모비스의 정규리그 우승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함지훈-던스톤이 지키는 튼튼한 골밑
울산 모비스의 우승 원동력은 역시 안정적인 골밑이었다. 단순이 신장이 좋은 선수로 구성된 것이 아닌 높이와 센스를 겸비한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시너지 효과가 더욱 더 컸다. 그 주인공은 바로 프로 3년차 함지훈과 한국 무대 2년차 센터인 브라이언 던스톤이다.
올 시즌 MVP가 유력해진 함지훈은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토종센터다. 올 시즌 52경기에 나와 무려 평균 36분 37초를 소화하면서 14.8점 6.9리바운드로 ‘외국인선수급’ 성적을 기록했다. 프로 세 시즌을 거치면서 첫 시즌은 평균 16.1점을 기록했으나 부상으로 38경기 밖에 나오질 못했고, 두 번째 시즌은 54경기 출장에 12.7점을 기록했으나 출전시간이 평균 24분6초 밖에 되질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 출전 시간과 기록에서 모두 이전 시즌들보다 향상된 활약을 선보였다. 물론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제도가 2인 보유 1명 출장으로 바뀐 것 역시 그에게는 ‘호재’였다. 지난 시즌은 2-3쿼터 위주로 뛸 수 있었지만, 올 시즌은 4쿼터 내내 골밑을 그의 땅으로 만들었다. 그가 정규리그 MVP 레이스에서 선두에 나선 것 역시 당연한 셈이다.
이렇듯 함지훈이 돋보인 것은 그의 곁에 든든한 브라이언 던스톤이 있었기 때문이다. 던스톤의 존재감은 함지훈의 부담을 많이 덜어줬다.
198.6.cm의 센터인 던스턴이 모비스에 입단할 때만 해도 신장제한이 철폐된 이후 영입된 외국인 선수 사이에서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 부호를 다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 평균 35분 7초 출전에 18.3점 10.6리바운드를 기록한 던스톤은 올 시즌 역시 전 경기에서 평균 26분49초 출전에 14.9점 8.1리바운드 2.2블록슛으로 꾸준한 성적을 기록했다. 출전 시간만 놓고 보면, 올 시즌 역시 지난 시즌에 비해 뒤지지 않는 활약이다.
포트햄을 졸업한 직후 첫 프로 무대로 한국을 선택한 던스턴이 이렇게 잘 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기본기의 힘’이다. 여기에 신장에 비해 긴 팔 역시 센터 치고는 작은 키의 약점을 상쇄시켰다. 타고난 신체 조건을 노력과 영리함으로 넘어선 던스톤은 분명 한국 프로농구에서 새로운 방향점으 제시한 센터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렇듯 함지훈과 던스톤의 골밑에서의 든든한 존재감은 모비스 정규리그 2연패에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슈터 중에서도 돋보인 ‘중고슈터’ 박종천의 분전
든든한 골밑를 돋보이게 한 것은 역시 슈터들이었다. 골밑에 상대 수비가 더블팀 등으로 집중되면서 나온 찬스를 어김없이 3점으로 연결시키는 슈터들 역시 모비스의 우승 원동력이었다.
김효범-김동우-박종천으로 이어지는 ‘삼색 슈터’는 서로 번갈아 가면서 자신의 역할을 확실히 소화했다. 유재학 감독이 다른 포지션에 비해 슈터에 있어서는 교체에 시간을 두는 것도 이들의 슛 컨디션을 감안한 배려였다. 다른 팀도 마찬가지겠지만 모비스에서도 슈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유독 돋보인 선수는 삼성에서 이적한 박종천이었다. 2003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뽑힐 만큼 슈팅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신인이었던 2003~2004시즌 40경기에서 평균 11분 38초를 뛰면서 4점 3점슛 0.6개를 기록한 것이 최고였을 만큼 잊혀진 선수였기 때문이다.
군입대 공백을 제외한 세 시즌 동안 좀처럼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지 못하던 박종천은 올 시즌 모비스에서 전 경기에 나와 평균 22분 38초를 뛰면서 8.3점 3점슛 1.3개로 완전히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프로 다섯 시즌 동안 평균 10분 43초 출전에 3.6점 3점슛 0.5개라는 통산 성적을 감안하면, 그가 얼마나 올 시즌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지 알 수 있다.
뛰어난 탄력을 앞세운 김효범이나 군복무 이후 복귀한 장신슈터 김동우도 분명 올 시즌 모비스 외곽을 든든하게 지켰다. 그러나 삼성에서 KT로 이적해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배수진의 각오로 경기에 임한 박종천의 활약을 가장 높게 쳐 줘야 하지 않을까?
팀을 더 강하게 만든 ‘MVP가드’ 양동근의 활약
이렇듯 든든한 골밑과 제 몫을 다하는 외곽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팀을 하나로 만드는 존재가 필요했다. 이 역할은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 수상 경력이 있는 양동근이 맡았다.
이미 2004~2005시즌부터 모비스의 ‘화려한 시절’을 세 시즌 동안 이끈 양동근은, 그 영광을 뒤로하고 두 시즌 동안 상무로 떠나야 했다.
그러나 올 시즌 상무에서 복귀한 양동근은 MVP 가드다운 활약을 선보였다. 양동근은 평균 33분 47초를 뛰면서 11.4점 5.4어시스트 3.4리바운드 3점슛 1개로 2.1스틸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특히 스틸 1위에 오를 만큼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는 능력이 뛰어난 양동근은, 군입대 전까지 약점으로 지적 받던 경기 조율 능력 역시 올 시즌 나아진 모습을 선보였다. 여기에 공수에서 파워풀 넘치는 수비는 양동근의 전매특허가 된지 오래다.
바스켓코리아 서민석 / 사진제공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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