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선수와 관중의 연결고리, 손경호 유니크커뮤니케이션 실장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2-05-12 10: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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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4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3월 21일 오후 4시에 이뤄졌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프로 스포츠의 핵심은 ‘팬’이다. 팬 없는 프로 스포츠는 그저 공놀이에 불과하다. 너무 과격한 표현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팬들은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야 하고, 선수들은 팬들에게 경기력과 팬 서비스로 보답해야 한다. 그러나 선수들과 팬들은 서로 다른 공간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존재를 이어줄 연결고리가 필요하다.
선수와 팬을 어떻게 잇느냐는 사무국과 이벤트 관계자의 고민거리다. 매 경기를 위해 좋은 이벤트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벤트 시행을 위해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유니크커뮤니케이션의 손경호 실장은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위에 언급한 요소들을 잘 알고 있는 베테랑이다. 필자가 글을 쓰는 현 시점에도, 그는 새로운 걸 연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게 코트 안팎에서 해야 할 핵심 임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야구 팬, 코트에 서다

손경호 실장은 스포츠를 좋아하는 평범한 남자다. 특히, 야구장을 자주 찾았다. 평범한 야구 팬이었던 그는 스포츠 이벤트업에 뛰어들었다.
스포츠 이벤트 직종에 뛰어든 손경호 실장은 야구 경기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경력을 쌓은 후 농구 코트로 넘어왔다. 농구 코트에서도 오랜 시간 경력을 쌓았다. 그리고 홈 경기를 전체적으로 운영하는 베테랑이 됐다.

언제부터 이 일을 시작하셨나요?
저는 야구를 너무 좋아하는 야구 팬이었습니다. 야구장에 다니다가, 이벤트 회사에 계신 분과 친해졌어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시작은 아마 2000년이었을 거예요.
농구장에서는 언제부터 일하신 건가요?
아마 2004~2005 시즌이었을 겁니다. 창원 LG에서 시작했죠. 그리고 2011년부터 고양 오리온의 홈 경기 이벤트를 맡았습니다. 당시 대구에 있던 오리온이 고양으로 넘어오게 됐고, 그 때 알고 있던 오리온 담당자 분께서 저에게 이벤트 임무를 제안하셨거든요.
구체적으로 맡은 업무는 어떻게 되시나요?
홈 경기 운영을 맡고 있습니다. 큰 틀로 말씀드리면, 응원과 이벤트, 팬 관리 업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응원 같은 경우, 치어리더와 마스코트로 투입될 인원을 구성합니다. 그리고 팬 관련 이벤트를 할 수 있도록, 인원들을 구성하고 교육합니다. 전광판 운영과 영상, 특수 효과 운영 역시 마찬가지고요.

손경호 실장에게 주어진 미션 : 분위기를 형성하라!
경기는 선수들이 한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승패를 가르는 가장 큰 요소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KBL 10개 구단의 성적을 좌우한다.
그러나 선수들의 경기력만이 모든 걸 판가름할 수 없다. 체육관의 온도와 분위기, 공기도 경기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오글거리게 표현한다면 그렇다.
그러나 체육관 분위기는 분명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코트에서 맞붙는 두 팀의 승패를 바꿀 수 있는 요소다.
그런 의미에서 응원단과 이벤트 등의 진행은 중요하다. 팬들의 열기를 바꿀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손경호 실장이 하는 일과 책임감은 크다. 손경호 실장의 핵심 임무는 체육관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매 경기 큐 시트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농구 같은 경우, 작전 타임이 정해져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전반전에 이벤트와 치어리더 공연 등을 순서대로 짭니다. 후반전에는 KBL과 스폰서에서 원하는 이벤트를 집어넣죠.
하지만 현장에서 즉석으로 진행하는 것들도 많고, 큐 시트에 적혀있지 않은 프로그램을 넣어야 하는 일도 많습니다. 경기 상황에 따라 현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그 분위기에 맞게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거든요.
그래도 핵심은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코트에서 직접 뛰는 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저희 팀이 이길 수 있게, 팬들이 응원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현장 분위기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핵심인 것 같아요.
제일 어려운 건 어떤 건가요?
우리 팀이 계속 이기거나, 계속 지고 있거나, 이기고 있다가 역전을 당했다거나, 지고 있다가 역전하는 등 시나리오가 너무 많습니다. 어느 타이밍에 변화가 일어날지도 알 수 없고요. 농구장 쪽만 10년을 넘게 있어도, 판단하는 게 쉽지 않아요.
특히, 후반전은 더 그런 것 같아요. 순간적인 변화가 더 많아요. 그래서 승부처에서는 스코어와 양 팀 감독님 표정을 계속 봐요. 어느 상황에 작전 타임이 나올지도 예측해야 하고요. 오랜 시간 농구장에 있었다고는 하지만,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웃음)
‘코로나 19’도 큰 애로사항일 것 같아요.
예전에는 팬들께서 몸으로 할 수 있는 이벤트가 많았습니다. 저희와 팬들이 스킨십을 할 수 있는 이벤트도 많았고, 선수들과 팬들이 가까워질 수 있는 행사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관중과 대면으로 할 수 있는 이벤트가 없습니다. 전광판이나 SNS 이벤트로 대체하고 있지만, 한계가 커요. 역동적이지 못하거든요. 관중들께서 입장하고 계시지만, 재미가 확실히 줄어든 것 같아요. ‘코로나 19’가 오래 가고 있다는 게 너무 안타깝네요.

추억 그리고 스킨십
사람은 공간과 시간 속에 산다. 공간과 시간 속에서 행동을 하고, 그 행동으로 ‘추억’이라는 단어를 남길 수 있다.
관중들이 ‘코트’라는 공간과 ‘1~4쿼터’라는 시간 속에서 ‘기억’을 안고 간다. 간단히 말하면, 팬들이 농구장에서 추억을 쌓는 것. 그게 손경호 실장의 궁극적인 목표다.
그래서 손경호 실장은 팬들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시도했다. 10개 구단 중 최초로 했던 이벤트도 있었다. 경기 종료 후 선수단과 팬들의 하이파이브가 그렇다.
그런 움직임이 10개 구단 전부로 퍼졌고, 선수들과 팬들은 ‘코로나 19’ 전까지 스킨십을 나눌 수 있었다. 이는 팬들이 코트에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추억이기도 했다.

경기 운영에 제일 중점을 두는 요소는 어떤 걸까요?
어쨌든 팀이 이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도록 관중들의 응원을 유도하는 거죠. 다만, 경기가 지더라도,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재미를 느끼셨으면 합니다. 팬들께서 좋은 추억을 안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고양 팬들의 특성도 잘 알아야 할 것 같아요.
가족 단위 팬들이 많으세요. 그래서 예전에 응원 이벤트를 하면, 아이들이 코트로 많이 내려왔습니다. 치어리더와 같이 춤을 추고, 상품을 받아갔어요.
그것만 해도, 아이들에게는 좋은 추억이라고 생각해요. 추억을 안고 있는 아이들은 농구장에 또 오고 싶어해요. 아이들이 농구장에 오면, 부모님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더라고요. 그런 이유 때문에, 관중들이 점점 늘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오리온의 대표적인 이벤트는 어떤 게 있을까요?
‘코로나 19’가 터지기 전에는, 경기장 외부에서 하는 이벤트도 많았습니다. 팬들의 참가도 역시 높았죠.
대표적인 게 하프 타임 때 했던 럭키 볼 이벤트입니다. 경기장 외부에서 팬들에게 탱탱볼을 무제한으로 판매합니다. 팬들께서는 구매한 공을 들고 입장하고요.
그리고 하프 타임 때, 저희가 코트에 상품 박스를 깝니다. 팬들께서는 정해진 구역에서 구매한 탱탱볼을 던집니다. 구매한 탱탱볼이 상품 박스에 들어가면, 해당하는 상품을 받을 수 있어요.
저희가 럭키 볼 이벤트를 7~8년 정도 했습니다. 일산 백병원과도 연계를 했던 이벤트였죠. 공 하나당 1,000원에 팔았고, 공을 판 수익금을 환우들에게 쓰일 수 있도록 했거든요. 의미도 컸던 이벤트였다고 생각합니다.
또, 저희 구단에서 제일 먼저 했던 게 있습니다. 선수들과 팬들이 경기 종료 후에 하이파이브를 하는 거였어요. 승패에 상관없이요.
팬들이 코트 사이드에 서고, 선수들이 코트 한 바퀴를 돌면서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했습니다. 선수와 팬이 스킨십을 할 수 있는 좋은 이벤트였죠. 타 구단에서도 많이 따라하셨고요. 그렇지만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할 수 없다는 게 아쉬워요.

LIVE
인생은 LIVE다. TV나 유튜브, 각종 영상처럼, 편집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인생에는 많은 변수가 발생한다.
농구도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인생처럼 결과를 되돌려놓을 수 없다. 순간적인 변화도 다른 종목에 비해 많이 일어난다.
손경호 실장은 농구의 특성을 아는 관계자다. 어떻게 보면, 순간적인 변화를 누구보다 크게 체감하고 있다. 그래서 농구를 “쌩 LIVE”라고 표현했다.
그런 표현이 전혀 부정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LIVE’라는 표현을 누구보다 좋아하는 이가 손경호 실장이었기 때문이다. 농구 코트에서 일어나는 모든 순간을 즐기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래서 ‘LIVE’라는 단어가 필자의 여운에 깊이 남았다.

늘 새로워야 하고 늘 연구해야 하는 직종입니다. 어떤 자료들을 참고로 하시나요?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 매년 미국을 다녀왔습니다. NBA와 MLB(메이저리그),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등 미국 프로스포츠리그도 많이 관전했죠. 지금도 리그 패스를 통해 경기를 수시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스포츠의 사례를 적용한 적도 있으신가요?
제가 2015~2016 시즌을 LG에 있었습니다. 그 때 ‘마네킹 타임’이라는 걸 한 적이 있습니다. 타임 아웃이 됐을 때, 선수단과 경기 운영 요원, 심판 등을 제외한 체육관 인원이 다 멈추는 이벤트였어요.
NBA에서 보고 떠올린 이벤트였습니다.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이벤트여서, 다들 재미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2016~2017 시즌 올스타전으로 이어졌고요.(당시 올스타전에 참가했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경기 중 ‘마네킹 타임’을 했었다)
농구에서만 볼 수 있는 이벤트의 특성이 있을까요?
경기 운영만 놓고 보면, 다른 종목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코로나 이전을 기준으로 한다면, 팬들께서 선수들이 뛰었던 코트를 쉽게 체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른 종목에 비해, 선수들이 있었던 공간을 조금 더 자주 느낄 수 있고요. 그래서 선수들과 팬들의 스킨십이 다른 종목에 비해 더 강하다고 생각해요.
농구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제가 친구들한테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농구단에서 일했던 인력들은 어디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요.(웃음) 그만큼 농구는 순간 대처를 빨리 해야 해요. 정말 ‘쌩 라이브’의 느낌이죠.(웃음) 힘들기도 하지만, 재미도 크고 보람도 커요. 특히, 팀이 이길 때는 더 그런 것 같아요.
목표로 삼는 건 어떤 게 있으신가요?
제가 만든 이벤트와 제가 기획한 운영 방안들이 아무 탈 없이 흘러갔으면 좋겠어요. 재미있으면서 원만하게요. 그런데 그게 제일 힘들더라고요.(웃음)
마지막으로 농구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장에 오시는 팬들께서 재미를 느끼실 수 있도록, 저희 이벤트 진행 요원들은 많은 아이템을 고민하고 기획하고 있습니다. 체육관 많이 찾아주셔서 선수들 많이 응원해주시고, 이벤트도 잘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체육관에서 좋은 추억을 만드셨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코로나 19’ 조심하시고, 건강 관리 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 손동환 기자(본문 마지막 사진)-KBL 제공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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