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Inside] 예고된 휴스턴의 실패와 힘겨운 다음 행보

이재승 기자 / 기사승인 : 2020-09-14 11: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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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로케츠가 이번 시즌을 마쳤다. 휴스턴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LA 레이커스와의 서부컨퍼런스 세미파이널 5차전에서 119-96으로 패했다. 시리즈 1차전을 잡아내며 기선을 제압했던 휴스턴이지만, 이후 내리 4연패를 당하면서 다소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휴스턴에서는 제임스 하든이 42분 19초를 뛰면서 이날 최다인 30점을 올렸으나, 러셀 웨스트브룩이 단 10점에 그치는 등 부진하면서 패배를 자초했다. 이날 3점슛도 무려 49개를 시도했으나, 13개를 적중하는데 그친 것도 뼈아팠다.
 

휴스턴은 오프시즌부터 공격적인 행보로 전력 보강(혹은 변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도 목표에 다가서지 못했다. 어김없이 선전하긴 했으나 플레이오프에서 한계를 노출했다. 이로써 휴스턴은 4년 연속 서부 준결승에 올랐으나, 2018년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다. 지난 2017-2018 시즌에 65승을 수확하고도 우승에 실패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하든 영입 이후 꾸준히 플레이오프에 나섰으나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간 휴스턴은 하든과 함께 할 새로운 슈퍼스타로 드와이트 하워드(레이커스), 크리스 폴(오클라호마시티), 웨스트브룩까지 데려왔으나 모두 실패했다. 아직 웨스트브룩은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 꾸준히 함께 하겠지만, 얼마나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지, 이를 넘어 우승에 다가설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은 훨씬 증폭되어 있다. 하든과 웨스트브룩은 최소 2021-2022 시즌까지 계약되어 있으며, 옵션까지 포함할 경우 2022-2023 시즌까지 남는다. 현재로서 휴스턴은 이들 중심으로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다.
 

백코트에 편중된 선수 구성의 한계
휴스턴은 오프시즌에 폴을 보내고 러셀 웨스트브룩을 데려왔다. 폴을 보내면서 두 장의 1라운드 지명권과 두 장의 1라운드 교환권도 넘겼다. 적어도 두 장의 1라운드 티켓이 넘어간 만큼, 상당한 출혈을 감수하고 트레이드에 나섰다. 폴이 지난 2018 플레이오프에서 결정적일 때 허벅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는 등 중요한 순간에 부상으로 뛰지 못했으나, 웨스트브룩은 부상으로 결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김없이 공격점유 대비 낮은 성공률을 보이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트레이드 이후 예상처럼 하든과 웨스트브룩은 공을 두고 다툴 정도는 아니었다. 하든이 벤치를 지킬 때, 웨스트브룩이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공격을 주도했다. 같이 있을 때는 웨스트브룩이 커터로 나서는 등, 공이 없을 때 움직이기도 했다. 하지만, 단점도 많았다. 웨스트브룩은 사실상 3점슛이 취약하다. 성공할 수는 있으나 기복이 심하다. 웨스트브룩이 공을 잡고 하든을 세워 놓으면 하든의 역량이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하든이 공을 놓을 이유는 없었다. 즉, 둘의 공존은 최악은 아니었으나 원활하진 못했다.
 

시즌 중반에는 라인업을 획기적으로 바꿨다. 다자 간 트레이드를 통해 클린트 카펠라(애틀랜타)를 로버트 커빙턴으로 바꿨다. 이제 노골적으로 센터 없이 경기에 나서고자 한 것이다. 카펠라를 보내면서 높이에 의존하기보다는 공간창출에 좀 더 주력하겠다는 뜻이었다. 하든과 웨스트브룩의 공존을 극대화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하든은 빅맨을 활용할 옵션을 잃으면서 오히려 큰 이점을 누리지 못했다. 무엇보다, 웨스트브룩이 이번 서부 준결승 2차전과 5차전에서 단 10점에 그친 점이 뼈아팠다. 특히, 5차전 부진은 상당히 치명적이었다.
 

결국, 폴을 웨스트브룩으로 치환한 것은 실패였다. 심지어 폴이 이끄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마주한 플레이오프 1라운드도 겨우 넘어섰다. 플레이오프 시작과 함께 연승을 이어가면서 무난하게 시리즈를 접수하나 했지만, 오클라호마시티를 상대로 7차전까지 치러야 했다. 끝낼 수 있을 때 끝내지 못한 것은 2라운드에서도 영향을 미쳤다. 휴스턴은 레이커스와의 서부 준결승 초반을 지난 이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시리즈 막판 세 경기에서 내리 10점차 이상 패하면서 힘을 쓰지 못했다.


어김없이 한계 보인 댄토니 감독의 용병술
댄토니 감독은 피닉스 선즈, LA 레이커스, 휴스턴까지 주요 팀들을 맡았을 때마다 선수들의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모든 부상이 댄토니 감독 탓이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주축들이 많은 시간을 뛰면서 부담이 증대된 측면은 부인하기 쉽지 않다. 피닉스에서는 아마레 스타더마이어가 한 시즌을 통으로 날린 적이 있으며, 레이커스에서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휴식 없이 몇 경기 연속 뛰다 왼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 휴스턴에서는 폴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2018 서부컨퍼런스 파이널 5차전 막판에 다쳤다. 5차전을 따내며 3승을 먼저 확보했으나, 남은 두 경기를 내리 패했다.
 

어느 팀이나 중요한 경기에서는 핵심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휴스턴은 정규시즌부터 주축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댄토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피닉스, 뉴욕, 레이커스, 휴스턴까지 에이스는 좀처럼 쉬지 못했다. 지난 2018 플레이오프에서도 폴이 첫 두 라운드에서 생각보다 많이 뛴 측면도 없지 않았다. 물론, 휴스턴이 탈락했고, 운이 없게도 에이스가 뜻하지 않게 다친 부분도 있지만, 댄토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팀에서 부상이 끊이지 않았다.
 

휴스턴은 이번 시즌에 센터가 없는 극단적인 스몰라인업으로 나섰다는 점이다. 카펠라를 보내고 커빙턴을 데려왔고, 이후 아이제이아 하텐슈타인을 방출했다. 하텐슈타인은 기동력에서 한계를 드러냈고, 개인기량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남은 센터는 백전노장인 타이슨 챈들러가 유일했으나, 챈들러는 리그가 재개된 이후 남은 정규시즌이나 플레이오프에서 코트를 밟지 못했다. 센터가 없는 가운데 P.J. 터커가 홀로 골밑 수비를 도맡아야 했다. 수비는 약해졌으며, 높이에서 오는 손해가 컸다.
 

높이가 취약하기에 휴스턴 선수들은 공수 양면에서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이는 큰 경기에서 체력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럴수록 다른 선수들을 활용해 기존 선수들의 휴식시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댄토니 감독이 사령탑으로 부임한 팀에서 어김없이 플레이오프에서 빡빡한 로테이션으로 나섰다. 특히, 이번 시즌 휴스턴은 센터가 없는 농구를 펼친 점을 고려하면 코트 위에서 35분 이상 뛰는 선수들의 체력 소진은 생가보다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휴스턴은 플레이오프 내내 사실상 7명이 주로 코트를 누볐다.
 

댄토니 감독은 확실한 볼핸들러를 둔 농구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피닉스에서 스티브 내쉬, 휴스턴에서 하든을 중심으로 전력을 다졌다. 댄토니 감독도 해당 팀을 지휘했을 때, 올 해의 감독에 선정됐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는 서부컨퍼런스 파이널을 넘어서지 못했다. 정규시즌에서는 빠른 속공과 외곽슛을 통해 상대를 쉽게 제압했으나, 플레이오프에서 강호와 꾸준히 맞대결을 벌여야 하는 경우에는 열세를 피하지 못했다. 선수 구성의 아쉬움도 있겠지만, 기존 선수를 활용하는 측면에서 아쉬움을 여러 차례 노출한 셈이다.
 

시즌 재개 이후 에릭 고든을 꾸준히 주전으로 투입한 부분도 아쉽다. 고든은 준수한 득점원이면서도 볼핸들링과 외곽슈팅이 두루 가능하다. 이를 고려하면, 이전처럼 벤치에서 투입해 최대한 전력 안배에 나설 필요가 있었다. 하든, 웨스트브룩, 고든이 동시에 주전으로 나서면서 고든이 이전처럼 활약하긴 쉽지 않았으며, 세컨유닛 대결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그러나 달리 방법이 없다. 결국, 웨스트브룩 트레이드 이후 라인업 변화와 선수기용의 틀이 바뀌었고, 댄토니 감독이 이전처럼 여러 방안을 강구하기 쉽지 않은 구조였던 부분도 크게 작용했다.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한 휴스턴
휴스턴의 데럴 모리 단장은 어김없이 단장직을 유지한다. 댄토니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기로 했지만, 모리 단장이 잔류하면서 휴스턴은 이번 시즌과 엇비슷한 농구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모리 단장이 추구하는 농구는 하든의 확실한 돌파와 나머지 선수들의 3점슛으로 대변된다. 하든이라는 확실한 볼핸들러가 있기에 가능한 전술이다. 폴이 있을 때는 중간 이음새로 나서면서 좋은 성적을 거뒀으나, 폴의 부상과 하든과 폴의 관계가 다소 틀어지면서 약점을 노출했으며, 댄토니 감독도 이후 폴을 잘 활용하지 못했다. 

 

웨스트브룩은 해답이 되지 못했다. 휴스턴은 다가오는 2020-2021 시즌부터 하든과 웨스트브룩에 연간 4,000만 달러 이상씩 지불해야 한다. 둘의 연봉은 시즌이 거듭될수록 늘어나는 형태의 계약으로 둘에 대한 지출은 당연히 늘어난다. 하든과 웨스트브룩으로 샐러리캡의 2/3가 가득 들어 차 있다. 즉, 다른 스타급 전력감 영입은 쉽지 않다. 이들이 샐러리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해가 갈수록 더해지는 구조인 만큼, 가급적 최근 두 세 시즌 안에 결과를 만들어 내야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으면서 휴스턴의 부담이 증폭됐다.


이게 다가 아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에릭 고든과 연장계약(4년 7,560만 달러)이 더해졌다. 그나마 카펠라의 장기계약을 커빙턴의 것으로 바꾼 것은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다행이지만, 현실적으로 다른 전력감 영입이 쉽지 않은 부분은 뼈아프다. 그나마 터커와 대뉴얼 하우스가 다음 시즌까지 약 1,200만 달러(터커 797만 달러 + 하우스 372만 달러)에 남아 있는 점은 다행이긴 하나 이들을 도울 선수를 얼마나 데려올지는 의문이다. 계약해지 후 합류한 그린과 드마레 캐럴은 당연히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난다. 적어도 그린을 붙잡고자 한다면 약 300만 달러 이상은 지출해야 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터커는 다음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며, 이미 30대 중반이다. 당장 터커를 다음 시즌에도 센터로 활용한다면, 다른 빅맨 영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이번 시즌 막판처럼 터커를 활용했다가는 지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가뜩이나 1선 수비가 완벽한 수준이 아닌 가운데 2선에서 높이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휴스턴으로서는 우승 도전은커녕 이번 시즌처럼 미끄러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슈터 영입도 필요하다. 하든과 웨스트브룩을 보유하고 있다면, 더더욱 슈터 영입이 뒤따라야 한다.
 

즉, 나머지 선수들은 최저연봉 안팎의 선수들로 채워야 한다는 뜻이며, 이는 다음 시즌에도 선수 구성이 이번 시즌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신임 감독 부임에 따라 세부 전술이 바뀔 수는 있겠으나 선수 명단이 크게 달라질 여지가 많지 않아 휴스턴의 전력 보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봐야 한다. 2021-2022 시즌에는 하든, 웨스트브룩, 고든, 커빙턴까지 네 명에게 무려 약 1억 2,0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다음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둘지는 의문이 가득한 가운데 이후 부담은 더 커지는 셈이다.


휴스턴은 현재 여러모로 변화를 모색하기 쉽지 않다. 재정 구조와 지명권 보유를 고려할 때, 향후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결집은 더욱 어렵다. 휴스턴은 웨스트브룩을 데려오느라 이미 2021 1라운드 티켓과 2024 1라운드 티켓을 소진했다. 하든과 웨스트브룩이 있어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릴 수 있어 지명권의 가치가 크지 않겠지만, 당장 다음 여름에 1라운더를 데려올 수 없는 부분은 뼈아프다. 새로운 감독이 어떤 농구를 펼칠 지가 중요하겠지만, 전력의 큰 틀이 바뀌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사진_ Houston Rockets Emblem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considerate2@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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