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Inside] 빅라인업으로 연습경기 치른 덴버의 의도

이재승 기자 / 기사승인 : 2020-07-28 11: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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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중단됐던 이번 시즌 재개가 성큼 다가와 있다. 각 팀은 일찌감치 시즌 개최지인 올랜도 디즈니월드로 이동해 격리 후, 호흡을 점검했다. 이후 공식적인 일정에 따라 연습경기를 소화하고 있으며, 오는 31일(이하 한국시간)에 멈춰졌던 이번 시즌이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NBA에서 리그를 재개하기로 한 이후, 불참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가족 문제로 합류하지 못한 에이브리 브래들리(레이커스)가 대표적이며, 코로나 확산에 따른 우려로 결정한 이들도 많았다. 결정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번 시즌을 마감한 이들도 많다. 여러 선수들의 불참으로 인해 시즌 속개가 확정됐지만, 전력 손실을 떠안은 팀들도 있다.
 

그러나 덴버 너기츠의 경우는 달랐다. 코로나가 처음으로 확진되기 시작한 3월 이후 덴버에서는 알려진 확진자는 없었다. 이는 시즌 재개가 확정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덴버에서는 마이크 말론 감독이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말론 감독은 이내 회복했으며, 무리 없이 팀을 이끌고 있다.
 

현재, 올랜도에서는 시즌 재개에 참여하는 22개 팀이 연습경기를 통해 경기력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 일찌감치 사무국이 확정한 순서에 따라 경기를 치르고 있으며, 시즌 중의 경기 감각을 찾아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돋보이는 팀이 있으니 바로 덴버다. 선수들이 순차적으로 합류하느라 제대로 손발을 맞추진 못했지만, 빅라인업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덴버는 주전 센터인 니콜라 요키치를 포인트가드로 내세우고 있으며, 빅라인업을 꾸려 경기를 치르고 있다. 말론 감독은 요키치를 중심으로 제러미 그랜트, 폴 밀샙, 볼 볼, 메이슨 플럼리를 동시에 주전으로 투입했다. 시즌 내내 센터임에도 웬만한 가드 이상의 패스를 장착하고 있는 요키치가 있기에 구현이 가능한 전술이다.
 

연습경기에서 모두 빅라인업으로 주전 명단을 꾸린 덴버는 1승 2패의 성적을 거뒀다. 워싱턴을 상대로 웃었으나 이후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 올랜도 매직에게는 패했다. 첫 경기에서 한 수 아래의 워싱턴을 제압했고, 올랜도에게는 아쉽게 패하면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막상 대권주자들을 상대로도 이번 전술이 통할지는 의문이다.
 

빅라인업을 고집한 이유
덴버는 뉴올리언스전에서는 119-104로 15점 차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도 덴버는 저말 머레이와 게리 해리스 등 주전 가드를 배제한 채 경기에 나섰다. 기존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데다 알려졌다시피 해리스, 토레이 크레익, 마이클 포터 주니어는 올랜도에 늦게 진입했다. 여느 선수들과 달리 합류한 것으로 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가능성도 있다.
 

백코트에서 힘을 보태줄 전력감 상당수가 늦게 가세한 만큼, 경기에 투입하기 쉽지 않았다. 이에 말론 감독은 뛸만한 선수들을 주로 투입해 경기를 벌인 것으로 이해된다. 머레이의 경우는 시즌 중에도 기복이 심한 모습을 여러 차례 노출했으며, 해리스는 합류 자체가 늦었던 만큼 당장 뛰게 하는 데 무리가 따랐을 수 있다.
 

머레이와 해리스 외에도 윌 바튼도 경기에 나서지 않고 있다. 백코트에서 활약해 줄 전력감들의 컨디션이 온전치 않다 보니 하는 수 없이 장신 선수들을 주축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시즌 내내 백업 포워드로 나섰던 그랜트가 연습경기에서는 주전 슈팅가드로 나서는가 하면 요키치는 포인트가드로 경기 운영을 도맡고 있다.
 

볼 볼도 있다. 볼은 이번에 재개되는 시즌에 한 해 선수단이 17명으로 늘어나면서 빅리그 무대를 밟을 기회를 얻었다. 투웨이딜로 묶인 볼은 이번 시즌에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러나 뛸 수 있는 선수 확보가 필요했던 덴버는 볼을 선수단에 등록했고, 그를 내세우며 실험에 나서고 있다. 볼은 주전 포워드로 뛰며 처음으로 NBA 선수들을 상대로 뛰었다.
 

그는 지난 2019 드래프트를 통해 NBA에 진출했다. NCAA 오리건 덕스에서 한 시즌을 보낸 그는 곧바로 NBA 진출을 모색했다. 대학에서는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9경기에서 29.8분을 뛰며 21점(.561 .520 .757) 9.6리바운드 1어시스트 2.7블록을 기록했다. 적은 경기임에도 나름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그러나 체중이 적게 나가는 것이 걸림돌이었다. 그는 218cm라는 큰 신장을 갖추고 있음에도 몸무게는 100kg에 불과했다. 바디프레임이 여느 선수들에 비해 얇았고, 이는 그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결정적인 이유였다. 무엇보다 부상 위험에서 자유롭기 쉽지 않았기에 1라운드에서 그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
 

그는 2라운드 14순위로 마이애미 히트의 부름을 받았고, 지명 직후 트레이드됐다. 덴버는 2022 2라운드 티켓과 120만 달러를 보내기로 합의하면서 볼의 지명권을 확보했다. 덴버는 1999년생으로 이제 갓 약관이 된 그의 잠재력을 살펴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큰 신장임에도 안정된 외곽슛을 갖추고 있어 스트레치 빅맨으로 활용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후 덴버는 볼과 2라운더에 해당하는 신인계약이 아닌 NBA와 G-리그를 오가는 계약을 맺었으나, 시즌 중에 단 한 번도 NBA에서 뛰지 못했다. 80년대와 90년대 NBA를 누빈 마누트 볼의 아들인 그는 큰 신장과 긴 팔을 자랑하지만 마른 체형이라 몸싸움에 취약했다. 이에 덴버도 그를 적극적으로 투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존 선수들의 합류가 늦어지면서 볼이 기회를 잡게 됐고, 나름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메이슨 플럼리, 폴 밀샙, 제러미 그랜트는 시즌 내내 활약해 온 만큼, 큰 문제는 없었다. 여기에 볼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활약을 펼쳐주면서 덴버의 빅라인업이 위력을 떨치는 듯했다. 그러나 뉴올리언스에 큰 점수 차로 지면서 약점도 노출했다.
 

어쩔 수 없는 빅라인업의 약점
장신 선수들이 많아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이 이전과 같지 않다. 요키치가 완연하게 센터로 나설 때는 상대 빅맨을 외곽으로 끌어내서 코트를 넓히며, 이를 발판으로 다른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간을 공략한다. 요키치는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패스를 뿌리고 이는 손쉬운 득점으로 곧잘 연결되곤 했다.
 

그러나 요키치가 가드로 나서면서 오히려 상대 빅맨을 끌어내는 장점이 다소 희석됐다. 요키치 외에 플럼리, 볼과 같이 코트를 밟는 선수들 모두 중장거리 슛이 가능하지만, 이들이 요키치만큼 상대 빅맨을 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요키치가 포인트가드로 미스매치를 살리기에도 다른 장신 선수들의 외곽슛이 강하지 않은 부분이 작은 걸림돌이다.
 

무엇보다, 기동력에서 크게 뒤진다. 요키치는 센터 중에서도 그리 빠른 편은 아니다. 출중한 패싱센스와 안정된 슈팅을 갖추고 있지만, 운동능력이 빼어난 편은 아니다. 수비에서도 느린 탓에 가드와 매치업되는 것은 요키치에게 불리하며 오히려 부담이 가중된다. 다른 포지션도 마찬가지. 제러미 그랜트와 폴 밀샙을 제외하면 오히려 스피드에서 뒤지는 부분이 많았다.
 

실책도 발목을 잡았다. 요키치는 올랜도와의 첫 경기에서 무려 8실책을 범했다. 포인트가드로 처음 나선 탓도 없진 않았겠지만, 처음부터 공을 몰고 오는 과정에서 상대 가드의 수비를 이겨내기 쉽지 않았다. 그간 요키치는 하이포스트에서 공을 잡아 공격 전개에 나섰다. 그러나 가드로 나서면서 공까지 운반하게 되면서 오히려 부담이 많아진 것이 화근이었다.
 

뉴올리언스전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네 개의 실책만 저질렀지만, 외곽에서 슛을 쏘는 비중이 많다 보니 슛 적중률이 높지 않았다. 볼의 슛도 엉망이었다. 볼도 15점을 올렸지만, 19번이나 슛을 시도해 6개만 집어넣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물론, 이날은 밀샙이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받지 않아 결장하게 된 이유도 있었지만, 빅라인업의 문제점이 여럿 노출됐다.
 

말론 감독의 의도
말론 감독이 궁극적으로 이번 시즌 남은 일정 동안 빅라인업을 거듭 활용할지는 의문이다. 위험성이 많은 데다 요키치의 부담이 큰 탓이다. 이는 백코트에서 활약할 선수들의 시간을 메우는 용도로 보인다. 프런트코트에서 힘을 보태줄 전력감이 많고 요키치와 플럼리의 공존을 위한 방안이 될 수는 있지만, 장시간 활용하기에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한계가 뚜렷하다.
 

그러나 큰 경기에서 순간적으로 분위기를 바꿀 때나 매치업의 이점을 살릴 때는 요긴하게 활용할 만하다. 특히나 유력한 우승후보인 LA 레이커스와 LA 클리퍼스는 장신들이 즐비하다. 휴스턴 로케츠를 제외하고는 플레이오프에서 안정된 골밑을 구축하고 있는 팀들이 대부분이다. 높이 또한 위력적이다. 당장 로키산맥을 넘어야 하는 덴버에게는 버거울 수 있다.
 

대표적으로 레이커스는 앤써니 데이비스를 필두로 든든한 높이를 구축하고 있다. 자베일 맥기와 드와이트 하워드가 데이비스를 돕고 있어 높이의 위력이 배가 되고 있으며, 르브론 제임스까지 있는 점을 고려하면 덴버가 높이에서 이점을 챙기기는 쉽지 않다. 클리퍼스도 카와이 레너드와 폴 조지를 필두로 빅포워드들이 두루 포진하고 있어 높이 경쟁이 쉽지 않다.
 

순위가 확정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1라운드에서 댈러스 매버릭스와 격돌할 수도 있다. 댈러스에는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 보반 마리야노비치까지 220cm가 넘는 주축 빅맨들이 버티고 있다. 그나마 윌리 컬리-스타인이 시즌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덴버가 부딪히더라도 그나마 높이 부담은 덜었지만, 덴버로서는 이들과 잇따른 맞대결을 간과할 수 없기도 하다.
 

자칫 잘못하면 1라운드에서 댈러스, 2라운드에서 클리퍼스와 마주해야 한다. 지난 시즌부터 서부를 대표하는 강호로 도약한 덴버는 이번 시즌에 우승 도전에 나서기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할리우드팀들을 상대로 경기를 펼치기 만만치 않다. 두 팀 모두 전력이 안정된 데다 득점이 필요할 때 확실한 에이스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반면, 덴버에는 득점이 필요할 때, 믿고 맡길 만한 에이스가 부족하다. 머레이가 나서야 하겠지만, 레이커스의 제임스나 클리퍼스의 레너드에게 견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덴버는 라인업 변화와 요키치 활용의 극대화를 통해 극복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동시에 다른 선수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추후 활용 가능성을 타진해보기 위해 빅라인업을 꾸려 연습경기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수비에서는 오히려 높이 구축이 이점이 되지만 공격에서는 연습경기를 통해서도 잘 드러났듯이 오히려 공격 실패 이후 속공 허용 소지가 다분한 만큼, 여러 전술적 범용성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짐작된다.
 

승부처에서 장신 선수들을 두루 투입하긴 어렵지만, 반대로 수비에서 이점을 찾을 수도 있어서다. 공이 아웃된 상황에서 한 번 수비가 필요하다면 이번 연습경기에서처럼 장신들을 두루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려보기 부족하지 않다. 볼은 수비에서 쉐도우블라커로 가능성을 보였고, 요키치와 플럼리가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면 상대 공격 저지를 시도할 수 있다.
 

이번처럼 적극적인 빅라인업으로 나서기는 어렵겠지만, 백코트가 안정적으로 꾸려진다면 ‘그랜트-밀샙-볼-요키치’로 나설 수도 있다. 단순 빅라인업 구동에 가려진 부분이 있지만, 포워드로 시즌 내내 포워드 포지션을 오갔던 그랜트의 슈팅가드로의 기용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여기에 있다. 시즌 중에도 아주 간헐적으로 슈팅가드로 출전기도 했다.
 

결국, 이를 통해 덴버는 프런트코트로 운집된 전력을 분산시킬 여지를 마련하게 되며, 머레이가 기복을 보일 때를 대처할 여지를 마련하게 된다. 해리스나 바튼이 볼핸들러로 일정 부분 공헌해 줄 수 있다면 덴버가 꾸릴 수 있는 라인업의 종류는 더욱더 많아진다. 또한, 크레익과 포터까지 들어올 경우, 덴버의 선수층도 LA팀들에 비해 크게 뒤지진 않는 수준이다.
 

덴버는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서부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를 상대로 최종전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아쉽게 짐을 싸야 했다. 그러나 예상 밖이면서도 기대 이상의 시즌을 보낸 덴버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어린 선수들이 경험까지 다졌다. 지난 시즌에 달래야 했던 아쉬움을 이번에는 풀어 봄 직하다.
 

말론 감독도 감독으로 첫 플레이오프였기에 나름의 시행착오가 있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그도 지난 플레이오프를 기존 덴버의 선수들을 활용할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달라진 수를 꺼내 들 것으로 기대된다. 플레이오프에서 덴버가 어떤 전술을 꺼내 들지, 또 어디까지 올라갈지 귀추가 벌써부터 주목된다.


사진_ NBA Mediacentral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considerate2@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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