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취준생 특집] '슬럼프 탈피' 성광민, 정통 포인트가드 대를 잇는다

황정영 기자 / 기사승인 : 2020-11-21 18: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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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진짜 모습을 보여줄 자리가 있으면,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을 자신 있다”

치러지지 않을 것 같았던 대학리그도 어느덧 마무리되었다. 이제는 드래프트가 정말 코앞까지 다가왔다. 컴바인까지 끝낸 드래프티들은 23일, 운명의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성광민(183cm, G)이 말한 자신의 지난 3년은 ‘없는 나날’이었다. 성광민은 대학 3년간 슬럼프에 빠져있었다.

부산중앙고 시절, 성광민은 확신 있고 공격적인 가드였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직접 득점을 올렸으며, 패스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부산중앙고가 어려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때면, 그 중심에는 성광민이 있었다.

성광민은 대학에 입학하면서 슛폼을 교정했다. 하지만 그 과도기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성광민은 이를 떨쳐버리려 혼자 나름의 노력을 했으나, 오히려 더 망가지고 말았다. 그로 인해 그는 이제까지 했던 자신의 농구와 다른 농구를 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성광민은 슬럼프에 빠졌다. 경기 뛰는 것이 두려웠고, 지도자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한다는 것에 자책했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 초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성광민은 끝까지 공을 놓지 않았다. 그는 이번 비시즌에 부산으로 내려가 개인적으로 트레이닝을 받았다. 그때 성광민은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여, 프로 선수들의 자세와 비교·분석했다. 그러면서 점점 폼을 찾아갔다.

성광민은 “비시즌에 시바 바스켓볼 이영훈 선생님이 운동을 가르쳐주셨다. 내가 고등학생 때부터 트레이닝을 해주신 분이다. 선생님도 코로나 때문에 힘든 상황이었는데, 제자들을 위해 일부러 체육관을 열어주셨다.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몸이 왜 이렇게 좋아져서 왔냐고 칭찬도 해주셨다(웃음). 이영훈 선생님께 감사하다”며 스승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렇게 대학리그에 돌아온 성광민은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줬다. 1차 대회 명지대전에서 20득점 4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성균관대전에서 18득점 3리바운드 13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그는 근 3년의 정체기를 씻어내렸다.

성광민의 2019 시즌 총합 기록은 29득점 21리바운드 18어시스트 6스틸. 이로 미루어보아, 성광민이 올해 엄청난 발전을 거둔 사실을 알 수 있다.

성광민은 달라질 수 있었던 이유로 ‘책임감’을 꼽았다. 그는 “작년까지는 (김)세창이 형이 있었다. 그래서 경기 중 세창이 형에게 많이 의지했다. 올해는 내가 1번을 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제 물러설 곳도 없었다. 책임감을 가지고 했다”며 포인트가드로서의 책임감이 원동력임을 언급했다.

성광민의 기록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어시스트다. 성광민이 2020 대학리그에서 기록한 어시스트는 총 63개(1차 대회, 2차 대회 결선 포함 합계). 올해 대학리그 시상식이 열렸다면, 어시스트상은 성광민의 차지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이에 성광민은 “요즘에는 공격적인 가드들이 많은데, 그 사이에서 리딩, 어시스트 능력들을 보여줄 수 있었던 무대였다. 어시스트에 있어서는 뒤처진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이다”고 자신의 어시스트 능력을 평가했다.

또한, “그래도 동료들 덕택이지 않나 싶다. 사실, 내가 화려한 패스를 한 것도, 멋있는 패스를 한 것도 아니다. 동료들이 보이는 곳에 있어 줘서 그곳으로 패스를 했을 뿐이다. 동료들이 득점으로 잘 연결해줬기에 내 어시스트 기록도 쌓을 수 있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성광민의 어시스트 능력은 중앙대 양형석 감독의 칭찬을 이끌었다. 양 감독은 “(성)광민이는 정통리딩가드 스타일이다. 팀의 찬스를 만드는 어시스트 패스 위주의 움직임이 상당히 좋다. 특히나 빅맨과의 투맨 게임 같은 경우는 성공률이 꽤 높다”고 제자를 인정했다.

이어 “속공 상태에서 아웃넘버 찬스로 연결하는 데 탁월한 선수다. 단점인 외곽슈팅도 열심히 보완했다. 적중률도 많이 좋아졌고, 실제 프로와의 경기에서도 확인이 되고 있다”고 성광민의 다른 장점도 전했다.

이렇듯 성광민은 마지막 대학 무대를 좋게 마무리했다. 성광민이 나눈 소회는 이렇다. “시원섭섭하다. 작년까지는 내가 거의 없는 선수였다. 올해는 팀에 주축 멤버로 임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쉬운 건, 더 공격적으로 할 수 있는데 그러질 못했던 것 같다”

드래프트까지 남은 시간은 단 2일. 하지만 성광민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는 대학리그를 완전히 끝냈다는 것도, 드래프트가 다가온다는 것도 믿기지 않는다며 웃었다.

그는 23일, 트라이아웃장에 가서야 이를 실감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성광민이 트라이아웃에 어떻게 임할지도 궁금해졌다.

성광민은 “트라이아웃이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는 자리긴 하지만, 너무 그러다 보면 개인플레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관계자분들이 트라이아웃만 보고 나를 평가하시진 않는다. 오히려 원래 모습에서 벗어나 다른 행동을 보여주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원래 팀에서 해왔던 걸 트라이아웃에서 좀 더 자신 있게 발휘하고 싶다”며 특별한 것보다는, 원래의 모습을 더욱 자신 있게 표출하기를 다짐했다.

성광민에게 프로에 간다면 어떤 선수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그는 “프로에 가면 다 나보다 좋은 선배님들이고 잘하는 선배님들이다. 나는 리딩가드 역할을 하면서 선배님들을 잘 받쳐주고 싶다. 동시에 수비도 보완해야 할 것 같다. 프로와 연습경기를 할 때 프로 선배님들의 수비는 차원이 다르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성광민은 “선수라면 모두가 정상에 서고 싶어 한다. ‘최고의 가드’라는 수식어를 들어보고 싶다”고 희망 사항을 전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포부도 빼놓지 않았다.

슬럼프를 겪으며 많은 생각이 오갔던 성광민이다. 그러나 그는 조금 위축되더라도 자신감은 잃지 않았다.

성광민은 “슬럼프를 겪는 와중에도, 내가 본모습을 찾는다면 어떤 대학 선수들에게도 뒤처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올해 대회가 몇 개 되지 않아, 평가를 뒤집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내가 더 노력해서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면 누구보다 좋은 선수가 될 거라고 단언한다”며 강한 사기를 내비쳤다.

공격형 가드들이 주를 이루는 요즘이다. 하지만 성광민은 정통 포인트가드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고수하며 발전하고 있다. 다수 속 소수는 분명 차별성이 존재한다. 이 차별성은 잘 가꾼다면 독보성으로 가공될 수 있다.

누구나 슬럼프를 겪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다루냐, 이겨내냐다. 슬럼프와의 긴 대결 끝 승자는 성광민이었다. 성광민은 포기하지 않았다. 넘어지고 굴렀지만, 결승선을 바라보고 끝까지 달렸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또 다음을 향해 발돋움 중이다.

사진 제공 = 한국대학농구연맹(KUBF)

바스켓코리아 / 황정영 웹포터 i_jeong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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