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정규리그 MVP’ 허훈, 그의 손끝에서 나온 점수는?

김아람 기자 / 기사승인 : 2020-06-28 18: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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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김아람 기자] 2019-2020시즌 이야기를 할 때 ‘허훈’을 빼놓을 수 있을까. 그만큼 KT 허훈은 인상 깊은 한 시즌을 보냈다. 그는 지난해 10월 20일 원주 DB전에서 3점슛을 연속으로 9개 성공하며, 창원 LG 지휘봉을 잡은 조성원 감독과 타이기록을 세웠다. 1라운드를 마칠 시점에는 평균 18.2득점 6.2어시스트로 데뷔 후 첫 라운드 MVP를 수상했고, 지난 2월 9일 안양 KGC인삼공사전(24득점 21어시스트)에서는 KBL 사상 첫 득점과 어시스트로 20-20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바스켓코리아> 6월호 ‘기록이야기’는 2019-2020시즌 KBL 왕좌를 차지한 허훈의 기록을 준비했다. ‘사실상 단신 외국 선수’라는 수식어까지 단 허훈이 직접 올린 득점을 해부하고,어시스트를 통해 생산해낸 점수가 어느 정도 되는지 알아보자. 이어 외국 선수 MVP를 수상하며, 재계약을 확정한 서울 SK 자밀 워니의 기록도 살펴볼 수 있다.

 

허훈의 직접 득점은 523점


2019-2020시즌 허훈의 평균 득점은 14.9점으로 팀 내 1위다. 국내 선수가 팀 내 득점 1위에 오른 팀은 KT와 DB뿐이다. 그러나 DB는 치나누 오누아쿠와 두경민(평균 14.4점)이 공동 1위다. 두경민이 시즌 도중 상무 전역 후 소속팀에 합류하면서 14경기에만 출전한 것까지 감안하면, 팀 내 득점 1위가 국내 선수인 팀은 KT가 유일하다. 허훈이 ‘단신 용병’으로 불린 이유 중 하나다.

 

그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허훈은 3라운드 중반이었던 지난 12월 17일부터 햄스트링 부상으로 8경기에 결장했는데, 이 기간에 KT는 시즌 첫 5연패에 빠지는 등 8경기에서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허훈이 자리를 비운 동안 팀 평균 득점은 7점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허훈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그럼 본격적으로 그의 득점을 훑어보자. 참고로 본편은 슛 성공률이 아닌 결과로 나타난 득점에 집중했으며,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한 수치를 활용했다.

 

35경기에 출전한 허훈이 쌓아 올린 득점은 총 523점이다. 그중 2점슛이 차지하는 비율은 46.7%(244점)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3점슛 역시 40.2%(210점)로 2점슛과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다. 자유투(69점)는 13.2%로 나타났다. 2점슛의 경우, 페인트 존 안(162점)에서 기록한 득점이 페인트 존 밖(82점) 득점보다 2배가량 더 많았다. 허훈의 페인트 존 내 득점은 30경기 이상 출전한 국내 가드 중 김선형(246점) 다음으로 2위에 해당한다. 3점슛은 탑 지역 3점 라인에서만 102점을 꽂았고, 좌측과 우측에서는 나란히 54점을 넣었다.

 

523득점 중 동료들의 어시스트에 의한 점수는 125점


KT의 한 경기 평균 득점은 81.4점, 한 경기 평균 어시스트는 17.7개다. 어시스트는 2점슛/3점슛/자유투 등에 모두 적용되고, 이 상황에서 자유투가 들어가지 않아도 어시스트는 유효하다. 자유투는 다른 슛보다 성공률은 높으나, 실제 경기에서는 어시스트 패스가 자유투로 이어질 확률보다 2점슛이나 3점슛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더 높다. 전체 득점 중 자유투가 차지하는 비율을 고려해도 유추 가능한 부분이다. 정말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 평균적으로 어시스트 하나가 2점을 만들어낸다면, KT가 한 경기에서 80점 정도를 넣었을 때 어시스트를 받은 득점은 36점가량이 된다. 전체 득점 중 약 45%가 동료의 어시스트 패스를 받아 만들 수 있던 점수란 셈이다.

 

그러나 허훈은 예외였다. 그는 동료들의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한 점수(125점)보다 직접 만들어낸 점수(398점)가 273점이나 더 많았다. 허훈의 득점 중 약 24%만이 어시스트를 받았다는 계산이다. 원인은 그의 플레이 스타일과 상대 견제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코트를 휘저으며 수비를 떼어놓는 움직임은 물론, 돌파 능력에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허훈은 명실공히 팀의 에이스다. 그렇기 때문에 어시스트성 패스를 받아도 상대의 집중 수비에 림을 조준하기 위한 동작이 더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도 많았을 터. 그가 직접 만들어낸 득점이 어시스트에 의한 득점보다 많았던 이유가 될 수 있다.

어시스트로 생산해낸 점수는 598점


앞서 허훈의 시즌 총 득점이 523점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 점수는 부상으로 8경기에 결장하고도 팀 전체 득점의 14.9%를 차지한다. 그러나 득점만으로 그를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허훈은 어시스트 부문에서 득점 이상의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직전 시즌 KT 팀 전체 어시스트 개수는 763개. 이 중 33.2%에 해당하는 253개는 모두 허훈의 손에서 나왔다. 결장 경기를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어시스트 부문 2위 삼성 천기범(202개)과의 격차도 크다. 그러면 허훈의 어시스트로 만들어진 점수는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밝히면 598점이다.

 

허훈의 패스를 받은 KT 선수들은 3점슛으로 300점, 2점슛으로 264점, 자유투로 34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3점슛으로 이어진 어시스트 패스가 많은 것으로 보아, 허훈이 돌파 등으로 수비를 분산시키며 동료들에게 외곽 찬스를 만들어줬고, KT 선수들도 이를 득점으로 마무리한 횟수가 잦았던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잠시 기록 수집의 근거를 소개하면, 여기서 자유투는 득점으로 연결된 것만을 산출했다. 바꿔 말하면, 다음과 같다. 허훈의 패스를 받은 선수가 슛을 쏘는 과정에서 파울을 끌어내며 자유투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따라서 허훈의 어시스트가 기록됐다. 하지만 해당 선수가 자유투를 놓치면서 점수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 경우는 허훈의 어시스트로 인한 득점에서 제외했다.

 

그렇다면 허훈과 찰떡 호흡을 자랑한 선수는 누구일까? 답은 아래의 표에 있다. 바이런 멀린스는 막판 2경기를 소화하지 않았지만, 시즌 내내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허훈의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허훈과 멀린스의 호흡으로 생산된 득점은 143점에 이른다. 김영환은 외곽에서 받은 허훈의 패스를 림에 가장 많이 꽂은 선수(63점)가 됐다.

 

 

허훈, 부상 결장에도 팀 득점의 32% 이상 기여


직접 득점 523점, 어시스트 득점 598점 등 총 1,121점에 기여한 허훈. KT가 43경기에서 총 3,499점을 뽑아냈으니, 허훈은 8경기를 빠지고도 팀 전체 득점의 32%에 공헌한 셈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기록에 포함되지 않은 활약도 상당히 많다. 예를 들어, 공격자 파울을 이끌어내거나 리바운드로 공격권을 찾아온 경우, 스틸에 성공해 속공에 가담했지만 어시스트까지 기록되지 않은 경우 등은 모두 제외됐다. 그런 면에서 단순한 기록만으로는 MVP 허훈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데뷔 세 시즌 만에 생애 첫 정규리그 MVP와 함께 플레이 오브 더 시즌, 베스트5까지 트로피 세 개를 품에 넣은 허훈이 차기 시즌에도 KBL ‘대세’임을 증명할 수 있을까. 2020-2021시즌 그의 활약을 기대해 보자. 허훈의 라운드별/홈-원정별/상대팀별 평균 득점 및 어시스트는 참고자료로 남긴다.

 

 

 

 

‘잠실 원희’ 그의 성적표는?


43경기/평균 27분 51초/20.4득점 10.4리바운드 3.1어시스트 1.1스틸


한 경기 평균 2점슛 성공 개수(9.1개) 1위/평균 페인트 존 슛 성공 개수(8.5개) 1위/외국 선수 중 평균 어시스트(3.1개) 1위/평균 득점(20.4점) 리그 전체 3위/평균 리바운드(10.4개) 리그 전체 3위/더블더블(22회) 횟수 공동 3위

 

LG 캐디 라렌을 제치고 당당히 외국 선수 MVP를 수상한 자밀 워니(200cm) 성적의 일부다. 하지만 그를 표현하기엔 역부족이다. 여러 기록 부문에서 다관왕의 영예를 안은 워니는 팀이 시즌 내내 순항하도록 기둥 역할을 확실히 해냈다. 6월호 ‘기록이야기’에서는 수비 등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은 제외, 워니가 팀에서 차지한 비중만 간단히 알아보았다.

 

먼저, 전 경기(43경기)를 소화한 워니의 직접 득점은 878점이다. 이는 팀 전체 득점(3,540점)의 24.8%에 해당한다. 여기에 워니의 어시스트로 만들어진 점수와 그가 리바운드로 찾아온 공격권에서 얻은 득점까지 합하면 워니가 직, 간접적으로 만든 득점이 산출 가능하다.

 

 

워니의 존재감


워니는 득점 부문에서 리그 정상까지 오르진 못했지만, 동료들의 찬스를 보는 넓은 시야를 자랑했다. 외국 선수 어시스트 부문 1위에 오른 것이 그 증거 중 하나다. 워니의 어시스트로 이뤄진 득점은 총 323점이다. 워니는 3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40경기에서 매번 어시스트를 기록한 바 있다. 경기당 약 8득점을 동료들과 함께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다.

 

워니의 제공권 싸움으로 얻어낸 득점도 빼놓을 수 없다. 리바운드는 곧 공격권을 갖는 것을 의미하므로 공격의 시발점이 된다. 따라서 본편에서는 워니가 리바운드를 잡은 직후 펼쳐진 한 번의 공격 기회에서 생긴 점수를 그가 일조한 득점으로 간주했다. 덧붙여 워니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후 득점을 직접 마무리하거나, 수비 리바운드를 잡은 후에 공격 지역으로 넘어와 득점하는 등 리바운드와 득점이 함께 기록된 경우는 워니의 직접 득점으로만 인정했다. 즉, 여기서 워니의 리바운드로 인한 점수는 워니가 리바운드를 잡고, 다른 선수가 공격을 마무리한 경우만을 의미한다. 

 

워니가 리바운드를 걷어낸 후에는 총 176점이 생산됐다. 어시스트에 의한 득점보다 리바운드로 공헌한 득점이 적은 이유는 리바운드가 무조건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기 때문이다. 분명 리바운드는 득점을 얻는 데 필요한 존재다. 하지만 슛은 림을 외면할 수도 있고, 실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또한, 워니가 리바운드를 직접 득점으로 연결한 경우를 제외한 것도 그 이유가 된다.

 

여기까지 계산하면, 워니는 어시스트와 리바운드로 팀의 499점을 책임졌다고 봐야 한다.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워니가 리바운드를 잡은 이후 동료에게 패스했고, 득점까지 만들어졌을 경우에는 워니의 어시스트 득점과 리바운드 득점이 모두 인정된다. 이런 식으로 중복된 점수(52점)는 삭감했다.

 

결국, 워니는 어시스트와 리바운드로 447점을 도왔다. 직접 득점까지 합치면 워니의 손에서 나온 점수는 무려 1,325점에 달한다. 이 점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7.4%다. 국가대표 선수가 즐비한 SK에서 팀 득점의 40% 가까이 이바지한 워니. 몇 가지 기록만으로도 외국 선수 MVP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 = KBL 제공

도표 = 김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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