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삼성은 지난 1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고양 캐롯에 72-81로 졌다. 시즌 첫 4연승 도전 실패. 캐롯전 연승 역시 달성하지 못했다. 순위 또한 5위(6승 5패)로 떨어졌다.
서울 삼성은 2016~2017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갔다. 안양 KGC인삼공사와 6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치렀다. 6차전 역시 마지막까지 접전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마지막을 버티지 못했다. 이정현(189cm, G)의 1대1에 돌이킬 수 없는 실점을 했기 때문이다. 6차전을 패배한 삼성은 2승 4패로 우승할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5년 후. FA(자유계약)가 된 이정현은 계약 기간 3년에 2022~2023 시즌 보수 총액 7억 원(연봉 : 4억 9천만 원, 인센티브 : 2억 1천만 원)의 조건으로 삼성과 계약서에 사인했다. 삼성에 상처를 준 남자가 삼성으로 합류했다.
이정현은 2010~2011 시즌 데뷔 후 지금까지 528번의 정규리그 경기를 모두 빼먹지 않았다. 국가대표 차출과 군 입대 기간을 제외하면, 데뷔 후부터 한 번도 쉬지 않았다. 내구성이 어마어마한 선수다.
기량도 KBL 정상급이다. 2대2 전개 능력과 슈팅, 승부처 결정력까지. 해결사가 부족했던 삼성이 이정현을 원하는 건 당연했다.
이정현도 삼성에서 원하는 걸 알고 있다. 비록 컵대회와 1라운드 초반에는 완벽한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자기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3경기 평균 16.7점 3.7어시스트로 팀의 3연승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캐롯전에 나섰다. 캐롯의 메인 볼 핸들러인 이정현(187cm, G)과 매치업. ‘큰정현’과 ‘작정현’의 대결이 성사됐다. 자존심을 세워야 하는 묘한(?) 매치업이었다.
큰정현이 시작부터 자존심을 보여줬다. 돌파 후 킥 아웃 패스와 볼 없는 움직임을 반복해 3점을 터뜨렸고, 몸싸움과 바디 컨택트를 활용한 점퍼로 추가 자유투까지 끌었다. 팀의 첫 10점 중 6점을 책임졌다. 그 후에는 이매뉴얼 테리(204cm, C)에게 앨리웁 패스. 테리는 덩크로 화답했다. 잠실실내체육관의 데시벨 역시 높아졌다.
하지만 삼성은 앞설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너무 많은 의욕 때문이었다. 벤치에서 잠시 쉬고 있던 이정현이 다시 나섰지만, 이정현의 슈팅 감각도 사그러들었다. 1쿼터 마지막에 시도한 백 보드 3점슛도 실패. 19-24로 1쿼터를 마쳤다.
이정현은 2쿼터 초반 김진유(190cm, G)의 달라붙는 수비에 흔들렸다. 냉정을 찾는 듯했지만, 캐롯 전체의 활발한 로테이션 수비에 활로를 뚫지 못했다.
하지만 이정현은 침묵을 두고 보지 않았다. 2쿼터 종료 부저와 동시에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었다. 2명의 수비를 슈팅 페이크로 따돌린 후, 백 보드 3점슛. 이정현의 슈팅이 림을 관통했고, 삼성은 37-40으로 캐롯과 격차를 좁혔다. 잠실실내체육관 역시 이정현의 버저비터에 극도로 환호했다.
버저비터로 열을 올린 이정현이 3쿼터에는 클래스를 보여줬다. 이원석(206cm, C)이 스크린을 오는 척하다가 페인트 존으로 빠지자, 이정현이 순간적으로 패스했다. 이원석의 투 핸드 덩크로 이어졌다. 그리고 여러 명의 수비를 유로 스텝으로 따돌린 후, 테리에게 패스. 테리 또한 골밑 득점으로 화답했다.
이정현은 그저 동료들만 살리지 않았다. 이정현 역시 공격에 나섰다. 이정현이 득점할 때, 삼성이 얻는 힘이 크기 때문. 그래서 이정현은 볼 없이도 활발히 움직였다. 3점슛 혹은 파울 자유투 유도로 삼성의 기세를 끌어올렸다.
삼성은 57-56으로 3쿼터를 마쳤다. 기분 좋게 4쿼터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정현이 또 한 번 막혔다. 3쿼터까지 15점을 퍼부었던 이정현은 4쿼터 2점에 그쳤다. 이정현의 승부처 침묵은 삼성의 역전패로 연결됐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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