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미래 전주를 알릴 남자, 전주고 김보배

김영훈 기자 / 기사승인 : 2021-02-23 20: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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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인터뷰는 12월 말에 진행됐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1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2020년은 아마추어 농구에 있어 최악의 시기였다. 3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줄줄이 대회가 취소되었다. 8월부터 재기를 꿈꿨지만, 코로나가 다시 재확산되며 물거품이 되었다. 11월에는 주말리그를 개최하며 기지개를 피는 듯했지만, 역시 마무리 짓지 못한 채 한 시즌을 마쳤다.

새로운 해인 2021년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마추어 농구가 다시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는 3학년이 되며 전주고의 중심으로 올라설 김보배도 마찬가지. 벌써 2m의 신장을 훌쩍 넘긴 그는 알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는 유망주이다.

아직까지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김보배는 2021년을 자신의 한 해로 만들려고 한다. 야심 찬 목표를 가진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전주고 3학년에 재학 중인 포워드 겸 센터 김보배라고 합니다. 키는 202cm 정도 됩니다. 2003년생으로 나이는 2021년이 되면 19살입니다.

Q. 농구를 시작한 것은 언제였나요?
초등학교 4학년 겨울 방학으로 기억해요. 사실 여름 방학 때 이미 농구부에 한 번 들어간 적이 있었어요. 아버지가 반강제적으로 농구부에 보내셨죠. 제가 키가 컸거든요. 초등학교 4학년 때 이미 160cm 정도 되었어요. 그런데 정말 재미가 없더라고요. 금방 그만뒀죠.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들어갔어요.

Q. 그때도 아버지의 추천이셨어요?
네. 맞아요. 아버지가 다시 추천하셨어요. 어머니는 반대하셨는데, 아버지의 권유가 매우 컸어요. 다시 들어갔더니 이번에는 느낌이 달랐어요. 키도 있으니 생각보다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열심히 하기 시작했어요.

Q. 매일 훈련만 하면서 농구부 생활을 시작했잖아요. 그리고 뛴 첫 경기가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사실 첫 경기는 기억에 남지 않아요. 대신 가장 생각나는 경기는 있어요. 5학년 때 가장 마지막에 열린 윤덕주배 경기였죠. 춘천 남부초등학교와의 경기였는데, 14점 정도 넣었어요. 정말 얼떨떨했죠. 그런데 끝나고 기록지를 보니 같은 학교의 (이)경도 형은 5분 뛰고 12점을 넣었더라고요. 그래도 마냥 좋기만 했어요.

Q.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겠네요?
네. 자신감을 많이 얻었죠. 그리고 6학년 되기 전 동계훈련을 갔는데, 연습경기에서 저희 팀이다 이겼어요. 우리가 가장 잘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시즌이 되니 정말 다르더라고요. 연습경기 때 30점차 이겼던 팀에게도 졌어요. 대회에서는 16강, 8강에서 계속 떨어졌어요. 그때 제가 부족한 것을 많이 느꼈어요.

Q. 초등학교에서 아쉬움을 남겼고, 중학교로 진학했어요.
사실 중학교로 넘어가기 전에 약간의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6학년 때 유소년 국가대표에 선발되었죠. 그런데 선발 조건이 중학교에도 엘리트 농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어머니는 제가 중학교 때에도 농구 하는 것을 원치 않으셨죠. 그 사실을 알렸고, 취소했어요. 그리고 며칠 뒤에 부모님이 전주남중의 김학섭 코치님을 만나셨어요. 이후 다시 중학교 때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죠.

Q. 유소년 국가대표를 못 간 게 아쉽겠어요.
네. 이번에도 U16 대회를 갈 수 있었는데 코로나로 취소되었잖아요. 그래서 더 아쉽죠. 언제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어요.


Q. 전주남중에서의 생활은 어땠어요?

재밌었어요. 1학년 때 여느 아이들이랑 비슷하게 보냈어요. 뒤에서 물 뜨고 히터에 기름 넣는 등의 일을 했어요(웃음).

Q. 그래도 다른 1학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경기를 뛰었잖아요(대개 중학교 1학년들은 가비지 타임을 제외하면 경기를 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맞아요. 저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기회를 받았어요. 큰 역할은 아니었고요. 코트만 뛰어다니면서 수비와 리바운드 같은 궂은일을 했죠. 그래도 경기 뛴 게 매우 도움이 되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김학섭 코치님이 저를 키우려고 하셨던 것 같아요.

Q. 김학섭 코치님은 어떤 분이셨어요?
코치님이요? 매우 무서운 분이요. 코트에 있을 때는 사소한 실수도 용납을 못 하세요. 항상 집중을 하고 있어야 하죠. 그런 분이 체육관 밖에만 나가면 180도 다른 분이 되세요. 친근한 느낌이랄까. 매일 코치님 집에서 게임도 하고, 먹을 것 내기도 하고 그랬죠. 게임을 하면 제가 많이 지기는 했어도 코치님과 노는 게 정말 재밌었어요.

Q. 중학교 2학년 때의 기억은 어땠어요?
2학년 때가 정말 즐거웠어요. 첫 대회인 춘계연맹전부터 준우승을 했고, 연맹회장기 3등, 소년체전 준우승 등 나간 대회마다 성적이 좋았죠. 한 학년 위의 형들이 정말 잘했어요. (이)경도 형이나, (고)정현이 형, (양)준이 형 등 멤버가 좋았죠. 그래서 코트에 들어가면 편했어요. 저는 큰 부담 없이 하고, 형들 패스만 받아먹으면 됐거든요. 항상 10점 이상은 넣었던 것 같아요.

Q. 코치님은 2학년에서 3학년 넘어갈 때가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하셨어요.
네. 동계훈련 다녀오면서 실력이 늘어가는 게 저도 느껴졌어요. 본격적으로 농구다운 농구를 하던 때였어요. 그전에 제가 했던 것들은 농구가 아니었어요.

Q. 농구다운 농구는 어떤 걸까요?
제가 무언가를 하기 시작했죠. 1대1 돌파도 하고, 미들레인지 점퍼도 쐈죠. 공격에서의 비중을 늘려갔어요.

Q. 그런 만큼 처음으로 상대의 집중견제도 받았잖아요.
네. 상대 팀이 저한테 박스 앤드 원 수비를 하더라고요(박스 앤드 원이란 4명의 수비는 지역방어 형태로 서고, 나머지 한 명이 상대 에이스를 쫓아다니는 수비이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서서히 팀원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갔어요. 팀 성적(4강 2번)은 2학년 때보다 좋지 않았지만, 저한테는 귀중한 시기였어요.

Q. 그리고는 전주고등학교로 진학했어요. 지방에서 잘하는 선수이다 보니 여러 학교에서 스카우트도 왔을 것 같아요.

제 입으로 이런 말하기 부끄럽지만, 관심을 많이 받았죠. 그런데 부모님이 다른 학교는 절대 안 보낸다고 하셨어요. 저보고 ‘전주에서 커서 전주를 알리는 사람이 되어라’고 하셨거든요. 전주고에 초등학교 때 저를 가르쳐주셨던 윤병학 코치님이 계셨어요. 그래서 저도 가고 싶었죠.

Q. 다시 만난 윤병학 코치님은 어땠어요?
고등학교에서 만나니 또 새롭더라고요. 초등학교 때와는 느낌이 달랐어요. 고등학교 때에는 조금 더 무서워지셨다고 해야 하나. 그래도 1년 보니 다시 적응되더라고요(웃음).


Q. 윤병학 코치님이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출전 시켜주셨잖아요.

단순히 주전이 아니라 선발로 나서서 풀타임을 뛴 적도 많았어요. 득점을 많이 하는 경기도 생겼고요. 2살 차이 나는 형들 앞에서 기죽지 않으려고 했어요. 힘에서는 버겁기는 해도 최대한 부딪쳐보려고 했고, 자신감을 얻게 된 시기였죠.

Q, 연속성을 이어가려 했는데 2학년 때 코로나가 찾아왔어요.
동계훈련 때 정말 준비도 많이 했어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기대도 많이 하고 있었죠. 취소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많이 허탈했어요.

Q. 지금까지 농구 인생 중에 아직 우승이 없잖아요. 그래서 더 아쉬웠을 것 같아요.
네. 솔직히 저희 팀이 올해 우승권 전력이라고 생각했어요. 연습경기 하면 대학 팀도 이기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더 아쉬운 것 같아요.

Q. 경기를 못 뛴 대신 1년 동안 한 노력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웨이트에 시간을 많이 쏟았어요. 힘이 많이 늘었죠. 주변에서도 저보고 몸이 좋아졌다고 했어요. 홈 트레이닝도 하고, 상황이 나아졌을 때는 체육관에 나가서도 계속 웨이트에 집중했죠. 연습할 때도 몸싸움을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하려고 했어요. 막상 대회에서 보여줄 수가 없었죠. 이밖에도 제가 슛이 부족했어요. 세트슛은 괜찮아도 무빙슛이 약했어요. 외곽 능력을 키우는 것에도 집중했어요.

Q. 연습을 열심히 했다고 하지만, 아쉬움을 남긴 채 한 해를 보냈어요. 다음 시즌의 전망은 어때요?
2021년에는 2020시즌보다 팀이 많이 약해요. 1,2학년 친구들이 아직 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필요해요. 제대로 공식 경기도 뛴 적이 없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4강권이라고 생각은 해요. 우승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여요. 그만큼 제가 힘을 써봐야죠.

Q. 그럼 앞으로 최종 목표가 있을까요?
프로에 진출하는 게 첫 번째 목표예요. 그리고 단순히 프로에만 있는 게 아니라 MVP를 타서 이름을 남기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보여주고 싶은 플레이 스타일은?) NBA를 많이 보는데 야니스 아데토쿰보나 케빈 듀란트 같은 장신 포워드 유형이요. 그런 선수가 되고 싶어요.

전주고 윤병학 코치가 말하는 김보배는?

초등학교 때부터 잘할 것 같은 선수였다. 신체 능력도 있는데, 농구를 할 줄도 알았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고등학교 때 다시 만났다. 이제는 가능성이 아닌 자신을 보여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팀의 에이스이다. 1년 동안 김보배가 누군지 알리기 위해 잘 다듬을 계획이다.

전주남중 김학섭 코치가 말하는 김보배는?
처음에는 중학교 때 농구를 안 한다고 하더라. 피지컬도 좋고, 기량도 충분한 선수여서 어머님을 붙잡고 설득했다. 잘 키워볼 테니 믿어달라고. 그렇게 해서 중학교로 데려왔다. 가르쳐보니 생각보다 장점이 더 많더라. 볼 핸들링이 좋고, 수비 범위도 넓고, 위치 선정도 좋다. 팀 수비를 할 줄 아는 선수이다. 고등학교 때 올라가서는 미들슛 능력이랑 메이드 능력이 더 좋아졌다. 어렸을 때부터 농구를 해서 BQ도 높다. 웨이트까지 보강이 되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분명 좋은 선수가 될 거라는 믿음이 있다.


사진 = 본인 제공

바스켓코리아 / 김영훈 기자 kim95yh@basket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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