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컬럼] 2016 인터하이 관람 후기, 한국과는 다른 농구 문화와 환경

이윤희 기자 / 기사승인 : 2020-07-29 11: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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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인터하이 고교농구대회 결승전 관람 후기

 

요즘 엘리트운동부가 체육계의 뜨거운 감자입니다. 꽤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폭행 및 성폭력 등으로 여기저기 단체들에게서 문제가 발견되고 있는데, 개선이 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계속 사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불현듯 일본의 인터하이경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4년 전에 일본의 전국학교스포츠클럽 농구대회인 인터하이를 보고 온 적이 있는데, 경기력보다 인상이 깊었던 것은 그들이 가진 스포츠에 대한 감성과 문화였습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그 시스템에서는 지금의 엘리트운동부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최소화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에게 받은 느낌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인터하이 관람 배경

저는 부산 출신으로 부산에서는 가야고 "탭"이라는 학교동아리 활동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비슷한 학교생활을 했으리라 보는데요. 공부를 열심히 했던건 단순히 대학이라는 결과물로 나왔던것 같고, 졸업 후 기억이 나는건 "탭"의 일원으로 함께 연습을 하거나 대회를 나갔던 기억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라는 현장에 나와서도 아이들의 진로에 대한 걱정과 기대로 생활하고 있는데, 동시에 좋은 추억거리를 많이 만들어 주고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학에 갈 때 까지도 꿈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막연히 스포츠산업에 종사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학교생활을 하면서 조그만 꿈이 생겼습니다. 특기생으로 입학한 친구들이 계속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좌절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이런 교육시스템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조금씩 더 확고해졌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선배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교욱시스템이 바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학교현장에 나왔고 체육수업 및 스포츠클럽을 열심히 지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KBS 제작진으로부터 ‘우리들의 공교시’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는게 어떻겠냐는 문의가 들어왔고 기회가 되면 하고 싶다는 의지를 전했습니다. 학교현장에서 일반학생들이 이렇게 열심히 운동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많은 학부모들이 알아주길 바래서였습니다. 이 곳에 시청을 많이 해달라고 글을 썼던 것도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보면 스포츠클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서장훈의 농구교실이 아니라 아이들이 농구를 통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많은 분들이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 컸습니다.

 

방송의 일환으로 어머니가 일본인이신 이수영 학생 및 코치를 맡고 있는 김승현 선수와 함께 일본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인터하이 전국농구대회를 보기위해 갔습니다. 7월 30일~ 8월 5일까지 6박7일 동안 경기가 진행되었고, 저희는 4,5일에 가서 준결승 및 결승전을 관람했습니다. 각 시도의 대표학교를 선발하여 전국대회를 진행하는데, 남고부만 총 70여개 학교 가까이 됐습니다. 위원장선생님께 물어보니 시도에 학교 수가 많으면 그만큼 많은 학교가 출전권을 얻는다고 하더군요. 한국은 시도별 1개팀이고 미출전하는 시도교육청도 있어서 규모의 차이가 심해 존경하는 마음과 함께 씁쓸함을 곱씹으며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2. 체육관 입구

 

일단 체육관입구부터 색달랐습니다. 언더아머, 아디다스, 리바운드 등의 업체들이 진열대를 놓고 "Interhigh all japan" 등등의 로고를 그려놓은 티셔츠 및 유니폼 등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악세서리 인형 등을 판매하는 진열대도 있더군요. 경기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 중 일부는 진열대 등을 돌며 구경도 하고 필요한 물건 등을 사는 모습이 신선했습니다. 저도 수영이와 커플티를 맞췄습니다. 나중에 아울렛매장에 가보고 안 사실인데, 여기 물건들이 다소 저렴했었습니다. 예를 들면, 언더아머 이너웨어가 1만원대 였는데, 아울렛을 가보니 2만원은 넘어가더군요. 인터하이를 구경하러 갈 일이 있다면 체육관 입구에서 꼭 구매하시길 바랍니다.

 

 

<체육관입구 전경>

 

#3. 체육관

 

히로시마 체육관에 들어서자 깜짝 놀랐습니다. 그 넓은 체육관이 거의 꽉 차 있었습니다. 김승현선수도 한 마디 하더군요. "이런 응원문화가 너무 부럽네요“ 자세히 살펴보니, 교복을 입은 단체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경기에서 진 학교들이 남아서 준결승 및 결승경기를 관전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이 많은 어른부터 어린 아이들까지 눈에 띄었습니다. 남녀노소 구분없이 많은 지역주민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관람도 굉장히 치열하게 해서 지나가지 않고 서 있는 경우를 포함해 촬영을 하는 경우에도 본인들의 관람에 방해가 되면 지체없이 나오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다만 촬영을 하는 사이로 지나갈 때는 한 명도 빠짐없이 기다렸다가 양해를 구하고 지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어, 높은 질서의식과 배려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16 인터하이 경기장 전경> https://youtu.be/POAXGcNLuXM

 

#4. 경기 외적 문화

가. 김승현 선수와 함께 보면서 공통으로 “와 쟤네 뭐야??!!”라고 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작전타임을 할 때 마다 기름걸레칠을 하는데, 바닥 닦기 전 양쪽 코트에서 각 2명이 서로 라인을 맞추어 인사를 하고, 아주 빠른 스피드로 똑같은 방향으로 바닥을 닦고, 본래 자리로 돌아간 다음 또 서로 인사를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정말 신기한 것이 시작과 끝 뿐만 아니라 중간과정에서의 스피드가 자로 맞춘 듯 똑같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습니다. 심지어 선수가 넘어지거나 땀이 많은 지역을 닦으러 한 명이 갈때도 두 명이 함께 움직였습니다. “저건 찍어야 돼!!” 김승현 선수가 외쳤습니다. 결국 둘 다 촬영했다는..

 

<2016 인터하이 경기중 바닥 정리>

https://youtu.be/rZAk5u1UpEo

 

나. 준결승전까지는 다른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앞 경기가 끝나면 자연스레 몸을 풀고 경기를 시작했습니다만, 결승전은 프로농구처럼 선발선수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불러줘서 한명씩 경기장에 입장을 했습니다. 그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이름이 장내아나운서를 통해 불려질 일이 살면서 얼마나 있겠습니까? 아이들을 배려한다는 느낌이 들어 따뜻했던 장면이라 급하게 폰을 들었었습니다. 나중에 담당선생님께 얘기를 들어보니 인터하이에 출전했던 학생들 중 잘 하는 학생들은 대학에 특기생으로 진학을 하고, 다수의 학생들은 공부를 해서 일반학생으로 대학진학을 한다고 했습니다.

 

<2016 인터하이 결승전 선수 소개>

https://youtu.be/emyEP0XT-Sc

 

다. 경기당 워밍업 시간도 꽤 길게 줬습니다. 다 촬영을 하진 못 했지만, 충분히 시간을 주는 걸 알고 있는지 다양한 방식으로 웜업 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우리 아이들에게 적용하면 좋겠다고 느껴지는 부분만 촬영을 했습니다.

 

<2016 인터하이 결승전 몸풀기>

https://youtu.be/Cqst8R-C-eI

https://youtu.be/Q9dpT1w2UF8

https://youtu.be/c5pvPjpzmiM

 

라. 경기장을 보면 선수들 좌석 뒤에 가족이나 양교학생들 자리를 배치해 두었습니다. 제가 2014년 전국학교스포츠클럽 농구대회를 갔을 때 기억을 되짚어보면, 선수로 뛰는 학생들 가족 정도가 경기장에 찾아와 관람석에서 응원을 했습니다. 저렇게 선수들 뒤에 양교 학생들이 빼곡하게 앉아서, 마치 본인이 뛰는 것처럼 응원을 하는 모습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알고보니 녹색팀(후쿠오카 제일고교)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학생들이 모두 농구부 소속의 선수들이더군요. 엔트리가 12명이니 거기에 속하지 않는 42명이 목이 쉬어라 응원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감독님 인터뷰 때 소속 농구부원이 54명이라는 얘기를 듣고 알게 되었습니다. 농구부가 54명이라는 것도 깜짝 놀랄 일이죠. 그야말로 즐기면서 학교생활을 하리라는 상상을 하게 되는 소식이었습니다. 저는 녹색팀이 우승을 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이 응원하는 학생들의 과격한(?)응원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지던 경기를 풀코트 프레스로 쫒아갔는데 이 과정에서 상대학교 학생들의 멘탈이 무너지면서 이지샷을 자꾸 놓치는 등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오는데 일조합니다.

<2016 인터하이 결승전 양교 응원>

https://youtu.be/IorPIXYn0s0 

 

마. 이틀 간 경기를 보면서 눈에 띄는 부분은 대부분의 팀에 흑인친구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여학생팀도 여자흑인학생이 센터를, 남학생팀도 남자흑인학생이 센터를 보고 있더라구요. 유일하게 남고부 우승팀만 센터가 흑인이 아니었는데, 알고 보니 이 친구도 중국인이었습니다. 이 부분이 정말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인터하이 담당선생님과 대화를 할 시간이 있어서 질문을 했더니 교환학생이든 잠시 연수를 왔든 간에 본교의 재학생이기만 하면 누구나 대회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우수한 흑인학생 한 명에 의해 경기가 좌우되기도 하겠지만, 남녀고부 모두 에이스흑인학생들을 소유한 팀들은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 얘기를 들으며, ‘우리나라였으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흑인학생들이 2명이상 있는 경우도 1명씩만 뛰는 걸 보니 우리나라 용병시스템처럼 출전제한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사진 제공 = 이윤희 컬럼니스트 

 

바스켓코리아 / 이윤희 컬럼리스트 ping975704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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