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퓨처] ‘한국농구 차세대 슈터’ 연세대 유기상이 ‘해결사’를 꿈꾸는 이유

최은주 기자 / 기사승인 : 2020-12-05 21: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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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에서 ‘강심장’을 가졌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어느 스포츠든 매년 새로운 유망주가 탄생하기 마련이다. 대학농구 또한 그렇다. 그리고 올해 역시 눈에 띄는 유망주들이 등장했다. 이렇게 등장한 유망주들은 대학리그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한국농구의 미래로 성장한다.

<바스켓퓨처>는 ‘바스켓볼’의 ‘바스켓’에 미래를 뜻하는 ‘퓨처’가 합쳐진 단어. 이에 바스켓코리아에서는 훗날 농구계를 책임질 유망주들을 만나보려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연세대 유기상(190cm, G)을 소개하려고 한다. 


유기상은 “대학리그를 치르며 살이 많이 빠졌다. 그래서 체력 보충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운동을 마냥 쉬면 안 된다. ‘코로나19’ 때문에 운동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마스크를 쓰고 학교 체육관에서 운동하고 있다. 슈팅 연습과 웨이트 운동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며 대학리그가 끝난 후의 근황부터 알렸다.

그러면서 “올해 열린 드래프트를 보러 갔다. 2라운드 지명도 포기하는 구단이 나오더라. 프로는 냉정한 곳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대학 무대가 끝이 아님을 체감했다.

이제 대학 무대에서 첫 단추를 꿰맨 유기상. 그는 용산고 재학시절부터 슈터로서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가받았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 안정적인 슈팅 셀렉션을 가졌기 때문. 여기에 ‘무빙슛’까지 던질 수 있는 건 덤이다.

연세대 은희석 감독은 “(유)기상이는 농구 기술이 뛰어난 스코어러”라며 유기상을 소개했다. 이어 “1학년이라서 고학년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형들의 눈치를 보지 말라고 했다. ‘슛 찬스가 나면 슛을 자신 있게 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1대1에서도 자신 있게 공격하라’고 주문했다. 공격에서 기상이를 많이 믿었다”며 유기상을 연세대의 ‘신흥 주포’로 인정했다.

유기상은 “3점슛만큼은 장점이라 생각한다(웃음). 그리고 이번 대회 때 속공 상황에서 3점슛을 많이 터뜨렸던 것 같다. 그러나 연습한 것에 비해 무빙슛을 많이 보여주지는 못해 아쉽다”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자신을 그렸다.

이처럼 유기상은 겸손했다. 만족을 몰랐다. 그러나 유기상이 이번 리그에서 괄목할만한 활약을 한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유기상은 대학리그 1차 대회 예선에서 20분 내외로 출전. 경기마다 2.3개의 3점슛을 터뜨리며, 평균 11.67점을 기록했다. 2차 대회 예선에서도 17분 내외로 출전, 평균 8.67점을 기록했다.

신입생 선수가 코트를 많이 누빈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거기다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즐비해 있는 연세대에서 말이다. 하지만 유기상은 여기에 한술 더 떠 식스맨이지만 ‘주포’ 역할까지 맡았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실히 뽐낸 유기상이었다.

유기상은 “신입생인 만큼 패기 있게 매 경기에 임했다. 그리고 ‘수비’부터 먼저 하려고 했다. 그런데 ‘수비’가 잘되면서 자신감이 많이 붙었던 것 같다”며 ‘수비’의 중요성을 힘줘 말했다.

이어 “능력이 좋은 형들과 같이 뛰면서 팀에 피해를 주면 안 되겠다고 느꼈다. 무조건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학년이라는 걸 신경 쓸 새도 없이 우리가 하고자 하는 농구에 집중했다”며 팀에 빠르게 녹아들어 갔다.

유기상이 이번 리그에서 더욱 빛났던 건, 큰 경기에 강했기 때문. 유기상은 1차 대회 성균관대와의 준결승(11월 1일)에서는 3점슛 3개(3/5, 60%) 포함 11점을 올렸다. 고려대와의 결승(11월 2일)에서도 3점슛 3개(3/5, 60%) 포함 11점을 기록했다.

2차 대회 결선에서도 유기상의 가치는 빛났다. 유기상은 고려대와의 결승(11월 18일)에서 3점슛 4방을 터뜨렸다.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던 경기였기에 유기상의 3점슛은 3점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득점이었다.

이렇게 유기상은 승부처에 강했다. 중요할 때 피가 더 끓어올랐다. 유기상은 “승부처 때 오히려 더 긴장이 안 된다(웃음). 뭔가를 더욱 보여줘야겠다는 의지가 더 강하게 생긴다”며 ‘강심장’의 소유자임을 증명했다.

그러나 순탄해 보이는 여정 속에서도 크고 작게 부침들이 생기기도 한다. 이에 유기상도 마냥 순탄한 여정만을 걸은 건 아니었다. “사실 2차 대회 때 슛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예선전을 치를 때까지만 하더라도 슛감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그런데 (은희석) 감독님께서 ‘공격에 부담감을 느끼지 말라’고 하셨다. ‘자신 있게는 하되 수비만 조금 더 신경 써달라’고 말씀하셨다. 이에 오히려 더 마음이 편해졌다. 결선 경기가 중요한 건 맞지만, 큰 경기라는 생각보다는 재밌게만 하자고 생각했다. 이러다 보니 긴장이 안 됐다”며 자신의 승부처 활약에 스승의 믿음이 컸다고 전했다.



어떤 일이든 유독 가슴 속에 품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이에 많은 경기를 치른 유기상이지만, 유독 잊지 못할 경기들이 있을 터이다.

유기상은 “1차 대회 결승전도 기억에 남지만, 2차 대회 결승전이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고려대 선수들이 부상으로 많이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고려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싸웠다. 그래서 보는 분들께도 재밌는 경기를 선보였고, 뛰는 우리 역시도 재밌는 경기를 펼쳤다. 여러모로 좋은 경험을 한 경기라 의미가 크다”며 ‘숙명의 대결’에서 대학리그 ‘5연패’를 달성한 그 순간을 떠올렸다.

하지만 행복한 추억이 있는 만큼 쓰라린 기억 역시 있기 마련이다. 유기상 역시 그랬다. 유기상은 “2차 대회 예선전 때 동국대와의 경기가 가장 아쉬웠다. (은희석) 감독님께서 ‘수비부터 먼저 하자’고 하셨는데, 이를 잘 수행하지 못했다. 기본적인 것들을 잘 지키지 못했다. 그리고 기본적인 게 흔들리니 슛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더라(웃음). ‘초심’을 되찾는 게 중요하다는 걸 여실히 느꼈던 경기였다”며 농구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가 진정 무엇인지 깨달았다.

‘초심’의 가치를 마음속에 새긴 유기상은 두 명의 본보기 역시 마음속에 새겼다. 본보기는 바로 전주 KCC의 이정현(191cm, G)과 안양 KGC의 전성현(189cm, F)이다.

유기상은 “나는 스피드가 그렇게 빠른 선수는 아니다. 이정현 선배님께서도 빠른 스피드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 대신 농구 센스로 경기를 풀어가신다. 또한, 여러 방면에서 모든 걸 잘하신다. 그리고 승부처에서 특히 강하시다”며 ‘제2의 이정현’을 꿈꿨다.

이어 “전성현 선배님께서는 한번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빙슛이 정말 좋다. 그래서 전성현 선배님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매일같이 보고 있다”며 전성현의 모든 걸 닮고 싶어 했다.

이정현과 전성현처럼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은 각자 고유의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 머지않아 한국농구를 이끌어갈 유기상 역시 붙여졌으면 하는 수식어가 있을 터.

유기상은 “‘코트 위의 해결사’라는 수식어가 따랐으면 좋겠다. 중요할 때 한방을 터뜨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리고 승부처에서 ‘강심장’을 가졌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한국농구 차세대 슈터’로 성장하길 바랐다.

유기상은 더욱 큰 청사진을 그려나가고 있다. “막혔을 때 돌아가는 법을 아는 선수가 되고 싶다. 농구를 똑똑하게 하고 싶다. 그리고 슛만 좋은 선수로 평가받긴 싫다. 수비도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 공수 겸장으로 성장하고 싶다”며 앞으로 그려나갈 농구 인생을 펼쳐 보였다.

어느 분야든 세대교체가 일어나는 법이다. 소임을 다한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기 마련이다. 이는 자연스러운 이치 중 하나이다. 이에 한국농구 역시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 여정이 마냥 순탄해 보이진 않았다. ‘슈터 기근’이라는 과제를 풀지 못했기 때문. 이는 가슴 아프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슈터 부재’라는 숙제의 실마리를 찾은 듯하다. 유기상이 혜성처럼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농구를 이끌어갈 차세대 슈터의 존재가 그 어느 때보다 반가운 이유다. 그리고 이는 한국농구의 미래가 밝은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 제공 = 한국대학농구연맹(KUBF)

바스켓코리아 / 최은주 웹포터 choiduc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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