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취준생 특집] 단국대 윤원상, "프로에 진출한다는 것은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과정"

황정영 기자 / 기사승인 : 2020-09-19 20: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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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지명해 주신 팀 색깔에 맞게 다시 그림을 그려나가겠다”

성큼 다가온 가을과 함께 신인 드래프트도 머지않은 이야기가 되었다. 그러나 드래프티들은 사그라들 줄 모르는 ‘코로나19’ 여파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MBC배 전국대학농구 대회는 물론이고, 대학리그까지 무기한 연기되었기 때문.

이번 사태는 드래프트를 앞둔 선수들의 아쉬움은 물론, 드래프티에 대한 대중들의 궁금증도 자아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아쉬움과 궁금증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바스켓코리아에서 ‘KBL 취준생’들을 인터뷰 해보았다.

윤원상(182cm, G)은 2017년 단국대에 입학해, 신입생 때부터 주전 역할을 했다. 윤원상의 합류는 단국대의 공격력 상승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2019 대학리그 시상식에서 수상한 득점상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윤원상은 해를 거듭하며 팀의 주축으로, 에이스로 올라섰다.

단국대의 많은 승리를 이끌었던 그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단국대를 졸업한다. 그리고 이제는 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민다.

윤원상은 먼저 “코로나 사태로 경기 일정이 번복되다 보니 확실히 힘이 빠졌다. 제가 주장이니까, 나라도 흔들리지 말고 잘 이끌어 보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시 잡았다. 이러다가 혹시나 경기를 하게 될 수도 있으니, 그때를 대비하는 마음으로 운동에 임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그동안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다. 하루에 세 타임, 네 타임 할 때도 있었다. 그러다 코로나가 재확산되면서 집에 가야 할 상황이 왔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까지 열심히 운동해놨는데 쉬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운동선수로서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코로나가 어느 정도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허락을 받고 강릉으로 훈련을 갔다”고 그간의 근황을 전했다.

윤원상은 올해 초 목표가 있었다. 자신의 최대 강점인 공격력을 살리면서, 어시스트 개수를 늘리는 것이었다. 드래프트가 가까워진 지금. 그 목표에 대해 다시 한번 물었다. 윤원상의 대답은 “많이 좋아졌다”였다.

다른 대학교와 마찬가지로 단국대도 프로 팀과 연습경기를 여러 차례 진행했다. 윤원상은 그 과정에서 ‘어시스트’를 배웠다.

윤원상은 “경기가 항상 잘될 수는 없다. 플레이가 안 될 때는 팀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프로와 연습경기를 하며 그런 부분이 아직 미숙하다고 느꼈다. 경기가 안 될 때 자연스럽게 내 중심의 패턴, 내 찬스의 공격을 만들더라. 그러다 보니 내가 너무 망가졌다. 마음이 급해지니까 제가 하지도 않았던 플레이를 하고, 팀도 망가졌다”며 연습게임을 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을 언급했다.

이후 “그런 경기를 치를 때마다 감독님께서 ‘니가 안될 때는 (조)재우나 센터들을 이용해서 경기를 풀어가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해주셨다. 감독님 말씀을 듣고 그렇게 해보니 그게 맞았다. 팀 분위기도 살고, 내가 할 것은 또 다 하고 있더라. 고등학교, 대학교 팀과 경기를 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부분을 프로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배웠다. 내가 안 될 때 동료들을 살리고 이용하는 플레이를 할 줄 알게 되었다”고 어시스트를 몸소 배운 과정을 전했다.

단국대 석승호 감독은 윤원상의 이런 부분에 대해 “필요할 땐 패스를 하되, 제일 먼저 네 공격을 봐야 한다. 패스를 일부러 주려고 하면 윤원상이 없어져 버린다”는 조언을 더했다.

윤원상은 올해 단국대의 주장을 맡았다. 그러면서 주장으로서, 팀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의 가능성이었다.

“저도 그렇고 저희 팀이 생각하기에 단국대가 농구를 잘하는 팀은 아니다. 그래도 가능성이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 다 같이 잘해보자 해서 필리핀 전지훈련도 갔다 오고 동계 훈련도 열심히 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해서 아쉽다” 윤원상의 말이다.

또한, 드래프트를 앞둔 입장으로서 선보이고자 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는 “작년에는 팀이 저한테 맞춰져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제가 공격을 많이 했다. 또 어떻게 생각해보면 제가 팀원들에게 기회를 안 주고 저만 공격했을 수도 있다. 이번 시즌 들어오면서 내 역할을 살리면서 팀원들도 이용해 보자는 생각이 먼저였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어시스트 능력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였다.

이어 “대학리그에서는 선보이지 못했으나, 프로와의 연습게임을 하며 구단에는 보여드렸던 것 같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만족한다”며 그래도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를 표했다.

시간은 지나고 드래프트는 다가오고 있다. 윤원상을 포함한 드래프티들이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는 프로와의 연습경기뿐이었다. 그렇지만 대학과 프로 사이의 기량 차이로 인해 뽐내지 못한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자기 어필을 부탁했다.

윤원상은 “내 최고 장점은 슛이다. 슛으로 파생되는 공격을 잘한다. 2대2 실력도 나쁘지 않다. 나를 두고 수비가 약하다는 평이 많았다. 올해 학교에서 수비 위주 훈련을 진행하여,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웠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원상이 드래프트에 진출하며 제시한 키워드는 ‘그림’이었다. 그는 “순번에 대해 생각했던 적은 절대로 없다. 좀 더 빨리 가고 싶다는 생각 역시 하지 않았다. 순번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나를 지명해 주신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를 필요로 하니까 뽑아주셨을 것이다. 어느 팀이든 뽑아주신다면 단국대 팀 색깔을 내려놓고 백지장으로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 팀에 들어맞는 그림을 다시 그려나갈 것이다”라며 어디든 적응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암시했다.

윤원상은 공격력이 좋고 묵묵히 자기 일을 수행하기로 유명하다. 그의 능력은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다. 그럼에도 윤원상은 자만하지 않고,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의 말처럼 새로운 팀에 들어가서 ‘백지장’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자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그는 단국대에서의 ‘가장’ 이미지를 탈피하고 막내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사뭇 달라진 환경이 힘들 수 있다. 하지만 그가 지금까지 해왔던 모습과 말들은 이러한 걱정을 불식시킨다. 앞으로 ‘윤원상’이라는 도화지에 새로이 그려질 그림을 기대해 본다.

 

사진 제공 = 한국대학농구연맹

바스켓코리아 / 황정영 웹포터 i_jeong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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