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만 지닌 하윤기, 많은 걸 갖춘 이승현에게는 어려웠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2-01-11 08: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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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의 벽을 넘는 건 쉽지 않았다.

수원 KT는 지난 10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고양 오리온에 81-89로 졌다. 23승 9패로 2위를 기록했다. 1위 서울 SK(23승 8패)와는 반 게임 차. 또한, 오리온전 4연승 역시 실패했다.

KT는 2020~2021 시즌까지 국내 빅맨의 부재로 고생했다. 하지만 2021~2022 시즌은 다르다. 2021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2순위 지명권으로 높이와 기동력을 겸비한 하윤기(204cm, C)를 지명했기 때문.

하윤기의 가세는 오리온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KT를 괴롭혀온 이승현(197cm, F)을 잘 묶기 때문이다. 하윤기는 1~2라운드 오리온전에서 이승현의 야투 성공률을 40% 미만으로 낮췄고, 3라운드에서도 이승현으로부터 나오는 효율성을 최소화했다.

서동철 KT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오리온과 4번째 맞대결 전 “이승현이 오리온에서 큰 역할을 하는 선수다. 또, 우리가 지난 해만 해도, 이승현으로 인해 어려운 경기를 했다. 지는 경기도 많았다”며 이승현의 오리온 내 존재감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하)윤기가 앞선 3번의 경기에서 이승현을 잘 막았다. 훌륭하게 수비해줬다. 지난 3번의 맞대결처럼만 해줘도, 우리 팀의 승리에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하윤기의 이승현 수비를 높이 평가했다.

하윤기는 오리온과 4번째 맞대결에서도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됐다. 하윤기의 매치업은 역시나 이승현.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2대2에 이은 재빠른 골밑 침투로 손쉽게 득점. 뒤따라온 이승현을 허탈하게 했다.

그렇지만 이승현을 중심으로 한 오리온의 2대2 공격에 수비 로테이션을 이행하지 못했다. 다른 선수들이 바꿔막기로 대체했지만, 이승현의 점퍼를 제어하지 못했다. 또, 이승현의 철저한 박스 아웃에 공격 리바운드를 하지 못했다. 1쿼터에는 1~3라운드 오리온전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1쿼터 마지막 공격에서 장기를 살렸다. 높이를 이용해 또 한 번 골밑 득점. 그리고 2쿼터 시작 1분 38초 만에 이승현의 두 번째 파울을 이끌었다. 자유투 2개도 유도. 추격 흐름을 형성했다.

그러나 마음 먹고 나온 이승현을 쉽게 극복하지 못했다. 이승현 앞에서 드리블 점퍼를 성공했지만, 힘에 부친 듯했다. 전반전에 8점(2점 : 3/3, 자유투 : 2/2) 4리바운드(공격 2) 1스틸을 기록했으나, 팀은 39-49로 열세에 놓였다.

더 강하게 이승현과 맞섰다. 그러나 포스트업 과정에서 이승현의 얼굴을 쳤다. 오펜스 파울. 심적인 부담까지 겪었다. 하지만 자리 싸움과 공수 리바운드 등 본연의 역할에 집중했다. 다른 선수들의 공수 집중력도 향상. KT는 3쿼터 종료 4분 30초 전 51-57로 오리온을 쫓았다.

이승현이 잠시 코트를 비우자, 하윤기는 더 자신감을 보였다. 이정제(205cm, C)를 슈팅 페이크로 제치고, 오른손 덩크 시도. 비록 실패했지만, 파울 자유투를 이끌었다. 자유투 2개를 모두 실패했으나, 오리온 장신 자원과 이승현에게 무언의 압박(?)을 줬다.

그렇지만 하윤기가 3쿼터 종료 2분 57초 전 4번째 파울을 범했다. KT 벤치는 하윤기를 아껴야 했다. 하윤기 대신 김현민(198cm, F)을 코트에 투입했다. 그러나 KT 경기력이 다시 가라앉았고, 59-68로 4쿼터를 맞았다. 하윤기는 3쿼터에도 6점(2점 : 3/3)을 기록했지만, KT의 경기력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하윤기가 어쩔 수 없이 4쿼터에 나왔다. 그러나 이승현과의 차이만 확인했다. 노련함 그리고 슈팅 거리의 차이였다. 그러면서 KT와 오리온의 차이는 더 커졌다. KT는 4쿼터 시작 3분 만에 63-81까지 밀렸다.

KT는 추격했지만, 하윤기가 이승현한테 결정타를 맞았다. 힘으로 이승현을 버텼지만, 힘을 역이용한 후 뒤에서 슈팅하는 이승현을 제어하지 못했다. KT는 72-85로 밀렸고, 서동철 KT 감독은 마지막 타임 아웃을 요청했다. 남은 시간은 3분 14초.

어떻게든 추격 흐름을 만들려고 했다. 그렇지만 이승현의 사기만 끌어올려줬다. 경기 종료 31초 전 이승현한테 쐐기 득점을 허용했기 때문. 그리고 경기는 끝이 났다.

하윤기는 이날 31분 6초 동안 14점(2점 : 6/8) 5리바운드(공격 3) 1어시스트에 1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활약. 그러나 이승현이 23점 9리바운드(공격 2) 2스틸에 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윤기를 압도하고도 남는 기록이었다. 서동철 KT 감독도 그렇게 생각했다. 경기 종료 후 “오늘은 (하)윤기가 (이)승현이한테 모든 걸 배운 경기였다”고 짧게 평가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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