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날씨도 못 말리는 삼성 리틀 썬더스 ‘이현호’의 농구 사랑

김아람 기자 / 기사승인 : 2021-07-29 23: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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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인터뷰는 5월 중순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6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취미로 하겠다더니 겨울에 눈이 내려도 동네 농구 코트에 가더라고요. 밤 11시 반까지 혼자 농구 하다 오기도 하는데, ‘네가 운동선수냐’라고 핀잔을 줘도 소용없어요”

 

농구 선수만 밤늦도록 농구 하라는 법이 있나. 농구는 취미로 한다. 그러나 한겨울 추위도, 내리는 눈도, 농구 코트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을 말리진 못했다.

 

농구 코트에 사로잡히다 

 

수내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현호(173cm, G)가 농구를 처음 접한 건 초등학교 3학년. 집 앞에 있던 농구 코트는 소년의 시선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이현호는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집 앞에 농구 코트가 있는데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거든요, 그때부터 친구들이랑 같이 농구를 시작했어요”라며 농구의 시작에 관해 회상했다.

 

이후 그는 집 근처 농구 교실을 찾았고, 농구에 정을 붙이기 시작했다. “항상 주변에 농구 하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리고 솔직히 전 축구에 재능이 전혀 없거든요. 좀 심해요. 발을 아예 못 쓰더라고요. 그래서 농구에 더 애정이 갔을 수도 있어요(웃음)” 이현호의 말이다. 시간이 흘러 이현호가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 그는 가족들과 함께 이사를 가게 됐다. 그렇게 입단한 곳이 분당 삼성. 그는 “예전에 농구 교실 다닐 때 전국대회에서 분당 삼성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정말 처참히 깨졌었죠”라며, 현재 소속팀 분당 삼성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농구 교실보다 더 체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위에 한두 살 많은 형들이 엘리트 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실력을 가졌거든요. 그런 점도 농구를 계속하게 된 계기가 됐어요”라며 소속팀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따라 하고 싶은 형들 

 

그와 본격적으로 농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좋아하는 선수가 있는냐는 질문에 그는 삼성 김시래와 KT 허훈을 꼽으며 “아무래도 같은 포지션이라 더 눈여겨보게 돼요. 두 분 모두 스피드와 판단력, 경기 조율이 뛰어나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혹 그들의 영상을 보면서 배우고 싶은 플레이가 있는지 묻자 “저랑은 레벨이 다르죠”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따라 하려는 건 고등부 (김)민성이 형과 (함)수영이 형이에요. 형들은 기술도 좋고, 패스 시야도 넓어요”라고 엄지를 치켜세우며 “형들은 진짜 잘해요. 2019년에는 휘문중한테도 이겼을 정도예요”라고 재차 강조했다.

 

공격보다 수비가 재밌는 이유 

 

다득점 원칙에 입각한 스포츠를 즐기는 학생들은 보통 공격을 선호한다. 이기기 위해선 득점이 필요하고, 그 과정은 수비보다 화려하기 때문이다. 점심시간, 남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축구를 할 때 서로 공격수를 하려고 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이현호는 달랐다. 공격보다 수비가 더 재밌다고 밝혔다. 이유를 부탁했다. 그는 “공격은 기복이 있을 수 있지만, 수비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데다 정신을 바짝 차리게 만드는 게 매력적이에요”라고 설명했다.

 

이현호가 수비를 더 좋아하게 된 데는 클럽팀의 영향도 있다. 그는 “(금정환) 감독님께서 항상 수비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수업 중에 1대1 수비 연습도 많이 하고, 풀코트 프레스 등 다양한 수비를 배웁니다”라고 했다. 또한 “수비할 땐 공격자의 심리를 읽으려고 노력해요. 예측하는 재미도 있더라고요”라며 수비의 묘미를 알렸다. 수비가 인상적이었던 프로 선수가 있었냐는 말에 이현호는 “손이 되게 빠르신 것 같아요. 스틸을 정말 잘하셨잖아요”라며 현재 KCC에서 지도자 생활 중인 신명호 코치를 언급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사춘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사춘기를 겪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현호 역시 마찬가지다. 

“중2 때 사춘기가 왔었던 것 같아요. 갑자기 농구가 지겨워졌거든요. 그땐 다 그만두고 싶었어요. 부모님께서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겠느냐’라면서 말리셨는데 그냥 다 싫더라고요. 제 키가 작았던 것도 콤플렉스였어요”

 

흔들리던 그를 붙잡은 건 금정환 감독의 격려였다. 이현호는 “진짜 농구 그만하려고 했는데, 감독님께서 ‘이 고비만 넘기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사춘기가) 지나간 것 같아요”라며 기억을 되짚었다. 

 

그가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그의 어머니였다. 이현호의 어머니는 “농구라는 스포츠가 어느 정도 키도 커야 하는데, 저랑 신랑 모두 키가 보통이거든요. 중학생이 되면서 (키가) 확 치고 올라가야 하는데 천천히 자라니까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았어요. 사춘기도 막 시작한 것 같았고요. 아이가 스스로 부딪치고 넘어지는 걸 지켜보는 게 부모 역할이라지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안타깝더라고요. 신체적인 걸로 좌절하는 걸 보니 가슴도 아팠고요. 그래서 감독님께 SOS를 보냈죠. 어린 마음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 거라면 어른이 잡아줘야 하는 거니까요. 감독님께서 잘 이끌어주신 덕분에 현호가 농구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나 아들의 짧은 방황이 끝나고도 부모로서 걱정은 여전하다고. 이현호의 어머니는 “취미로 하겠다더니 겨울에 눈이 내려도 동네 농구 코트에 가더라고요. 밤 11시 반까지 혼자 농구 하다 오기도 하는데, ‘네가 운동선수냐’라고 핀잔을 줘도 소용없어요”라며 옅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그래도 본인이 좋아하는 게 있고, 열정을 쏟는 게 보기 좋아요”

 

목표

 

목표는 성장의 밑거름이자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이현호도 크고 작은 목표들을 세워 뒀을 터. 그는 “일단 올해 KBL 유소년리그에서 우승하는 걸 목표로 잡았어요. 부상 없이 자신 있는 모습으로 경기에 임하려고 합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덧붙여 “고등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어도 농구는 계속할 거예요. 고등학생 땐 3대3 U-17 국가대표가 되는 것도 꿈이에요. 그러기 위해선 연습을 많이 해야겠죠”라는 의지를 불태웠다.


사진 =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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