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선수 부재, 우리은행 이재원 트레이너의 역할은?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09-13 12: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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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스태프의 역량도 중요해졌다.

WKBL 6개 구단 모두 2019~2020 시즌까지 외국 선수와 매치업되는 스태프를 필요로 했다. 어느 팀은 코치에게, 어느 팀은 전력분석원에게 그 역할을 맡겼다.

아산 우리은행은 이재원 트레이너에게 그 역할을 맡겼다. 대학교 때까지 엘리트 선수를 했던 이재원 트레이너는 2019~2020 시즌 르샨다 그레이의 훈련 파트너로 활약했다. 르샨다 그레이와 몸싸움하는데 주력했다.

이재원 트레이너의 역할은 올해 더 중요해졌다. 트레이너로서의 역할인 선수단 건강 관리 뿐만 아니라, 우리은행 전체 선수들의 훈련도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골밑 비중이 높아진 김정은(180cm, F)의 훈련 파트너로 자처했다. 페인트 존에서 김정은의 몸싸움과 돌파를 막으며, 김정은의 연습을 돕고 있다. 5대5 훈련에서는 상대 팀 빅맨 역할을 했고, 움직임으로 선수들에게 공수 과제를 알려줬다.

본연의 역할도 착실히 수행했다. 선수단 훈련이 끝나면, 트레이너로 돌아왔다. 어린 선수들의 뛰는 자세를 짚어줬고, 선수단 전체의 스트레칭 동작도 면밀히 살폈다.

우리은행이 2020~2021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내려면, 이재원 트레이너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봤다. 선수들과 함께 몸으로 부딪히며, 선수들의 움직임을 피드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자는 전화 통화를 통해 이재원 트레이너와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이재원 트레이너와의 일문일답이다.

Q. 안녕하세요. 우선 자기 소개와 맡은 역할부터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우리은행에서 트레이너를 맡고 있는 이재원입니다. 선수들의 체력과 몸 상태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때로는 선수들의 훈련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Q. 선수일 때와 지원스태프일 때의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A. 시선 자체가 달라졌어요. 선수 때는 저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팀을 생각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선수 때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특히, 선수들의 마음가짐이나 열정이 더 눈에 보이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선수 생활 때 이렇게 열심히 했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도 많이 했죠.

Q. 우리은행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작년에는 대학교 팀 코치를 맡았습니다. 감독님께서 ‘우리은행에서 스탭을 구하는데, 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봐주셨고, 저는 경험 차원에서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작년에는 보조 느낌으로 트레이너 생활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감독님께서 저에게 시간을 많이 할애해주시고, 제가 어린 선수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늘었어요. 농구적인 면이나 웨이트 트레이닝 모두요.

Q. 우선 트레이너로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는지 궁금합니다.
A. 작년에 처음 선수들을 봤을 때, 선수들이 자신의 움직임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자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인지를 못하는 느낌이었죠. 예를 들면, 사이드 스텝을 할 때, 발과 팔을 어떻게 쓰는지 모르는 거였죠. 움직이는 과정과 정확한 동작이라는 게 있는데, 몸이 먼저 반응한다는 느낌이었어요.
이번 비시즌에는 처음 목표로 잡은 게 선수들에게 힘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거였어요. 같은 힘을 주다가도, 힘의 강도에 변화를 주는 거죠. 어떤 때는 5 정도의 힘을 쓴다면, 어떤 때는 9 정도의 힘을 쓰게 만드는 거죠.
그런데 작년에는 동일한 힘으로만 움직이려는 게 눈에 보였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자신의 힘을 적재적소에 쓸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싶었죠. 그리고 파워 향상에 중점을 뒀고, 시즌이 다가올수록 밸런스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뛰는 자세와 발목 쓰는 요령 같은 것도 알려주고 있고요.

Q. 훈련 파트너로서는 어떤 부분에 치중하려고 하시나요?
A. 작년에는 외국 선수와 몸싸움을 하는데 집중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국내 선수들 밖에 없어서, 팀 전체적인 플레이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팀 디펜스를 훈련할 때, 제가 거기에 맞는 움직임으로 선수들의 훈련을 돕는 거죠. 선수 때 센터 포지션을 맡은 적이 없어서 지난 해에 힘들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요즘 파울 콜이 공격자한테 유리하게 바뀌면서, 선수들에게 이야기하는 게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그냥 레이업을 뜨면 되는데... 지금 공격하기만 해도, 파울을 얻을 수 있는데...’라는 이야기죠.
제가 직접 최후방 수비를 하면서 그런 것들이 보였고, 선수들이 과감하게 하지 못하는 게 아쉬웠어요. ‘이렇게 하면, 상대방이 못 막을 거 같은데... 파울 아니면 못 막을 거 같은데...’라는 식의 말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으려고 하고 있어요.

Q. 이제 여자 농구에 어느 정도 적응하셨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A. 처음 우리은행에 왔을 때, 너무 힘들었어요. 분위기와 농구 스타일 자체가 달랐죠. 생활 면에서도 조심해야 할 게 많았어요.
무엇보다 자신감과 적극성이 떨어져보였어요. 일부 선수를 놓고 보면 그랬어요. 그래도 제가 경험했던 남자 선수들은 무식할 정도로 그냥 올라가는 면이 있는데, 우리은행에 왔을 때는 다르다고 느꼈던 거죠. 그래서 적극성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래도 1년을 같이 지내보니, 어느 정도 녹아드는 것 같아요.

Q. 여자농구 공부를 많이 했을 것 같습니다.
A. 솔직히 선수 생활을 할 때는 여자농구에 관심이 전혀 없었어요. 그러다가 우리은행을 왔더니, 슈팅 자체부터 어떻게 봐야할지 몰랐어요. 그래서 경기를 많이 봤어요. 그러면서 여자 농구에 많이 쓰이는 전술과 움직임 등을 공부했어요. 그러다 보니, 그나마 조금씩 녹아든 것 같아요. 그리고 경기를 보다 보니 재미있더라고요.(웃음)

Q. 우리은행은 2019~2020 시즌 정규리그 1위 팀입니다. 2010년대 최고의 팀이기도 하고요. 팀의 지원스태프로서 팀 성적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클 것 같습니다.
A. 지난 해만 해도, 제 역할에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았어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보조한다는 느낌으로 제 임무에 임했거든요. 그렇지만 저 스스로 일에 적극성을 높이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같이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런데 플레이오프 없이 시즌이 종료되서 아쉬운 게 많았죠.
지금은 제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더 잘 알게 됐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어요. 그리고 사실 선수 생활할 때 우승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어요. 우승을 꼭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래서 팀 우승에 꼭 기여하고 싶어요.

Q. 위에 언급된 목표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A. 선수들에게 피드백을 주기는 하지만, 저는 어디까지나 지원스태프입니다. 전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피드백은 안 된다고 생각해요. 다만,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자신감’이나 ‘적극성’ 등 선수들의 멘탈을 잡는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봐요. 그래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더 불어넣고, 칭찬도 더 많이 하려고 해요. 훈련이 필요한 선수들에게는 파트너로서 도움을 주고 싶고요.

사진 제공 = 아산 우리은행 위비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sdh2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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