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2019년의 마무리, 2020년의 시작… 4번째 농구영신(籠球迎新) 취재기②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0-02-28 16: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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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바스켓코리아 기자들은 매월 초 머리를 쥐어 짜낸다. 웹진 아이템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2019년 12월은 더욱 그랬다. 2020년 첫 번째 웹진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게 있었다. ‘신년 특집’이라는 좋은 컨셉이 있었기 때문. 컨셉에 최적화된 아이템을 찾았다. 바로 농구영신(籠球迎新)이었다.


농구영신은 KBL 최초 혹은 프로 스포츠 경기 중 가장 늦은 시간에 시작되는 경기. 팬들과 함께 하는 새해맞이가 핵심이다.


2016~2017시즌부터 시작된 농구영신. 4번째 농구영신은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부산은 기자의 담당 지역 중 하나. 어차피 배정받을 거라 생각했다. 자신 있는 척 외쳤다.


“제가 가겠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기자에게는 아무런 계획이 없었고,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세부 내용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도 부딪히기로 했다. 어차피 인생은 ‘모 아니면 도’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크리스마스이브까지 아무것도 못 정했다.(참고로, 이 기사 마감일은 2020년 1월 3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였다. 그리고 TV 앞에 섰다. ‘다큐 3일’이 나오고 있었다. 마침, 촬영 일자와 촬영 시각이 나왔다. 이거였다. ‘다큐 3일’은 기자를 구원했다.


※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1월호 웹진에 게재된 글입니다.


①편에 이어…


2019.12.31(화) PM 06:50~08:50
오후 8시. 잠시의 시간이 생겼다. 현장에 있던 한 기자가 치어리더를 취재할 거라고 한다. 그때가 돼서야, 필요성을 느꼈다. (결코 사심 때문이 아니다)


치어리더들이 오후 8시 30분부터 포토 타임을 진행하기에, 치어리더실을 빨리 찾아야 했다. 그런데 치어리더실이 어딘지 까먹었다.


그 와중에, 이벤트 대행사 실장님을 만났다. 실장님의 은혜로운 안내. 김연정 치어리더 팀장느님과 염지원 치어리더느님을 영접했다.


우선 경력자인 염지원 치어리더. 지난해에는 세이 퀸으로 소닉걸스를 상대했다. 이번에는 소닉걸스 소속으로 세이 퀸을 상대한다.


“정반대의 상황이 찾아와서, 마음이 조금 복잡하기는 했어요(웃음). 하지만 ‘농구영신’은 모든 팬의 잔치라고 생각해요. 팀을 나누기보다, KBL 모든 팬분들을 위해 치어리더로서 소임을 다할 생각이에요. 찾아주신 팬들 모두 다 같이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저도 더욱 신나게 응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옆에 있는 초보자 김연정 치어리더. 이미 몸이 초보 티를 내고 있었다. 목소리가 갈라졌고, 오른쪽 무릎에는 테이핑을 두르고 있었다.


“나름 컨디션 관리를 한다고 했는데, 이미 실패한 것 같아요.(웃음). 날이 갑자기 추워지고, 빡빡하게 연습을 하다 보니… 다행히 열이 나거나 아프진 않아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실수 없이 완벽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농구영신’은 준비하는 모든 이에게 힘든 행사. 그래도 좀처럼 하기 힘든 경험이다. 한 번쯤은 더 하고 싶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혹시 두 분한테 다시 이런 기회가 온다면, 또 한 번 하고 싶으신가요”?


둘은 약속한 듯 함께 침묵했다. 그리고 둘은 약속한 듯 함께 빵 터졌다. 대충 의미를 파악했다. 김연정 치어리더가 먼저 말을 꺼냈다.


“새해 해돋이는 매년 볼 수 있는 거지만, ‘농구영신’은 아무나 누릴 수 있는 추억이 아니잖아요. 제가 은퇴하고 나서도, ‘농구영신’은 추억에 꼽을 수 있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만약에 이런 기회가 다시 온다면, 이번보다 더욱 열심히 준비할 거에요. 이번과는 또 다른 모습을 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어요”


옆에 있던 염지원 치어리더는 “그러면 3번째로 농구영신을 하게 되는 건데(웃음), 그때는 또 어떨지 궁금해요. 또 다른 홈구장에 서야 농구영신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여기 계셔야죠” 옆에 있던 김연정 치어리더의 말이다). ‘농구영신’은 모든 치어리더에게 좋은 추억이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아무나 할 수 없는 이벤트죠. 저한테는 너무 럭키한 일이에요”라고 말했다.


행복했던 8분은 그렇게 끝이 났다. 어느새 경기 시작 1시간이었다. 2020년까지 약 3시간이 남았다.


2019.12.31(화) PM 08:50~09:50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사이, 양 팀 선수들이 도착했다. 몸을 풀고 있었다. 몸을 풀던 정희재한테 다가갔다.


“어때요?”
“잘 모르겠어요. 눈꺼풀이 조금씩 내려오는 것 같아요(웃음)”
“어떡해요?(웃음)”
“정신이 없는데… 어떻게든 해야죠”
“정신없으면, 더 잘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길 빌어야죠(웃음)”


현장을 찾은 숱한 기자들은 양 팀 라커룸에 들어갔다. 경기 전 양 팀 사령탑에게 이야기를 듣기 위함이었다. 시간은 계속 흘렀다. 어느새 경기 시작 시간이 됐다.


2019.12.31(화) PM 09:50~11:50
점프볼.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관중의 반응이 느껴진다. 안타깝게도, 탄식이 많았다. 선수들의 열정은 넘쳤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 kt는 1쿼터에 3점슛 10개 모두 실패, LG는 3점슛 6개 모두 놓쳤다. 두 팀의 1쿼터 합산 득점은 21점(kt : 11점, LG : 10점)에 불과했다.


2쿼터에도 공격은 저조했다. 하지만 선수들의 투지만큼은 불타올랐다. 선수들은 루즈 볼 하나에 몸을 던졌다. 코트가 쓸릴 정도로 말이다.


kt의 투지가 더욱 돋보였다. 홈 팬들을 달아오르게 한 두 번의 장면도 있었다. 김영환은 양 팀 선수 합쳐 19번째 시도 만에 3점을 성공했고, 김현민은 kt의 2쿼터 마지막 득점을 덩크로 마무리했다. 6,000명 이상의 관중을 달아오르게 했다. 앞선 팀은 kt였다. 28-24.


하프 타임이 됐다. 공중에 뭔가 떠다닌다. kt 5G Skyshark였다. kt 본사 네트워크에서 준비한 기술집약형 애드벌룬. Skyshark는 공중에서 팬들의 실시간 표정을 찍었다. 그러면서 경품 지원이 가능한 티켓을 뿌렸다.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성공적이었다.


10시 57분. 후반전이 시작됐다. 2020년까지는 1시간 3분. 전반전과 달리, 양 팀 모두 화력전. 특히, LG의 장거리 화력이 돋보였다. 캐디 라렌이 3쿼터에만 3개의 3점슛을 퍼부었고, 김준형 또한 3점슛 2개로 맹활약했다. LG는 3쿼터에만 25점을 퍼부었다. 전반전보다 더 많이 넣었다. kt와 동점을 만들었다. 49-49.


오후 11시 25분. 4쿼터다. kt와 LG의 승부가 조금씩 가려지기 시작했다. 바이런 멀린스가 높이의 우위를 과시했고, ‘신인’ 최진광이 홈 데뷔전에서 처음으로 3점포를 터뜨렸다. 양홍석의 4점 플레이와 김윤태의 스틸 속공까지. kt는 경기 종료 3분 11초 전 71-59로 치고 나갔다. 2020년까지는 18분이 남았다.


최성모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3점슛에 스틸에 이은 속공까지. 경기는 84-66으로 끝났다. 경기 종료 시각 오후 11시 52분. ‘카운트다운 퍼포먼스’를 하기에, 적합한 시각이었다. kt가 생각했던 최상의 시나리오가 나왔다. 남은 건 ‘카운트다운 퍼포먼스’였다.


2019.12.31(화) PM 11:52~2020.01.01(수) AM 01:40
‘부산 갈매기’가 울려 퍼졌다. 승리를 기뻐했다. 2020년까지 남은 시간은 8분. 주태하 장내 아나운서는 경품 추첨으로 시간을 보냈고, kt 구단 관계자와 이벤트 대행사, 치어리더 등 관계자들은 분주히 뛰어다녔다.


그리고 11시 57분. kt가 2019년을 마무리하는 영상을 선보였다. ‘종’이 코트 중앙에 들어왔다. 이정대 KBL 총재와 kt-LG 고위 관계자가 타종을 위해 내려왔고, 양 팀 선수단이 새해맞이를 위해 도열했다.


마지막 10초. 7,833명의 관중이 카운트다운을 했다. 마침내 2020년. 종이 울렸다. 팬들은 환호했다. 기자는 복잡한 감정 속에 새해를 맞았다.


‘꿈’이라는 주제의 영상이 나왔다. 2020년을 위한 영상. 그리고 ‘거위의 꿈’이 나왔다. 합창단이 한마음을 모아 노래를 불렀다. 괜히 울컥해졌다.


그리고 kt 선수단이 도열했다. 팬들이 핸드폰 플래시를 좌우로 움직이자, 선수들 역시 손을 좌우로 움직인다. 이정대 KBL 총재의 인사말로 마무리.


그 사이, 디제잉 파티 세팅이 이뤄졌다. 기자는 그때 라커룸으로 향했다. 수훈 선수로 선정된 인원(김영환-양홍석) 외에, 다른 선수들을 만나고 싶었기 때문. 김현민-최성모-김윤태 순으로 만났다.


세 선수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많은 팬 분들이 응원해줬기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그리고 기자석에 복귀했다. 디제잉 파티도 끝났다. 청소 및 정리가 이뤄졌다. 아무도 없는 코트와 ‘농구영신’의 잔해물이 공존했다. 이번 취재는 그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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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박영태-손동환 기자,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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