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일본 고베 시내 선수단 숙소에서 인터뷰에 나선 함 코치는 “선수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아직도 ‘형’이라고 했다가 ‘코치님’이라고 고쳐 부르는 경우가 있다”며 웃었다. 선수 생활과는 또 다른 농구를 배우고 있는 함 코치는 “아직 어렵고 어색한 부분도 많지만 점점 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함지훈 현대모비스 코치와의 일문일답.
-코치로 첫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적응은 좀 됐습니까.
“많이 적응했습니다. 그래도 선수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형’이라고 했다가 다시 ‘코치님’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저도 적응해야 하고 선수들도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죠. 아직 배우는 단계지만 재미있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경기를 보다 보면 직접 뛰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까.
“뛰고 싶다기보다는 경기를 보면서 답답할 때가 많아요. 오히려 선수로 코트에 있을 때보다 밖에서 지켜볼 때 감정을 컨트롤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은퇴하자마자 코치가 됐습니다. 지도자에 대한 계획이 미리 있었습니까.
“마지막 시즌에 들어가기 전부터 감독님과 은퇴 이후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감독님이 은퇴한 뒤에도 같이하자, 즐겁게 해보자고 하셨어요. 마지막 시즌에는 제 경기만 신경 쓰기보다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제가 가진 것을 전달하려고 했습니다. 운동을 직접 하기보다는 시키는 입장에 서기도 했고요. 짧게나마 그렇게 경험한 게 지금 도움이 됩니다.”
-선수에서 코치로 바뀌면서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입니까.
“처음에는 많이 어색했어요. 그런데 계속하다 보니 감독님과 소통하면서 조금씩 배우게 됐습니다. 지금도 어렵고 어색한 부분이 있지만 마지막 시즌에 조금이라도 그런 역할을 해본 게 도움이 됩니다. 점점 편해지고 있어요.”
-코치가 된 뒤 공부해야 할 것도 많아졌을 것 같습니다.
“전술 공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선수를 폭넓게 봐야 하더라고요. 외국인 선수도 봐야 하고 고등학교, 대학교 선수들도 계속 봐야 합니다. 그런 부분은 다른 코치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고, 전술도 서로 토론하고 상의하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너무 편하고 재미있어요. 주변에서도 부럽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오랫동안 함께했던 사이니까요. 편한 부분도 있지만 준비하는 과정은 또 힘듭니다. 그래도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양동근 감독은 코치님이 선수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위치라고 했습니다. 실제 역할은 어떻습니까.
“감독님은 큰 틀을 말씀하시고 선수 개개인에게 필요한 부분은 저희 코치들에게 전달하세요. ‘이 선수는 이런 게 필요하다’, ‘이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하면 코치들끼리 상의해서 어떤 운동을 시킬지 고민합니다. 감독님과 코치들이 대화를 정말 많이 하는 편입니다.”
-양 감독과 워낙 오래 함께했습니다. 표정만 봐도 분위기를 알 것 같습니다.
“그런 건 어느 정도 알죠. ‘지금 화나기 일보 직전이다’ 싶으면 선수들에게 슬쩍 가서 분위기에 대한 이야기도 해줍니다. 선수들도 감독님을 워낙 잘 알고 있고요.”
-‘코치 함지훈’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아직 어떤 코치가 되겠다거나 개인적으로 무엇을 이루겠다는 목표까지 세우기에는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습니다. 우승은 당연한 목표고요. 새로운 걸 배우는 게 힘들면서도 재미있어요. 선수 때는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게 됐을 때 오는 쾌감이 있습니다. ‘이 맛에 코치를 하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어요. 물론 울화통이 터질 때도 있고 성질날 때도 많죠. 그래도 새로운 걸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큽니다.”
-주변의 선배 지도자들에게도 조언을 많이 구합니까.
“제가 선수 시절 함께했던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을 만나면 조언을 많이 해주세요. 처음에는 다들 ‘축하한다’고 하시고 그다음부터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십니다. 가끔은 정말 뼈를 때리는 말씀도 있어요. 그런 이야기를 기억하려고 합니다. 아직 많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선수와 코치 중 어느 쪽이 더 힘듭니까.
“코치가 돼보니 생각해야 할 게 정말 많습니다. 선수 때는 기본적으로 시키는 걸 하면 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선수에게 한마디를 하더라도 ‘어떻게 해야 쉽게 알아들을까’, ‘어떻게 말해야 기분이 상하지 않을까’, ‘어떻게 해야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을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또 머릿속으로는 너무 잘 아는데 그걸 말로 설명하는 게 쉽지 않아요. ‘이렇게 해서 이렇게 하면 되잖아’라고 머릿속에서는 생각이 정리되는데 막상 선수에게 설명하려면 말이 막힐 때가 있습니다. 그때 지도자는 정말 다른 영역이라는 걸 느낍니다.”
-선수들과 가까웠던 만큼 거리 조절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도 잘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이야기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가볍게 느껴져서도 안 되니까요. 어떤 말을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지 생각하는 게 코치가 되고 나서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 중 하나입니다.”
-소통형, 카리스마형 등 여러 지도자 유형이 있습니다. 어떤 지도자가 되고 싶습니까.
“거기까지는 아직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유재학 감독님의 카리스마를 경험했고, 또 대화를 많이 하는 지도 방식도 경험했습니다. 양 감독님도 유 감독님 밑에서 오래 있었기 때문에 닮은 부분이 있지만 소통도 많이 하세요. 여러 지도자에게 배운 게 있으니 지금은 그런 것들을 계속 배우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및 자료 제공 =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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