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 AG] “저 때문인 것 같지는 않지만…” 이현중의 도전은 팬들의 시야를 넓히고 있다

김채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9-21 20: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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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인천공항/김채윤 기자] 한 선수를 응원하는 일은 곧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는 경험이 되기도 한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 에이스 이현중이 지금 한국 농구팬들의 세계를 넓히고 있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6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되찾은 아시아 정상.

이번 금메달을 이야기하면서 이현중을 빼놓을 수는 없다. 이현중은 6경기 동안 평균 26분 22초를 뛰며 24득점 9.7리바운드 4.2어시스트 2.3스틸을 기록, 경기당 4.2개의 3점슛을 꽂아 넣었다. 이름값을 뛰어넘는 활약으로 대표팀의 에이스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동시에 병역 면제 혜택까지 따냈다. 해외 무대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는 이현중에게 병역 문제는 늘 현실적인 걸림돌이었지만, 태극마크를 달고서 더 큰 무대로 향하는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이번 금메달이 더 각별한 건 결승 상대가 일본이었고, 무대 또한 일본 현지였기 때문이다. 직전 시즌 나가사키 벨카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끌며 현지 팬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던 이현중이다. 비록 한국 국가대표로서 결승에서 일본을 꺾었지만, 부저가 울리자마자 상대 벤치로 향해 예의를 갖추는 그의 품격에 동료였던 유다이 바바(나가사키 벨카)와 B.리그 총재 시마다 신지까지 SNS를 통해 축하를 보냈다.


하지만 이처럼 국경을 넘어 박수 받기까지, 그가 걸어온 길이 늘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이현중은 고교 시절 NBA 글로벌 아카데미를 거쳐 데이비슨대를 마친 뒤 NBA 드래프트에 도전했다. 한 번의 좌절을 겪었지만, 그는 미국 G리그와 서머리그의 문을 두드리는 동시에 호주 NBL과 일본 B.리그 무대를 밟으며 쉼 없이 도전을 이어갔다.

팬들은 자연스레 이현중의 발자취를 따라 호주와 일본 리그를 챙겨보게 됐고, 낯선 NBA 계약 규정과 로스터를 공부하며 그의 꿈에 동행했다. ‘우리는 이현중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닌 이유다.

그러나 정작 이현중은 이에 다소 겸연쩍은 듯 말했다. “저는 그냥 제 것만 집중해요. 많은 분들이 저 때문에 자극을 받는다는 게 기쁘긴 한데, 솔직히 그런 생각은 크게 안 들어요. 저 때문인 것 같지는 않아요(웃음). 그냥 제 거에 집중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이렇게 된 것 같아요.”

기뻐할 틈도 잠시다. 이현중은 오는 26일 포틀랜드로 건너가 다시 한번 미국 무대의 문을 두드린다. 수많은 취재진이 몰린 입국장에서, 매 순간 인생을 걸고 부딪쳐 온 그에게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물었다. 묵직하면서도 날것 그대로인 대답이 돌아왔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제대로 안 할 거면 애초에 안 하는 게 맞다고 봐요. 하고 싶은 게 생겼을 때는 거기에 완전히 인생을 걸고 올인해야 돼요. 완전히 쏟아부어도 될까 말까 한 게 현실이잖아요. 물론 살아가면서 당장 해내야만 하는 현실적인 일도 있겠지만, 가슴속에 정말 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그냥 온몸을 던져봤으면 좋겠어요.”


사진 = 김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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