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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시즌 프로 생활을 돌아보며 많은 분들께 고마음을 전한 삼성 최수현 매니저 |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드래프트에서 뽑혔을 때도 정말 좋았지만, 데뷔전이 더 좋다.”
삼성 최수현 매니저는 2012~2013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고 5시즌 동안 활약한 뒤 2016~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5시즌 동안 정규리그 통산 44경기에서 나섰다. 데뷔 시즌이 가장 화려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코트에서 보기 힘들었지만, 조선대 출신 선수 중 프로 무대에서 가장 많은 시간 코트를 누볐다.
최수현 매니저는 2012년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에서 평균 10.3어시스트, 2012 대학농구리그에서 평균 6.4어시스트로 1위를 차지한, 남다른 패스 능력을 뽐냈다. 프로 무대에선 수비와 실책 등 약점을 극복 못해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며 출전기회를 잡기 위해 많은 땀을 흘렸다.
최수현 매니저는 선수 생활을 돌아보며 많은 분들께 감사함을 전했다.
(삼성 최수현 매니저, “주희정 형과 훈련, 즐거웠다”① 에서 이어집니다.)
선수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뽑으라면 데뷔전이라고 답할 거 같습니다.
데뷔전(2012년 10월 18일 SK와 경기서 15분 42초 출전해 6어시스트를 기록함. 6어시스트는 한 경기 개인 최다 어시스트), 맞다(웃음).
당시 전국체육대회에 나가서 조선대에 동메달을 안긴 뒤 데뷔전을 가졌습니다. 그 때 다시 떠올려보면 어떤가요?
2라운드에 뽑은 선수를 데뷔전에 출전시켜 주셔서 김동광 감독님께 감사 드린다. 아무것도 모르고 경기에 들어갔다. ‘그냥 해보자’하면서 플레이를 했다. 어릴 때부터 중계로만 봤던, 그 얼마 전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무대에서 뛰었기에 너무 좋았다.
대학 4학년 때 MBC배에서도 ‘프로 진출보다 팀 성적을 먼저 걱정하며 프로에 갈 수 있을까’ 긴가민가했었어요.
(조선대) 이민현 감독님께서 아무 말씀하시지 않다가 나중에 말씀 해주셨다. MBC배 이후 여러 팀에서 연락이 왔다고 하시더라. 그 이야기를 한 번도 하시지 않다가 드래프트를 거쳐 한 시즌을 소화한 뒤에 말씀하셨다. ‘네가 삼성에 가서 너무 다행’이라고 말이다. 감독님께서 말씀이 없으셔서 드래프트 행사에 참석할 때 1군과 2군 드래프트로 나눠져 있어서 부모님께 1군 드래프트만 하고 나올 거라고 했었다. 어차피 안 될 거 아니까.
또 그 때 호주 유학을 되게 가고 싶었다. 대학농구리그가 끝나고 (드래프트까지) 잠시 시간이 있어서 생각이 많았다. 프로에는 못 갈 거 같고, ‘그럼 뭐 하고 살아야 하지’ 이런 생각을 했다. 부모님께 드래프트 가기 직전 ‘1군에 뽑히지 않으면 호주에 가고 싶다’고 말씀 드렸다. 부모님께서도 안 될 거라고 생각하셔서 ‘그렇게 하자. 오늘 마음 편하게 앉아있다가 가자’고 하셨는데 뽑혀버렸다. 하하하.
요즘 드래프트에선 2라운드에 뽑힌 선수들도 소감을 말해서 주목 받기도 합니다. 지금 그 때 뽑혔을 때 그 느낌을 떠올려보신다면 어떤가요?
이름이 불릴 거라고 전혀 예상을 못했다. 정효근(전자랜드)이 중고등학교 후배인데 드래프트 현장에서 저에게 오더니 ‘형, 어디서 형 지명한대요’라고 흘렸다. 전 ‘장난 치는구나’ 싶어 그 이야기를 듣고도 ‘이번에는 누가 뽑힐까’ 그런 예상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제 이름이 불렸다. 너무 얼떨떨하고, 올라가서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선수 생활을) 처음부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인터뷰를 하니까 말이 많다(웃음). 지금까지 항상 다음날만 생각했는데, 선수 생활을 이렇게 돌아보는 건 처음이다. 진짜 오랜만에 그 당시 생각이 난다.
지금 이 순간 비교를 할 수 있을 텐데요. 드래프트에서 뽑혔을 때가 좋나요? 아님 데뷔전 6어시스트를 했을 때가 좋나요?
아무래도 데뷔전이 더 좋았다. 코트에 있는 그 순간이 더 행복하다. 드래프트에서 뽑혔을 때도 정말 좋았지만, 데뷔전이 더 좋다.
데뷔전 6어시스트가 한 경기 개인 최다 기록입니다. 하지만, D리그에서 리바운드 1개 차이로 트리플더블을 놓쳤어요(2014년 11월 18일 vs. 전자랜드, 19점 9리바운드 12어시스트 10실책). 리바운드 한 개 더 했다면 D리그에서 트리플더블 작성 선수로 이름을 남길 수 있었을 겁니다.
그 때 몰랐다. 이규섭 코치님께서 벤치를 봐주셨는데, 경기 끝나고 기록지를 보신 뒤 ‘왜 이야기를 안 했냐? 알았다면 리바운드 한 개 잡도록 했을 거다’고 하셨다. 지금 보면 기록이 아쉽지만, 그 때 D리그에서 오랜만에 오랜 시간 뛰었다. 그 전에 부상 당하고 복귀해서 정규리그에서 5~6경기 짧게 뛰었다. 그 다음 시즌 D리그가 시작되어 이규섭 코치님께서 저를 정말 믿어주시고, 도와주시고, 기용해주셔서 D리그에서 많이 뛰었다. 전자랜드와 경기 같은데 그냥 뛰는 게 너무 좋았다. 그 당시 트리플더블을 못 했다고 아쉽지 않다. 물론 실책 10개를 해서 비공식 트리플더블을 했지만(웃음)… 그래서 다음날 놀림을 많이 받았다.
D리그 이야기가 나온 김에 빅맨 4명(송창무, 김명훈, 방경수, 조한수, 조준희, 배강률 등)과 함께 경기를 했습니다.
많이 힘들었다(웃음). D리그에서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을 많이 했다. 일단 제가 치고 넘어가야 한다. D리그라도 상대팀이 이기려고 나오기에 우리 팀을 압박하면 저 말고 (드리블로 치고) 넘어갈 선수가 없어서 버거워한다는 걸 알았다. 그러니까 체력에서 힘들었다. 정말 힘들었지만, 그 해 D리그에서 베스트 5를 받았다. 의미있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이규섭 코치님께서 많이 기회를 주시고, 도와주셔서 받은 상이다. 센터들이 저에게 스크린을 걸어주고 잘 따라줬다. D리그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선수들끼리 재미있게 경기를 했다. 치고 넘어갈 때 누가 한 번 공을 받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한 번은 코치님께서 제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교체를 하셨다. 그랬더니 센터 5명이 뛰어야 했다. 코치님께서 작전시간 후 누가 치고 넘어가야 할지 고민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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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4년 11월 18일 전자랜드와 D리그 경기서 19점 9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했던 삼성 최수현 매니저 |
프로에 온 뒤 조선대 후배들을 많이 챙겼습니다.
우리 학교가 지원이 열악하다. 장학생 숫자도 적고, 스카우트하는 여건도 안 된다. 제가 학교 다닐 때도 먹는 게 부족했다. 내려가면 후배들 밥이나 간식 사주고, 3,4학년 선수들에게 내 경험을 들려줬다. 후배들이 전화를 해서 조언을 구하면 고마움에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더 해주려고 했다. 제가 정말 좋은 선수가 되어서 연봉을 많이 받았다면 장학금이라도 주고 싶었는데 선수들에게 밥과 간식 사주는 게 다였다(웃음). 후배들에게 미안하다. 예전에 ‘후배들에게 자랑스러운 선배가 되어서 학교 이름을 날리고 싶다’고 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저를 정말 많이 예뻐 해주신 (이민현) 감독님께 죄송하다.
은퇴 후 매니저가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팀에서 저를 좋게 봐주시고, (이상민) 감독님께서도 좋게 이야기를 해주셨다. 팀에서 먼저 제안했다. 저에겐 너무 감사한 일이다. 그렇게 매니저가 되었다. FA 협상할 때 그런 말이 나왔다. 팀에 남아서 계속 농구를 접할 수 있고, 좋은 감독님, 코치님 곁에서 지켜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지도자 꿈을 많이 꿨다. 주변 사람들은 아신다. 이렇게 매니저 역할을 하며 프로농구와 떨어지지 않고 가까이서 지켜보고, 좋은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이 하는 걸 보면 저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매니저 일을 하면 좋은 것만 있을 수 없는데요. 힘든 건 뭔가요?
기억하는 거다. 어쨌든 누가 어떤 이야기를 하거나 부탁하면 그걸 해줘야 한다. 그런데 깜빡깜빡 한다(웃음). 제가 일정 전달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는데 처음이니까 ‘이런 게 힘든 거구나’라고 생각한다. 다 했는데 뭔가 안 한 느낌이 들고, 뭘 해야 할 거 같은 생각이 든다.
매니저로서 보람된 일이나 재미있는 일도 있었을 거 같아요.
보람된 일은, 너무 정신이 없어서, 적응하는 것도 바쁜 단계다. 아무 일이 없이 하루가 잘 돌아가면 그게 보람 있다. 선수 시절 감독님, 코치님, 트레이너 형들, 전력분석 형들, 매니저 모두 고생하시는 거 알았지만, 매너저가 되어보니까 이분들께서 정말 고생하신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선수 시절 매니저가 ‘밥 먹자’ 하면 식당 가서 밥 먹고, 간식 사오면 받아서 방으로 가져가 먹고, 신발 주면 신고, 옷 주면 입고 그랬는데, 이 안에 정말 할 일이 많더라. 몰랐다. 이렇게 많은 일이 있다는 걸 진짜 몰랐다.
은퇴한 뒤 호주에 15일 가량 다녀왔는데, 선수 시절 가지 못한 여행을 다녀온 건가요?
항공권을 그 이전에 예매 했는데 우연히 은퇴 기사가 난 뒤 바로 간 것처럼 되었다. 호주에 있을 때 호주 유심을 사용해서 우리나라에서 전화가 온지 전혀 몰랐다. 한국에 오니까 ‘무슨 일 있냐?’ ‘왜 은퇴했냐?’ 연락이 되게 많이 와 있었다. 누구는 ‘마음을 비우러 간 거냐?’라고 했는데 저는 정말 호주에 친한 친구가 있어서 바람 쐴 겸 미리 예약한 거라 갔다. (은퇴하지 않았다면) 휴가 기간이었고, 멀리 여행을 다녀오고 싶었고, 워낙 친한 친구 얼굴 보러 간 건데 우연찮게 상황이 마음 정리하러 떠난 게 되었다. 메신저도 꺼놓고 호주 친구랑 다른 걸 사용했다. 한국에 도착하니까 ‘왜 연락이 안 되냐?’ ‘무슨 일 있냐?’ 연락이 많이 와서 당황했다.
헛되게 살지 않았네요.
이거 꼭 이야기 하고 싶었던 건데 저 데뷔할 때부터 응원해주신 팬들께서 계세요. 제가 매니저가 되었다고 넥타이도 사주셨다. 선수 시절 생일도 챙겨주시고 먹을 거, 입을 거, 너무 과분하게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정말 고맙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전 경기도 못 뛰고, 꽤 오래 활약이 없었는데 꾸준하게 응원을 해주셨다. 경기장에 찾아오셔서 응원해주신 게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프로까지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 (조선대) 이민현 감독님과 프로에서 5년 생활하는 동안 함께 계셨던 이상민 감독님께 정말 감사 드린다. 팀에 같이 일하는 스태프 형들이 너무 잘 챙겨주시고 알려주셔서 매니저 일 적응을 잘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농구 선수로 활약한 17년 동안 뒷바라지 해주시고 경기장을 찾아와주신 부모님께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매니저 일에 충실하면서도 어떻게 지도자를 준비하실 건가요?
전 지도자 복이 많다. 초등학교부터 프로까지 되게 많은 분들을 만났다. 훈련 방법이나 전술, 이런 걸 많이 적어놨다. 그런 걸 토대로 제가 생각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어느 곳에서 어떤 지도자가 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가진 생각이 안 바뀌는, 제가 가진 목표, 선수들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안 바뀌고,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물론 지도자가 되었을 때 이야기이고, 지금은 매니저에 충실할 거다.
사진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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