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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인천/이성민 기자] 차세대 농구여제 박지수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는 더 큰 성장을 약속하고 다짐했다.
청주 KB스타즈는 7일(수)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89-61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는 KB스타즈의 공격력이 활화산처럼 폭발했다. 내외곽 가릴 것 없이 정확한 야투로 신한은행의 림을 폭격했다. 3쿼터에 일찌감치 28점 차 리드를 따내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박지수는 공격보다 수비에서 묵묵히 팀의 뒤를 받쳤다. 트레이드 마크인 블록슛과 헌신적인 리바운드 가담, 루즈볼 경합 참여로 팀원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득점은 비록 10점에 그쳤지만, 리바운드 10개와 블록슛 3개를 기록하며 골밑 존재감을 과시했다.
박지수는 강아정과 함께 수훈선수로 선정됐다.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를 위해 강아정과 함께 나란히 인터뷰실에 들어선 박지수는 경기 소감을 묻는 질문에 답변을 하던 도중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박지수의 눈물은 시즌 초반 좋지 않은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에서 비롯됐다. 박지수는 “시즌 초반이지만, 저의 경기력이 너무 좋지 않다. 언니들과 쏜튼이 정말 열심히 싸워주고 있는데 정작 저는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저의 활약을 기대하셨던 팬들도 많이 실망을 많이 하셨을 것이다.”라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박지수의 말처럼 시즌 초반 그의 경기력은 기대치에 걸맞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홈 개막전인 삼성생명 전에서는 4점 10리바운드에 그쳤다. 기록만 놓고 보면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매치업 상대인 배혜윤에게 공수 양면에 걸쳐 압도당하며 주춤했다. 이날 경기 역시 10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지만, 팀을 이끈다는 느낌을 주기엔 부족했다.
시즌 초반 박지수의 예상치 못한 부진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박지수는 미국에서 전문 수비수로 뛰었던 경험이 지나친 욕심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저는 공격력보다 수비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전문 수비수로 경기를 뛰었다. 공격할 때는 공도 제대로 못 잡아봤다. 팀에서도 저에게 공격에서 롤을 맡기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 와서는 공격에서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공격력을 키우고 싶었다. 그런데 오히려 공격에서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경기가 잘 안 풀렸다. " 박지수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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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는 올 시즌 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전체 34경기 중 32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13분의 플레잉 타임을 가져갔다. 2.8점 3.3리바운드 0.9어시스트 0.6블록슛을 남겼다. 기록에서도 보여지듯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주기엔 플레잉 타임이 턱없이 부족했다. 지난 시즌 KB스타즈에서 경기당 평균 35분의 출전시간동안 14.2점 12.9리바운드 2.5블록 3.3어시스트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세계최고 무대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했다는 것만으로도 박지수를 향한 주변의 기대치는 최고에 달했다. 박지수가 뛰기엔 국내 무대가 좁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는 안덕수 감독을 제외한 5개 구단 감독들이 KB스타즈를 우승후보로 점찍으며 “박지수가 있기에...”라는 공통된 의견을 내세우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결국 이러한 기대들이 21살의 어린 박지수에게 큰 부담감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박지수는 그동안 많은 부담감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에 힘들다는 티조차 내지 못했다.
이날 인터뷰실에서 박지수의 옆에 앉아있던 주장 강아정도 이를 알고 있었다. 강아정은 “(박)지수를 보면 너무 안쓰럽다. 팀의 모든 짐을 혼자 짊어지고 가려해서 미안하다. 지수가 시즌 초반 경기력이 안 좋다고는 하지만, 우리 팀도 결국 지수가 있기에 승리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나의 경우에는 지수가 있어서 슛을 편하게 던질 수 있다. 지수가 너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심 어린 위로의 한마디를 전하며 박지수의 지친 심신을 토닥였다.
그러나, 이 역시 박지수 본인이 스스로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 박지수는 대한민국 여자농구의 현재이자 미래이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18 FIBA 여자농구월드컵에서 박지수의 활약은 대단히 눈부셨다. 강호들과의 대결에서 가장 밝게 빛난 보석이었다. 이제 박지수가 없는 대한민국 여자농구는 더 이상 상상할 수 없게 됐다.
최고라는 자리에 오르기 위해선 감내해야 한다. 지금껏 대한민국 농구의 중심을 지켰던 최고 선수들이 거쳐 간 과정이고, 이겨낸 과정이다. 대한민국 여자농구 최고의 선수를 바라보는 박지수 역시 그래야 한다.
다행인 것은 박지수도 지금의 이러한 고난을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지수는 "주변에서 제가 있어서 KB스타즈가 우승 후보라는 말을 많이 하셔서 부담되기도 하지만, 일단은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매 경기를 반드시 잘하고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마음을 편하게 가지는 것이 제 정신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 앞으로는 제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며 주먹을 꽉 쥐어보였다.
그러면서 “지금은 제가 못하지만, 언니들이 너무 잘하고 있다. 앞으로는 언니들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제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이제 2경기를 치렀다.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았다. 지금까지의 아쉬움들을 발판 삼아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지난 1년의 시간을 누구보다 바쁘고 치열하게 지나친 박지수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그려냈다. 하지만, 아직 자신의 잠재력을 모두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올라가야 할 곳이 무궁무진하다는 뜻.
더 큰 성장을 위한 고난의 과정이 올 시즌 초반 그에게 닥쳤다. 이를 이겨낸다면 박지수는 더욱 훌륭한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과연 박지수는 많은 이들의 기대치를 완벽하게 채울 수 있는 선수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날 흘린 다짐의 눈물을 잊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명실상부 대한민국 농구여제로 우뚝 선 박지수를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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