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김예진이 다치기 전, 김예진이 다치고 난 후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5-11-29 09: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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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진(174cm, F)의 부상이 크게 다가왔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아산 우리은행은 2023~2024시즌 종료 후 박혜진(178cm, G)과 박지현(183cm, G), 최이샘(182cm, F)과 나윤정(175cm, G)을 한꺼번에 잃었다. BEST 5 중 김단비(180cm, F)만이 우리은행에 남았다. 그런 이유로, 우리은행은 2024~2025시즌에 고전할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기대 이상이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의 리더십이 여전했고, 김단비가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은행은 2024~2025시즌에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챔피언 결정전에도 나섰다.
그리고 우리은행은 2025~2026시즌을 치르고 있다. 개막 후 2경기를 모두 패했다. 해당 경기에서 평균 44.5점. 빈공에 그쳤다. 김단비의 부담도 커졌다.
그럴 만하다. 김단비는 우리은행의 공수 모두 책임지고 있다. 또, 김단비만큼 파괴력을 지닌 선수가 없다. 그래서 김단비의 어깨는 더 무겁다.
그렇다면, 수비 진영에서 김단비의 짐을 덜어줘야 한다. 김단비와 함께 수비를 해줄 선수가 필요하다. 김예진이 대표적이다. ‘디펜딩 챔피언’인 부산 BNK한테 자신의 수비력을 보여줘야 한다.

# Part.1 : 집중

김예진의 매치업은 박혜진(178cm, G)이다. 하지만 김예진의 수비 임무가 하나 더 있다. 로테이션 수비 혹은 도움수비다. 다시 말해, 김예진은 팀원들과 약속했던 수비를 해내야 한다.
그러나 김단비(180cm, F)가 경기 시작 3분 54초 만에 두 번째 파울을 범했다. 우리은행의 수비 핵심이 파울 트러블에 노출된 것. 이로 인해, 우리은행의 수비 틀이 빠르게 무너질 수도 있었다.
김예진은 흔들리지 않으려고 했다. 상황에 맞게 토킹을 해줬다. 또, 허슬 플레이로 루즈 볼을 따내려고 했다. 김단비의 짐을 가볍게 하려고 했다.
그리고 김예진은 박혜진에게 집중했다. 박혜진의 밸런스를 최대한 무너뜨렸다. 무엇보다 박혜진의 돌파 방향을 오른쪽으로 강제시켰다. 박혜진의 약한 방향을 공략했다.
김예진은 때로 이소희(171cm, G)를 막았다. 이게 더 중요했다. BNK가 최근 이소희의 득점 기회를 많이 살피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예진은 더 집중했다.
김예진의 헌신이 나쁘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수비 로테이션도 톱니바퀴처럼 돌아갔다. 특히, 이소희와 김소니아(178cm, F)의 왼쪽 돌파를 잘 대처했다. 그래서 우리은행은 1쿼터를 밀리지 않았다. 14-13으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김예진이 강제한 것

김예진은 때로 김소니아까지 막았다. 이유가 존재했다. 김단비가 2쿼터 시작 1분 26초 만에 3번째 파울을 범했기 때문. 그러나 김예진은 김소니아의 밀어붙이는 동작을 잘 막았다. 버티는 수비를 잘 해냈다.
그리고 박혜진이 코너로 가자, 김예진은 박혜진 쪽 덩크 스팟에 위치했다. 김소니아가 돌파 동작을 하자, 김예진은 태깅(페인트 존 바깥에 있는 수비수가 도파하는 선수를 툭 치고 되돌아가는 수비)에 가까운 동작을 했다. 김소니아의 돌파 동선을 순식간에 흐트러버렸다. 동시에, 나머지 선수들이 턴오버를 유도했다. 김예진의 미끼 동작(?)이 잘 먹혔다.
김예진은 그 후에도 코너에 있는 선수를 수비했다. 코너에 있는 선수에게 눈짓을 하되, 자신의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동작을 지켜봤다. 그러나 박혜진을 막아야 할 때, 박혜진에게 확실히 달라붙었다. 그 후 수비 리바운드. 세컨드 찬스를 허용하지 않았다.
김예진은 박혜진의 잽 스텝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오른손을 앞으로 뻗어, 박혜진에게 슛할 공간을 주지 않았다. 박혜진의 드리블 점퍼를 강요했다. 박혜진의 슈팅 밸런스를 최대한 흔들었다. 김예진이 박혜진을 막은 덕분에, 우리은행은 BNK의 공격 루트를 단순화할 수 있었다. 25-22로 전반전을 종료했다.

# Part.3 : 비상

우리은행은 공격 리바운드를 계속 내줬다. 수비를 정돈하기 어려웠다. 김예진도 마찬가지였다. 김소니아의 돌파에 시선을 집중하다가, 박혜진을 놓쳤다. 박혜진에게 결국 처음으로 3점을 내줬다. 우리은행도 동점(27-27)을 허용했다.
김예진은 오른쪽 코너에서 이소희를 막았다. 이소희에게 왼쪽을 내줬으나, 이소희한테 림을 허용하지 않았다. 안혜지(165cm, G)에게 킥 아웃 패스를 하도록, 김예진이 수비 방향을 잘 설정했다. 우리은행의 수비도 성공했다. 김단비가 그 후 돌파 성공. 우리은행은 29-27로 다시 앞섰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점수가 쌓이지 않았다. 시소 게임을 계속 했다. 김예진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다만, BNK의 베이스 라인 패턴과 박혜진의 볼 없는 움직임을 놓쳤다. 박혜진에게 코너 점퍼를 허용하고 말았다. 우리은행도 31-32로 역전당하고 말았다.
김예진은 3쿼터 종료 2분 30초 전 넘어지고 말았다. 이명관과 공격 리바운드를 다투던 중, 이명관과 충돌한 것. 왼쪽 다리를 쉽게 딛지 못했다.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나서야, 벤치로 물러났다. 우리은행으로서는 비상이었다. 수비 핵심 중 하나가 물러났기 때문이다.
나나미가 김예진을 대신했다. 하지만 박혜진의 볼 없는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다. 우리은행의 수비는 그 후에도 흔들렸다. 우리은행은 33-38로 3쿼터를 마쳤다. 김예진은 부축을 받은 채 라커룸으로 향했다.

# Part.4 : 김예진은 돌아오지 못했다

김예진은 코트로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수비 매치업은 엇갈렸다. 우리은행의 팀 수비망도 느슨해졌다. 이는 박혜진에게 좋은 먹잇감이었다. 결국 박혜진에게 볼 없는 움직임과 골밑 득점을 내줬다. 파울에 의한 추가 자유투까지. 박혜진을 포효하게 만들었다.
우리은행의 집중력이 확 떨어졌다. 안혜지한테 킥 아웃 패스를 내줬다. 그것도 이소희에게 향하도록 말이다. 이소희에게 결국 노 마크 점퍼를 내줬고, 우리은행은 4쿼터 시작 57초 만에 두 자리 점수 차(33-43)로 밀렸다.
흔들린 우리은행은 김단비를 일찌감치 빼버렸다. 45-54로 패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의 근심은 커보였다. 경기 종료 후 “(김)예진이가 얼마나 다쳤는지 모르겠다”라며 김예진의 부상을 안타까워했다.
다만, 박혜진은 “우리은행에 있는 모든 선수들이 대인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 우리가 전반전에 1대1을 너무 많이 하다 보니, 각자가 죽은 볼을 만졌던 것 같다. 그래서 팀원들끼리 하프 타임 때 ‘유기적으로 하자’라고 이야기했다”라며 우리은행의 수비 능력을 칭찬했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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