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신한은행은 2020~2021 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모두의 예상을 깬 성과였다. 두 시즌 모두 개막 전부터 ‘플레이오프 탈락 후보’ 혹은 ‘최하위 후보’로 꼽혔기 때문이다.
정상일 전 감독이 ‘강한 수비’와 ‘빠른 농구’라는 틀을 잘 만들었고, 구나단 감독이 디테일을 가미했다. 에이스였던 김단비(180cm, F)가 중심을 잘 잡아준 것도 컸다.
그러나 김단비가 없는 시간도 있었다. 부상과 부상 후유증 때문에 코트를 이탈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에 위기인 순간이 더 많았다.
위기를 극복하게 한 대표적인 자원이 유승희(175cm, F)였다. 포인트가드부터 파워포워드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고, 넓은 공수 범위와 왕성한 활동량으로 신한은행 특유의 팀 컬러를 제대로 구현했다.
유승희의 존재감은 기록으로도 잘 드러났다. 정규리그 전 경기(30경기) 출전에 평균 32분 56초를 뛰었고, 11.97점 5.5리바운드 3.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출전 시간부터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 모두 커리어 하이. 2021~2022 시즌은 유승희에게 최고의 시간이었다.
유승희는 “시즌 시작 전에, 감독님께서 ‘넌 25분 뛸 선수가 아니다’고 하셨다.(웃음) 그렇지만 부상 자원이 많아져서, 출전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기록이 올라갔지, 내가 잘해서 (커리어 하이를) 이룬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시즌을 잘 소화할 수 있게 해주셔서, 내가 많은 시간을 뛸 수 있었다”며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신한은행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최근 두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것. 2020~2021 플레이오프에서는 청주 KB스타즈에 2전 전패했고, 2021~2022 플레이오프에서는 아산 우리은행에 2전 전패했다.
유승희 역시 “정규리그 마지막 1주일 동안 원정을 다녔고, 이기든 지든 3위를 확정했다. 그렇지만 코로나19가 아쉬웠다. 플레이오프에서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었는데, 너무 아쉬운 결과를 안았다”라며 플레이오프를 아쉬움으로 여겼다.
아쉬움을 삼켰던 신한은행은 2021~2022 시즌 종료 후 큰 변화를 겪었다. 에이스이자 FA(자유계약)로 풀린 김단비가 아산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것. 중심을 잡아주던 선수가 팀을 떠났기에, 신한은행이 입은 전력 손실은 컸다. 또, 장신에 슈팅 거리를 갖춘 한엄지(180cm, F)도 부산 BNK 썸 유니폼을 입었다.
물론, 손실만 있었던 건 아니다. 김소니아(176cm, F)가 김단비의 보상 선수로 합류했고, 김진영(176cm, F)이 한엄지의 보상 선수로 들어왔다. 외부 FA였던 구슬(180cm, F)도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는다.
유승희는 “역할이 많아졌다기보다, 역할이 달라질 것 같다. (김)진영이와 (김)소니아 모두 공격적인 선수다 보니, 그런 점을 잘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감독님의 농구를 새로 온 선수들보다 오래 접했기 때문에, 새로 온 선수들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며 해야 할 일을 먼저 생각했다.
그 후 “포지션 정리가 필요할 거 같다. 정통 4번이 없다 보니, 새롭게 합류한 포워드(김소니아-구슬-김진영 등)들 모두 언제 골밑으로 가고 언제 외곽에서 해야 할지 정립해야 한다. 나도 지난 시즌에 언제 4번을 해야 하고 언제 외곽을 해야 할지 헷갈렸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는 작업일 것 같다. 구슬이와 (김)연희도 합류해야 한다”며 맞춰야 할 내용들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밖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기대 반, 걱정 반’이다. 그렇지만 새로 온 선수들이 밝아서, 운동 분위기가 좋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기 때문에, 지더라도 역동적인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신한은행이 지녀야 할 새로운 컬러가 유승희의 마지막 말에 담겨있었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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