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코리아 = 편집부] 한국 여자 농구를 이끌어 갈 차세대 주자를 이야기 할 때 단연 가장 먼저 손에 꼽히는 선수가 ‘리틀 신정자’로 불리는 구리 KDB생명의 프로 4년차 파워포워드 김소담(22세. 185.4 cm)이다. 김소담의 성장은 곧 한국 여자농구가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루는 데 꼭 필요한 열쇠다. 하루하루 쉼 없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김소담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 거짓말 같았던 버저비터…농구인생 터닝 포인트를 맞다
김소담은 농구인생을 통틀어 2014년 3월 13일을 결코 잊지 못한다. KDB생명은 이날 WKBL 2부 리그인 퓨처스리그 결승에서 춘천 우리은행을 상대로 66-63, 3점차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극적인 역전승’이라는 표현을 했지만 ‘극적’이라는 단어만으로는 부족한, 그야말로 짜릿하고 멋진 승리였다. 한때 20점차로 뒤졌던 경기를 가까스로 연장으로 끌고 갔고, 양 팀이 63-63으로 맞선 연장 종료 직전, 2차 연장을 떠올리던 순간 김소담이 죽을힘을 다해 던진 과감한 3점슛이 거짓말처럼 림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우승 확정 버저비터였다.
이날 끝내기 버저비터 포함 24득점 13리바운드로 ‘더블더블’ 맹활약을 펼친 김소담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김소담은 당시 그 순간을 자신의 농구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터닝 포인트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스스로 자신이 정말 농구를 좋아한다고 느낀 순간이기도 했고, 그날 그 경기로 인해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도 중요한 변화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김소담은 “그 전까지는 결정적인 순간 도망가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날 이후 마지막 결정적인 순간이 왔을 때 내가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프로 3년차 시즌이었던 지난 2013~2014시즌은 김소담에게 있어 농구선수로서 분명한 성장을 가져다 준 시즌이었다.
이와 같은 장면을 지켜본 많은 전문가들은 2014~2015시즌 KDB생명의 약진을 예상했다. 그런 전망이 나올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김소담의 존재 때문이었다.
▲ 프로 3년차에 맞이한 절호의 기회, 그리고 거침없는 성장
사실 김소담은 프로 데뷔 과정부터 ‘될성부른 떡잎’의 모습 그 자체였다. 2011년 WKBL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KDB생명의 유니폼을 입은 김소담은 신인으로서 두 시즌을 치르며 자신의 멘토이자 팀의 정신적 지주인 신정자를 위시한 ‘국가대표 베스트급’ 팀 선배들의 플레이를 벤치에서 지켜보고, 간간이 코트에 나서며 차근차근 ‘진짜 프로’가 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그리고 안세환 감독이 부임한 2013~2014시즌, 김소담은 안 감독으로부터 ‘가장 기대하는 벤치 선수’로 지목 받으며 KDB생명의 미래를 이끌 선봉장으로 공인 받았다. 그 결과 2013~2014 시즌 김소담은 1군 경기와 퓨처스리그를 오가며 쉴새 없이 코트를 누볐다.
그런 가운데 하루에 1군 경기와 퓨처스리그 경기를 모두 소화하며 무려 70분 가까이를 뛴 날도 있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부자였다. 프로선수로서 미래를 저금해 놓는 기분이었기 때문이리라.
고진감래라 했던가. 그런 힘겹지만 알찬 한 시즌을 보낸 결과 김소담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자신의 힘으로 팀을 퓨처스리그 초대 챔피언의 자리에까지 올려놓고 자신은 MVP에까지 뽑혔다.
2012~2013시즌 평균 4분 10초(평균 1.25득점)에 불과했던 김소담의 경기당 출전시간은 2013~2014시즌에 두 배가 넘게 늘어나 평균 9분37초(평균 2.88득점)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역할 면에서 확실한 신정자의 백업으로 성장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비록 팀이 플레이오프 진출은 고사하고 5위에 머물며 최악의 시즌을 보냈지만 김소담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시즌을 보낸 셈이다. 다가올 2014~2015시즌에 대한 희망을 한껏 키워놓은 2013~2014시즌이기도 하다.
▲ 마침내 붙박이 1군 자리매김…하지만 ‘절반의 성공’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청운의 꿈을 품고 맞이한 2014~2015시즌은 그러나 김소담에게 적지 않은 마음고생을 안겨주고 있다. 2014~2015시즌 들어 ‘멘토’ 신정자가 플레잉 코치로 승격이 되면서 김소담은 더 이상 퓨처스리그와 1군 리그를 오가지 않고 사실상 붙박이 1군 선수로 자리매김 했다. 그에 따라 출전시간은 지난 시즌보다 2배를 훨씬 넘는 경기당 평균 21분 32초(이하 1월 12일 현재)이다. 경기당 평균 득점 역시 6.43득점으로 지난 시즌에 비해 수직상승했다.
특히 득점 기회에서 도망가지 않고 과감하게 던지는 정확도 높은 중거리슛과 3점슛의 위력은 상대팀들에게 크나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 같은 김소담의 클러치 능력은 김소담이 언급했듯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 챔프전 버저비터가 가져다 준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김소담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있는 문제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리그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팀 성적이다. 이경은, 신정자, 한채진, 이연화 등 팀의 베테랑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고, 김소담을 비롯해 김시온, 노현지, 구슬 등 팀의 유망주들이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하는 사이 팀은 이기는 법을 잊은 듯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표류했다.
결국 KDB생명은 2014년 박수호 코치가 감독대행 자격으로 팀을 맡게 되는 어려운 상황을 겪었다. 당시 KDB생명은 3승 14패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다. 이후 KDB생명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 1승(3패)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안 전 감독의 총애 속에 무럭무럭 성장을 거듭했지만 팀 성적이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극도로 부진한 현재의 상황은 결국 ‘절반의 성공’으로 이어진다. 절반의 성공에는 분명 뿌듯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그 반대편 절반의 실패에는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 ‘멘토’ 신정자와 13살차…아직은 ‘코치님’ 대신 ‘언니’
현재 팀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애써 말을 아낀 김소담은 “아직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마음이 무겁다”며 “힘든 상황을 겪은 만큼 한 경기 한 경기 더 집중하고 경기장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신경 쓴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소담은 요즘 들어 더욱 더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매달리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할 수 있는 최선책은 훈련과 약점 보완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김소담은 “지난 시즌에는 상대 팀에서 외국인 선수가 막아도 포스트-업을 자주 시도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슈팅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 부분에 자신감이 없어진 것 같기도 해서 연습 때 더욱 더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담은 또 “키에 비해 리바운드(경기당 평균 3.14개)가 너무 좋지 않다. 그 부분을 신경 쓰고 싶다”며 “매 경기 코치님이 경기당 리바운드 8개를 말씀하신다. 올 시즌 한 번 밖에 하지 못했는데 시즌 끝날 때까지 한 경기 리바운드 8개는 잡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 밖에도 김소담은 경기 전 꼼꼼한 비디오 분석을 통해 자신이 맡아야 할 상대팀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을 연구하고 대응책을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훈련 과정에 있어 역시 신정자 플레잉 코치의 역할은 그 누구보다 중요하다.
‘리틀 신정자’로 불리는 데 대해 큰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는다는 김소담은 아직 ‘멘토’ 신정자에게 ‘코치님’이라는 호칭 대신 ‘언니’라는 호칭을 쓴다. 띠 동갑이 넘는 나이차지만 그 만큼 거리감 없는 친근한 관계임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일을 하는 역할 면에서 ‘정자 언니’에게 많은 부분을 배우고 있다는 김소담은 그 외에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는 데 있어 경험이 풍부한 신정자로부터 많은 조언과 지도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신정자와 한솥밥을 먹는 날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김소담은 농구실력 외에 신정자가 가진 특유의 카리스마와 리더십도 자연스럽게 전수 받게 될 것이다.(아쉽게도 신정자는 인터뷰이후 신한은행으로 트레이드 됐다)
▲ 세계선수권 벤치 신세에 자존심 상처…그래도 배울 것 많았다
김소담이 신정자와 함께 뛰고 있다는 사실은 KDB생명 구단에도 좋은 일이지만 대표팀에도 큰 플러스 요소다. 신정자가 대표팀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감안하면 당연한 이야기다.
지난 여름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 선발된 김소담은 씁쓸하고 자존심 상하는 경험을 하고 말았다. 세게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자웅을 겨루는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단 1분도 뛰지 못하고 벤치를 지켰기 때문이다.
‘자존심 상했냐’는 질문에 김소담은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몹시 상했다”고 말했다. 듣기에 다소 어눌하고 느린 말투인데다 스스로도 소심하다고 말하는 김소담의 성격을 떠올려 볼 때 상당히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이다.
2011 WKBL 신입선수 선발회 무대에 함께 섰던 우리은행의 이승아가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결코 주눅들지 않는 플레이로 코트를 누비고, 고등학생 신분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박지수도 세계선수권 코트에 나서 당당한 플레이를 펼치는 것을 보면서 그만큼 자존심이 상했던 것.
하지만 한편으로 그런 과정 가운데 스스로 지금 무엇이 부족한 지를 깨닫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됐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이 같은 열린 마인드 역시 김소담이 지닌 큰 재산이다.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로 평가 받는 김소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타고난 재능에 최고의 멘토, 그리고 냉혹한 프로의 세계를 누비며 시간이 흐를수록 쌓여갈 경험은 김소담의 성장속도를 한층 높여줄 것이다. 그리고 김소담의 건강한 성장은 자연스럽게 한국 여자농구 세대교체의 ‘화룡점정’이 될 것이다.
글 = 임재훈 스포츠 칼럼니스트, 사진 = 스튜디오 애플, WKBL 제공, 일러스트 윤수정
[이 기사는 농구 전문 잡지로 2015년 1월 새롭게 창간한 더 바스켓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BK포토화보] 2026 태백시장배 전국실업농구연맹전](/news/data/20260617/p1065540194818400_415_h2.jpg)
![[BK포토화보] 부산 KCC vs 고양 소노 챔피언결정전 4차전 경기모습](/news/data/20260511/p1065589134006878_578_h2.jpg)
![[BK포토화보] 부산 KCC vs 고양 소노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모습](/news/data/20260510/p1065541043822507_203_h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