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영의 사심인터뷰] '진짜사나이' KGC인삼공사 이정현

/ 기사승인 : 2015-05-16 08: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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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편집부] 2011-2012 시즌 영광스러운 챔피언 반지를 획득한 안양 KGC 인삼공사. 당시 우승멤버였던 이정현 선수 역시 군 입대로 팀 전력에서 이탈했고, 팬들은 그의 제대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2015년 1월 말. 이정현 선수는 ‘진짜 사나이’가 되어 돌아와 팀 5연패를 끊어내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습니다. 아쉽게도 남은 경기가 그리 많지 않았고 KGC 역시 봄 농구를 향한 발걸음을 일찍이 접어야 했기 때문에, 이정현선수가 제 기량을 보여줄 시간이 여유롭지 않았습니다. 누구보다 그 아쉬움이 커 보였던 그가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너무나 궁금했는데요. 팬들과 선수들의 빈자리가 유독 아쉬운 안양체육관 빈 코트에서 이정현 선수와 오붓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박지영(이하 박): 시즌이 끝났어요. 그동안 뭐하고 지내셨나요?
이정현(이하 이): 시즌 끝나고 팀 회식도 많이 하고 좀 쉬면서 그동안 못 만났던 지인들도 만나는 등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입니다.

박: 아참 몸은 괜찮나요? 며칠 전 교통사고가 났다고 들었는데…….
이: 네. 교통사고가 며칠 전에 가볍게 났었는데 뒤에서 상대가 접촉사고를 내서 좀 놀라긴 했는데 다행히 큰 이상은 없어요. 2-3일 푹 쉬었습니다.

박: 전역하니까 감회가 어때요?
이: 정확히 1월 28일 전역을 했습니다. 전역하니까 뭔가 마음의 짐을 덜어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인생에서 큰 산을 하나 넘은 느낌이랄까요? 남자가 아닌 이상 느낄 수 없는 기분일거에요.(웃음)

박: 상무에서도 활약을 많이 했는데 어떤 시간이었나요?
이: 1년 9개월 동안 상무에서 생활하면서 뜻 깊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워낙 실력이 출중한 선수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긴장도 됐고, 경기를 치르면서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기도 했어요. 농구도 그렇지만 운동이라는 것이 경쟁을 해서 뒤쳐지지 않아야 하니까요. 그 안에서 나름대로 보이지 않는 선의의 경쟁도 하게 되고, 저 역시 노력을 많이 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박: 군 생활이 준 교훈이 그거였나요?
이: 수도 없이 많죠. (웃음)

박: 조금 들려주세요.
이: ‘이런 곳도 있구나!’ 하는? 통제된 생활과 엄격한 규율 속에서 생활을 했어요. 특히 군대에서는 많은 분들이 항상 말하는 것이지만, 인내, 절제, 희생정신을 많이 배운 것 같고요. 이런 것들이 정신적으로 제 자신을 성숙하게 만들어 줄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박: 그래서 그 전보다 많이 성숙했나요?
이: 네, 군대 가기 전보다는 많이 성숙해진 것 같고요. 아무래도 생각 하는 게 많이 바뀌었어요. 전에는 많이 어렸고 받는 것에 많이 익숙해져 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군대를 가니까 제가 스스로 해야 할 것들 정말 많더라고요. 그래서 원래 제가 누렸던 것들 하나하나에 감사한 마음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많이 성숙해진 것 같습니다.

박: 말투를 보니 그런 것 같네요. 얼마 전 팀에 복귀를 하고나서 적응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을 것 같은데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이: 돌아오자마자 100% 적응 할 수 있는 선수가 되면 좋겠지만 쉽지 않잖아요. (웃음) 상무에서 있을 때도 항상 팀 경기를 챙겨봤어요. 어떤 경기였는지 또는 팀 컬러가 어떤지 빨리 캐치해야 저도 빨리 적응할 것 같아서 모니터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나름 준비를 차근차근했다고 생각했는데, 적응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나 싶어요. 아무래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해서 더 이런 마음이 생겼던 것 같아요.

박: 모니터링을 하면서 본인이 없어서 빈자리가 덜 채워졌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나요?
이: 아니요. 그런 생각은 안했어요. 그런데 저희 팀이 실력을 떠나서 뭔가 잘 나아갈 때, 경기력이 향상되려고 할 때 부상하는 선수들이 생겨서 모두 모여서 뛴 경기는 별로 없는 것 같더라고요. 부상자들이 워낙 많아서 최고의 전력으로 경기하기에 역부족이지 않았나 싶고, 유독 힘들었던 시즌이었던 것 같아요.

박: 그렇다면 이정현 선수 본인은 전역 이후 한 달 조금 넘게 뛰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요?
이: 아무래도 상무에서는 대학생들과 게임을 하고 경기수가 적었지만, 프로는 이틀에 한번 꼴로 경기를 하다 보니까요. 오랜만에 뛰는 거라 컨디션 유지하는 것도 힘들었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던 것 같아요.

박: 돌아오니 팀 멤버도 조금 바뀌었잖아요?
이: 음...(김)태술이형 없는 것 빼고는 많은 변화는 못 느끼겠어요. 군대 다녀오니까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제가 중고참이 되어있더라고요. 다른 팀에 가면 많은 나이가 아닌데 멤버들이 워낙 젊고, 주장 (양)희종이형도 이제 32살이에요. 10개 구단 중에 가장어린 주장이기도 해요. 저도 요즘 세월의 무서움을 느끼고 있어요. (웃음) 그래도 이제 막내들이 해야 할 일들을 제가 안 해도 된다는 편안함은 있죠.

박: 그러고 보니 올해 벌써 29살이네요. 30대를 이제 코앞에 두고 있는데 주변에서 나이에 대한 압박은 없나요?
이: 아직 나이에 대해 스스로 크게 느끼는 것은 없는데, 주변에서 곧 서른이다 얘기를 많이 해요. 전 아직 20대 중반인 것 같은데 군대갔다오니 시간이 훌쩍 지나있더라고요. 아직 젊게 살려고 하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박: 군대에서의 2년이 아깝다고 느낀 적은 없나요?
이: 전혀 아깝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만큼 많이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이었거든요. 프로에서 3년 뛰고 군대에 갔는데, 바로 4년차 뛰었으면 슬럼프나 매너리즘에 빠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로서는 다른 환경에서 다른 생활을 하니까 분위기전환도 된 것 같고요. 이런 시간들이 스스로에게 도움이 많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 부분도 많았습니다.

박: 요즘은 쉬잖아요? 주로 뭘 해요?
이: 교통사고 때문에 입원했다가 어제 퇴원했습니다. 3일 동안 입원했었는데 많이 좋아져서 통원치료를 받기로 하고 퇴원했어요. 오늘 인터뷰 있다고 해서 준비하고 나왔습니다. 얼굴이 보기 안 좋은가요?

박: 아뇨. 좋은데요? (웃음) 다행이에요. 얼마 전에 생일이었다고 들었는데 축하는 많이 받았어요?
이: 시즌 마지막이라서 팬들이 찾아와서 생일축하도 해주고 동료들이 많이 축하해 줬어요. 식당어머님이 미역국도 해주셨고요. 아 저랑 (강)병현이 형이 생일이 똑같아요. 그래서 같이 좋은 시간 보냈습니다.

박: 늦게나마 저도 축하드립니다. 팬들이 복귀 전 때도 응원을 많이 해줬잖아요. 고마울 것 같아요.
이: 네. 전역하자마자 어떤 분이 물어보시더라고요. ‘팬들이 많이 기다리지 않았냐’고요. 제 나름대로 ‘저 팬 별로 없어요’ 라고 대답을 했는데 팬들이 이 얘기를 듣고 상처를 받았나 봐요. ‘이렇게 많은데 왜 없다고 그러냐고, 왜 그러시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결론은... 저 팬 좀 있어요. 하하하. 특히 저희 팀이 워낙 인기가 많은 선수들이 많아요. 희종이형, 찬희, 세근이 병현이형 등등 저는 많이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 맞아요. 미남구단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많은 선수들이 유독 많은데, 그렇다면 이정현선수가 직접 KGC 외모 서열을 정해볼 수 있을까요?
이: 제가 감히요?

박: 네. 감히 부탁드릴게요. (웃음)
이: 잘못 말했다가는 큰 파장을 불러 올수도 있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웃음) 저는 희종이 형이 남자답게 잘생긴 것 같아요. 병현이형도 멋있으시고, 박찬희 선수, 오세근 선수 등 많이 있죠.

박: 애매해요. 솔직히 이 선수보다는 내가낫다? 꼽아줄 수 있나요?
이: 각자의 취향도 있고 한데 존중해 주셔야 되는 것 아닌가요? (웃음) 뭐 다 비슷한데 그나마 뽑으라면 제가 3등? 제가 3번이니까요. 뭐든지 세 번째로 하하하.

박: 아 그럼 양희종선수 강병현 선수 다음 3등이라는 건가요?(웃음) 정말 그러고 보니 등번호도 3번이잖아요? 이유가 있나요?
이: 그냥 우스갯소리로 ‘3월 3일이 생일이라서 3번 달았어요.’ 라고 얘기를 하기는 하는데, 그런 이유도 있고요. 제가 좋아하는 선수가 NBA에서 뛰고 있는 마이애미의 드웨인 웨이드라는 선순데 등번호가 3번이에요. 이 선수가 전성기 때 대단했거든요. 그때 보고 3번 달고 싶었어요. 플레이 스타일도 많이 보고 따라하려고 노력했어요. 굉장히 파워풀하고 열정적인 스타일이거든요.

박: 그렇다면 3번 이정현선수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뭐에요?
이: 상무에 있으면서 운동에 대한 욕심이 많이 생겼어요. 나이가 있다 보니까 몸,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할까요? 휴식하는 기간이지만 당분간은 조금 쉬다가 개인적으로 크로스핏이라는 운동을 좀 해보려고 합니다.

박: 와 대단하네요. 쉴 틈이 없어 보이는데 비시즌 동안 여행이나 휴식을 가질 계획은 없는건가요?
이: 전역하고 나서 팀에 신경 쓰느라 여행을 가야겠다라는 생각을 한 적은 없어요. 조만간 광주 집에 갈 생각입니다. 엄마가 해주신 집 밥을 먹고 힘을 좀 내야 될 것 같아요.(웃음)

박: 집이 최고죠.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은 안하나요? 결혼을 하거나 계획하는 동료들도 많잖아요.
이: 어렸을 때는 결혼을 빨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죠. 좋은 사람이 있으면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막상 프로에 와서 뛰어보니까 제가 누굴 잘 챙기는 스타일이 못 되더라고요. 여자 친구가 생겨도 잘 못 챙기고. 제 성격이 농구가 안 되면 주변을 안 챙겨요. 그래서 그런지 결혼은...음... 제 마음은 빨리하고 싶지만 여건상 조금 더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박: 현재는 여자 친구가 있나요?
이: 없습니다.

박: 이상형은요?
이: 항상 이렇게 얘기하는데 다들 웃더라고요. 아무래도 직업의 특성상 제가 많이 챙겨주지 못하는 부분을 이해를 잘해주고 배려해줄 수 있는 그런 ‘개념 있는 사람’이 좋아요.(웃음) 예의가 바른 사람?

박: ‘개념’있는 사람이라.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시네요.(웃음) 이정현 선수에게 올 시즌은 아쉬음이 많이 남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이: 그렇죠, 아무래도 플레이오프에 올라갔으면 운동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져서 좋았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이 좀 아쉽긴 해요. 그런데 그만큼 저도 준비를 많이 못해서 한달 뛰면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어요. 다음 시즌은 꼭 봄 농구를 할 수 있게 차근차근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박: 특별히 더 준비하고 보완하고 싶은 부분은요?
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특히 제가 워낙 기복이 있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노력을 해봤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체력이 떨어지니까 몸도 잘 안 따라오고요. 아무래도 슛 성공률에 신경을 많이 써야할 것 같아요. 너무 내려가서 슛 연습을 많이 해서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목표고요. 위협이 될 만한 선수가 되어야 겠죠.

박: 내년 목표는 더 비장할 것 같은데요?
이: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정말 팀이 잘했으면 좋겠어요. 저희 팀 멤버 모였을 때 우승을 한 번 더 하는 것이 목표고요. 태술이형이 없기는 하지만 워낙 능력 있는 선수들이 모인 팀이잖아요. 또 챔피언 반지가 있다는 것이 저희에게는 자신감이나 동기부여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다른 팀이 생각하기에는 단지 ‘8위 팀’ 정도에 머물 수도 있겠지만 저희는 자신감이 있거든요. 준비를 많이 또 철저히 하면 결과도 알아서 따라 와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 저까지 벌써부터 다음시즌이 기다려집니다. 팬들은 얼마나 더 보고 싶겠어요. 이정현선수와 KGC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이: 저희가 이번시즌 아쉽게 8위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운이 없다는 것은 핑계인 것 같고요. 저희도 열심히 해서 팬들도 실망하지 않는 경기를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고요. 그리고 좋은 성적이 났을 때 팬들도 많이 찾아와 주시더라고요.(웃음) 다음시즌은 조금 더 좋은 게임 보여드릴게요. 그만큼 많이 와서 응원해주시고 선수들에게 격려를 많이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그가 군에 입대하기 전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지는 않았지만 1년 9개월이라는 시간이 이정현 선수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준 것은 확실해 보였습니다. 제가 느낀 그는 꽤 성숙해져 있었고 본인의 플레이나 인생에 대한 생각 역시 깊어져 있었습니다. 아직 2014~2015 프로농구 플레이오프가 끝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KGC에서 제 2의 농구인생을 시작할 이정현선수가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것은 왜일까요? 갓 복귀한 그가 한 달 정도 코트를 뛰며 느꼈던 많은 것들이 다음 시즌 본인에게도 또 팀에게도 달콤한 결실로 돌아오길 바라봅니다.

글 = 박지영 MBC 스포츠 플러스 아나운서, 사진 = 박진호 기자

[이 기사는 농구 전문 잡지로 2015년 1월 새롭게 창간한 더 바스켓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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