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코리아 = 편집부] 청주 KB스타즈 심성영은 신장이 165cm에 불과한 단신 가드다. 때문에 심성영의 이름 앞에는 ‘단신’이라는 수식어가 꼭 붙는다. 하지만 그는 점점 자신의 이름 앞에 ‘단신’이라는 수식어를 지우고 있다. 대신, ‘스피드’라는 수식어로 이름 앞을 채우며 더 빨리, 그리고 더 높이 성장하고 있다.육상 말고 ‘농구’ 해볼래?
어릴 때부터 발이 빨랐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 대표로 육상 대회에 출전하던 ‘달리기 소녀’였다. 초등학교 5학년생 심성영에게 농구는 그저 동아리 활동 정도로만 즐기는 ‘취미’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해 봄의 끝자락에 심성영은 소년체전 농구 종목에서 학교 대표로 출전했다. 물론 이 때도 농구는 ‘취미’였다. 소년 체전에 나선 심성영의 모교 광주 방림초등학교는 선수 육성을 목표로 하는 영광 홍농 초등학교를 만났다. 기본기가 탄탄한 홍농 초등학교는 동아리 활동에 불과한 방림초등학교 농구팀에 무려 60점 이상의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심성영은 빛났다. 팀의 대패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뛰어다녔고 순수한 승부욕을 코트에 쏟아 부었다.
그리고 그 해 겨울, 농구는 취미를 넘어 ‘새로운 목표’가 되었다. 소년체전에서 빠르게 코트를 휘젓고 다니던 심성영은 농구 명문 수피아여중에 영입 제의를 받았다. “육상 말고, 농구 해볼래?”라는 제의에 심성영은 바로 “오케이!”를 외쳤다. 이 때부터 심성영의 빠른 농구가 시작됐다.
심성영은 수피아여중을 거쳐 수피아여고로 진학했다. 수피아여고는 양정옥(은퇴), 이미선(삼성), 양지희(우리은행), 정선화, 김보미(이상 KB스타즈)등의 스타플레이어들을 배출한 저력있는 농구 명문이다. 심성영도 수피아여고에서 스타플레이어로 거듭나기 위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결국은 수피아여고의 핵심으로 우뚝 섰다. 이름 앞에 ‘단신’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함께였지만, 공격력과·스피드, 그리고 발전가능성에 대해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 발전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프로 진출’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2011 WKBL 드래프트에서 이승아(우리은행), 이정현, 김소담(이상 KDB생명)에 이어 전체 4순위라는 비교적 높은 순위로 청주 KB스타즈에 입단했다. 프로 진출 비결(?)에 대해 묻는 질문에 “고등학교 때는 그래도 꾸준하게 했던 것 같아요. 팀 성적은 안 좋긴 했는데.. 주축으로 뛰다보니 공격적으로 나서야 했어요”라며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린 뒤, “아마도 스피드라는 제 장점을 살려 운동했던 점이 잘 통했던 것 같아요. 왜 뽑힌 지는 잘 모르겠지만(웃음), 제 스피드 농구를 장점으로 보셨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심성영에게 ‘단신’이란?심성영의 신장은 165cm다. WKBL 현역 선수 중 안혜지(163cm, KDB생명) 다음으로 두 번째로 작다. 항상 ‘단신’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밖에 없다. 심성영에게 ‘단신’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처음에는 단신인 게 싫었어요. 힘들 때는 ‘나는 키도 작은데 왜 농구를 했지?‘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죠”라며 그간의 속병을 드러냈다. 하지만 당차고 똑 부러진 성격을 가진 덕에 생각을 고쳤다. 그는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생각 하지 않으려 해요. 대신 키가 작은 부분도 장점으로 부각시키기 위해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어요”라며 침착하게 말했다.
서동철 감독, ‘내 단점도 장점으로 만들어주신 분’
본인의 말대로, ‘열심히 운동’한 심성영은 2014~2015시즌을 앞두고 KB스타즈 서동철 감독의 기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서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심성영에 대한 기대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곤 했었다. 심성영은 비시즌 연습 경기에서 KB스타즈의 색깔인 빠른 공격을 이끌며 팀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때문에 서 감독이 기대감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심성영은 “코트에 들어서게 되면, 자신감 있게 빠른 농구를 보여줘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했고 “비시즌 때는 언니들이 대표 팀 일정 때문에 거의 2군 멤버로 게임을 했다. 그래서 잘 됐던 것 같다”고 겸손한 답변을 내놨다. 그리곤 서 감독을 향해 “감독님께서 제 장점을 많이 부각시켜 주셨고, 제 단신이라는 단점을 장점으로 만들어주셨어요. 정말 큰 도움이 됐죠”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심성영은 서 감독의 전폭적인 기대를 받으며 2014~2015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감독의 기대에 비해 활약이 아쉬웠다. 오히려 부상이라는 악재까지 겹쳐 주춤했다. 그는 “자신이 없진 않았는데, 제 장점인 스피드 농구를 못 보여드린 것 같아요”라며 씁쓸한 마음을 드러냈다.
‘능수능란 심성영’ 기대하라!인터뷰의 끝자락. 심성영은 마지막으로 올 시즌을 되돌아보고, 다음 시즌 의지를 다졌다. 먼저 올 시즌에 대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 할 때, 팀에 보탬이 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압박감도 있었어요. 한 편으로는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죠. 이전에는 ‘빨리 잘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앞섰었는데, 되돌아보니 오히려 그런 생각들 때문에 더 안됐다는 걸 알게 됐어요. 참 깨달은 게 많은 시즌 이었어요”라는 속 깊은 소감을 내놨다.
다음 시즌 다짐도 밝혔다.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하는 게 우선적인 것 같아요. 저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많은데 그런 걸 깨고 싶어요. 다음 시즌에는 ‘능수능란하게 리딩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라며 더 속 깊은 속내를 드러냈다. 또, 자신감을 장착한 이후 마지막 목표로 ‘단신으로서의 단점이 보이지 않는 선수가 되는 것’으로 잡았다. 점점 ‘단신’이라는 수식어를 지우고, 이를 자신감이 붙은 ‘스피드’로 채워가는 심성영이 목표를 향한 달리기를 힘차게 하고 있다.
글 = 최해인 기자, 사진 = WKBL 제공
[이 기사는 농구 전문 잡지로 2015년 1월 새롭게 창간한 더 바스켓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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