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를 생각했던 최지훈, ‘제2의 2군 신화’를 바라보다

kahn05 / 기사승인 : 2015-07-06 08:07:58
  • -
  • +
  • 인쇄
20150706 부산 kt 최지훈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절박했던 한 남자는 우여곡절 끝에 농구공을 계속 잡게 됐다.

부산 케이티로 이적한 최지훈(189cm, 포워드)의 이야기다. 최지훈은 경희대 시절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 일에 능하고 3점슛 라인 밖에서 한방을 갖춘 포워드였다. 경희대학교 4학년 때 대학농구리그 통합우승 트로피를 만졌으나, 막상 드래프트에서는 2군 유니폼(전주 KCC)을 입어야 했다.

하지만 최지훈은 1군 진출 기회를 잡았다. KCC 포워드 라인이 부상과 군 입대 등으로 대거 이탈했기 때문. 2012~2013 시즌 정규리그 47경기에 출전해 평균 18분 17초를 소화했고, 4.5점 1.8리바운드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최지훈은 트레이드를 통해 안양 KGC인삼공사로 이적했다. 그러나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14~2015 시즌에는 1군 무대를 단 한 번 밖에 밟지 못했다.

최지훈은 2014~2015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대상자가 됐다. 최지훈은 KGC인삼공사와 재계약하지 못했고, 최지훈은 타의로 FA가 되고 말았다. 지난 5월 20일 부산 케이티와 울산 모비스로부터 영입의향서를 받았다.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고민에 빠진 최지훈은 결국 케이티와 계약했다. 그리고 한 달 후.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케이티 올레 빅토리움에서 최지훈을 만났다.

# 방황하던 영혼의 케이티 정착기

최지훈은 2012~2013 시즌 KCC에서 프로 데뷔 시즌을 치렀다. 2013~2014 시즌부터 2시즌 동안 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유니폼을 입기는 했으나, 코트를 밟지 못했다. 최지훈은 “KCC에서는 어떻게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많은 경기를 출전했다. KGC인삼공사에서 나를 원했고, 트레이드 요청을 했다고 들었다. 그렇지만 내게 주어진 기회를 잡지 못했다”며 지난 세 시즌 동안 자신의 상황을 요약했다.

최지훈은 2014~2015 시즌 종료 후 군 입대를 생각했다. FA 대상자가 됐으나, 사실상 방출된 선수나 다름없었기 때문. 나머지 9개 구단의 영입의향서 또한 생각하지 못했다. 2015~2016 시즌을 사실상 포기했다. 군대 문제부터 해결하기로 결심했다. 수소문 끝에 육군3사관학교의 농구 조교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이것이 포기를 뜻하지 않았다. 최지훈은 “농구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군대를 다녀와도, FA 자격이 주어진다고 들었다. 그게 여의치 않으면, 일반인 드래프트라도 참가하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농구와의 연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프로 무대, 아니 농구를 향한 열망이 너무나도 컸다.

그렇지만 최지훈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케이티와 모비스로부터 영입의향서를 받은 것. 오히려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최지훈은 지난 5월 25일 케이티의 계약서에 사인했다. 방황하던 영혼은 그렇게 케이티 체육관을 찾았다.

# “몸은 힘든데, 마음은 행복했다”

최지훈은 2013~2014 시즌부터 2시즌 동안 정규리그 13경기에만 출전했다. 평균 시간은 10분을 넘지 못했다. 최지훈에게 운동량과 경기 체력을 바랄 수 없었다. 조동현(39) 케이티 감독은 “경기를 거의 안 뛰어서 그런지 몸이 안 좋더라. 연습 경기에서 일부러 많은 시간을 뛰게 했다. 처음에는 힘들어했다. 그렇지만 조금씩 나아지더라”며 최지훈의 몸 상태를 전했다.

최지훈 역시 “몸이 덜 만들어진 상태였다. 게다가 다른 선수보다 훈련을 3주 정도 늦게 시작했다. 몸이 만들어지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다. 그 상황에서 동료들의 훈련을 지켜보니, 훈련이 더욱 힘들게 보였다. 겁을 먹었다(웃음)”며 자신의 몸 상태를 걱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최지훈은 “막상 훈련하고 보니 몸이 너무 힘들었다. 형들이 우스갯소리로 ‘차라리 군대에 가지 그랬냐’고 말했다.(웃음) 물론, ‘농구 조교’라는 자리가 쉽게 나지 않는다. 다른 보직보다 편하다는 말도 들었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았다. 농구 코트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기 때문이다”며 힘든 훈련을 즐겼다. 그 순간, 최지훈의 미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최지훈이 말한 ‘과제’ 그리고 ‘역할’

케이티는 조직적인 움직임을 강점으로 하는 팀.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조동현 감독도 케이티의 큰 틀을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세부적인 면은 다르다. 조 감독은 몸싸움과 수비, 움직임 등 왕성한 활동량을 강조하고 있다. 최지훈은 “감독님께서 강하고 빠른 농구를 강조하신다. 특히, 수비를 많이 이야기한다. 나는 아직 감독님이 요구한 것의 15~20% 정도 밖에 소화를 못하는 것 같다. 체력도 다 올라오지 않아, 체력 운동을 더 많이 해야 한다”며 자신의 과제를 이야기했다.

이어, “프로 무대는 더욱 세밀한 농구를 요구한다. 약속된 움직임이 많다. 머리로는 이해를 해도, 막상 다양하고 복잡한 경기 상황에서 모든 움직임을 몸으로 실천하기 쉽지 않다. 약속된 움직임을 깜빡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며 ‘집중력’을 같이 언급했다.

최지훈의 역할은 ‘벤치 멤버’다. 포워드 라인에서 박상오(195cm, 포워드)와 우승연(193cm, 포워드)의 뒤를 받쳐야 한다. 조동현 감독은 “(최)지훈이는 아마 (박)상오의 뒤를 받쳐야 할 것이다. 슈팅 능력을 갖추고 있다. 몸 상태가 아직 100%는 아니나,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최지훈은 “모든 벤치 멤버나 식스맨의 역할이 비슷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전 형들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주전 형들이 모든 경기를 40분 내내 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궂은 일 열심히 하고, 팀이 필요로 하는 움직임을 잘 해줘야 한다. 찬스 때 한방 터뜨려줘야 한다”며 자신의 역할을 100% 이해했다. 이해한 바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20150706 부산 kt 최지훈

# 간절한 플레이오프, 그리고 김우람

최지훈은 2010년 대학농구리그 준우승과 2011년 대학농구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최지훈이 속한 경희대는 대학리그의 강자였다. 그렇지만 최지훈은 프로 데뷔 후 정상의 자리에 서지 못했다. 문턱조차 밟지 못했다. 프로 데뷔 후 3시즌 모두 플레이오프를 경험하지 못했던 것.
플레이오프를 한 번도 밟지 못한 최지훈은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있는 팀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는 징크스가 있는 것 같다고. 이제는 그 징크스를 깨고 싶다. 플레이오프 무대를 꼭 밟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최지훈에게 개인 목표를 물었다. 최지훈은 “상무에 있는 (김)우람이형처럼 되고 싶다. 우람이형과는 경희대 시절부터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했다. 2군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케이티에서 기회를 얻었다. 기회를 받은 우람이형은 케이티에서 맹활약했고, 상무 입대에 성공했다”며 롤 모델을 설정했다. 경희대 1년 선배인 김우람(185cm, 가드)의 뒤를 이어, 제2의 ‘2군 신화’를 꿈꾸고 있었다. 최지훈은 과연 또 한 번 찾아온 기회를 제대로 포착할 수 있을까. ‘절박함’과 ‘기대감’으로 2015~2016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제공 = 부산 kt 소닉붐(최지훈), KBL(김우람)

[저작권자ⓒ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HEADLINE

더보기

PHOTO NEWS

더보기

베스트 클릭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