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2015년을 불과 며칠 앞둔, 지난 2014-2015 시즌이 중반을 향할 무렵. NBA에서는 대형 트레이드가 터졌다.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인 레존 론도(새크라멘토)가 보스턴 셀틱스에서 댈러스 매버릭스로 트레이드된 것. 당시 댈러스는 27경기를 치러 19승 8패를 기록하는 등 남다른 기세를 뽐내고 있었다. 이미 6연승과 5연승을 곁들이는 등 플레이오프 진출을 넘어 댈러스는 우승권으로 진입하고자 했다.
이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는지 모른다. 댈러스는 오프시즌에서 이미 가드, 포워드, 센터를 두루 보강했다. 휴스턴 로케츠를 떠나 제한적 자유계약선수인 챈들러 파슨스를 앉혔다. 트레이드를 통해 구단 역사상 첫 우승에 일조한 타이슨 챈들러(피닉스)를 데려왔다. 올랜도 매직에서 사면방출된 베타랑 가드인 자미어 넬슨(덴버)까지 품었다. 지난 2012-2013 시즌만 하더라도 덕 노비츠키와 먼테 엘리스(인디애나) 밖에 없었던 댈러스로서는 전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여기에 릭 칼라일 감독의 전술까지 덧입혀지며 댈러스는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댈러스는 혼돈의 남서지구에서 3위를 내달리고 있었으며, 서부컨퍼런스 전체에서 6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서부에 속한 팀들의 기세가 엄청났던 만큼 댈러스의 성적은 결코 모자란 것이 아니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19승 이상을 거뒀던 팀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멤피스 그리즐리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휴스턴 로케츠가 전부. 댈러스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상위권으로 도약할 발편을 마련하고자 했다.
매버릭스의 승부수! 론도 트레이드
그래서였을까 댈러스는 깜짝 트레이드를 단행하기에 이른다. 보스턴과 협상을 벌인 댈러스는 보스턴의 프랜차이즈스타인 론도를 트레이드해왔다. 댈러스는 론도와 유망주 빅맨인 드와이트 파월(포워드, 211cm, 109kg)을 받는 대가로 넬슨과 브랜든 라이트(멤피스) 그리고 제이 크라우더(보스턴)를 받았다. 댈러스는 추가적으로 2015 1라운드 티켓과 2016 2라운드 티켓을 보냈다(보스턴은 선수들의 몸값에서 생긴 차액으로 1,300만 달러에 달하는 트레이드익셉션까지 품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댈러스는 론도라는 날개를 달고 더욱 높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다. 댈러스의 주득점원인 노비츠키를 필두로 파슨스와 엘리스까지 공격에 있어 탁월한 선수들이 즐비했기 때문. 다만 볼을 들고 플레이하는데 익숙한 엘리스와 새로 합류한 론도의 조합이 우려되기는 했지만, 칼라일 감독이라면 이를 능히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즉, 상승기류에 있던 댈러스가 론도를 만나면서 유력한 대권주자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론도와 댈러스의 궁합은 기대 이하였다. 보스턴에 있을 당시만 하더라도 트리플더블을 밥 먹듯이 해낸 론도는 댈러스에서 여러 제약에 시달려야 했다. 보스턴에서는 주도적인 농구를 펼쳤지만, 정작 댈러스에서는 보스턴에서의 모습을 재현하지 못했다. 손발이 맞지 않은 느낌이었따. 론도가 보스턴에서 케빈 가넷(미네소타), 폴 피어스(클리퍼스), 레이 앨런(무직)을 이끌어 본 경험은 댈러스에서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이윽고 사단이 났다. 어렵사리 플레이오프 진출했지만, 댈러스의 칼라일 감독과 론도는 마찰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론도는 1라운드를 치르는 도중에 댈러스로부터 전력 외 통보를 받았다. 결국 댈러스의 ‘론도 트레이드’는 실패였다. 여기에 이번 오프시즌에 디안드레 조던(클리퍼스)가 구두계약을 파기하면서 댈러스는 챈들러까지 놓치고 말았고, 이번 시즌 전력을 꾸리는데 크나 큰 장애와 맞서야 했다.
험난했던 데뷔시즌!
댈러스는 지난 시즌에 우승에 실패했다. 우승권에도 가보지 못하고 일찌감치 짐을 싸야했다. 거기에다 지난 2015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권을 내준 만큼 유망주를 확보할 기회도 상실했다. 댈러스가 작년 12월에 던진 승부수는 그렇게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니었다. 댈러스에는 파월이 있었다. 당시 파월은 론도 트레이드를 위해 샐러리를 맞추는 조각에 지나지 않았다. 파월은 론도 트레이드 당시 부가적인 옵션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파월은 현재 댈러스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파월은 D-리그를 오가야했다. 트레이드되기 전 보스턴에서도 마찬가지였고, 팀을 옮긴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시즌 NBA에서 29경기에 나서는 동안 출전시간은 경기당 8.1분에 불과했다. 평균 3.1점 1.7리바운드를 올리는데 그쳤다. 2라운드에서 지명된 신인으로서는 작지만 출전기회를 얻은데 만족해야 했다. 그는 나머지 시간을 D-리그에서 보냈다. 보스턴의 메인 레드클로즈와 댈러스의 텍사스 레전즈에서 뛰어야 했다.
참고로 파월은 지난 2014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5순위로 샬럿 호네츠에 지명됐다. 드래프트 이후 한 달 만에 파월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로 트레이드됐다. 샬럿은 브렌든 헤이우드의 계약을 떠넘기길 원했다. 이에 헤이우드에 파월을 묶어 클리블랜드로 보냈다. 샬럿은 알론조 지(뉴올리언스)를 받아들였다. 샬럿에 이어 클리블랜드도 1개월 만에 파월을 보스턴으로 보냈다. 클리블랜드는 파월에다 존 루카스 Ⅲ, 에릭 머피, 말컴 토마스와 다수의 드래프트 티켓을 보스턴으로 보냈다. 클리블랜드는 키스 보건스와 드래프트 티켓을 받았다.
# 파월 트레이드 1
샬럿호네츠 get 알론조 지
클리블랜드 get 브렌든 헤이우드, 드와이트 파월
# 파월 트레이드 2
캡스 get 키스 보건스, 2015 2라운드 티켓, 2017 2라운드 티켓(55순위 보호)
셀틱 get 존 루카스 Ⅲ, 에릭 머피, 말컴 토마스, 드와이트 파월, 2016 2라운드 티켓, 2017 2라운드 티켓
클리블랜드는 샐러리 절감을 원했다. 르브론 제임스를 앉힌 클리블랜드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케빈 러브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 이에 파월은 3개월 만에 샬럿에서 클리블랜드를 거쳐 보스턴까지 오게 됐다. 이제 갓 자리를 잡아야 하는 어린 선수에게 적잖은 혼란이 왔을 터. 게다가 보스턴에서는 제러드 설린저와 켈리 올리닉을 비롯한 파월보다 더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빅맨들이 여럿 포진하고 있었다. 파월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파월은 D-리그를 오가야 했다. 이는 댈러스에 새둥지를 튼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보스턴(5회)과 마찬가지로 댈러스(8회)도 여러 차례 파월을 D-리그로 내렸다가 불러 올렸다. 론도와 댈러스로 오가난 이후에 약 열흘 만에 D-리그로 향해야 했을 정도로 파월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이미 댈러스에는 노비츠키의 뒤를 받칠 선수들이 즐비했다. 기존의 찰리 빌라누에바는 물론 시즌 막판에 합류한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마이애미)까지 있었다.
파월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점점 더 없어졌다. 게다가 댈러스에는 파슨스와 알-파룩 아미누(포틀랜드)까지 간헐적으로나마 파워포워드 포지션을 커버해줄 선수들도 있었다. 존재감은 미비했지만 그렉 스미스까지 벤치에 있었기에 파월이 기회를 잡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흉작의 연속, 매버릭스의 농사 실패!
댈러스는 지난 시즌의 실패와 이번 오프시즌까지 망쳤다. 흉작도 이런 흉작이 없었다. 모든 것은 시나리오에 불과하겠지만, 잘만 이뤄졌다면 댈러스는 노비츠키 이후 ‘론도-파슨스-조던’으로 이어지는 전력을 갖췄을 터. 노비츠키가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댈러스가 충분히 대권에 명함 정도는 내밀어 볼법했다. 그러나 댈러스는 론도와 맞지 않음을 인정했다. 조던은 시장의 도의를 부셨다.
댈러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조던의 구두계약 취소가 나은 여파는 실로 컸다. 마크 큐반 구단주는 선수들에게 계약이행여부를 묻기까지 했다. 남겠다고 한 웨슬리 메튜스와 J.J. 바레아는 댈러스로부터 이전보다 훨씬 큰 규모의 계약을 안겼다. 그나마 댈러스는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2라운드 지명권 1장을 소진하며 밀워키 벅스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댈러스는 자자 파출리아를 불러들였다.
불행 뒤에 행운이 찾아 온 것일까. 데런 윌리엄스가 이적시장에 나왔다. 윌리엄스는 원소속팀인 브루클린 네츠와 계약을 해지했다. 댈러스는 윌리엄스를 붙잡았다. 지난 2012년 오프시즌에 댈러스는 윌리엄스를 잡고자 했지만, 이제야 윌리엄스를 만날 수 있었다. 댈러스는 윌리엄스에게 계약기간 2년에 1,0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윌리엄스가 지난 2012년처럼 올스타가드는 아니지만, 당장 주전 자리를 맡아줄 선수를 포섭한 점은 결코 나쁘지 않다.
파출리아의 영입은 성공적이다. 파출리아는 이번 시즌 19경기에 나서 경기당 28.7분을 뛰며 11.1점 10.2리바운드 2.1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노비츠키의 보디가드로 손색이 없는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파출리아의 매물이 2라운드 티켓인 점을 감안하면 조던보다 가성비적인 측면에서는 단연 으뜸이다. 윌리엄스도 지금까지는 부상 없이 경기를 잘 소화하고 있다. 페이스도 나쁘지 않다.
파월에 대한 좋지 않았던 평가
파월이 이번 시즌부터 괄목상대한 경기력으로 팀에 큰 힘을 불어넣고 있다. 2라운더가 맞이하는 2년차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파월은 현재까지 18경기에 나서 경기당 20.4분 동안 코트 위에서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10분을 채 뛰지 못한 그였지만, 이번 시즌에는 모든 경기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파월은 평균 8.9점 6.7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 앞서 파월은 서머리그에서 첫 선을 보였다. 파월은 서머리그에서 6경기에 나서 경기당 32.3분 동안 평균 18.8점(.429 .265 .700) 9.2리바운드 2.5어시스트를 올렸다. 비록 서머리그지만 파월이 보인 경기력은 대단했다. 지난 7월 13일에 있었던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의 경기에서는 자신의 서머리그 1경기 최다인 25점을 퍼부었다. 그 전 경기에서는 뉴올리언스 펠리컨스를 상대로 19점 14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칼라일 감독은 파월을 불러올리기로 결심했다. 파월도 지난 시즌 D-리그를 시작으로 이번 2015 서머리그에서 자신의 기량을 발현하기까지 긴 담금질의 시간을 보냈다. 파월은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칼라일 감독은 파월에게 노비츠키의 백업을 맡아줄 것을 주문했다. 칼라일 감독은 지난 11월 19일에 『ESPN』과 가진 인터뷰에서 파월의 활약을 두고 “전혀 놀랍지 않다”고 운을 떼며 “열심히 하는 선수가 경험을 더하면서 더 나아질 것”이라 말했다.
파월이 이번 시즌에 기회를 잡게 된 이면에는 스타마이어와 아미누를 비롯한 여러 선수들의 이적이 적잖은 도움이 됐다. 여기에 파월이 그간 공들인 노력이 빛을 발휘하고 있는 것. 파월은 NCAA 스탠포트 카디널에서 4학년까지 마쳤다. 요즘 1학년을 마치고 오는 선수들과 달리 4학년까지 있었기 때문에 파월의 가치는 동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욱 낮았다. 그러나 그는 이 때의 경험을 코트 위에서 잘 녹여내고 있다.
드래프트 당시 『nbadraft.net』에서 “빅맨으로의 기술이 잘 갖춰진 선수”라며 “코트 위에서 생산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고, 활동량이 돋보인다”며 파월의 강점을 서술했다. 또한 “4학년 때 평균 3.1어시스트를 기록했을 정도로 좋은 볼배급원”이라며 파월이 정통한 가드와 같은 느낌을 준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중거리슛을 갖추고 있고, 외곽슛을 던질 수도 있다”면서 파월이 갖추고 있는 능력이 강점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4학년을 마치고 왔기 때문에 결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단점에서도 발전이 더딜 수 있음을 암시했다. 여기에 “1학년부터 4학년까지 3점슛 성공률이 꾸준히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1학년 때는 46%였던 3점슛 성공률이 대학을 졸업할 당시에는 26%까지 떨어졌다. 자유투 성공률도 마찬가지(1학년:86%, 4학년:69%).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어깨가 좁기 때문에 골밑에서 제한적이다”라며 “몸을 불릴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론도 영입은 실패! 파월 영입은 성공!
그러나 파월은 자신에 대한 불안요소를 모두 불식시켰다. 이미 파월은 지난 시즌에 올린 득점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 시즌에 도합 90점을 득점한 파월. 하지만 이번시즌에는 벌써 160점을 뽑아냈다. 리바운드를 비롯한 다른 기록도 마찬가지. 현재 파월의 기록을 36분으로 환산하면 평균 15.7점 11.9리바운드 2.1어시스트 1.3스틸 1.4블락이 된다. 그 정도로 파월이 코트 위에서 보여주는 생산성이 대단하다는 뜻이다.
다만 득점분포의 대부분이 어시스트에 이은 받아먹는 득점이 많다(.892). 파월이 좀 더 발전하고자 한다면 자신이 직접 득점을 만들 수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이제 91년생이며 2년차에 불과하다. 파월은 드래프트 2라운드에 이름이 불린 선수다. 그러나 그는 현재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부쩍 성장했다. 전력 외로 평가받아 다수의 트레이드에 연루되어야 했고, D-리그에서 시작한 그는 어느덧 팀의 중추적인 빅맨으로 발돋움했다.
론도가 댈러스 유니폼을 입을 당시 모든 이들은 론도에 집중했다. 그도 그럴 것이 론도는 당시 1,290만 달러의 몸값을 받고 있었다. 이에 반해 파월의 연봉은 100만 달러가 채 되지 않았다. 2라운더이기 때문에 2년 계약을 받는데 그쳐야 했다. 이번 시즌 연봉도 85만 달러가 되지 않는다(84만 5,059달러). 그 정도로 파월에 대한 가치가 낮았다. 언제 방출이 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파월은 이를 시원하게 뒤집었다.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12점 6리바운드를 기록한 그는 지난 11월 14일에 있었던 LA 레이커스와의 경기에서는 생애 첫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시즌 첫 경기에서 두 자리 수 득점을 신고하며 산뜻하게 출발한 만큼 이번 시즌 내내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비록 최근 5경기에서는 평균 4.6점 4.8리바운드로 부진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에도 그랬듯 이를 잘 털어내고 일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댈러스의 론도 트레이드를 결코 ‘실패했다’라고 못 박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바로 향후 팀을 이끌어갈 파워포워드인 파월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난을 극복하고 현재의 자리를 꿰찬 파월. 그가 보낸 1년의 시간이 결코 녹록치 않았지만 그는 잘 이겨냈다. 파월의 등장이 현재 우리에게 말해주는 바가 실로 커 보인다.
사진 = ESPN.com Cap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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