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Motor City’ 디트로이트 피스턴스가 달라졌다.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디트로이트는 첫 29경기에서 단 6승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이 기간 동안 13연패를 당하는 등 대표적인 약체로 전락했다. 어떻게 손을 쓸 방도가 없었다. 더 이상 2000년대 동부를 호령했던 예전의 디트로이트가 아니었다.
조쉬 스미스(클리퍼스)를 방출하며 반짝 7연승을 내달렸지만, 거기까지였다. 주득점원이었던 브랜든 제닝스가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중상을 당해 시즌아웃됐다. 시즌 막판에 다시 10연패의 늪에 빠지는 등 처참한 시즌을 보냈다. 디트로이트는 지난 시즌 32승 50패로 중부지구 최하위에 머무르는 등 컨퍼런스 11위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단 한 시즌 만에 디트로이트는 달라졌다. 디트로이트는 이번 시즌 현재까지 29경기를 치러 17승 12패를 거두고 있다. 시즌 초반 선전에 힘입어 디트로이트는 동부컨퍼런스 6위에 올라 있다. 그 중심에는 디트로이트의 새로운 엔진이 있다. 바로 ‘Big Penguin’ 안드레 드러먼드(센터, 211cm, 126.6kg)와 레지 잭슨(가드, 191cm, 94.3kg)이다.
드러먼드, 리그를 위협하는 대형 센터로 올라서다!
이번 시즌 디트로이트가 달라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드러먼드의 존재가 크기 때문이다. 드러먼드는 지금까지 29경기에 나서 경기당 35.1분을 소화하며 평균 18점 16.2리바운드 1.9스틸 1.5블락을 기록하고 있다. 드러먼드가 골밑을 장악하면서 디트로이트의 전력이 더욱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디트로이트의 스탠 밴 건디 감독과의 궁합도 좋다. 밴 건디 감독은 마이애미 히트에서 샤킬 오닐, 올랜도 매직에서 드와이트 하워드와 함께하며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드러먼드는 시즌 초반부터 맹위를 떨치기 시작했다. 애틀랜타 호크스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18점 19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사뿐하게 출발했다. 드러먼드의 활약에 힘입어 디트로이트가 시즌 첫 경기를 잡으면서 시즌 시작을 알렸다. 이어진 지난 11월 1일에 가진 시카고 불스와의 홈경기에서는 20점 20리바운드를 올렸다. 지난 시즌에도 도합 11경기에서 20리바운드 이상을 잡아냈고, 이중 2경기에서 ‘20-20’을 작성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시즌 초반부터 ‘20-20’을 기록하며 자신이 달라졌음을 입증했다.
드러먼드는 결국 개막주간에 ‘동부컨퍼런스 이주의 선수’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시카고와의 경기 후에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상대로는 무려 25점 29리바운드로 맹위를 떨쳤다. 이날 공격리바운드만 11개를 잡아내는 등 골밑에서 괴력을 발휘했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드러먼드가 어느 덧 리그를 대표하는 센터 재목임을 다시금 입증케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11월 9일에는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를 상대로 29점 27리바운드 3블락을 보탰다. 인디애나와의 경기에서는 ‘20-20’을 작성하고도 패했지만, 이날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결국 드러먼드는 개막주간에 이어 2주 연속 ‘이주의 선수’에 호명됐다. 시즌 내내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인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도 해내지 못한 것을 드러먼드가 일궈냈다. 시즌 시작 이후 12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작성하는 등 상대방의 골밑을 그야말로 유린했다. 이번 시즌 들어 리바운드 개수가 한 자리에 그친 경기는 단 2경기에 불과하다. 반면 15리바운드 이상을 잡아낸 경기수는 19경기에 달한다. 현재 드러먼드는 리바운드 부문에서 독보적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공격에도 눈을 떴다. 밴 건디 감독 겸 사장은 지난 시즌에 스미스를 방출했고, 이번 오프시즌에 어산 일야소바와 계약했다. 비제한적 자유계약선수였던 그렉 먼로(밀워키)를 잡지 않기로 한 것. 밴 건디 감독은 올랜도에서 재현했던 ‘확실한 센터와 스트레치 포워드’ 조합을 꾸리고자 했다. 또한 디트로이트는 피닉스 선즈와의 트레이드로 마커스 모리스를 영입했다. 디트로이트는 피닉스에 2020 2라운드 티켓을 보내고 모리스를 수혈했다. 모리스도 일야소바와 비슷한 스타일이다. 모리스는 팀에서 3번째로 득점이 많을 정도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밴 건디 감독의 노림수는 적중했다. 먼로를 내보내면서 디트로이트의 골밑은 드러먼드의 것이 됐다. 그리고 드러먼드는 이번 시즌부터 골밑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시즌 초반만 반짝한 것이 아니다. 최근에도 뜨거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즌을 소화하면서 2번이나 더 20리바운드+를 잡아낸 그는 지난 19일에 있었던 시카고와의 경기에서 엄청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날 드러먼드는 이번 시즌 최다인 33점을 퍼부었다. 여기에 21리바운드 3리바운드 3스틸 2블락을 곁들이며 팀에 연승을 선사했다. 시즌 초반에 시카고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첫 ‘20-20’을 찍어낸데 이어 이날에는 ‘30-20’을 작성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드러먼드는 지난 2012 드래프트를 통해 데뷔할 당시만 하더라도 평가가 엇갈린 선수였다. 디트로이트는 1라운드 9순위로 드러먼드를 지명, 팀의 미래로 낙점했다. 하지만 운동능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온 만큼 기본기가 부족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드래프트 당시 『nbadraft.net』에 따르면, “원핸드 훅슛을 본 적이 없다”면서 드러먼드의 기술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림 아래를 벗어날 경우 활용할 수 있는 폭이 줄어드는 점도 있었다. 슛거리도 길지 않았다. 현대 농구의 흐름과 대척점에 있는 선수였다. 시간을 두고 키워야하는 선수였다.
드래프트 당시 현역 선수와의 비교에서는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마이애미)나 디안드레 조던(클리퍼스)가 거론됐다. 스타더마이어는 마이크 댄토니 감독이 부임하고, 스티브 내쉬가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기량을 끌어올렸다. 디안드레 조던도 마찬가지. 조던은 크리스 폴과 함께하면서 자신의 영향력을 높였다. 닥 리버스 감독이 사령탑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조던은 자신의 역량을 꽃 피웠다. 현재 드러먼드도 이들과 비슷해 보인다. 밴 건디 감독이 지난 시즌부터 드러먼드를 잘 조련했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어쨌거나 준수한 포인트가드인 레지 잭슨이 오면서 드러먼드는 선배들과 비슷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그러고 보니 자유투 실력도 조던과 비슷하다).
잭슨, 디트로이트의 중흥을 이끌 야전사령관!
드러먼드가 안쪽을 장악하는 사이 잭슨도 팀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우뚝 섰다. 잭슨도 밴 건디 감독이 영입한 작품이었다. 디트로이트는 지난 시즌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잭슨을 영입했다. 만기계약자인 잭슨을 영입한 점은 의아했다. 디트로이트는 플레이오프를 노리는 팀도 아니었다. 하물며 팀에는 제닝스라는 잭슨과 스타일이 유사한 선수도 있었다. 그러나 밴 건디 감독의 선택은 주효했다. 잭슨은 지난 12월 첫째 주에 ‘동부컨퍼런스 이주의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생애 첫 수상이다.
잭슨은 드러먼드보다 빠른 지난 2011 드래프트를 통해 NBA에 데뷔했다. 1라운드 24순위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부름을 받은 것. 오클라호마시티는 지난 2007 드래프트를 시작으로 옥석을 잘 가리는 팀으로 유명했다. 오클라호마시티가 지명한 것만으로도 잭슨을 주목을 받기 충분했다. 대학시절에도 자신의 평균 득점을 끌어올린 만큼 NBA에서도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됐다.
잭슨은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많은 출전을 하지 못했다. 잭슨은 데뷔시즌에 팀이 파이널에 진출했다. 당시 오클라호마시티에는 제임스 하든(휴스턴)이 팀의 벤치 공격을 이끌었다. 러셀 웨스트브룩과 하든이 버티고 있기에 잭슨의 출전시간은 많지 않았다. 이극고 잭슨은 지난 2013-2014 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때로는 주전으로 나서는 등 오클라호마시티가 낙점한 유망주다웠다. 잭슨은 지난 2013-2014 시즌에 80경기에 나서 경기당 28.5분을 소화하며 평균 13.1점 3.9리바운드 4.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출전시간이 늘어난 것이 고무적이었다. 지난 2014-2015 시즌에는 웨스트브룩이 시즌 초반에 부상을 당하면서 잭슨이 주전으로 나섰다. 잭슨은 웨스트브룩의 공백을 잘 메웠다. 잭슨은 주전으로 나선 첫 13경기에서 평균 38.9분을 뛰며 20.2점 5.2리바운드 7.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팀은 많은 패배를 당했지만, 잭슨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이후 웨스트브룩이 돌아오면서 다시 벤치에서 나서게 됐다. 잭슨은 결국 트레이드를 요구하기에 이른다. “주전으로 뛰고 싶다”는 의지를 내세웠다. 오클라호마시티도 팀에 남을 의사가 없는 잭슨을 통해 다른 선수들을 영입했다.
[잭슨 트레이드] http://www.basketkorea.com/2015/02/122459.htm
오클라호마시티는 결국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유타 재즈와 디트로이트를 끌어들여 삼자 트레이드를 이끌어 냈다. 디트로이트는 D.J. 어거스틴과 카일 싱글러를 오클라호마시티로 보내고, 잭슨을 받아들였다. 주전자리를 꿰찬 잭슨은 물 만난 고기처럼 뛰어다녔다. 지난 시즌 디트로이트에서 27경기 동안 평균 17.6점 4.7리바운드 9.2어시스트를 보탰다. 평균 득점은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주전으로 뛸 때보다 줄어들었지만, 어시스트 수치가 소폭 상승했다. 결국 밴 건디 감독은 지난 여름에 잭슨에게 계약기간 5년에 8,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건넸다.
계약 당시만 하더라도 잭슨에게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샐러리캡이 늘어났다지만, 잭슨에게 너무 큰 장기계약을 건넸다는 것. 하물며 잭슨은 올스타 경험도 없다. 풀타임 주전으로 나섰던 적도 없다. 슈퍼스타 포인트가드가 많은 시대이긴 하지만 잭슨에게 연간 1,600만 달러의 계약은 과해 보였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잭슨은 이와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잭슨은 이번 시즌 현재까지 29경기에서 경기당 31.6분 동안 20.4점 4.2리바운드 6.4어시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득점과 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3회나 만드는 등 디트로이트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지난 11월 9일에는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최다이자 생애최다 득점을 터트렸다. 잭슨은 이날 무려 40점을 폭발시키면서 팀에 17점차 대승을 선사했다. 잭슨은 이날 신들린 슛감을 자랑했다. 잭슨은 3점슛이 돋보이는 선수가 아니다. 이날 자유투 득점도 7점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득점을 2점슛으로 올리면서 40점을 쌓았다. 올스타가드 데미언 릴라드에게 완승을 거뒀다.
3일에 잭슨은 피닉스 선즈를 상대로 34점 1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16어시스트는 잭슨의 1경기 생애최다 기록이다. 잭슨의 활약 덕에 디트로이트가 승리를 거뒀다. 지난 15일에 LA 클리퍼스를 상대로는 34점을 퍼부었다. 여기에 11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보태며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현역 최고 포인트가드인 크리스 폴과 시종일관 맞서면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지난 19일에 있었던 시카고와의 경기에서는 31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지난 12월 1일에 있었던 휴스턴 로케츠와의 경기에서도 31점을 퍼부은 그였지만, 이날은 31점에다 두 자리 수 어시스트까지 곁들였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드러먼드도 ‘30-20’을 기록한 날이다. 이처럼 잭슨은 자신보다 빼어난 선수들을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오히려 강한 상대들과 조우하면서 자신의 레벨을 끌어올리고 있는 느낌마저 안겨줄 정도. 게다가 잭슨이 21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에서 연일 승전보를 울리고 있다는 점이다. 잭슨이 21점+을 올린 12경기에서 디트로이트는 11승 1패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만하면 잭슨의 활약은 디트로이트의 가장 확실한 승리의 부적이다.
사진 = NBA Media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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