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Inside] 그린의 발길질이 낳은 엄청난 나비 효과

Jason / 기사승인 : 2016-05-26 12: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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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ymond Green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서부컨퍼런스 파이널 3차전을 치렀다. 1차전에서 오클라호마시티가 역전승을 거두면서 이변을 일으켰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이날 승리로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가졌다. 2차전은 골든스테이트의 대승. 시리즈 균형이 맞춰졌다. 이제 장소는 오클라호마시티로 옮겨졌다. 골든스테이트가 본격적인 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2차전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분위기를 추슬렀다. 정규시즌에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짜릿한 승리까지 거둔 기억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가 됐다. 오클라호마시티가 3차전 전반에만 72점을 몰아치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1쿼터부터 30점 이상을 득점한 오클라호마시티는 쿼터가 진행될수록 보다 많은 득점을 퍼부었다. 급기야 3쿼터에는 45점을 폭발시켰다. 오클라호마시티가 4쿼터에 고작 16점에 그치고도 130점이 넘는 엄청난 고득점(133점)을 올린 것. 오클라호마시티는 이날 골든스테이트를 저 멀리 보내버렸다.

문제의 그 사건

3차전의 관심사는 바로 골든스테이트의 드레이먼드 그린이었다. 그린은 3쿼터 막판에 리바운드를 두고 경합하는 과정에서 스티븐 애덤스에게 반칙을 범했다. 그러나 반칙의 질이 좋지 않았다. 당장 고의성 여부를 떠나 애덤스의 급소를 발로 가격했다. 그린에게 내려진 반칙은 ‘플레그런트파울1’. 문제는 경기 이후 그린의 태도였다. 그린은 ‘미안하다’는 말이 지니고 있는 한 마디의 힘을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급기야 여론이 들끓었다. 그린은 “애덤스가 일어날 것이라 생각했다”며 “고의는 아니었다”고 밝혔지만, 그린을 향한 팬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비신사적인 반칙인 만큼 추후 사무국에서 그린에게 출장정지에 준하는 징계를 내릴 것이 예상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린에게 징계는 없었다. 기존의 반칙이 ‘플레그런트파울2’로 격상됐고, 25,000달러의 벌금을 물게 됐다. 출장정지라는 중징계는 면한 것. 그린은 4차전에 출격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팬들은 분노했다.

사실 그린은 3차전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그린이 올린 득점은 단 6점에 불과했다. 이는 오클라호마시티가 일찌감치 압도적으로 치고 나간 사이 골든스테이트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한 탓이다. 사실상 후반 전체가 가비지타임이 됐다. 골든스테이트의 스티브 커 감독이 일찌감치 그린을 비롯한 주축들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이윽고 벌어진 4차전. 그린은 체서피크아레나에 운집한 오클라호마시티팬들로부터 야유를 적립해 나갔다.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날도 지난 3차전과 같은 양상이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이날도 전반에 무려 72점을 집중하며 골든스테이트를 대폭격했다. 그야말로 사정없이 두들겼다. 오클라호마시티의 높은 교육열이 이토록 높았나 싶었다. 결국 골든스테이트는 3차전서 28점차로 크게 패한데 이어 4차전에서도 24점차로 무릎을 꿇었다.

이번 시즌을 통틀어 골든스테이트가 전반이나 후반에 72점이나 내준 경우는 없었다. 그러나 골든스테이트는 2경기 연속 전반에만 72점을 내주며 패배를 자초했다(오클라호마시티의 공격력이 너무 대단했다.). 골든스테이트는 정규시즌에서 대패를 당하면 그 다음에 만나는 상대에게 분풀이에 나서곤 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같은 팀과 연거푸 마주해야 한다. 상대가 똑같았던 점을 끝내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동반된 부진

그린의 부진이 뼈아팠다. 그린은 이날도 단 6점에 그쳤다. 4쿼터가 가비지타임으로 흘러갔다지만, 그린은 이날 37분 40초를 뛰었다. 3차전과 달리 골든스테이트도 3쿼터까지 82점을 올리면서 그래도 맞섰다. 하지만 크게 졌다. 그린은 이날 6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 1블락을 기록했다. 그러나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6실책을 저질렀으며 피블락 2개를 떠안았다. 야투 감각도 최악이었다. 최근 2경기에서 16개의 슛을 던져 단 2개만 집어넣었다.

그린은 골든스테이트 공격의 첨병이다. 스테픈 커리가 주득점원이지만, 그린이 활발하게 스크린을 통해 동료들을 도우면서도 패스를 통해 골든스테이트의 공격에 숨통을 불어넣었다. 때로는 적극적으로 득점사냥에 나서는가 하면 3점슛까지 시도한다. 그야말로 골든스테이트 전력의 중추라 할 수 있다. 그런 그린이 흔들리고 있다. 그린은 최근 2경기에서 평균 34.7분 6.0점(.125 .000 1.000) 7.5리바운드 2.5어시스트 2.0스틸 0.5블락을 기록했다.

# 그린의 이번 시리즈

1~2차전 36.1분 16.5점(.448 .250 .556) 6.5리바운드 5.5어시스트 1.0스틸 2.0블락

3~4차전 34.7분 6.0점(.125 .000 1.000) 7.5리바운드 2.5어시스트 2.0스틸 0.5블락

슛 적중률은 처참한 수준이다.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세부적인 지표로도 잘 드러난다. 지난 3차전과 4차전에서 그린이 코트 위에 있었던 도합 49분 동안 골든스테이트의 득실은 ‘-65’였다. 이전까지 골든스테이트 공수의 핵심인 그린의 경기력이라고는 믿기 어렵다. 골든스테이트가 그린과 함께할 때 2경기 내리 부진하며 이토록 좋지 않은 경기를 펼친 것은 지난 시즌 이후 처음이다.

그린이 무너지면서 골든스테이트의 경기력이 흔들리고 있다. 현재 오클라호마시티를 상대하고는 골든스테이트를 들여다봐야 한다. 오클라호마시티가 아니라면 클레이 탐슨이 러셀 웨스트브룩을 막는 수비 부담은 없을 터. 탐슨이 좀 더 공격에 힘을 쏟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는 아니다. 탐슨에게 30점 이상의 많은 득점을 바라긴 쉽지 않다. 커리와 그린이 공격에서 맥을 짚어줘야 한다. 하지만 그린은 이번 시리즈 들어 잠잠하다 못해 부진하고 있다.

원인은 발차기

실제로 그린이 애덤스를 가격한 상황을 기준으로 잡아도 이는 다르지 않다. 그린이 애덤스에게 발길질을 가하기 전에는 골든스테이트가 지난 1차전부터 3차전 그 순간까지 260점을 획득한 반면 오클라호마시티는 247점에 머물렀다. 1차전서 1점차로 패했고, 2차전에서 크게 승리했으며, 3차전서 크게 뒤진 점을 감안해도 골든스테이트가 앞섰다. 하지만 문제는 이후다. 그린이 애덤스를 발로 찬 이후 골든스테이트는 단 159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반면 오클라호마시티는 무려 203점을 퍼부었다.

# 오클라호마시티의 높은 교육열!

발길질 이전_ 덥스 260점 / 썬더 247점 / 득실 -13

발길질 이후_ 덥스 159점 / 썬더 203점 / 득실 +44

그린의 비신사적인 반칙 이전, 골든스테이트가 3차전서 엄청난 점수 차로 뒤졌음에도 이번 시리즈 누적 득실에서 13점이나 앞섰다. 반면 그린의 파렴치한 반칙 이후에는 오히려 오클라호마시티가 44점을 더 넣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린이 최근 2경기에서 코트 위에 있을 때, 골든스테이트의 코트마진은 ‘-73’이다. 실로 처참한 수준이다. 하물며 케빈 듀랜트가 자신을 막았을 때는 11개의 슛을 모두 허공에 날렸으며 실책도 5개나 쏟아냈다.

그린이 이번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통틀어 마이너스 코트마진을 기록한 적은 도합 13번. 정규시즌에서 9번이 있었고, 플레이오프에서 4번이 있었다. 정규시즌에서는 그린이 ‘-’를 기록했을 때 골든스테이트의 승률은 3승 6패. 플레이오프에서는 4번 모두 패했다. 지난 시즌을 통틀어서 그가 ‘-20’ 이하를 기록한 적은 없다. 하지만 그는 2경기 내리 ‘-30’이하의 득실을 기록했다.

팀은 패배 위기에

단순 코트마진이 그린 혼자만의 기록이 아니기 때문에 한계는 명확하다. 그 정도로 그린을 위시로 골든스테이트의 경기력이 엉망이었다는 뜻이다. 이번 시리즈 들어서 그린이 유독 부진하고 있는 것은 명확하다. 그는 신을 내면서 뛰는 선수다. 하지만 이번 관문에서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듀랜트를 필두로 오클라호마시티의 프런트코트에 큰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비단 듀랜트 외에도 서지 이바카, 에네스 켄터, 스티븐 애덤스까지 빅맨 트리오도 상대해야 한다.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그린은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앤써니 데이비스(뉴올리언스), 마크 가솔(멤피스), 드와이트 하워드(휴스턴)을 내리 막는 저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린이 한 팀에서만 210cm가 넘는 선수들이 차고 넘치는 팀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린이 살아나지 않는 한 골든스테이트가 이번 시리즈를 잡긴 힘들어 보인다. 커리가 3점슛 10개 이상 넣고 터진다면 1경기 정도는 잡겠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 그린의 이번 플레이오프

1R 5경기 35.3분 13.2점(.444 .389 .524) 9.6리바운드 6.6어시스트 1.4스틸 1.4블락

2R 5경기 39.8분 22.2점(.452 .433 .821) 11.2리바운드 7.4어시스트 1.8스틸 3.2블락

3R 4경기 35.4분 11.3점(.333 .167 .765) 7.0리바운드 4.0어시스트 1.5스틸 1.3블락

말 한 마디면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그린이 좀 더 성숙한 태도로 일관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미 때는 늦었다. 그린이 이를 되돌리긴 불가능해 보인다. 고의성이 없었다 하더라도 사과 한 번이면 충분하지 않았을까. 순간적인 행동 하나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이전부터도 종종 있어왔던 일이다. NBA 외의 여러 리그에서도 일어난 바 있다. 그린이 5차전서 자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사진 = NBA Media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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