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지난 2007년 여름, 샘 프레스티 단장이 시애틀 슈퍼소닉스(현 오클라호마시티)의 단장으로 부임했다. 부임 당시 갓 이립에 불과했던 그는 많은 의문을 남긴 채 시애틀의 단장이 됐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비디오 코디네이터 출신으로 NBA에 발을 들인 그는 시애틀에서 단장이라는 큰 직책을 수행하게 됐다.
프레스티 단장 부임 이후 시애틀은 변화의 씨앗을 심었다. 이후 시애틀은 오클라호마시티에 새로 눌러앉았고, 인고의 시간을 거친 후 곧바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내 오클라호마시티는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레이 앨런과 라샤드 루이스를 떠나보내면서 오래 걸릴 것만 같았던 오클라호마시티의 재건사업은 프레스티 단장의 지휘 아래 속도를 더해갔다. 2010년대 서부컨퍼런스를 대표하는 팀으로 부상했고, 명실공이 리그에서 손꼽히는 우승후보가 됐다.
비록 이번 여름에 케빈 듀랜트(골든스테이트)가 팀을 떠나면서 전력약화를 피하지 못했지만, 자칫 팀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위기에서 러셀 웨스트브룩과의 연장계약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고, 추후 다시 전력을 보탤 여지를 마련했다는 것만 보더라도 프레스티 단장의 능력은 충분히 입증할만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팀에 도움이 되는 트레이드를 통해 팀의 전력을 살찌웠으며, 상황에 맞는 거래를 통해 전력약화를 최소화했다.
시애틀을 지나 오클라호마시티로 오면서 골칫덩어리였던 ‘3대 센터 프로젝트(로버트 스위프트, 요한 페트로, 무하마드 세네)도 거의 출혈 없이 처분하는 능력까지 선보였다. 이전에 남아 있었던 악성계약을 유연하게 처리했고, 드래프트를 통해 선발한 선수들의 면면은 단연 탁월하다. 듀랜트와 웨스트브룩은 물론이고 제임스 하든(휴스턴)과 서지 이바카(올랜도)까지 오클라호마시티의 감시망에 포착된 선수들은 어느 덧 각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0년 동안 프레스티 단장이 만들어 온 오클라호마시티는 실로 대단했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거래를 한 번 살펴봤다. 시간은 바야흐로 지난 2007년부터 일어난 일이다. 그 출발은 바로 루이스의 트레이드였다. 팀을 떠날 것이 기정사실화됐던 루이스를 통해 오클라호마시티는 이전은 물론이고 앞으로 팀의 근간을 쌓을 선수들을 품을 수 있었다. 지난 2007년에 벌인 거래를 통해 향후 오클라호마시티의 미래까지 설계할 수 있게 됐다.
2007년 여름을 시작으로
루이스는 지난 1998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순위로 시애틀의 지명을 받았다. 2라운드에 뽑힌 그는 시애틀과 2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시애틀은 루이스와 좀 더 함께하길 원했다. 루이스도 시애틀의 성의를 마다하지 않았다. 시애틀은 루이스에게 7년 연장계약을 건넸다. 지금의 노사규약에서 있을 수 없는 장기간 계약이 당시에는 횡행했다. 루이스는 레이 앨런과 함께 팀의 핵심 선수로 거듭났다.
루이스의 계약은 어느덧 막바지로 향했다. 지난 2004-2005 시즌 돌풍을 일으켰던 시애틀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등 각광을 받았다. 당시 피닉스 선즈와 함께 공격농구의 선두주자로 많은 주목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시애틀은 골밑이 약했고, 이내 전력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2005년 이후 시애틀은 다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2006-2007 시즌까지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루이스도 팀을 떠날 것이 유력했다.
시애틀은 2007 드래프트에서 케빈 듀랜트(골든스테이트)를 선발했다. 듀랜트는 신인들 중 그렉 오든(포틀랜드 지명)과 함께 최대어로 손꼽혔던 인물.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가 오든을 지명할 것이 유력했던 만큼 시애틀은 일찌감치 듀랜트를 맞이할 채비를 마련했다. 마침 루이스가 팀을 떠날 것이 기정사실화 된 만큼 루이스의 빈자리를 메움과 동시 팀을 새롭게 바꿀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시애틀은 드래프트 당일에 곧바로 앨런을 보스턴 셀틱스로 트레이드했다. 대신 제프 그린(2007 1라운드 5순위)을 받아들였다.
프레스티 단장은 드래프트서부터 칼을 빼들었다. 팀의 체질개선을 바꾸기 위해 앨런까지 보내는 강수를 뒀다. 완연한 듀랜트의 팀으로 갖추기 위함이었다. 듀랜트가 들어왔고, 앨런이 트레이드되면서 루이스도 팀을 떠나기로 했다. 휴스턴 로케츠와 올랜도 매직이 루이스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루이스는 휴스턴에서 고등학교를 마쳤다. 당시 휴스턴에는 야오밍과 트레이시 맥그레이디가 있었다. 휴스턴이 루이스까지 데려간다면 우승후보로 부상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러나 올랜도가 끝내 엄청난 규모의 계약을 제시했다. 무려 6년 1억 1,800만 달러였다.
# 트레이드 1
시애틀 get 2008 2라운드 티켓(에미르 프레드지치), 트레이드 예외조항
올랜도 get 라샤드 루이스
*트레이드 예외조항은 900만 달러
시애틀은 루이스를 그냥 놓칠 수 있었다. 하지만 프레스티 단장은 떠나는 사인 & 트레이드의 형식을 빌려 루이스의 이적을 끌어냈다. 올랜도와의 협상 끝에 900만 달러 상당의 트레이드 예외조항을 받아낸 것. 유형의 가치는 아니었지만, 트레이드를 할 때 유형한 카드인 만큼 시애틀은 루이스의 이적을 통해 당장은 아니지만, 조만간 도움이 될 만한 거래를 이끌어냈다. 2008 2라운드 티켓도 받았지만, 의미는 크지 않았다.
당시 이 거래를 두고도 평가가 사뭇 엇갈렸다. 떠나는 선수를 매물로 예외조항이라도 받아낸 것이라 보면 나쁘지 않은 트레이드였다. 반면 루이스 정도의 가치가 있다면, 그래도 1라운드 지명권 정도는 받았어도 무방했을 수도 있다. 올랜도에는 드와이트 하워드(애틀랜타)를 중심으로 전력을 꾸리고 있었고, 향후 도약이 유력했다. 드래프트 티켓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1라운드 티켓을 끌어내는 것이 현명했을 수도 있다.
# 트레이드 2
시애틀 get 커트 토마스, 2008 1라운드 티켓(서지 이바카)
피닉스 get 2008 2라운드 티켓(에미르 프레드지치), 트레이드 예외조항
하지만 프레스티 단장은 9일 뒤에 곧바로 피닉스 선즈와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올랜도로부터 받은 조건들을 고스란히 피닉스에 넘기는 대신 당장 골밑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노장 센터와 함께 2008 1라운드 티켓을 받아낸 것이다. 당시 지명순위가 보장되지 않은 선발권이었지만, 시애틀이 충분히 괜찮은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무형의 가치인 트레이드 예외조항과 2라운드 티켓이 1라운드 티켓으로 변모할 계기를 마련했다.
결국 시애틀의 노림수는 적중했다. 시애틀은 결국 2008 드래프트에서 피닉스로부터 받아낸 지명권으로 서지 이바카(올랜도)를 품에 넣었다. 이바카를 곧바로 불러들이지는 않았지만, 수준급 빅맨을 손에 넣게 됐다. 이바카는 2009-2010 시즌부터 오클라호마시티의 부름을 받았고, 리그를 대표하는 블라커로 떠올랐다. 오클라호마시티가 파이널에 올랐던 지난 2011-2012 시즌에는 평균 3.7블록을 올리는 등 남다른 재능을 선보였다.
# 트레이드 3
시애틀 get 브렌트 배리, 프란시스코 엘슨, 2009 1라운드 티켓(로드리그 보브와)
스퍼스 get 커트 토마스
프레스티 단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07-2008 시즌 도중 토마스도 트레이드했다. 시애틀은 샌안토니오 스퍼스와를 트레이드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샌안토니오는 팀 던컨을 도와줄 수 있은 안정적인 빅맨이 필요했다. 이에 시애틀이 토마스를 보내는 조건으로 2009 1라운드 티켓을 받아냈다. 1라운드 지명권과 함께 브렌트 배리와 프란시스코 엘슨을 받았다. 배리는 이미 시애틀에서 뛴 경험이 있다. 하지만 백전노장이 되어 다시 시애틀로 트레이드됐다.
결국 시애틀은 루이스를 보내고 받아낸 첫 번째 카드인 토마스를 통해 2009 1라운드 티켓을 받아들였다. 2009 드래프트에서 오클라호마시티는 프랑스 출신의 로드리그 보브와를 지명했다. 이후 곧바로 댈러스 매버릭스와 트레이드에 나섰다. 샘 프레스티 단장은 바이런 멀린스를 꾸준히 주시하고 있었다. 결국 보브와와 멀린스의 맞교환이 이뤄졌다. 현재 두 선수 모두 NBA서 볼 수 없는 선수들이지만, 유망주 복권을 긁어 본 것만으로도 괜찮은 시도였다.
# 트레이드 4
썬더 get 빅터 올래디포, 어산 일야소바, 2016 1라운드 티켓(도만타스 사보니스)
매직 get 서지 이바카
아직 실망하긴 이르다. 루이스의 두 번째 유산이라 할 수 있는 이바카를 통해 오클라호마시티는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이번 오프시즌에 다시 올랜도와 거래한 것. 루이스가 떠났던 올랜도와의 거래를 통해 이번에는 보다 실효성 있는 알맹이들을 모두 받아냈다. (등록된 나이로) 20대 중반인 이바카의 기량하락 폭은 생각보다 컸다. 2011-2012 시즌을 기점으로 장점인 블록에서조차 외면받기 시작했다. 2012년을 기점으로 그의 평균 블록수치는 꾸준히 하락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2013-2014 시즌에 생애최다인 평균 15.1점 8.8리바운드를 기록한 이후 평균 득점은 물론이고 평균 리바운드까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20대 후반에 다다르는 선수가 이처럼 경기력이 떨어지자, 이바카의 나이에 대한 의구심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바카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트레이드 가능성이 시즌 도중에도 일긴했지만, 막상 이바카의 트레이드는 없었다.
그러나 프레스티 단장의 움직임은 빨랐다. 오피시즌 시작과 함께 이바카를 올랜도로 보내기로 했다. 대신 두 명의 현역선수와 함께 2016 1라운드 티켓을 받았다. 현역 선수들 가운데 주목받는 선수는 단연 빅터 올래디포. 올래디포가 들어오면서 오클라호마시티는 벤치에서 득점을 올려줄 수 있는 키식스맨을 품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제한적 자유계약선수가 된 디언 웨이터스를 굳이 잡지 않아도 됐다. 웨이터스는 많은 몸값을 원했을 터. 반면 올래디포는 신인계약으로 묶여 있다.
팀을 찾지 못한 웨이터스가 결국 마이애미 히트와 계약기간 2년 6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지만, 오클라호마시티는 이바카 트레이드 이후 웨이터스를 잡지 않기로 했다. 웨이터스는 곧바로 비제한적 자유계약선수가 됐다. 불안했던 웨이터스보다 상대적으로 유망한 올래디포를 데리고 있는 것이 팀에 더 큰 도움이 됐다. 이미 오클라호마시티에는 스티븐 애덤스, 에네스 켄터와 같은 센터진도 훌륭한 만큼 스트레치 포워드인 어산 일야소바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큰 성과는 로터리픽 유망주를 보유하게 됐다는 점이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지난 시즌 서부컨퍼런스 파이널에 올랐던 팀. 그러나 안성맞춤 트레이드를 통해 당장 전력감은 물론이고 가치가 높은 1라운더까지 품었다. 도만타스 사보니스는 향후 오클라호마시티의 골밑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16 올림픽에서도 아직 부족하지만 어느 정도의 기량을 인정받았다. 백전노장인 닉 칼리슨이 그랬듯 팀에 보탬이 되는 빅맨이 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덩달아 진행된 웨스트브룩과의 연장계약
오클라호마시티는 곧바로 러셀 웨스트브룩과의 연장계약을 맺었다. 듀랜트가 떠나면서 웨스트브룩의 거취에 대한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웨스트브룩은 다가오는 2016-2017 시즌을 끝으로 계약만료를 앞두고 있었다(연봉 1,790만 달러). 오클라호마시티는 이내 웨스트브룩과의 연장계약 협상에 나섰다. 기존 계약을 파기하면서 계약기간 3년 8,500만 달러의 계약을 품었다.
기간 상으로 보면, 실질적 1년 연장계약이다. 3년 중 계약 마지막 해를 앞두고 선수옵션이 삽입되어 있다. 1년 보장 계약이 2년으로 늘어났다. 자칫 웨스트브룩마저 떠날 가능성이 있다면, 오클라호마시티는 큰 위기에 봉착할 뻔 했다. 하지만 연장계약을 통해 웨스트브룩을 붙잡으며 추후 전력보강까지 이어갈 다리를 놓았다. 웨스트브룩의 연봉도 대폭 올려주면서 사기 또한 끌어올렸다. 듀랜트가 나가면서 생긴 공백은 이루어 말할 수 없을 만큼 크지만, 발 빠른 후속조치를 통해 곧바로 재정비에 성공했다.
추후 스티븐 애덤스와의 연장계약은 물론이고 이적시장에 나오는 FA들을 잡을 준비까지 마쳤다. 이번 시즌 개막 전까지 오클라호마시티는 이변이 없는 한 애덤스와 안드레 로버슨에게 연장계약을 안길 것으로 판단된다. 로버슨과의 연장계약은 확실치 않지만, 애덤스는 반드시 붙잡을 것으로 사료된다. 2017년 오프시즌에는 블레이크 그리핀(클리퍼스) 영입을 노리고 있다. 현재 오클라호마시티에는 주축들을 도울 선수들이 즐비하다. 하물며 내년 여름에 새로운 선수들이 보강될 가능성 또한 배재할 수 없다.
이만하면 프레스티 단장의 수완은 단연 돋보이다 못해 가히 최고라 칭찬할 만하다. 부임 직후 단행한 첫 트레이드는 루이스 트레이드를 통해 오클라호마시티는 번성할 수 있었고, 다시 중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제 오클라호마시티에 듀랜트, 하든, 이바카가 없지만, 오클라호마시티가 앞으로 더 기대되는 이유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오클라호마시티에는 가장 확실하게 선수단을 설계하는 프레스티 단장이 버젓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 NBA Media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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