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주위 사람들에게 ‘잘 하고 있다’, ‘잘 할 거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잘 했다’는 말을 들고 싶다.”
기승호(194cm)가 달라졌다. 완전히 달라졌다. 우리가 알던 그 기승호가 맞나 싶을 정도다. 기승호는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하기 전 평균 11.3점을 올리며 LG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제대 후 2012~2013시즌 막판 복귀해 평균 14.6점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김종규가 입단한 2013~2014시즌에 출전 시간이 뚝 떨어지며 4.1점에 그쳤다.
최근 두 시즌 동안에는 보여줄 수 있는 최악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2015시즌 개막 일주일을 앞두고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접다시피 했기 때문. 지난 시즌에는 그 부진을 만회하려는 의욕만 앞섰다.
사실 2014~2015시즌을 앞두고 LG 선수들 중 가장 충실하게 훈련했던 선수가 기승호다. 2013~2014시즌의 부진을 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부상에 발목이 잡혀 두 시즌을 허무하게 날렸다고 볼 수 있다.
기승호는 부진한 사이 자유계약 선수로 연봉 대박을 터트렸다. 코트에서 존재감이 없자 자연스레 몸값을 못 하는 선수로 낙인 찍혔다.
이번에는 다르다. 기승호가 완전히 부활했다. 지난 8월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평균 16.3점을 기록했다. LG가 결승에 진출하는데 귀중한 역할을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15, 16일 이틀간 열린 부산 kt와의 연습경기에선 26점과 27점을 올렸다. 골밑으로 파고 드는 능력이 돋보였다. 비록 kt의 센터 크리스 다니엘스가 빠진 영향이라고 해도 기승호가 정규리그에서도 이런 활약을 해준다면 LG의 플레이오프 진출의 길은 순탄할 것이다.
달라진 기승호와 만나 부활한 비결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그 일문일답이다.

원래 2년 전에 이렇게 잘 했어야 하지 않나요?
2년 전 다치기 전에도 컨디션이 정말 좋았는데 다치고 난 뒤 흐름을 잃고, 빨리 그걸 회복하려고 마음을 급하게 먹다가 시간이 길어졌어요. 올해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고 준비를 했기에 지금처럼 이어졌다고 생각해요.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다치고 난 뒤 부활을 위한 준비는 똑같지 않나요?
지난 시즌엔 다쳐서 뛰지도 못했는데 구단에서 배려(FA 계약, 3억 원)를 해주셔서 알게 모르게 부담이 되었고, 그 만큼 빨리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이 앞섰어요. 올해는 아시다시피 많이 삭감(2억 원, 33.3% 삭감)된 선수 중 한 명인데,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는 생각으로, 제일 밑바닥에서 시작한다고 여기니까 편하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연봉을 많이 받을 때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다가 보수가 적어지니까 열심히 한다고 볼 수도 있어요.
그렇다기보다 구단에서 그 동안 열심히 뛴 것에 대한 배려를 받았을 때 감사하고, 뭔가 이것만큼 해야 한다는 게 역효과가 났어요. 지금은 빨리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대로 선수 생활을 내리막으로 끝낼 수 없어요. 농구를 해온 날보다 앞으로 할 날이 적기에, 후회없이 어린 선수들에게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자고 마음을 다졌어요.
마음을 다 잡았다는 건 알겠어요. 그 외 기술적으로, 체력적으로 다른 준비가 있었나요?
포워드 선수들이 야간에 강양택 코치님과 기술적인 훈련을 많이 했어요. 그 훈련을 계속 하면서 다시 예전의 좋았던 감을 찾은 거 같아요. 돌파와 컷-인이 장점이었는데, 경기력이 안 좋을 때 밖에 서 있으면서 장점을 못 보여줬어요. 코치님과 훈련을 통해서 다시 장점을 찾지 않았나 싶어요.
김종규가 복귀했을 때, 또 외국선수가 두 명 뛸 때도 이런 활약이 이어져야 합니다(kt와의 연습경기에선 김종규가 결장하고, 4쿼터 내내 외국선수 1명만 출전함).
종규가 들어오고 외국선수 두 명이 뛰면 출전시간이 줄어들 거예요. 그럴 때 현명하게 경기를 어떻게 풀어줄 수 있느냐? 종규의 체력을 세이브하는 역할을 할 수 있고, 작은 외국선수와 들어갈 때 종규와 함께 빅맨 수비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또 두 명의 외국선수가 뛰면 3번(스몰포워드)로서 뛰려는 준비를 하고 있어요.
외국선수는 어떤가요?
둘 다 착하고, 선수들과 융화가 잘 되고, 소통도 잘 되어요. 대신 KBL에 100% 적응을 한 건 아니기에 국내선수들이 도와줘야 해요. 적응만 잘 하면 국내선수들과 시너지 효과가 나올 거라고 여깁니다.
이페브라는 혼자 하는 느낌이 들던데요.
볼을 가졌을 때 위력적인데, 감독님께서 수비가 2~3명 붙을 때 패스 아웃에 대해서 많이 주문을 하고 계세요.
이번 시즌 목표를 잡은 게 있나요?
부상 당하지 않고 전 경기 출전이 목표예요. 지난 시즌에는 잔 부상도 없었는데 전 경기를 뛰지 못했어요. 올해는 전 경기를 뛰고 싶어요. 또 현재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여름에 주위 사람들에게 “잘 하고 있다”, “잘 할 거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잘 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1prettyjoo@hanmail.net
사진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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