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패스포트(passport, 여권)!”
최고의 외국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진지했다. 이미 세 차례나 챔피언에 올랐던 그에게 이번 시즌에 KBL에서 이루고 싶은 걸 물었다. 이전 질문이 삼성의 우승 관련 내용이었기에 삼성의 우승 답변이 나올 걸로 예상했다. 빗나갔다. 패스포트, 한국 여권이라는 간단, 명료한 답이 돌아왔다.
이미 한 매체를 통해 라틀리프가 귀화 의사를 가지고 있음이 알려졌다. 만약 라틀리프가 귀화를 한다면 아시아에서도 최고의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고, 한국 농구의 경쟁력도 오른다. 정말 귀화가 목표인지 재차 묻자 라틀리프는 “Yes”라고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라틀리프는 2012~2013시즌에 처음 KBL에 발을 들여놓았다. 울산 모비스가 KBL 최초로 3시즌 연속 챔피언에 등극하는데 힘을 쏟았다. 라틀리프는 시즌을 치를수록 더욱 강한 골밑 장악력을 발휘했다. 슛 거리도 늘렸다.
지난 시즌 삼성으로 옮긴 라틀리프는 언제나 진지했다. 웃음을 아꼈다. 그렇지만 이번 시즌을 준비할 때부터 웃음이 늘었다. 동료들과 장난도 하고, 거리를 뒀던 기자들에게도 농담을 던지곤 했다.
지난해 9월 만났던 라틀리프는 진지했던 모습에서 웃음이 늘었다고 했을 때 “내가 생각해도 바뀌었다”며 “지난 시즌에는 삼성에서 처음 뛰는 거라서 어색하기도 하고, 친하지 않아서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이번엔 두 번째 시즌인데다 삼성 선수들과 팬들이 내가 다시 돌아온 것을 반겨줘서 나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달라진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이번 시즌 목표에 대해선 “개인적으론 점프슛이나 자신감을 올리려고 한다. 그리고 언제나 챔피언이 목표다. 이번 시즌 동료들이 정말 좋기에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3개월 가량 더 흐른 뒤 라틀리프는 비슷한 질문을 그대로 받았다. 라틀리프는 군산월명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26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삼성은 19승(6패)째를 올리며 단독 1위 자리를 지켰다.
라틀리프는 이날 경기 후 최근 웃음이 많아졌는데 딸의 영향이 있는 건지 질문이 나오자 “대부분 딸 덕분에 웃는다”며 입을 연 뒤 “작년에는 새로운 팀이라서 선수들을 잘 모르기도 해서 무표정이었다. 나는 남들과 오래 지내야 친해지는 편이다. 지난 시즌 동료들이 비슷하고, 팀원들과 함께 하는 게 즐거워서 잘 웃는 거 같다”고 비슷한 답을 내놓았다.
라틀리프는 모비스에서 세 차례나 챔피언을 경험했을 때와 현재 1위를 달리는 삼성을 비교하는 질문이 나오자 “모비스에 있을 때 우승 경험을 했던 선수들이 많았다. 그 팀에서 나는 일부분이었다. 삼성은 그런 우승 경험이 부족했는데 김태술, 문태영, 주희정 등을 영입하며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보완해 우승할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답했다.
자연스럽게 KBL에서 이루고 싶은 걸 물었다. 라틀리프는 이미 최고의 외국선수상을 수상했고, 최고의 외국선수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모비스에서와 달리 지난 시즌 삼성에서 6강 플레이오프에서 시즌을 마쳤기에, 현재 1위를 달리는 삼성을 이끌고 있기에 챔피언이 목표라는 답을 예상한 질문이었다. 이미 지난 9월 그렇게 답했다.
라틀리프는 의외의, 그렇지만 아주 간단한 답을 내놓았다. 한국 국적을 원한다고 말이다. 유쾌해진 라틀리프였지만, 이 질문엔 진지했다.
KBL에서 현역 선수로 활약 중인 외국선수, 그것도 한국 농구의 약점인 골밑을 채워줄 라틀리프의 귀화 의사 발언은 실현 여부를 떠나 2017년 첫 날부터 농구팬들을 설레게 하는 답변이었다.
1prettyjoo@hanmail.net
사진_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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