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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제가 해야 할 건 상대 가드를 귀찮게 하는 수비다.”
부산 KT는 확실하게 내세울 수 있는 선수가 없어도 포지션별로 2~3명씩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 어느 팀에도 없는 두터운 선수층이다. 시즌 개막 전에는 이것이 장점으로 발휘될 경우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팀으로 여겨졌다.
팀 전력에 무엇보다 중요한 건 외국선수다. KT는 지난 시즌 궁합이 좋았던 리온 윌리엄스를 다시 선택하며 불운의 길에 들어섰다.
A구단 한 감독은 “드래프트에서 윌리엄스가 아니라 기량이 뛰어난 단신 선수부터 뽑는 게 더 나았을 거다. 장신 선수 중에는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은 로드 벤슨, 애런 헤인즈 등 잘 하는 선수들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탈락했던 KT가 벤슨이나 헤인즈 등을 영입할 수 있는 우선권을 가지고 있었다.
다 지난 일이다. KT는 최하위로 처졌다. 가장 큰 이유는 부상이다. 윌리엄스마저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이번 시즌 100% 전력으로 경기를 치른 적이 없다. 1명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다른 1명이 다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결국 4쿼터에 매번 무너지며 10위로 떨어졌다.
최근에는 주전 포인트가드 김기윤과 허훈이 부상으로 결장했다. KT는 그럼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경기력을 유지했다. 이들 대신 코트를 밟은 김명진이 수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팀을 이끌었기 때문.
김명진은 이번 시즌 4라운드 막판까지 9경기에서 평균 6분 12초 출전했다. 출전 기회가 거의 없었다. 출전선수 명단에 포함된 것도 절반 가량 밖에 되지 않는다.
김명진은 지난 21일 고양 오리온과 경기부터 4경기 평균 26분 11초 출전했다. 김기윤, 허훈의 공백을 메우며 출전시간이 20분이나 대폭 늘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2~2013시즌 평균 18분 12초 출전한 뒤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출전시간을 보장 받았다.
김명진은 지난 28일 서울 삼성과 경기를 앞두고 만났을 때 출전시간이 늘었다고 하자 “최근 3년 동안 제일 많이 뛰고 있다. 출전시간이 늘어서 정신이 없다”며 “그래도 제가 해야 할 건 정해져 있어서 그것만 잘 하려고 노력 중이다. 제가 할 건 상대 가드가 최대한 공을 못 잡게 하고 활동폭을 줄이면서 귀찮게 하는 수비”라고 했다.
김명진은 당시 7개 연속 3점슛을 성공하고 있었다. 비록 삼성과 경기서 연속 기록을 이어나가지 못했지만, 2개 중 1개의 3점슛을 넣었다. 2015~2016시즌에는 14개 던진 3점슛 중 2개 성공(14.3%), 지난 시즌에는 3점슛 3개를 모두 놓쳤던 김명진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집중력이다.
김명진은 “연습할 때 감이 좋았다. 코트에 나가서 패스를 나눠주고 수비 중심으로 하는데다 슛을 찾아서 던지는 것도 아니”라며 “슛을 안 던지니까 다른 팀에서 슛을 안 막는 수비를 한다. 수비를 안 하니까 잘 넣어야 한다. 운이 좋은 거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KT는 이번 시즌 4쿼터만 되면 역전패를 당한다. 김명진은 “경기를 잘 하다가 왜 그런지 모르겠다. 팀 전체가 방법을 갈구하고 연구하는데 마음처럼 분위기를 올리기 힘들다”며 “매번 크게 지는 경기는 거의 없다. 이기고 나가다가 4쿼터에 지니까 화나고 아쉽다”고 했다.
KT는 28일 삼성과 경기에서도 경기 막판 접전 끝에 아쉽게 졌다. 김명진은 갑자기 늘어난 출전시간 때문인지 체력이 떨어져 천기범에게 결정적인 4점을 내주는 아쉬운 플레이를 남겼다.
KT 조동현 감독은 그럼에도 “김명진이 해준 게 많아서 체력 소진이 많았다”며 “우리 팀에서 수비력이 가장 좋은 가드”라고 김명진의 수비력만큼은 인정한다.
김명진이 허훈과 김기윤이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올 때까지 조금 더 힘을 낸다면 KT가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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