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우연일까, 진짜일까’ 언뜻 보인 러시아 리그 시절의 오브라이언트

정병민 기자 / 기사승인 : 2022-01-09 00:07:58
  • -
  • +
  • 인쇄


조니 오브라이언트(204cm, F)가 직전 경기부터 엄청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원주 DB는 지난 8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안양 KGC에 75-77로 패했다.

원주 DB는 기존의 계획 대로였다면 이날 레너드 프리먼(203cm, F) 외국 선수 1명으로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얀테 메이튼의 대체 외국 선수로 합류한 오브라이언트와의 계약 기간이 1월 3일부로 만료된 것.

오브라이언트 본인도 NBA에서 코로나 확산 세로 G-리그 선수들이 대거 콜업되는 것을 보고 DB에서 잠시 뛴 후 NBA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중이었다.

오브라이언트는 DB 팬들을 아쉽게 하기라도 하듯 KBL 고별전이었던 수원 KT와의 경기에서 공수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오브라이언트는 마지막 경기에서 그동안 숨겨왔던(?) 본인의 실력을 맘껏 뽐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오브라이언트의 퍼포먼스는 계약이 만료된 시점에서 많은 여운을 남겼다. 처음부터 이런 모습을 유지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DB는 지난 6일 오브라이언트와의 연장 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외국 선수 물색에 어려움을 겪던 DB로선 최선의 선택이었다. 점차 올라오고 있는 오브라이언트의 경기력이었기에 DB는 다시 그와 함께 반등을 꿈꿀 수 있었다,

심리적 안정감과 함께 새 마음으로 홈 코트에 들어선 오브라이언트는 이날 소위 말해 ‘미친 활약’을 펼쳤다.

오브라이언트는 이날 스타팅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다. 그는 1쿼터부터 오마리 스펠맨(206cm, F)과 쇼 다운을 펼쳤다. 오브라이언트는 탑에서 3점슛을 시작으로 골밑 득점을 이어갔다. 탁월한 위치 선정을 바탕으로 동료들과 유기적인 팀플레이도 곧잘 해냈다.

오브라이언트가 2쿼터 휴식을 취하는 사이, 코트 위 DB 선수들은 많은 턴오버를 범했다. KGC의 성공적인 수비는 지속됐고, 변준형(188cm, G)의 돌파와 스펠맨의 3점까지 연속적으로 터졌다. 양 팀의 격차는 어느덧 18점까지 벌어졌다. 경기의 흐름이 급격하게 KGC로 흘렀다.

다시 오브라이언트가 해결사로 나섰다. 오브라이언트는 투입과 동시에 허웅(185cm, G)의 3점슛을 만들어냈다. 이후, 본인의 득점도 쏠쏠히 챙겼다. 포스트 업에서 페이드-어웨이 점퍼로의 전환은 알고도 막지 못했다. 오브라이언트는 수비에서도 영리하게 볼을 걷어내는 등 공수에서 기여도가 매우 높았다.
 

 

몸을 화끈하게 예열한 오브라이언트의 진가는 3쿼터에 나타났다. 높은 BQ에서 나온 패싱 센스는 동료들의 쉬운 득점으로 연결됐다. 오브라이언트의 오프 더 볼 스크린은 가드 자원들의 외곽 찬스로 잘 파생됐다.

오브라이언트는 미드-레인지 점퍼로 후반전 첫 득점을 개시했다. 크로스오버에 이은 3점슛으로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이준희(192cm, G)와의 2대2 플레이도 안정감 있었다. 무엇보다 이날 오브라이언트는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십도 선보였다.

그의 맹활약에도 양 팀의 간격은 쉽게 좁혀지지 않자, 오브라이언트는 선수들에게 직접 수비 지시를 하기도 했다. 빠른 백코트를 강조하는 제스처도 취했다. 하이파이브와 지속적인 소통으로 코트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렸다.

오브라이언트는 페이드-어웨이 점퍼, 저돌적인 림어택을 포함한 다양한 공격 옵션으로 3쿼터에만 18점을 쏟아부었다. 동시에 김종규(207cm, C)와 함께 스펠맨을 3쿼터에 4점으로 봉쇄해냈다. DB가 추격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오브라이언트는 본인의 커리어 하이 기록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끝까지 고군분투했다. 그는 이번 시즌 4쿼터에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하는 허웅의 슛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KGC의 도움 수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스펠맨의 트래블링을 유도하는 굿 디펜스도 선보였다.

결국 DB는 4쿼터 중반 역전까지 일궈냈었다. 하지만 우위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성현(189cm, F)과 문성곤(196cm, F)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패배를 맞이했다. 또한 DB는 오브라이언트를 제외하고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없었다.

이날 오브라이언트는 29분 33초 동안 32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상범 감독은 “아무쪼록 팀에 잘 적응했다. 꾸준함을 가져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 컨디션이 좋아 많이 기용했다. 지금처럼 계속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오브라이언트의 활약에 만족해했다.

 

오브라이언트는 이전 인터뷰에서 “러시아 리그에서는 내 중심으로 공격을 했었다. 그렇게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DB의 상황은 다르다. 물론 컨디션이 더 올라온다면 당시의 모습을 보여줄 자신은 있다”고 말했었다.

그의 말처럼 러시아 리그에서 명성을 날렸던 스코어러의 모습을 점점 나타내고 있는 것일까. 이상범 감독의 말처럼 아직 몇 경기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오브라이언트의 선전은 중위권 싸움을 이어가는 DB 입장에선 매우 반가운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사진 제공 = KBL

 

[저작권자ⓒ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HEADLINE

더보기

PHOTO NEWS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