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탐방] ‘명가의 재건’을 꿈꾸는 숙명여고, 마지막 문턱을 넘기 위해!

정병민 기자 / 기사승인 : 2022-01-14 16: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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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농구부는 다가오는 시즌, 오로지 금메달과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1926년 창단된 숙명여고 농구부는 한국 여자 농구의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프로 농구를 즐겨보는 팬이라면 모두 아는 한국 농구의 대모 故 윤덕주 여사. 그녀가 숙명여고 농구부의 첫 페이지를 열었고 작성해 나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숙명여고 체육관 이름이 윤덕주 체육관인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숙명여고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화려한 우승 경력을 자랑한다. 또 현재도 WKBL 무대를 누비고 있는 많은 슈퍼스타들을 배출한 명문 학교이다. 숙명여고는 2021년도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도 최민주와 이유진을 프로의 세계로 진출시켰다.

하지만 숙명여고는 최근 들어서 명문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대회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2009년 종별 선수권 대회 우승 이후 오랫동안 트로피와 마주하지 못했다. 꾸준히 순위권, 4강, 결선 무대는 밟았지만 마지막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런 숙명여고에 2012년 방지윤 코치가 들어섰다. 방지윤 코치는 다시 한번 숙명여고의 자부심과 명문이라는 이미지를 되찾기 위해 많은 변화를 가졌다. 물론 쉽지만은 않았다. 그녀가 부임 당시엔 상황이 현재보다 좋지 못했다. 숙명여고의 명성에 비해 장시간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었기에 아이들의 자신감도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방 코치는 선수 생활의 노하우와 지도자 경력을 잘 살려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그 결과 숙명여고는 겉으로 크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서서히 재차 전통 강호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었다. 자연스레 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도 수확할 수 있었다.

숙명여고는 그녀의 열정과 선수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어우러지면서 2017년 연맹회장기 우승, 48회 추계연맹전 우승 등 다시 정상의 자리에 오르기 시작했다.

방지윤 코치는 "아무래도 저 먼저도 이전보다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있다. 아이들을 한 번에 아우르는 게 쉬워졌다. 뚜렷한 목표 설정과 한 방향으로 가는 집중력도 좋아졌다. 코치진과 선수단 모두 힘든 과정인데 즐겁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숙명여고는 타 지방의 엘리트 농구부에 비해 지원이 풍족한 편은 아니다. 지방을 연고로 둔 팀들은 농구부가 적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케어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있는 한편, 수도권이나 서울은 뜻대로 그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숙명여고는 학교와 졸업생들의 전폭적인 지원에 부족함 없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었다.

방지윤 코치는 “저흰 지방에 위치한 팀들보다 지원이 많지 않다. 그러나 학교 자체에서 예산을 많이 잡아주셔서 풍족하게 농구하고 있다. 졸업생들도 자주 놀러 와서 간식부터 시작해 소소한 지원을 해주고 있어 큰 부족함 없이 운동을 하고 있다”며 주변의 지속적인 관심에 감사함을 표했다.

숙명여고는 농구부 선수들을 위해 기숙사도 제공하고 있다. 선수들의 피로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체육관도 매우 가깝다.

그래도 숙명여고의 훈련 시설 중 아쉬운 점을 하나 꼽자면 난방시설이다. 윤덕주 체육관은 별도의 난방시설이 없어서 선수들이 겨울엔 열풍기에 의존해 훈련을 하고 있다. 여름에도 에어컨이 없어 덥게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이외의 환경은 지속적으로 개선되어가고 있다.

숙명여고를 졸업한 선수들도 비 시즌 동안 학교에 항상 온다고 한다. 졸업생들은 운동 시간에 와서 선수단의 훈련을 중단시키기도 한다고 한다. 졸업 후에도 선수들의 끊임없는 교류에 숙명여고도 시즌 때 경기를 보러 가는 등 유대적인 관계를 현재까지도 잇고 있다. 이는 숙명여고 선수들에게도 큰 동기부여로 작용하고 있다.
 


숙명여고는 대체적으로 선수 수급을 연계학교인 숙명여중에서 이루고 있다. 대부분의 여자 엘리트 농구부가 그렇겠지만 숙명여고도 초, 중학교의 선수층이 얇아 현재까지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도 방지윤 코치는 직접 발 벗고 나서 농구에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을 대거 스카우트해오고 있다. 그녀의 노력에 숙명여고도 이전의 화려했던 명성에 한 단계 한 단계 올라서고 있다.

방지윤 코치는 “어린 선수들이 예전과 다르게 학교를 골라서 가고 있다. 저희도 가끔씩 다른 학교에서 좋은 선수들이 온다. 인원이 많이 없고 힘든 가운데, 새해엔 클럽 팀에서 많은 선수가 왔다. 변화가 없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말을 이어간 방 코치는 “숙명여중이 매년 우승을 하고 있다. 그래서 숙명여고도 금년도는 좀 다를 것 같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와준다. 저희 선수들이 개개인 욕심은 많은데 배려도 하고 희생도 할 줄 안다. 요즘은 개인기로 하는 농구가 추세라고 하긴 하지만 무엇보다 농구의 본질은 팀워크다. 그래서 저희 선수들은 팀 농구와 개인기를 잘 조화롭게 이루고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방지윤 코치의 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숙명여고의 팀 컬러는 다 같이 하나 된 농구다. 숙명여고 선수들은 힘든 훈련 과정 속에서도 즐겁게, 조직적인 플레이 안에서 개개인의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전원 수비라는 컨셉과 빠른 농구를 추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만사 모든 일이 본인이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숙명여고 역시 우승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가했지만 재작년과 작년, 숭의여고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서지 못했다.

2021년도에도 숙명여고는 춘계연맹전 결승에서 숭의여고에 1점 차 패배를 당했다. 단 1점을 넘어서지 못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치러진 협회장기에서도 준결승 무대에서 숭의여고를 만나 패배하고 말았다. 방지윤 코치는 2021년도를 어떻게 돌아봤을까.

방 코치는 “코로나가 핑계면 핑계지만 선수들과 정상적인 팀, 체력 훈련을 진행하지 못했다. 대회를 위해 6주라는 기간 동안 경기만 준비했다. 인원도 많지 않았기에 로테이션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지방 팀들은 체력이 다들 너무 좋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방지윤 코치는 2022년도 새해의 목표를 전국 대회 우승, 전국체전 금메달로 잡았다. 그에 맞게 훈련 계획도 이미 머릿속으로 구상해둔 상태였다.

방 코치는 “체력운동, 웨이트 프로그램과 농구를 세분화해서 베이스부터 천천히 단계별로 끌어올리고 있다. 첫 시합을 언제 나갈지 정하지 않았는데 봄 학기를 기준으로 준비에 들어갔다. 팀플레이라는 큰 틀을 짜주고 개인기는 본인에게 맡기고 있다”고 말해왔다.

숙명여고는 몇 년간 아쉬움을 떨쳐내기 위해 방 코치의 말처럼 새해 벽두부터 정상을 향해 담금질에 들어갔다. 지난 경기의 패배를 디딤돌 삼아 더욱 철저히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선수들도 전라도 광주에서의 전지훈련을 통해 기초를 다지고 합을 맞추고 있다.

방지윤 코치는 “베이스부터 부상 없이 하려 한다. 체력을 베이스로 깔아가고 개인기를 자신 있게 하려 한다. 그런 면을 조금만 보완하면 된다. 그러면 이후 원하는 공격적인 농구, 조직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리라 본다”며 전지훈련 중점 사항을 말했다.

더불어 방 코치는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이 많다. 다른 해에는 선수들이 순해서 지방 팀을 만나면 도망만 다녔다(웃음). 열심히 하고 자신감 넘치는 건 좋았다. 올해는 팀 적으로 더욱 개인기와 마인드가 잘 갖춰져있다. 난 큰 틀만 잡아주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끔 하려한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 제공 = 숙명여고 농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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