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홍유순의 1대1 수비를 망쳐버린 것, 신한은행의 잘못된 공격과 턴오버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25-11-24 11: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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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유순(179cm, F)의 수비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잘못된 공격이 홍유순의 수비 기여도에 악영향을 미쳤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인천 신한은행은 2024~2025 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창단 처음으로 1순위 지명권을 획득했다. 그래서 1순위가 신한은행에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1순위를 얻은 신한은행은 재일교포이자 해외 활동 선수인 홍유순을 선택했다.
홍유순의 기여도가 점점 높아졌다. 홍유순은 WKBL 역대 신인 최초로 ‘4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그 후에도 신한은행에 크게 공헌했다. 신한은행이 비록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으나, 홍유순은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홍유순의 입지가 줄어들 뻔했다. 최윤아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후, 홍유순이 백업 멤버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홍유순은 최이샘(182cm, F)-김진영(177cm, F)-미마 루이(185cm, C) 등 선배들의 활약을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미마 루이가 발목을 다쳤고, 최이샘도 부상 후유증을 안고 있다. 홍유순이 전열에 포함돼야 했다. 개막 후 2경기 평균 20.5점 8리바운드(공격 4.5) 2.5어시스트에 2.0개의 스틸로 맹활약했다. 신한은행의 1옵션으로 거듭났다.

# Part.1 : 같은 전략

홍유순은 2025~2026시즌 처음으로 아산 우리은행전에 나선다. 우리은행의 절대 에이스인 김단비(180cm, F)를 제어해야 한다. 최윤아 신한은행 감독도 경기 전 “(우리은행의 저조한 3점슛 때문에) 지역방어를 고심하고 있다. 다만, 1대1 수비를 해야 할 때, (홍)유순이와 (김)진영이를 교대로 활용하려고 한다”라며 ‘김단비 봉쇄 전략’을 밝혔다.
홍유순은 점프 볼 직후 김단비에게 붙었다. 김단비를 스크리너로 삼는 2대2와 마주했다. 홍유순은 이때 림 근처로 처졌다. 새깅(페인트 존 쪽으로 처지는 수비)으로 세키 나나미(171cm, G)의 돌파를 막았다. 현명한 판단이었다. 우리은행의 3점슛 성공률이 약 12.7%(9/7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홍유순은 자세를 한껏 낮췄다. 김단비의 흔드는 동작에 흔들리지 않았다. 김단비에게 림 근처를 허용하지 않았다. 김단비에게 미드-레인지 점퍼를 강요했다. 결국 김단비의 점퍼를 무위로 돌렸다.
김진영(177cm, F)도 김단비를 막아섰다. 김진영의 전략도 다르지 않았다. 김단비를 림과 먼 곳으로 밀어냈다. 김단비에게 돌파당하더라도, 림 근처에 있던 수비수가 도움수비. 김단비의 위력을 최소화했다.
그리고 신한은행은 3-2 변형 지역방어를 활용했다. 홍유순이 중요했다. 수비 범위 넓어야 하는 탑에 포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탑과 윙 사이에 위치한 김단비를 놓쳤다. 김단비에게 3점을 내줬다. 11-16으로 밀렸다.
변수가 발생했다. 김단비가 1쿼터 종료 2분 32초 전 두 번째 파울을 범한 것. 그러자 최윤아 신한은행 감독은 홍유순을 바로 빼버렸다. 1쿼터 잔여 시간을 홍유순 없이 운영했다.

# Part.2 : 변형 전술

신한은행은 존 프레스와 3-2 변형 지역방어를 가미시켰다. 김단비는 이때 하이 포스트로 향했다. 그러나 김단비 옆에 있던 선수들이 이를 극구 말렸다. 신한은행은 결국 김단비에게 볼을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야투 실패 후 김단비의 수비 리바운드를 억제하지 못했다. 김단비의 치고 달리는 속도 역시 쫓아가지 못했다. 김단비를 중심으로 한 얼리 오펜스를 감당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김단비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에게 3점을 허용했다. 그러다 보니, 신한은행 수비가 김단비만 신경 쓸 수 없었다. 여러 개의 선택지를 생각해야 했다.
신한은행은 결국 풀 코트 프레스를 선택했다. 우리은행의 전진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어느 정도 효험을 발휘했다. 세키 나나미의 턴오버를 유도했고, 이를 이어받은 홍유순이 추격 3점포(23-33)를 가동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계속 풀 코트 프레스를 실시했다. 우리은행의 전진 속도와 득점 속도 모두 떨어뜨렸다. 그렇지만 우리은행과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27-38로 전반전을 종료했다.

# Part.3 : 야속한 턴오버

3쿼터. 신한은행은 1대1을 먼저 했다. 홍유순이 김단비를 1대1로 막았다. 김단비의 왼쪽 돌파를 예측했고, 도움수비수의 손질 버프 또한 얻었다. 김단비의 미드-레인지 점퍼를 또 한 번 무위로 돌렸다.
홍유순은 김단비의 공격 리바운드 가담을 살폈다. 김단비에게 좋은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그리고 수비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김단비의 장기(세컨드 찬스 포인트) 중 하나를 없애버렸다.
홍유순은 김단비를 찰거머리처럼 따라다녔다. 김단비에게 볼을 허락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공격 루트를 줄여버렸다. 수비를 해낸 신한은행은 33-41로 우리은행을 쫓았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턴오버 때문에 실점했다. 그리고 홍유순은 강계리(164cm, G)와 김단비의 2대2를 쫓아가지 못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스크린 이후 왼쪽 엘보우로 향하는 김단비를 제어하지 못했다. 김단비에게 결국 미드-레인지 점퍼를 내줬다.
흔들린 신한은행은 야투를 계속 실패했다. 야투 실패 후 백 코트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백 코트 과정 중 매치업을 찾지 못했다. 3쿼터 종료 3분 48초 전에는 김예진(174cm, F)에게 속공 3점을 허용. 33-52로 더 크게 밀렸다. 최윤아 신한은행 감독은 후반전 두 번째 타임 아웃을 사용해야 했다.
신한은행의 전략은 달라지지 않았다. 김단비를 막는 전략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공격 셀렉션을 신중하게 했다. 그렇지만 김단비의 풋백에 당했다. 40-55로 3쿼터를 종료했다.

# Part.4 : 빠른 투항

신한은행은 마지막 10분에 모든 걸 걸었다. 그래서 우리은행 진영부터 강하게 붙었다. 풀 코트 프레스를 고수했다. 홍유순도 김단비를 그냥 두고 보지 않았다. 김단비의 왼쪽 돌파를 제대로 블록슛했다.
그러나 신한은행의 점수가 쌓이지 않았다. 신한은행의 에너지 레벨이 확 떨어졌다. 오히려 우리은행의 기를 살려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유순은 김단비를 림과 먼 곳으로 밀어냈다. 사이드 라인 쪽으로 밀어냈다. 하지만 김단비에게 연속 3점을 내줬다. 신한은행은 경기 종료 5분 1초 전 42-63으로 밀렸다. 결국 백기를 던져야 했다. 54-75로 완패했다.
신한은행의 수비 전략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잘못된 공격이 수비 진영을 갖추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신한은행은 우리은행과 간격을 체감해야 했다. ‘시즌 첫 연승’ 또한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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