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무너져 있고, 발 디딜 곳 하나 보이지 않아 ~♪♬
까맣게 드리운 공기가 널 덮어 눈을 뜰 수조차 없게 한데도 ~♪♬
거기서 멈춰 있지 마 그곳은 네 자리가 아냐 ~♪♬
그대로 일어나 멀리 날아가기를 ~♪♬
얼마나 오래 지날지 시간은 알 수 없지만 ~♪♬
견딜 수 있어 날개를 펴고 날아 ~♪♬ <미생 ost, 이승열 '날아'>
인생을 실타래 풀듯이 술술 풀어나가는 이가 있는가하면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다. 엄밀히 말해 후자가 더 많다. 이리 꼬이고 저리 꼬이고, 이제 하나 했다 싶으면 다른 어떤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 자신이 전부라고 믿었던 것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지만, 남들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사연들이 터지면서 그걸 포기해야 할 상황이 닥치기도 한다.
성공이라는 단어에 정답은 없지 않을까? 그 무엇보다 성공만큼 결과론적인 것도 없다. 물론 해답은 과정 속에 있다고들 한다. 때로는 더 이상 기회가 없나 싶을 때 기회가 찾아오는가 하면, 얘기치 않았던 위기를 맞이하면서 고개를 숙일 때가 한 두 번이 아닐 것이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성취하지 못하는 때도 엄청 많을 거다.
삶을 살아감에 있어 절실하지 않은 인생 또한 없을 것이다. 누구나 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고, 그걸 해야만 하는 명분이 있다. 어릴 적부터 해왔기 때문일 수도 있고, 생계를 위해 하는 수 없이 그 세계에서 발을 빼내서는 안 되는, 사람마다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인생사가 녹아있다.
이는 NBA에도 마찬가지다. 르브론 제임스와 같은 수퍼엘리트들은 상위 1% 미만일 것이다. 오히려 절대다수의 선수들은 드래프트데이때 자신의 지명유무에 자신의 인생을 걸며 이름이 호명되길 오매불망 기다리는 선수들이 즐비할 것이다. 하물며 선택받지 못한 선수들은 D-리그를 오르내리는가 하면 국외리그를 전전하기도 한다.
이후에라도 자신의 꿈인 NBA에 진출하게 된다면, 다행인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NBA의 장벽이 높고, 생존하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다. 여러 인생들이 NBA를 통해 마주하고 있다. 환희와 웃음도 가득하지만, 그 이면에는 여러 선수들의 좌절과 실망감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이곳에 지난해에 절찬리에 종영한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와 같은 인생사를 닮은 선수들이 있다. 바로 마이애미 히트의 하산 화이트사이드(센터, 213cm, 120.2kg)와 타일러 존슨(가드, 193cm, 84kg)이 그들이다. 한 선수는 D-리그를 전전하다 레바논과 중국을 오가는가 하면 이번 시즌에도 이미 한 번의 방출을 당했다.
또 다른 선수는 서머리그를 통해 NBA 진출을 노렸지만, 실패했고 방출을 피하지 못했다. D-리그에서 한 시즌을 보냈고 10일 계약을 통해 겨우 로스터 진입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잡았다. 오히려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의 쉽지 않았던 행적과 이번 시즌의 활약상을 되짚었다.
D-리그를 통해 전력을 보강한마이애미
마이애미는 이번 시즌 초반에 화이트사이드를 D-리그에서 콜업했다. 이어 시즌 중반에는 존슨을 불러올리면서 로스터를 보강했다. 이는 주효했다. 화이트사이드는 어느덧 주전 선수를 넘어 이제는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존슨은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는 않았지만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처럼 마이애미는 이번 시즌 들어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D-리거들을 적극 활용하면서 전력을 보강했다. 화이트사이드와 존슨은 팀의 부족한 포지션을 메워주는 선수로서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 빈자리를 대체하는 정도가 아니라 확실한 재원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기회를 보장받고 있다.
이번 시즌 들어 마이애미가 D-리그를 얼마나 잘 활용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마이애미는 수폴스 스카이포스(Sioux Falls Skyforce)라는 팀과 제휴를 맺고 있다. 수폴스는 사우쓰다코다(South Dakota)주 동남부에 있는 도시. 마이애미는 NBA에 뛰기 애매한 선수들을 D-리그로 내려 보내면서 프로수업을 받게 했다.
화이트사이드는 현재까지 매 경기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중거리슛도 곧잘 던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였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모습을 보이면서 팀의 대표급 선수로 우뚝 섰다. 존슨은 마이애미가 내놓은 또 다른 D-리그 출신의 원석이다.
성공사례 1, '마이애미의 사원 장그래' 하산 화이트사이드
화이트사이드는 D-리그가 배출한 최고의 성공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는 D-리그를 통해 올라온 선수들이 빛을 보는 경우가 극히 적었다. 콜업이 됐다가도 곧바로 D-리그로 내려가거나 NBA에서 방출되는 선수가 부지기수였다. 화이트사이드도 처음에는 그럴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이번 시즌에도 D-리그를 오간 화이트사이드는 서서히(라 쓰고 '5년'이라 읽는다)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Players Focus 화이트사이드] http://www.basketkorea.com/2015/01/116822.htm
지난 1월 4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 로케츠와의 원정경기에서는 14점을 올리면서 생애 첫 두 자리 수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1월 5일에 있었던 브루클린 네츠와의 경기에서는 11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생애 첫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이후 화이트사이드는 내리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면서 팀을 대표하는 빅맨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이제는 핵심 로테이션에 진입한 것도 모자라 당당한 주전 센터로 올라서기까지 했다.
지난 1월 12일 LA 클리퍼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당시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생애최고의 기록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화이트사이드는 이날 23점 16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이제 팀의 당당한 필승공식으로 떠올랐다. 화이트사이드가 골밑을 휘어잡을수록 팀의 승리도 조금씩 늘어나는 듯 보였다. 데뷔 이후 첫 10점 이상을 기록한 휴스턴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6경기 연속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면서 마이애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위기는 있었다. 화이트사이드는 지난 1월 21일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의 홈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다. 화이트사이드는 이날 단 11분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발목부상을 당하면서 어렵사리 잡은 기회를 놓칠 뻔 했다. 2경기를 결장한 그는 이내 복귀전을 가졌다. 화이트사이드는 지난 1월 26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화이트사이드는 이날 24분여를 뛰면서 14점 13리바운드 12블락을 기록하면서 생애 첫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단연 압권은 블락이었다. 화이트사이드는 시카고의 내로라하는 올스타급 빅맨들의 공격을 거침없이 막아 세웠다. 특히 타지 깁슨을 상대로만 다섯 개의 블락을 뽑아내면서 마이애미의 골밑을 철옹성으로 만들었다. 이날 자신의 생애최다 블락까지 기록한 그는 1989년 3월 22일 마누트 볼이 20분 미만을 뛰며 13블락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25분 미만을 소화하고 12블락+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이후에도 화이트사이드의 활약은 계속됐다. 지난 1월 28일 밀워키 벅스와의 홈경기에서는 다시 주전으로 출장했다. 화이트사이드는 16점 16리바운드로 시즌 두 번째 '15-15'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 31일에 있었던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홈경기에서는 자신의 리바운드 기록을 갈아치웠다. 화이트사이드는 이날 24리바운드를 잡아내면서 종전 기록(16리바운드)을 경신했다. 보다 고무적인 것은 공격리바운드만 10개에 달했다는 것이다.
# 복귀 이후 화이트사이드의 경기 일지
26일 vs 시카고 14점 13리바운드 12블락
28일 vs 밀워키 16점 16리바운드
31일 vs 댈러스 16점 24리바운드
02일 vs 보스턴 20점 9리바운드 3블락
화이트사이드가 살아나면서 졸지에 마이애미의 골밑에 숨통이 트였다.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크리스 보쉬와 크리스 앤더슨만으로 골밑을 지켜야했던 마이애미에게는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무엇보다 화이트사이드가 주전으로 나서면서 크리스 보쉬가 본연의 포지션인 파워포워드로 나설 여건이 마련됐다. 크리스 앤더슨도 벤치에서 나서게 되면서 좀 더 효율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화이트사이드의 스텝업으로 마이애미는 이전과는 다른 강력한 인사이드를 꾸릴 수 있게 됐다.
성공사례 2, '또 다른 원석' 타일러 존슨
타일로 존슨도 빼놓을 수 없다. 비록 한 경기만의 활약에 불과했지만, 존재감만큼은 남달랐다. 존슨은 지난 2일 보스턴 셀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3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존슨은 이날 벤치에서 나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이날 경기 전까지 단 2경기 출전에 그쳤으며 그 중 한 경기는 2분도 채 뛰지 않았다. 그럼에도 존슨은 이날 깜짝 활약을 펼치면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존슨은 지난 드래프트에서 어느 팀으로도 지명을 받지 못했다. 마이애미와 비보장계약을 맺었지만 이내 방출을 당했고, 최근에야 10일 계약을 통해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10일 계약을 체결하기 전, 존슨은 D-리그에서 뛰었다. 수폴스에서 15경기를 뛰며 18.5점 4.3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기록한 그는 마이애미의 레이더에 포착됐다. 하지만 마이애미의 부름을 받았음에도 존슨에게 좀체 기회가 오지 않았다.
지난 31일에 있었던 댈러스와의 홈경기에서 존슨은 NBA에서의 첫 필드골을 성공시키면서 빅리그에서의 코트감각을 익혀나갔다. 3점슛도 시도했다. 아쉽게 림을 빚나갔지만, 존슨은 팀이 일찌감치 경기를 접은 상황에서도 자신의 플레이를 하나씩 시험해 나갔다. 24분 19초라는 많은 시간을 뛴 그는 리바운드와 스틸 그리고 블락까지 하나씩 보태면서, 많이 부족하지만 작게나마 자신의 기록지를 채워나갔다.
반전은 있었다. 지난 2일에 생애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아직 NBA에서 3경기밖에 뛰지 않은 선수지만, 이날 존슨은 이날 벤치에서 나선 선수들 중 단연 빛났다. 적재적소에 득점을 올려주는가 하면 동료들의 득점까지 살뜰하게 챙겼다. 자신의 첫 3점슛을 성공시켰음은 물론 첫 공격리바운드까지 잡아냈다. 이날 존슨은 결국 리바운드가 하나 모자라 아쉽게 더블더블을 놓치고 말았다.
폴 조지와 같은 학교인 프레스노주립 대학을 나온 그는 지난 드래프트에 참가했다가 낙방했다. 다른 어느 팀들의 부름도 받지 못했다. 이후 지난 8월에 마이애미와 계약을 따낸 그는 서머리그에서 활약할 여지를 마련했다. 그러나 끝내 마이애미의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는 수 없이 존슨은 이번 시즌을 D-리그에서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마이매미의 제휴팀은 수폴스에서 프로 첫 시즌을 소화하게 됐다.
그랬던 그에게 지난 1월 13일 마이애미가 다시 손을 내밀었다. 마이애미가 존슨에게 10일 계약을 제시한 것이다. 존슨이 처음으로 NBA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뛰지 못할 수도 있었다. 결국 1분 44초를 뛰는데 그쳤지만, 마이애미와 두 번째 10일 계약을 체결하면서 NBA 생활을 연장했다. 그리고 두 번째 10일 계약 만에 그는 13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잔여시즌 계약을 따낼 여지를 마련하게 된 셈이다.
한편 마이애미는 노리스 콜을 트레이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브랜든 제닝스가 시즌아웃되면서 백코트 쪽에 공백이 생긴 디트로이트가 콜에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이애미로서도 콜의 기량향상을 기대할 수 없는데다 이번 시즌이면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트레이드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오죽했으면, 콜과 데니 그레인저를 통해 디트로이트의 조나스 제렙코를 트레이드하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콜이 트레이드된다면, 존슨에겐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 게다가 드웨인 웨이드가 부상으로 빠져 있다. 앞으로 존슨이 뛸 출전시간이 많아질 수도 있다. 존슨은 92년생으로 상당히 어린 선수다. 마이애미가 좀 더 시간을 두고 육성할만한 선수임은 분명하다. 특출한 장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백업가드를 맡기기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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