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코리아 = 윤초화 기자] WKBL 차세대 가드 자리를 넘보는 동갑내기 선수들이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툰다.오는 22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과 청주 KB스타즈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 경기가 펼쳐진다. 두 팀의 대결은 벌써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어김없이 이번 시즌도 정규리그 1위를 독주한 우리은행이 통합 3연패에 성공할 것인지, ‘양궁농구’의 진수를 펼치고 있는 KB스타즈가 창단 첫 우승에 성공할 것인지 말이다.
팀대팀의 대결만큼 흥미를 끄는 대결이 있다. 바로 동갑내기 두 가드의 대결이다. 1992년생 이승아(23, 176cm)와 홍아란(22, 174cm)은 각각 우리은행과 KB스타즈를 대표하는 가드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두 선수 모두 세계여자농구선수권을 다녀오며 기량이 급성장했다. 홍아란은 인천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정규리그만큼 훌륭한 3점슛 능력을 선보였다. 이승아는 정규리그 중반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이승아가 없는 빈자리는 생각보다 컸다. 그만큼 우리은행에서 이승아는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성장한 것이다.
사실 두 선수의 시작은 확연히 달랐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 동기지만 이승아는 전체 1순위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으며 데뷔했지만 홍아란은 2라운드에서 전체 9순위로 KB스타즈의 지명을 받았다. 전체 1순위답게 이승아는 데뷔 첫 해부터 우리은행의 백업가드로 경기에 출전했다. 2011-2012시즌에는 평균 21분을 뛰며 평균 5.4득점, 3.6리바운드, 1.3어시스트로 2년차 선수치고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승아가 두 시즌 동안 프로 무대에 적응해가는 사이 홍아란은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 했다. 그렇게 벤치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홍아란은 서동철 감독의 부임 후 팀의 백업가드로 주목받기 시작한다. 2012-2013시즌부터 정규리그 전 경기에 출전하며 이름을 알린 홍아란은 지난 2013-2014시즌 KB스타즈의 주전 가드로 거듭났다. 이승아가 놀랄 정도로 홍아란은 무서운 성장 속도를 보여줬다. 평균 7.3득점, 2.7리바운드, 1.5어시스트로 1년 만에 WKBL을 대표하는 가드명단에 이름을 올린 홍아란.
두 선수의 스타일 자체도 차이가 있다. 이승아는 우리은행의 포인트가드다. 1번 자리에서 경기를 리딩하고 공격보다는 수비에 더 장점이 있는 선수다. 그렇다고 득점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이승아가 부상으로 빠진 사이 우리은행이 어려움을 겪은 것도 리딩과 수비였다. 이승아는 박혜진과 함께 우리은행의 높은 앞선 라인을 구축했다. 우리은행의 무기라 할 수 있는 강력한 수비도 이승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번 시즌 이승아는 평균 6.7득점, 3.9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10득점, 6리바운드의 활약을 펼쳐 부상의 여파를 완전히 떨쳐낸 모습이었다.
홍아란은 공격력이 좋은 가드다. 아직 리딩보다는 공격에 더 집중하고 있다. KB스타즈 서동철 감독도 홍아란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리딩을 변연하에게 맡기고 홍아란에게 리딩의 무게를 덜어줬다. 지난 시즌만 해도 홍아란은 상대팀의 압박 수비에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와 국제대회 등 경험이 쌓인 지금 그런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그 결과 홍아란은 데뷔 이후 개인 최고 기록을 남겼다.
평균 10.5득점을 기록, 팀 내에서 쉐키나 스트릭렌(평균 13.9득점)과 비키 바흐(평균 13.0득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평균 득점을 해냈다. 슈팅력이 지난 시즌보다 정확해졌다. 2점슛 성공률과 3점슛 성공률 모두 리그 10위 내에 랭크됐고, 자유투 성공률은 무려 1위다. KB스타즈의 양궁농구에 홍아란도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렇다고 수비력이 좋지 않은 것도 아니다. 악착같은 면이 있어 수비도 곧 잘하는 편이다.
시작은 달랐으나 홍아란의 급성장으로 두 선수는 같은 위치에 놓였다. 팀의 우승을 위해 서로를 눌러야 하는 상황이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여고부 라이벌인 인성여고와 삼천포여고 소속으로 살벌한 ‘기싸움’을 벌였다. 당시에는 이승아가 속한 인성여고가 삼천포여고에 패배를 안겼다. 과연 이번에도 이승아가 웃게 될까? 아니면 홍아란이 그 때의 아픔을 되갚아 주게 될까?
일러스트 = 최민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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