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전자랜드와 KB, 포기하지 않는 근성도 같았다

/ 기사승인 : 2015-03-28 07: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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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스타즈 변연하, 전자랜드 리카르도 포웰[바스켓코리아 = 윤초화 기자] 남여프로농구의 ‘닮은꼴’로 화제가 됐던 인천 전자랜드와 청주 KB스타즈가 같은 날, 똑같이 고배를 마셨다.

전자랜드와 KB스타즈는 27일 각각 원주 동부와 춘천 우리은행에게 패했다. 전자랜드는 이날 패배로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희망이 날아갔고, KB스타즈도 사상 첫 우승 도전이 끝이 났다. 결과는 패배였지만 두 팀은 경기 끝까지 승부를 포기 하지 않는 투혼을 발휘하며 많은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전자랜드와 KB스타즈가 닮은꼴로 주목을 받은 것은 플레이오프부터였다. 전자랜드는 서울 SK를 맞아 6강 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을 거두는 파란을 일으켰다. 정규리그 6위가 3위를 3연승으로 대파하는 모습에 모두가 놀랐다. 전자랜드는 차바위, 정효근, 정병국 등이 폭발적인 외곽포를 퍼부었고, 리카르도 포웰이 해결사로 나서며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KB스타즈도 비슷했다. 정규리그 3위였던 KB스타즈는 2위 인천 신한은행을 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신한은행이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을 뚫고 KB스타즈는 2연승으로 신한은행을 가볍게 꺾었다. 전자랜드와 마찬가지로 KB스타즈의 강점도 외곽포였다. KB스타즈는 변연하와 정미란, 강아정, 홍아란 등 모든 포지션의 선수들이 외곽포를 장착해 신한은행을 괴롭혔고, 정규리그 동안 부진했던 쉐키나 스트릭렌이 부활하며 플레이오프의 해결사로 떠올랐다.

서로가 비슷한 상황에 놓이다보니 동기부여도 됐다. KB스타즈 서동철 감독과 선수들은 전자랜드의 돌풍에 감동을 받았다. KB스타즈의 변연하는 “6강부터 전자랜드의 경기를 많이 봤다. 전자랜드의 선수 구성이나 스타일이 우리랑 비슷하다. 외곽슛을 많이 던지고 조직적인 팀 수비를 한다는 것도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어느 팀 못지않게 열심히 해서 우리도 저렇게 열심히 하자는 이야기를 간간이 했던 것 같다”며 열정적인 전자랜드의 모습에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역시 전자랜드와 KB스타즈가 비슷한 색깔을 가진 팀이라고 말했다. 유 감독은 “서동철 감독이 나랑 친해서 그런가보다”라고 장난스럽게 말하기도 했지만 “팀 컬러가 비슷한 것 같다. 사실 남자 농구의 작전을 여자 농구에 그대로 적용하기 힘든데 적재적소에 KB스타즈가 잘 적용한 것 같다”고 KB스타즈와 비교를 재미있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두 팀의 운명은 같았다. 포기하지 않는 승부욕과 근성도 대단했다. 전자랜드는 패색이 짙어진 상황에서도 경기 막판까지 승부를 알 수 없게 만들었다. 한 때 14점차까지 뒤졌던 전자랜드는 4쿼터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고 포웰이 특유의 클러치 능력을 발휘했고 김지완까지 득점에 가세하며 점수차를 1점으로 좁혔다. 비록 막판 상대에게 3점슛을 맞으며 승리를 내줘야 했지만 전자랜드의 투혼과 열정은 모두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KB스타즈도 ‘무적’이라 불리는 우리은행을 4차전 승부까지 끌고 오는 저력을 발휘했다. 전자랜드와 같은 무서운 추격은 없었지만 승부가 기운 마지막까지도 포기하지 않았다. 3, 4쿼터 강아정과 비키 바흐, 홍아란의 득점이 계속되며 추격을 시도했던 KB스타즈. 하지만 플레이오프부터 이어진 강행군에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나며 KB스타즈는 우리은행의 벽을 넘지 못 했다.

전자랜드 유도훈, KB스타즈 서동철아쉬운 패배. 승부욕이 강한 두 팀의 감독은 똑같이 눈물을 보였다. 유도훈 감독은 “선수들이 그동안 고생했다”고 입을 열었지만 복받치는 눈물에 잠시 말을 잇지 못 했다. 어렵게 입을 뗀 그는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고맙게 생각한다. 이 경기를 통해 우리 선수들이 성숙했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감독으로서 고맙다”고 선수들의 마음을 달랬다. 이어 “동부가 이기고 올라갔으니까 챔프전에서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며 자신들을 울린 상대팀에 대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서동철 감독도 눈물을 보였다. 경기 후 그는 “많이 아쉬운 시즌이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잘 해줬다. 챔프전 올라와서 부족한 면이 없진 않았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준 것이 고맙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우리은행의 우승에 “결과에 승복한다. 위성우 감독을 비롯해 우리은행 선수들에게 우승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아름다운 패자의 모습을 남겼다.

비록 전자랜드와 KB스타즈의 돌풍은 아쉽게 끝이 났지만 두 팀이 있었기에 이번 시즌이 더욱 재미있었다. 모두의 예상을 뒤집은 반전과 이변을 보여준 두 팀에게 박수를 보낸다.

사진 제공 = KBL,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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