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12월 18일(이하 한국시간)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이날은 워싱턴 위저즈에서 전성기를 보냈던 ‘Agent Zero’ 길버트 아레나스(가드, 191cm, 87kg)가 대폭발한 날이다. 아레나스는 2000년대 중반 워싱턴을 동부컨퍼런스의 강호로 이끈 장본인이다. 아레나스는 이날 LA 레이커스와의 원정경기를 상대로 자신의 생애최다득점을 퍼부었다. 이날 워싱턴과 레이커스는 연장 접전을 펼쳤다. 이 가운데 아레나스는 무려 60점을 쓸어 담으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2000년대 이후에 60점 이상을 득점한 선수는 6명에 불과하다. 샤킬 오닐, 트레이시 맥그레이디, 앨런 아이버슨, 코비 브라이언트(레이커스), 카멜로 앤써니(뉴욕) 그리고 아레나스가 전부다. 참고로 이중 브라이언트는 60점 이상을 무려 5회나 기록했다(60점, 61점, 62점, 65점, 81점). 이를 최근에 기록한 선수는 앤써니다. 앤써니는 지난 2013-2014 시즌에 60점을 퍼부으면서 신들린 슛감을 자랑한 바 있다.
화끈했던 공격전! 아레나스 vs 브라이언트
아레나스는 이날 자유투를 27개나 얻어내면서 다득점의 초석으로 삼았다. 아레나스는 자유투로만 21점을 보탰다. 여기에 3점슛을 5개나 곁들이는 등 필드골 성공률도 호조를 보였다. 이날 아레나스가 코트 위에서 던진 슛은 32개. 이중 17개가 림을 가르면서 60점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아레나스는 그야말로 신들린 활약을 펼쳤다. 비록 이날 레이커스에게 기회를 내주면서 연장전을 피하지는 못했지만, 아레나스의 경기력만큼은 단연 으뜸이었다.
이날 득점만 터진 것도 아니다. 아레나스는 60점을 퍼붓는 와중에도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를 다수 곁들였다. 아레나스는 8리바운드 8어시스트 2스틸을 고루 곁들이는 등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아레나스가 터진 가운데 나머지 선수들도 힘을 보탰다. 아레나스와 함께 BIG3를 구성하고 있는 캐런 버틀러(새크라멘토)와 앤트완 제이미슨도 25점 이상씩 보탰다. 버틀러는 이날 27점 5리바운드, 제이미슨은 25점 13리바운드로 아레나스를 도왔다.
결국 이날 워싱턴은 ‘교주-집사-장로’가 112점을 합작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들 3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지원이 두드러지진 않았지만, 드션 스티븐슨이 15점 3리바운드를 보태면서 BIG3를 잘 보좌했다. 벤치에서 나선 앤토니오 대니얼스는 7점 2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아레나스가 공격에서 나설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주전 센터인 브랜든 헤이우드는 4점에 그쳤지만 12리바운드를 잡아내며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워싱턴의 공격이 불을 뿜은 가운데 레이커스의 화력도 만만치 않았다. 이 때 레이커스는 재도약을 위한 과정이었다. 브라이언트 위주로 팀이 재편된 이후 어려운 과정을 겪었지만, 필 잭슨 감독(현 뉴욕 사장)이 다시 부임하면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브라이언트가 팀에서 가장 많은 45점을 득점했다. 브라이언트는 이날 3점슛 11개를 던져 이중 7개를 집어넣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날 필드골 성공률과 3점슛 성공률 모두 60%를 넘겼을 정도.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 가운데 8리바운드 10어시스트까지 챙겼다. 트리플더블에 리바운드 2개가 모자랐을 정도. 실책도 4개에 불과했다. 브라이언트가 공격에서 활로를 뚫은 가운데 루크 월튼(현 골든스테이트 감독대행)이 15점 8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기대이상의 기량을 발휘했다. 블라드미르 라드마너비치도 3점슛 5개를 포함해 27점을 올렸다. 벤치에서는 앤드류 바이넘이 14점 5리바운드, 조던 파머가 13점 4어시스트를 추가했다.
레이커스는 이날 3쿼터를 마칠 당시만 하더라도 패색이 짙었다. 3쿼터에 31-31로 맞섰지만, 전반에 뒤진 10점을 좀체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 게다가 아레나스를 필두로 워싱턴의 공격력이 물이 올랐던 만큼 추격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레이커스는 이날 매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쿼터마다 득점을 끌어올린 이들은 4쿼터에만 무려 46점을 몰아쳤다. 워싱턴이 4쿼터에 올린 득점(36점)도 만만치 않았지만, 레이커스가 더 많은 득점을 추가했다.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향했다. 스테이플스센터에 운집한 관중들은 브라이언트와 아레나스의 쇼다운에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는 연장에서 갈렸다. 워싱턴이 21점을 득점하면서 달아나는 사이 레이커스는 단 15점에 머물렀다. 연장에서 나온 점수도 웬만한 단일 쿼터에 나오는 득점 못지않았다. 결국 워싱턴이 이날 필드골 성공률과 3점슛 성공률이 공이 50%를 상회한 가운데 가까스로 레이커스를 물리쳤다.
길교주의 몰락
이날 경기는 지난 2006-2007 시즌에 나온 경기다. 워싱턴은 지난 2005-2006 시즌을 시작으로 3시즌 내리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아레나스를 필두로 BIG3가 건재했고, 벤치 전력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워싱턴은 번번이 르브론 제임스가 이끄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마주했다. 지난 2006년에는 1라운드에서 4대 2로 패했고, 지난 2007년에는 단 1경기도 따내지 못했다. 악연은 계속됐다. 워싱턴은 2008년에도 클리블랜드와 외나무다리에서 무릎을 꿇었다.
워싱턴은 클리블랜드에 4대 2로 주저앉고 말았다. 정규시즌에서 40승 이상을 거뒀지만, 정작 우승과는 연을 맺지 못했다. 아레나스는 2라운드 출신으로 올스타 반열에 올라서는 등 2000년대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였다. 하지만 아레나스는 지난 2007-2008 시즌과 2008-2009 시즌에 중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2시즌에 15경기를 나서는데 그쳤다. 지난 2008-2009 시즌에는 고작 2경기에 나섰던 것이 전부였다.
이윽고 아레나스는 부상을 털어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코트에 돌아왔다. 하지만 아레나스는 지난 2010년 1월에 경기장에 총기를 난입하고 말았다. 아레나스는 총기 3정을 소유했고, 라커룸에서 동료인 자바리스 크리텐튼에 총구를 겨눴다는 혐의를 받았다. 아레나스는 파렴치한 행동을 한 이후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당시 데이비드 스턴 커미셔너는 아레나스에게 무기한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후 아레나스는 트레이드됐다. 워싱턴은 팀의 재건에 걸림돌이라 생각했고, 지난 2010-2011 시즌 첫 21경기를 워싱턴에서 소화했지만, 올랜도 매직으로 보냈다. 아레나스는 워싱턴에서 평균 17.3점 3리바운드 5.6어시스트 1.4스틸을 기록하며 코트 위에서 만큼은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러나 올랜도 유니폼을 입은 이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아레나스는 올랜도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워싱턴은 잔여계약이 1년 남은 아레나스를 보내는 조건으로 계약이 2년이나 남은 당시 연봉 조던으로 불린 라샤드 루이스의 계약을 받아들였다. 워싱턴이 얼마나 아레나스를 처분하고 싶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 워싱턴은 트레이드 이후 루이스를 사면방출했다. 한편 아레나스는 올랜도에서 평균 8점을 올리는데 머물렀다. 지난 2011-2012 시즌에는 멤피스 그리즐리스에 새둥지를 틀었지만 이전의 아레나스가 아니었다.
2000년대를 풍미했던 아레나스. 아레나스는 지금도 현지 나이로 이제 갓 34살을 앞두고 있다.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다면, 혹은 뭄관리를 조금만 더 잘 했더라면 지금도 여전히 코트를 누비고 있을 나이다. 하지만 아레나스는 그러지 못했다. 지난 2001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순위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지명됐고, 첫 2시즌을 잘 치렀고 워싱턴에서 거액을 품었다. 하지만 이후 그는 자신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지난 2002-2003 시즌에는 MIP를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 2005-2006 시즌 당시 아레나스는 80경기에 나서 평균 29.3점을 득점하는 등 리그 최고의 가드로 발돋움했다. 데뷔 이후 꾸준히 성장을 거듭했고, 올스타에 3회 연속 나서는 등 굵직한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아레나스는 한 순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워싱턴의 중흥을 이끌고도 그는 명예롭게 코트와 작별하지 못했다. 지난 2012-2013에서는 중국리그에서 뛰는 등 초라한 말년을 보내야 했다.
2라운더로서 FA 대박을 터트리며 당시 ‘아레나스 규정(Gilbert Arenas Rule)’이 생기기도 했을 정도. 아레나스는 지난 2003년 여름에 워싱턴과 계약기간 6년에 6,000만 달러의 계약에 합의했다. 당시 2라운드에 지명된 선수에게 건넨 사실상 최고 수준의 계약이었다. 그러나 아레나스는 몰락했다. 2000년대를 주름잡았던 아레나스. 남다른 폭발력으로 그는 ‘가드 전성시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사진 = Google.com Cap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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