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양우준 웹포터] 후반기 전적 2승 6패. 얼핏 보면 하위팀의 성적이라 생각할 수 있다. 이 기록을 가진 팀은 서부컨퍼런스 3위에 올라 있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다. 올스타전 이후 승보다 패를 더 많이 기록한 썬더는 3월 5일(이하 한국시간)현재 4위 LA 클리퍼스에 단 한 경기 차로 앞서있다. 컨퍼런스 2위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기록은 10.5경기 뒤져 있다. 일정이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8경기 동안 5할 승률 미만 팀은 단 2팀(뉴올리언스, 새크라맨토)밖에 없었다. 하지만 우승을 목표로 하는 썬더에게 이번 시즌 5할 승률 이상 팀에게거둔성적은 14승 13패로 아쉬움이 남는다.특히 후반기 6패 중 4패는 5점차 이하 승부였다. 무엇이 썬더를 주춤거리게 만들었을까.
듀란트와 웨스트브룩의 부조화?
썬더의 공격은 케빈 듀랜트와 러셀 웨스트브룩이 주도한다. 그들이 공을 잡으면 슛을 넣을 것 같은 확신을 준지도 제법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그들의 재능이 출중하고 공격 성향이 강해서 현지 언론들은 두 선수의조합에 계속 의문을 제시한다. 기록을 보면 그들이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했을 때 성적은 좋다고 말하기 힘들다.
# 원투펀치 활약에 따른 성적 비교
KD & RW 동반 25점 이상: 9승 10패
KD 25점 이상: 15승 6패
RW 25점 이상: 4승
KD & RW 동반 25점 미만: 11승
위 기록(5일 기준)에서 볼 수 있듯이 듀랜트와 웨스트브룩이 동반 25득점 이상 경기를 하면 승률 5할이 되지 않는다. 반면 각각 25점 이상을 넣거나 두 선수 모두25득점을 못 넘겼을시에는 승률이 매우 높다. 특히 이번 시즌 웨스트브룩은 현재까지 9개의 트리플더블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 기록이 나올 때 썬더는 9승 0패를 기록하고 있다. 정말 동갑내기 두 선수의 조화는 좋지 않은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라고 답할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25점 이상을 합작했을 때 9승 10패를 거둔 동안 벤치 점수를 살펴보자. 19게임 중 벤치 점수가 30점 이상을 기록한 10게임에서 전적은 8승 2패이다. 반면, 30점 미만일 경우 1승 8패이다. 그 1승도 1월 27일 뉴욕에서 열린 닉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겨우 승리한 경기이다. 이처럼 벤치 맴버들의 생산력이 좋지 않았기에 자연스레 공격의 선봉장에는 두선수가 책임을 질 수 밖에 없었다. 그로 인해 상대 선수들은 자연스레 집중 수비해야 할 선수가 누구인지 정해놓고 있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두 선수가 함께 25점 이상의 득점을 기록해도 승률이 5할이 되지 않는 이유는 벤치 점수 생산력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바카의 높아진 외곽공격 비중
『ESPN』에서 해설위원으로 활약 중인 디트로이트 피스턴스 레전드 천시 빌럽스는 방송에서 'BIG3'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BIG3'로 불리는 르브론 제임스, 케빈 러브 그리고 카이리 어빙에 대해 “BIG3는 우승을 위해 만들어진 라인업이다. 만약 캐벌리어스가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나는 그들을 BIG3라 부르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말에 썬더는 의문의 1패(?)를 당했다. 듀랜트와 웨스트브룩과 함께 썬더의 중흥기를 함께 하고 있지만 우승 경험이 없는 이바카는 썬더의 주축 3인방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썬더에서 이바카의 존재감은 크다. 수비에서 빛을 발휘하는데, 평균 블록 개수 부분에서 상위 5위 안에 늘 이름을 올려놓는다. 5일 현재 이바카의 평균 블록 개수는 2.0개로 역시 공동 5위에 올라있다. 2013-14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그의 존재감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부컨퍼런스 결승전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만난 썬더는 처음 두 게임을 이바카 없이 치렀다.새미파이널에서 만난 클리퍼스 전에서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회복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바카는 스퍼스와의 3차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바카가 돌아온 후 썬더는 2연승을 거두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하지만 스퍼스가 다시 2연승을 거두며 파이널에 진출했다. 듀랜트는 당시 인터뷰에서 이바카에 대해 “우리 팀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선수”라며 이바카의 공헌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이바카는 지난 시즌부터 3점슛 비중을 늘리고 있다. 2년 전 3점슛 시도가 60번이었는데 작년엔 무려 205번에 달했다. 성공률은 37.6%로 나쁘지 않다. 그로 인한 자신감 때문인지 이바카는페인트존을 종종 비우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이것은 자연스레 상대팀의 쉬운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또한 2년 전보다 지난 시즌 평균 블록 개수가 0.3개나 줄었다. 디펜시브 윈쉐어(수비 기여도를 나타내는 수치) 역시 2년 전 4.4에서 지난 시즌 2.7로 줄었고 이번 시즌은 2.2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록이 빅맨들에게 다소 유리한 경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바카는 기록이 점점 하락하고 있다. 『TNT』 찰스 바클리 해설위원은 썬더 경기에 대한 평을 할 때 “이바카는 무조건 페인트존에 있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설상가상으로 개별 선수가 코트 위에 있을 때 분당 생산력을 나타내는 PER도 2년 전부터 19.6, 16.6, 14.2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스트레치 빅맨이 대세로 떠오르기 했지만 적어도 이바카에게 만큼은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감독 교체, 효과 있나?
썬더는 이번 시즌 개막 전, 2008년부터 팀을 이끌어 오던 스캇 브룩스 감독을 해고했다. 2010년 올 해의 코치상을 수상한 브룩스는 썬더를 338승 207패 승률 62%의 강팀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우승의 문턱과는 거리가 멀었으며 선수단 장악에 문제를 보여 감독에서 물러나야 했다. 후임으로 선정한 감독은 플로리다 대학 감독 출신인 빌리 도노번. 1996년부터 플로리다 대학을 맡아 2년 연속 대학토너먼트 우승을 거둔 것은 물론 70.9%의 높은 승률로 팀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도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는 시점에 감독 교체의 효과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왜냐하면 브룩스 감독이 이끌던 썬더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썬더의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비교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난 시즌 썬더는 주전, 벤치 구분 없이 줄줄이 부상을 당했다. 베스트 5라인업을 사용해본 게임은 82게임 중 23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베스트 멤버가 대부분 코트 위에 있었던 2년 전 시즌과 현재 시즌을 비교했을 때, 지금이 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썬더의 이번 시즌 평균 득점은 5일 현재 110.0점으로 30개팀 중 2위이다. 실점은 평균 105.9점으로 18위이다. 2년 전 썬더는 평균 106.2득점으로 5위, 99.8점으로 12위였다. 공격면에서는 이번 시즌이 좋다고 말할 수 있지만 수비에 신경을 쓰겠다고 누누이 얘기했던 브룩스 감독 시절보다 실점이 높다. 100번 수비 기회 당 실점 기대치를 나타는 수치인 ‘Def Rtg'도 2년 전 103.9로 6위인데 반해 이번 시즌 105.9로 오히려 더 높아졌다. 수비에 경우 4쿼터에 들어 더 좋지 않은데 이번 시즌 3쿼터까지 리드했음에도 불구하고 진 경기가 10경기나 된다. 10경기를 승리했다고 가정하면 썬더는 52승 10패로, 스퍼스의 현재 52승 9패 기록과 비슷해진다.
선수기용에서도 도노번 감독은 브룩스 감독의 좋지 않았던 점을 답습하고 있다. 바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젊은 선수보다 경험이 많은 배태랑 선수기용을 좋아하는 점이다.2년 전 썬더는 전반기까지 21살이었던 제레미 램(샬럿)이 벤치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3월에 들어 플레이오프를 대비한 경험 강화를 위해 33살이었던 캐런 버틀러(새크라맨토)를 영입했다. 하지만 이것이 화근이었다.브룩스 감독은 램보다 버틀러의 출전 시간을 더 많이 허락했다. 버틀러의 초반 활약은 괜찮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의 문제를 드러냈다. 자연스레 경기 감각을 잃은 제레미 램도 가비티 타임에서 볼 수 있는 선수로 전락해 버렸었다.
이번 시즌도 엇비슷하다. 시즌 중반 D.J. 어거스틴(덴버)을 밀어내며 백업 포인트가드 자리를 차지한 신인 캐머런 페인 대신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영입한 랜디 포이를 중용하고 있다. 포이는 7게임에 출전해 평균 4.3점 1.7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페인의 PER이16.59인데 반해 포이는 7.91이다. 접전 상황이 되면 흥분하는 웨스트브룩을 진정시키기 위해 배태랑 포이를 넣은 것으로 해석되지만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지난 4일 벌어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경기 4쿼터에서 증명되었다. 또한 지난 시즌 후반기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미치 맥게리도 평균 3.6분밖에 뛰지 못하고 있다.
수비를 강화하겠다는 이유로 전문 3점슈터인 앤써니 머로우대신 '3&D' 스타일인 카일 싱글러를 중용하고 있는것도 문제로 보인다. 머로우의 수비 능력은 아쉽기로 정평이 난 상황. 그에 비해 싱글러는 좋은 수비력과 외곽슛 능력 때문에 썬더와 장기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하지만 디펜시브 윈쉐어 수치를 보면 머로우 0.4, 싱글러 0.5로 별 차이가 없다. 오펜시브 윈쉐어는 모로우 1.0, 싱글러 0.3으로 나타나 차이를 보인다. 경기 출전수도 모로우 50경기, 싱글러 51경기로 차이가 나지 않아 윈쉐어 수치 차이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듀랜트는 이적시장에 나온다. 다음 시즌 후에는 웨스트브룩과 이바카가 FA로 풀린다. 과연 주축 세 선수가 오클라호마시티에 있을 때 우승 트로피를 들 수 있을까.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보자.
사진=Cyn Sheng Lin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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