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s Focus] 어엿한 시카고의 기둥! 파우 가솔!

Jason / 기사승인 : 2016-03-14 10: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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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 Gasol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지난 2014년 여름, ‘스페인 특급’ 파우 가솔(센터, 213cm, 113.4kg)이 비제한적 자유계약선수가 되어 이적시장으로 나왔다. 여전리 리그에서 가치가 있는 센터인 그가 FA가 된 만큼, 어느 곳에 새둥지를 틀지 관심이 주목됐다. 여러 후보군이 있었다. 친정인 멤피스 그리즐리스를 필두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그리고 시카고 불스가 떠올랐다.

가솔이 들어오면 당장 골밑 전력을 살찌울 수 있게 된다. 슛거리도 긴데다 웬만한 가드 못지않은 코트비전을 갖추고 있는 만큼 우승을 노리는 팀들에게 가솔은 충분히 군침을 흘릴 만한 존재였다. 게다가 그의 정신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전 소속팀인 LA 레이커스가 줄기차게 트레이드를 시도했지만, 가솔은 프로다운 모습을 선보이며 코트를 지켰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팀은 오클라호마시티와 시카고였다. 가솔은 당시 오클라호마시티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스캇 브룩스 감독을 만났다. 브룩스 감독을 만나기에 앞서서는 오클라호마시티의 샘 프레스티 단장을 필두로 케빈 듀랜트와 러셀 웨스트브룩까지 만나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오클라호마시티는 가솔을 영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시카고도 이에 질세라 가솔과의 만남을 서둘렀다. 시카고는 조아킴 노아가 직접 나섰다. 가솔이 시카고 유니폼을 입는다면, 포지션이 겹치는 부분이 없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노아는 적극적으로 가솔의 마음을 돌리는데 나섰다. 결국 가솔은 자신의 행선지를 시카고로 정했다. 가솔이 생애 처음으로 동부컨퍼런스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기로 했다.

가솔은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는데 있어 많은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가솔은 지난 2014년 7월 13일(이하 한국시간)에 “쉽지 않았다. 많은 생각을 했고, 나는 시카고에서 뛰기로 결정했다. 나의 선수생활에 새로운 장이라 기대한다”면서 시카고로 자신의 행선지를 정했다고 밝혔다. 아무래도 시카고의 선수층이 두터운데다 동부에 속해있기 때문으로 여겨졌다.

성공적인 가솔의 영입!

가솔의 시카고행은 다소 의외였다. 가솔은 레이커스에서 뛸 당시 센터로 뛰길 희망했다. 보통의 센터들이 세월을 거듭할수록 안쪽을 고집하지 않는다. 특히나 가솔처럼 중거리슛이 좋은 선수에겐 이와 같은 현상이 더욱 도드라진다. 하지만 가솔은 레이커스에서도 림 근처에서 뛰길 희망했다. 이랬던 가솔이 바람부는 도시로 향한 것 자체가 의문이었다.

시카고에는 이미 노아가 버티고 있다. 노아가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시카고의 중심은 노아가 잡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가솔이 주전 파워포워드로 나서거나 백업 센터로 나서는 것이 불가피했다. 그럼에도 가솔은 시카고와 계약했다. 시장가보다 저렴한 계약을 받아들였다. 시카고는 가솔과 계약기간 3년에 약 2,200만 달러에 합의했다. 계약 마지막 해인 2016-2017 시즌을 앞두고는 선수옵션이 삽입된 계약이었다.

가솔은 시카고에서도 묵묵히 자시의 역할을 소화했다. 그는 주전 포워드로 나서면서 시카고의 골밑을 튼실하게 하는데 일조했다. 가솔은 지난 시즌 평균 34.4분을 뛰며 평균 18.5점(.494 .462 .803) 11.8리바운드 2.7어시스트 1.9블락을 기록했다. 지난 2010-2011 시즌 가솔이 레이커스에서 마지막으로 올스타에 선정된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을 나타냈다. 가솔은 자신이 여전히 리그 수준급 빅맨다운 경기력으로 팬들을 찾았다.

지난 시즌에 가솔은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면서 골밑 공격을 이끌었다. 가솔은 지난 시즌에만 누적 1,446점을 득점했다. 이는 버틀러(1,301점)보다 145점이 많은 수치. 리바운드도 단연 많았다. 가솔은 900개가 넘는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노아와 함께 시카고가 제공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데 크게 일조했다. 특유의 패싱센스도 빛났다. 노아와 함께 있어 공간이 조금은 중첩되는 모습도 보였지만, 동료들을 살리는 플레이 또한 일품이었다.

지난 시즌에 가솔은 다시 올스타에 선정됐다. 동부컨퍼런스 주전 프런트코트에 선정됐다. 가솔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주전으로 올스타전에 출장하게 됐다. 그는 동부의 주전 센터로 나섰다. 동시에 그의 동생인 마크 가솔(멤피스)이 서부컨퍼런스 주전 센터로 출격하면서 형제가 올스타전 팁오프를 하는 역사적인 장면을 맞이하기도 했다. 이는 가솔이 여전한 기량을 과시한 덕이었다.

시카고는 가솔과 버틀러를 내세워 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 진출했다. 이번에도 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가솔은 중요한 순간에 코트를 지킬 수 없었다. 가솔은 시리즈 도중 햄스트링을 다치면서 남은 경기를 소화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시카고가 3차전을 잡으면서 앞섰지만, 가솔의 부상으로 상처뿐인 시리즈 리드를 잡았다. 결국 시카고는 가솔이 나서지 못한 4차전과 5차전을 패했다. 가솔이 6차전에 부상을 무릅쓰고 출장을 감행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가솔의 또 다른 전성기!

가솔은 이번 시즌부터 센터로 나서고 있다. 시카고가 지난 오프시즌에 계약기간이 남은 탐 티버도 감독을 경질했다. 시카고는 현 프레드 호이버그 감독을 앉히면서 다른 농구를 펼칠 준비에 착수했다. 호이버그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가솔을 주전 센터로 내세웠다. 내구성이 좋지 않은 노아를 벤치로 내세우면서 이전보다 공격적인 농구를 펼칠 채비를 마쳤다. 니콜라 미로티치도 시즌 초반에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

가솔은 이번 시즌 현재까지 61경기에 나서 경기당 32.1분을 뛰며 17점(.471 .389 .809) 11.1리바운드 4.1어시스트 2블락을 기록하고 있다. 30대 중반으로 한 살 더 먹었지만 가솔은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출장시간이 소폭 줄었음(34.4→32.1)에도 가솔은 골밑에서 여전한 영향력을 내뿜고 있다. 더 놀라운 점은 그의 꾸준함이다. 가솔은 대부분의 경기에서 더블더블을 작성하면서 팀을 홀로 이끌고 있다.

특히나 다른 선수들이 부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에도 가솔의 활약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시즌 초반에 마이크 던리비가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했다. 시즌 중반에는 지미 버틀러가 무릎 부상을 피하지 못했으며, 이전에 노아가 시즌아웃됐다. 데릭 로즈도 여전히 잔부상으로 코트를 비울 때가 있다. 그럼에도 가솔만큼은 외로운 소나무마냥 굳건히 자신의 몫을 소화해내고 있다. 시카고가 부상병동인 와중에도 버티고 있는 점은 가솔의 존재감이 가히 절대적이다.

그래서였을까 가솔은 최근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가솔은 다가오는 원정 2연전(토론토-워싱턴)에 결장한다. 불행 중 다행(?)으로 가솔의 결장과 함께 버틀러의 복귀 소식이 전해졌지만, 시카고는 이번에도 가솔과 버틀러를 동시에 내세울 수 있는 시기를 뒤로 미루게 됐다. 가솔은 버틀러가 없는 동안 팀의 모든 살림을 도맡았다. 가솔의 최근 기세가 뜨거웠기에 가솔의 결장소식은 시카고에게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올스타전 이후 가진 12경기에서 평균 17.2점(.439 .333 .817) 12.3리바운드 6.9어시스트 2블락을 기록했다. 팀은 여전히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면서 좀체 순위 상승을 도모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나마도 가솔이 있기에 승수를 추가할 수 있었다. 가솔은 후반기에 치른 12경기 중 8경기에서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최근에는 4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만들어내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를 상대로 시즌 첫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가솔은 이날 22점 16리바운드 14어시스트로 모처럼 트리플더블에 입을 맞췄다. 3블락까지 곁들이며 만점활약을 펼쳤다. 이는 지난 2013년 4월 18일(레이커스 시절) 이후 처음이며 시카고 유니폼을 입고서 만들어 낸 첫 트리플더블이다. 하지만 가솔의 트리플더블에도 시카고는 승리하지 못했다.

그러나 가솔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가솔은 지난 8일에 이번 시즌 2번째 트리플더블을 신고했다. 이날 밀워키 벅스를 상대로 가솔은 12점 17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곁들였다. 이날 필드골 성공률(.286)이 좋지 않았지만 동료들의 고른 활약이 뒤따랐다. 시카고는 이날 밀워키를 잡아내면서 연승을 이어갔다. 하물며 가솔은 이날 5블락까지 기록하면서 득점 외적인 부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내기도 했다.

# 가솔의 후반기 주요 경기 일지

20일 vs 토 론 토 18점 11리바운드 9어시스트 1블락

25일 vs 워 싱 턴 10점 15리바운드 9어시스트 1블락

27일 vs 애틀랜타 16점 17리바운드 3어시스트

28일 vs 포틀랜드 22점 16리바운드 14어시스트 3블락 (트리플더블)

06일 vs 휴 스 턴 28점 17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 2블락

07일 vs 밀 워 키 12점 17리바운드 13어시스트 5블락 (트리플더블)

11일 vs 마이애미 17점 12리바운드 9어시스트

최근 마이애미 히트를 상대로 17점 12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아쉽게 트리플더블을 놓쳤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일 토론토 랩터스, 지난 25일 워싱턴 위저즈를 상대로 어시스트 1개가 모자라 트리플더블 미수에 그쳤다. 하물며 후반기 12경기 중 7경기에서 6어시스트 이상을 보태면서 센터답지 않은 패스를 추구했다. 이만하면 모든 공격이 가솔의 손끝에서 마무리되는 셈이다.

이번 시즌 후 이적시장에 나올까?

이만하면 가솔의 가치는 이적시장에 나와서도 결코 차갑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산 화이트사이드(마이애미) 정도를 제외하고는 가장 확실한 센터 재원으로 손색이 없다. 센터가 부족한 팀이라면 충분히 가솔을 영입해 전력상승을 도모할 수 있을 터. 나이가 들어도 걱정이 없는 것이 가솔은 운동능력에 의존하는 선수가 아니다. 수려한 슛터치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앞서 기록에서 봤다시피 패스를 통해 동료들의 득점도 챙길 수 있다.

다가오는 오프시즌을 기점으로 샐러리캡이 대폭 늘어나는 점을 고려할 때, 가솔이 이적시장에 나오기만 한다면 여러 팀들이 달려들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에는 가솔이 자신의 활약에 걸맞는 계약을 따내도 무방할 것으로 사료된다. 시카고도 가솔의 잔류여부를 재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죽했으면 시즌 중반에 트레이드에 관한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당시 시카고는 스윙맨 보강을 위해 가솔이나 타지 깁슨을 트레이드할 용의를 드러낸 바 있다.

잔류할 수도 있다. 옵트아웃 후에 시카고와 장기계약을 체결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캡이 대거 늘어나는 만큼 가솔도 대형계약을 충분히 품을 수 있다. 하물며 노아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시카고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시카고로서는 가솔에게 적어도 최소 3년을 보장하는 거액의 다년 계약을 제시할 수도 있다. 시카고가 현 전력으로 우승을 노리고 있다면, 반드시 가솔을 붙잡아야만 한다.

과연 가솔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어느 팀에 안착할까?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듀랜트, 화이트사이드, 알 호포드(애틀랜타), 드와이트 하워드(휴스턴) 외에도 가솔이 버젓이 자리를 잡고 있다. 가솔이 어느 팀과 계약하느냐에 따라 리그의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여러모로 최근 가솔의 활약상이 향후 리그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보인다. 그 정도로 가솔은 이미 대단한 선수다.

사진 = NBA Media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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