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s Focus] 웬만해선 ‘웨스트브룩’을 막을 수 없다!

Jason / 기사승인 : 2016-04-07 10: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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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brook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러셀 웨스트브룩(가드, 191cm, 90.7kg)이 뜨겁다. 웨스트브룩은 후반기 들어 다수의 트리플더블을 쓸어담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벌어진 덴버 너기츠와의 원정경기에서 트리플더블을 신고했다. 이날 웨스트브룩은 13점 14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이번 시즌 17번째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이날 웨스트브룩의 전천후 활약에 힘입어 덴버에 22점차 대승을 거뒀다. 웨스트브룩이 많은 득점을 올리진 않았지만, 동료들의 득점을 잘 살렸다.

이로써 웨스트브룩은 지난 1976-1977 시즌 이후 단일 시즌 트리플더블 횟수에서 공동 2위에 오르게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웨스트브룩은 1982-1983 시즌 매직 존슨의 기록(16회)와 동률을 이뤘다. 그러나 이날 트리플더블을 추가하면서 공동 2위 자리를 꿰찼다. 종전 2위 기록이자 현 공동 2위 기록은 당연히 존슨의 것. 존슨은 지난 1988-1989 시즌에 17번의 트리플더블을 뽑아냈다.

# 역대 단일 시즌 트리플더블 작성 횟수

18회 1981-1982 매직 존슨

17회 1988-1989 매직 존슨

17회 2015-2016 러셀 웨스트브룩 (진행중)

16회 1982-1983 매직 존슨

16회 1986-1987 팻 레버

남다른 그의 트리플더블 행진!

웨스트브룩의 기세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후반기 들어 더욱 뜨겁다. 웨스트브룩은 지난 시즌 후반기에 8경기 중 6경기에서 트리플더블을 만든 바 있다. 지난 시즌 웨스트브룩이 이와 같은 기록을 만들기 전 이를 기록한 선수는 단 1명밖에 없었다. 바로 마이클 조던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시즌에만 도합 11번의 트리플더블을 끌어냈다. 이중 대부분이 9번이 후반기에 나왔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보다 더하다. 시즌 초반부터 2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을 신고한 그는 한 동안 트리플더블을 보태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1월 들어 다시 2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더니 이내 밥 먹듯이 트리플더블을 보태고 있다. 1월에서 2월로 넘어가는 시기에 3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3월에도 마찬가지. 웨스트브룩은 이번 시즌에만 3회 연속 트리플더블을 2번이나 올리는 기염을 토해내고 있다.

범위를 좀 더 확장해 연속 경기 트리플더블 횟수는 5번에 달한다(2회, 3회). 즉, 분위기가 올랐을 때 더 많은 트리플더블을 기록하고 있는 셈. 지난 1월 이후에만 무려 14회의 트리플더블을 만들어내고 있다. 후반기 기세가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다. 그 결과 웨스트브룩은 최근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최근 발표한 서부컨퍼런스 3월의 선수에 선정됐다. 이를 포함해 웨스트브룩은 이번 시즌에만 2번이나 이달의 선수상을 품었다.

웨스트브룩은 지난달에만 평균 21.7점 8.3리바운드 10.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트리플더블도 7개를 추가했다. 이는 지난 1989년 4월에 조던이 7번의 트리플더블을 올린 이후 한 달간 가장 많이 나온 트리플더블이다. 웨스트브룩이 트리플더블로는 역대 최고의 전설인 존슨과 조던의 기록에 바짝 다가섰음을 알 수 있다.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최근 웨스트브룩의 경기력을 가늠할 수 있다.

웨스트브룩의 개인통산 이달의 선수상 수상횟수는 5회에 달한다. 지난 시즌에 엄청난 기세로 트리플더블을 찍어낼 당시 2월부터 4월까지 내리 이달의 선수상을 가져갔다. 단일 시즌에 걸쳐 이달의 선수상을 3번 이상 수상한 선수는 케빈 가넷(미네소타)과 코비 브라이언트(레이커스) 그리고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뿐이다(제임스는 2009-2010 4회 연속, 2012-2013 5회 연속). 이들 중 3회 이상 수상한 선수는 제임스와 웨스트브룩이 전부다.

이번 시즌 웨스트브룩의 트리플더블 행진이 고무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지난 시즌에는 듀랜트가 부상으로 사실상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웨스트브룩이 지난 시즌에 기록한 트리플더블 대부분이 후반기에 나온 것도 듀랜트가 나설 수 없었던 탓도 있다. 듀랜트가 없다보니 웨스트브룩이 주공격수로 볼을 들고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만큼 그의 손끝에서 공격이 시작되는 빈도가 단연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아니다. 듀랜트는 지난 시즌의 부상 공백을 뒤로 하고 꾸준히 코트를 지키고 있다. 웨스트브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양의 트리플더블을 생산하고 있다. 듀랜트는 이번 시즌 평균 28.1점을 득점하고 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에이스다. 듀랜트가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음에도 웨스트브룩이 그에 준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셈. 볼을 들고 있는 시간이 지난 시즌보다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놀라운 점은 또 있다. 그의 트리플더블이 승리의 보증수표가 되고 있다. 웨스트브룩이 본격적으로 트리플더블을 생산해낸 최근 2시즌 오클라호마시티의 성적은 더욱 좋다. 2시즌 동안 그가 트리플더블을 작성한 28경기에서 오클라호마시티는 24승 4패의 쾌조의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웨스트브룩이 트리플더블을 작성한 경기에서 7승 4패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시즌 웨스트브룩이 트리플더블을 보탠 17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이면에 가려진 웨스트브룩의 순도 높은 활약

트리플더블에 가려진 공도 크다. 그는 이번 시즌 78경기에 나서 경기당 34.5분을 뛰며 평균 23.6점(.455 .302 .812) 7.8리바운드 10.4어시스트 2.1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 득점은 지난 시즌에 비해 감소(28.1→23.6)했지만, 듀랜트의 존재 유무를 감안하면 줄어든 것도 아니다. 오히려 지난 시즌을 제외하고는 평균 득점이 가장 높다.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수치는 생애 최고 기록. 듀랜트가 빠져 기록에서 이익(?)을 본 지난 시즌보다 높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웨스트브룩 20점-10어시스트를 기록한 채 시즌을 마칠 확률이 높다. 현역 포인트가드들 중 마지막으로 ‘20-10’을 기록한 선수는 크리스 폴(클리퍼스)가 유일하다. 폴은 지난 2007-2008 시즌부터 2시즌 연속 평균 20점+ 10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웨스트브룩은 폴 이후 처음으로 ‘20-10’을 기록한 가드가 될 것이 유력하다. 이번 시즌 웨스트브룩의 꾸준함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면서도 웨스트브룩은 20-10을 기록하면서 평균 8리바운드에 육박하는 리바운드를 잡아낸 선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웨스트브룩은 지난 2월 4일 올랜도 매직과의 경기에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19리바운드를 잡아냈다. 가드가 19리바운드를 잡아냈다는 것 자체가 놀랍기만 하다. 이날 웨스트브룩은 24점 19리바운드 14어시스트로 사뿐하게 트리플더블을 만드는 기쁨까지 누렸다.

이번 시즌 13리바운드 이상을 잡아낸 경기도 7경기에 달한다. 그 정도로 웨스트브룩이 보드 장악에서 팀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평균 기록만 보더라도 잘 드러난다. 지난 시즌에는 듀랜트가 없었기 때문에 웨스트브룩이 북도 치고 장구도 치고 꽹과리까지 쳤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듀랜트를 버젓이 옆에 두고도 지난 시즌보다 나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만하면 오클라호마시티의 승리에 웨스트브룩의 기여도는 가히 절대적이다.

웨스트브룩은 데뷔 내내 포인트가드임에도 자신의 공격을 너무 우선시 한다는 비난 아닌 비난과 마주해야 했다. 공격형 포인트가드임에도 불구하고, 듀랜트를 동료로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공격 지향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더 나아가 지난 시즌부터는 그의 공격지향적인 모습이 결코 헛되지 않은 것이 증명되고 있다. 이는 이번 시즌 어시스트 수치로도 잘 드러난다. 하물며 각종 2차 지표에서도 손가락 안에 드는 기록을 뽑고 있다.

이와 같다면 오클라호마시티에 웨스트브룩이 없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코트 위에서 모든 것을 다해내고 있는 만큼 만약 그가 나서지 않는다면 오클라호마시티의 공격은 정체될 공산이 크다. 그 정도로 웨스트브룩의 존재감은 단연 으뜸이다. 내구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전 2시즌 부상으로 나서지 못한 경기도 적잖았지만 그는 데뷔 이후 첫 5시즌 동안 모든 경기를 소화하는 꾸준함을 선보였다.

최근 2시즌 동안 웨스트브룩이 보이고 있는 퍼포먼스는 실로 대단하다. 기록하기 힘든 트리플더블을 2시즌 내리 10회 이상씩 기록하는 등 누구보다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하물며 이제는 조던과 존슨과 같은 역대 최고의 전설들의 기록도 깰 기세다. 이제 그는 이와 같은 경기력을 플레이오프로 이어가야 한다. 지난 시즌 아쉽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웨스트브룩이 남다른 페이스로 트리플더블을 신고할 수 있을까? 웨스트브룩이 트리플더블을 보탠다면 오클라호마시티는 승리에 보다 다가 설 것이 유력하다. 웨스트브룩의 트리플더블이 플레이오프에서도 승리의 부적이 될 수 있을까? 웨스트브룩이 트리플더블을 넘어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NBA Facebook Cap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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