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김우석 기자] 지난 시즌 막바지였던 2016년 2월 5일, KBL리그 창립 후 5,000번째 경기가 펼쳐지던 역사적인 날이었다.
경기는 두 경기. 부산과 울산에서 열렸다. 순서상 부산 경기가 정확히 5,000번째 경기였다. 경기는 다소 흥미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7위(부산 kt)와 8위(창원 LG) 간 대결이었기 때문. 유일한 흥미거리는 kt가 플레이오프 진출과 관련해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유일한 관전 포인트였다.
그렇게 KBL 창립 5,000번째 경기는 조용히 흘러가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펼치고 있는 LG와 kt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면 두 열혈(?) 단장들은 신선한 관심을 유발시켰다. 최근 가장 유행하고 있는 한 SNS를 통해 부산에서 경기를 갖는 두 구단인 케이티, LG 단장들의 한바탕 설전이 펼친 것.
‘아우’인 임종택 케이티 단장이 선제 공격을 감행했다. ‘형님’인 LG 김완태 단장에게 도전장을 내민 것. 임 단장은 유명 SNS를 통해 김 단장에게 “KBL 출범 역사적인 정규리그 5,000번째 승부입니다. 이번 시즌 kt vs LG의 마지막 승부를 기대해 주시고 사직농구장에서 많은 응원 바랍니다'라고 팬들에게 응원을 부탁한 후 '존경하는 김완태 LG 단장님. 이기는 팀 단장이 술 한 잔 사는 걸로 5,000번째 승리를 축하해 주는 걸로 해볼까요? 제가 부산 자갈치에서 한잔 사고 싶은데요'라며 재치와 도발이 섞인 묘한 느낌의 멘트를 날렸다.
단장들의 수다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KBL 창립 19년 동안 ‘단장들의 수다’는 한 차례로 존재하지 않았다. KBL 뿐 아니라 어느 프로스포츠에서도 단장이 공개적으로 나서 도발성 멘트를 날린 것 자체가 처음이었다.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왔고, 양 구단 팬들과 여러 매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김 단장도 아우의 도발에 재치 넘치는 답변을 남겼다. 그는 '존경하는 임종택 kt 단장님. 재미있는 도전에 감사를 합니다만, 제가 자갈치 술 살만한 돈이 없어 내기는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대신, 부산 홈팬 앞에서 곤혹스러워 하실 단장님을 무슨 말로 위로해 드려야 할 지와 LG 세이커스 승리를 어떻게 자축해야 할지를 저희 창원 팬들과 상의하겠습니다. ㅎㅎㅎ”라고 답변했다. 한 구단의 수장이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술 한잔 살 돈이 없을 리가 만무했다. 센스 만 점짜리 답변이었다.
임 단장이 마무리를 남겼다. 'ㅎㅎ 단장님. 기대됩니다. 그날 KBL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로 모시겠습니다. 최근 LG의 폭발적인 상승세에 약간의 찬물을 끼얹게 되더라도 넓은 양해를 부탁 드려요. 부산 kt-창원 LG 파이팅~!!!'이라고 글을 달았다.
두 단장의 가벼운(?) 설전이었다. 팬들은 결과가 궁금했다. 경기는 LG가 박빙의 리드 속에 76-74, 신승을 거두었다. 시즌 후반,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된 팀 들의 승부였지만, 예상 밖의 설전으로 시작된 경기는 그렇게 많은 의미를 남기며 추억의 한 페이지로 넘어갔다.
그렇듯 부산과 경남을 연고지로 두고 있는 두 구단과 단장의 동행은 서서히 시작되었다.
화창한 5월 어느 날, 잠실야구장에 위치한 LG 농구단 서울 사무소에서 두 단장을 만나 당시 상황과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마케팅에 관련해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김완태 단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스포츠는 스토리라고 생각해요. 스토리 텔링이 되야 한다고 봐요. SNS에서는 그게 가능하죠. 임 단장 도발(?)에 응한 가장 큰 이유죠 ㅎㅎ. 그리고 임 단장은 정말 열심히 잘하고 있는 아우라고 봐요. 한 명의 팬이라도 ‘직접 소통을 하겠다’는 좋은 의지를 갖고 있어요. 소통을 키워드로 재미있는 설전이 될 것 같았죠”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설전을 제안했던 임 단장은 “김 단장님은 내가 SNS를 시작하게 된 롤 모델이죠.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을 잘하고 계시고, 이슈를 잘 만드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한참 SNS를 하던 당시에 도발과도 같은 제안을 했죠. 생각과 다르지 않게 쿨하고 센스있게 잘 받아 주셨어요. 시즌 막판이라 다소 침체된 분위기에서 만들어 볼 만한 소재였고, 평소에 김 단장님이 가지고 계신 오픈 마인드를 믿었죠. 잘했다고 생각해요. 근데 우리가 지면서 플레이오프와 관련했던 완전히 희망이 날아갔죠(웃음) 게임은 졌지만, 재미있는 서비스를 한번 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다른 듯 같은 목표를 갖고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 두 단장의 설전은 온라인 상에서 많은 긍정적인 이슈를 모았다. '신선하다' 라는 내용을 시작으로 재미있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생각 이상의 반응이었고, 여러 관계자들 역시 신선하다고 입을 모았다.
두 단장은 SNS를 이용해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소통을 위해 ‘단장’이라는 직함에 어울릴 법한 권위는 보이지 않는다. 소속 구단에 애정을 쏟아주는 팬이라면 남녀노소, 직업, 나이를 불문하고 직접 대화를 시도한다. 또, 구단 소식을 기사 뿐 아니라 자신의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린다.
두 단장은 약속이나 한 듯 구단과 관련한 소식을 자신의 SNS를 통해 빠짐없이 흔히 이야기하는 ‘친구’에게 전달한다. 다소 소소한 내용일 수도 있는 사항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반응을 살펴보면 '안티'는 거의 없다.
적극적인 SNS 활동은 LG 김 단장이 시작했다. 이후 kt에 부임한 임 단장이 김 단장 SNS 활동을 롤 모델 삼아 자신이 직접 뛰어들었다고 한다. 임 단장은 “농구단 부임 후 김 단장님이 SNS 활동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게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적극적으로 SNS를 하게 된 계기죠”라고 이야기했다. 김 단장은 “정말 열심히 하죠. 너무 보기가 좋아요. 열정이 정말 뛰어난 것 같아요”라고 받아쳤다.
두 단장 펼치는 품위를 던져(?)버린 소통은 분명한 효과를 보았다. 김 단장은 관중석과 확실한 팬들의 심리를 확실히 알 수 있는 효과와 아이디어를 얻었고, 임 단장은 홈 구장 마케팅과 관련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가장 큰 효과는 '공감'이었다. 팬 들과 눈높이를 맞추면서 구단과 선수간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단장은 입을 모아 “가성비를 고려할 때 가장 훌륭한 홍보 수단이죠. 귀찮아할 이유가 전혀 없죠”라고 잘라 말했다.최근 들어 KBL과 구단 내부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마케팅에 대한 두 단장의 관심과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두 단장의 공통적인 목표 중 하나는 ‘연고지’였다. 김 단장은 창원 팬심을 시즌까지 이어가기 위해 마케팅에 효율성을 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KBL 창립 이후 연고지를 옮기지 않은 유일한 구단인 LG는 창원에서 일정 수준 이상 팬심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숫자에 더한 '효율성'을 전략으로 삼고 있는 듯 했다.
임 단장은 아직은 확실히 정착하지 않은 부산 팬심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 1차 목표였다. 부산의 경우와 야구 그리고 성적과 관련한 호불호가 정말 강한 도시다. 부산을 대표하는 스포츠인 야구 역시 성적이 좋지 않으면 구장을 찾는 관중들이 눈에 띄게 준다고 한다. 임 단장은 아직까지 정착되지 않은 ‘부산을 연고로 하는 구단’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LG는 시즌 이후에도 꾸준히 창원을 중심으로 한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초,중,고를 망라한 스쿨 어택을 중심으로 ‘농구야 놀자’라는 프로젝트 캠페인, 그리고 최근에는 고려대를 창원으로 초청해 두 차례 연습 게임을 가졌다. 그리고 주말에는 ‘두드림 데이’를 통해 1박 2일 동안 팬들과 선수단이 함께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그야말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타겟도 명확하고, 효과와 관련한 피드백도 빠르게 느낄 수 있는 행사였다.
케이티 역시 오프 시즌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즌이 끝난 이후 부산에서 한 주도 빼먹지 않고 선수들과 팬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요트, 캠핑장, 콘서트 등을 주제로 게릴라 마케팅을 펼쳐 팬들 가슴 속에 케이티를 심어주고 있다. 또, 케이티는 전지훈련 장소를 부산으로 선택, 다음주부터 일주일 동안 부산에서 인천 전자랜드와 연습 게임과 동아고등학교 방문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통해 부산 팬들과 소통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마치 두 단장은 경쟁이나 하듯이 부산과 창원을 넘나들며 활발한 오프 시즌 마케팅, 스킨쉽과 체험을 키워드로 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형님의 진군에 아우도 질 수 없다는 듯한 모습으로 일주일이 멀다하고 연고지 마케팅과 관련된 소식을 팬들에게 알리고 있다. 숙소가 있는 수도권과 결코 가깝지 않은 곳에 연고지가 위치한 두 구단이 그 동안 행했던 것과는 많이 다른 행보를 걷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홈 팬들에게 '오프 시즌 행사가 너무 없다'라는 원성을 언제 들었냐는 듯한, '내가 더 잘할거야'라는 선의의 경쟁 의식이 포함된 것과 같은 모습이다.
두 단장은 계속된 코웍(Co-work) 통해 경상남도에 ‘농구 알리기’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첫 번째 미션은 시즌 전에 시범 경기를 갖겠다는 것. 출정식과 프리 마케팅(Pre marketing) 개념의 행사로,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양 팀간 경기를 갖고 창원, 부산 팬들에게 ‘우리 이제 농구 시작해요’라는 인식을 심어주겠다는 것이다.
이 뿐 아니라 양 구단은 사무국끼리 수 차례 미팅을 갖고 두 지역 팬들에게 연중무휴로 농구를 알릴 수 있는 이벤트 아이디어를 만들었다고 한다. 시범 경기를 통한 지역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 등이 주요 활동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미 많은 부분이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고, 오프 시즌이 되면 연고지 팬들이 구단 선수들을 구경할 수 없던 이전과 달리 자주 선수들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만들겠다는 것이 두 단장의 공통된 철학이었다.
이렇게 두 구단이 친밀한 연계 마케팅을 기획하고 펼치게 된 계기는 ‘아우’ 임 단장의 창원에 대한 ‘부러움’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임 단장은 “창원 팬들은 정말 팬들 로열티가 높아요. 열정이 정말 강해 보여요. 그런 부분이 정말 부럽죠. 부산은 좀 다른 것 같아요. 하지만 욕심은 있고, 인구 자체 규모가 다르죠. 불을 확 지르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폭발력적인 요소를 만들어 사직을 꽉 채우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부산 시민 속으로 파고드는 하나의 축으로 만들고 싶어요. 농구(스포츠)를 통해서 부산 시민과 호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낼 생각이죠”라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 단장은 임 단장의 이러한 노력이 흐믓한 모습이었다. 임 단장은 “정말 열정이 넘치고 실행할 줄 아는 훌륭한 단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든 부산의 농구 붐업을 위해 정말 노력하는 것 같아요. 부산 시민(팬)들의 편안한 관람 여건 조성하기 위해 좌석을 교체(보통 시, 시설업체)하는 일을 직접 나서서 시와 협의하죠. 정말 움직이는 방법이 달라 보여요. 한 번은 SNS를 통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봤어요. 팬들의 요구에 의한 것이었죠. 정말 열심히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쉽지 않은 일이죠. 왠지 잘 될 것 같은 느낌”이라며 임 단장의 노력을 치켜세웠다.
연고지와 협업을 키워드로 의미있는 동행을 하고 있는 두 단장이 노력이 척박한 농구 환경에 얼만큼 효과를 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두 구단과 단장이 펼치는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활동이 과도기를 지나고 있는 KBL 마케팅 활동에 좋은 롤 모델이 될 수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사진 = 손은정 기자
[저작권자ⓒ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BK포토화보] 2026 태백시장배 전국실업농구연맹전](/news/data/20260617/p1065540194818400_415_h2.jpg)
![[BK포토화보] 부산 KCC vs 고양 소노 챔피언결정전 4차전 경기모습](/news/data/20260511/p1065589134006878_578_h2.jpg)
![[BK포토화보] 부산 KCC vs 고양 소노 챔피언결정전 3차전 경기모습](/news/data/20260510/p1065541043822507_203_h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