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대회 첫 날 A조 경기에서 유력한 입상권으로 손꼽히는 프랑스가 호주에 패한데 이어 B조에서도 대이변이 일어났다. B조 경기에서는 가까스로 올림픽에 올라온 크로아티아가 ‘무적함대’ 스페인을 꺾는 파란을 연출했다. 크로아티아는 스페인과의 승부에서 접전 끝에 2점차 진땀승을 거두며 엄청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반면 스페인은 첫 경기서부터 패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에 앞서 열린 브라질과 리투아니아와의 경기도 나름 박진감이 넘쳤다. 리투아니아가 우세 속에 경기를 치를 것으로 여겨졌지만, ‘개최국’ 브라질의 저력은 만만치 않았다. 리투아니아는 브라질에 4점차로 가까스로 승리하며 어렵게 첫 승을 신고했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어렵지 않게 승리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브라질(1패) 72 76 리투아니아(1승)
리투아니아가 경기 초반 브라질의 림을 세차게 두드렸다. 브라질은 1쿼터에만 27점을 몰아넣으면서 일거에 10점의 리드를 안았다. 초반부터 공격이 잘 풀리면서 어렵지 않게 분위기를 잡았다. 리투아니아의 공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쿼터 들어 리투아니아는 여러 선수들이 고루 득점을 올리기 시작했다. 2쿼터에만 31점을 집어넣는 등 전반에만 무려 58점을 몰아치면서 브라질을 상대로 한 수 위의 경기력을 과시했다. 리투아니아가 2쿼터에만 31점을 폭격하는 사이 브라질은 단 12점에 몰렸다. 전반이 끝날 무렵 이미 승부는 갈라진 것이나 다름없었다(29-58). 하지만 브라질은 포기하지 않았다. 자국팬들이 바라보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 브라질은 후반에만 46점을 몰아치며 전반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브라질의 추격이 워낙에 거세자 리투아니아도 약간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리투아니아는 후반 들어 쿼터마다 단 12점씩 24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좀만 더 방심했다가는 패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전반에 벌려놓은 격차가 워낙에 컸던 만큼 경기의 향방은 뒤바뀌지 않았다.
브라질
리안드로 바보사 21점 2리바운드 2스틸
하울 네토 14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네네 힐라리오 11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
브라질의 주축 NBA 리거들이 맹활약했다. 전반만 하더라도 리투아니아에 힘을 쓰지 못했지만, 리투아니아가 후반 들어 힘을 서서히 빼는 사이 추격의 고삐를 바짝 잡아당겼다. 그 중심에는 리안드로 바보사가 있었다. 바보사는 팀의 주득점원으로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확률 높은 2점슛을 바탕으로 득점사냥에 나섰다. 아쉬웠던 것은 3점슛. 바보사는 이날 3점슛 4개를 던졌으나 모두 무위에 그쳤다. 2점슛 성공률(.615)이 꾀나 높았던 것을 감안하면, 2% 아쉬운 경기력. 바보사의 외곽슛이 한 두 개만 들어갔더라면 경기는 미궁 속으로 빠졌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애당초 현격하게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엔 역부족이었다. 바보사가 중심을 잡은 사이 하울 네토와 네네 힐라리오도 제 위치에서 힘을 냈다. 네토는 벤치 득점을 이끌었다. 네토가 뛸 때는 브라질의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마르셀로 후에르타스가 뛸 때보다 나았다. 주전 포인트가드로 나선 후에르타스는 상대 가드인 맨타스 칼니에티스에게 많은 득점을 헌납하는 수밖에 없었다. 포인트가드로 나선 그지만 수비에서 오는 한계가 너무나도 뚜렷했다. 크리스티아누 펠리치노는 아직 어렸다. 14분 뛰는 동안 4반칙을 범하고 말았다.
브라질은 리바운드에서 리투아니아와 대등했다. 티아고 스플리터와 앤더슨 바레장이 각각 부상여파로 결장한 가운데서도 브라질은 ‘거인 군단’과의 제공권 싸움에서 크게 밀리지 않았다. 문제는 수비였다. 브라질은 칼니에티스서부터 시작되는 리투아니아의 공격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칼니에티스의 움직임에 1선 수비가 이내 흔들렸다. 칼니에티스는 자신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송곳같은 패스를 통해 동료들의 득점을 여러 차례 끌어냈다. 가드 싸움에서 브라질이 크게 밀리면서 점수 차를 유지하지 못했다. 네토가 공격에서 뒷받침했지만, 수비에서 오는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리투아니아
맨타스 칼니에티스 16점 3리바운드 8어시스트 3점슛 2개
파울리우스 얀쿠나스 15점 7리바운드 3리바운드
요나스 마시울리스 10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전반까지만 하더라도 리투아니아는 완벽했다. 브라질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몰아쳤다. 브라질을 단 29점으로 묶는 동안 리투아니아는 두 배나 많은 58을 퍼부으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그러나 후반 경기는 아쉬웠다. 물론 충분히 그래도 될만한 점수 차였다지만, 너무 일찍 승리를 직감한 탓에 후반에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브라질이 분위기를 고취시켰고, 리투아니아는 손을 쓰지 못했다. 가까스로 4점차 승리를 거뒀지만, 지나친 방심이 자칫 완벽했던 경기를 그르칠 뻔 했다.
칼니에티스의 경기력이 돋보인 한 판이었다. 그는 지난 2014 농구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을 당했다. 전 세계의 농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농구 월드컵에서 정작 뛸 수 없었다. 그랬던 그가 지난 유로바스켓 2015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요나스 발런츄나스와 요나스 마시울리스가 안팎에서 득점을 주도한 이면에는 칼니에티스의 존재가 결정적이었다. 193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포인트가드인 그는 한 발 빠른 패스와 적절한 완급조절을 통해 이날 경기를 삽시간에 접수했다. 이날 36분 4초나 소화했지만, 활약상만큼은 단연 으뜸이었다.
그 외 파울리우스 얀쿠나스도 힘을 보탰다. 리투아니아의 웬만한 포워드들은 208cm 내외의 큰 신장을 자랑하고 있음에도 정확한 외곽슛까지 갖추고 있다. 얀쿠나스도 마찬가지. 그는 이날 3점슛도 쏘아 올리는 등 안팎을 넘나들며 기대 이상의 경기를 펼쳤다. 자연스레 마시울리스의 부담도 줄었다. 다만 마시울리스는 이날 슛감이 좋지 않았다. 도합 10개의 야투를 시도한 그는 이중 3개를 집어넣는데 그쳤다. 마시울리스가 침묵한 점을 감안하면, 이날 얀쿠나스의 가세는 리투아니에 큰 힘이 됐다.
‘리투아니아의 전설’ 아비다스 사보니스의 아들인 도만타스 사보니스도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사보니스는 자신의 아버지가 뒤늦은 나이에 NBA에 진출해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서 뛸 때, 태어났다. 포틀랜드에서 태어난 그는 NCAA 곤재거 불독스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2016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그는 다가오는 2016-2017 시즌부터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뛴다. 지난 유로바스켓 2015에서도 뛴 그는 이날 18분 47초를 뛴 그는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5반칙으로 파울아웃됐다.
크로아티아(1승) 72 70 스페인(1패)
크로아티아가 대어를 낚았다. 크로아티아는 1쿼터를 8점 뒤진 채 마쳤다(13-21). 하지만 이후 크로아티아는 스페인을 상대로 크게 밀리지 않았다. 2쿼터에 스페인보다 2점 더 넣으면서 점수 차를 좁혔고, 3쿼터에는 단 1점 뒤진 것이 전부였다(47-54). 이만하면 크로아티아가 ‘인간계 1위’ 스페인을 상대로 충분히 선전을 펼친 셈. 반전은 따로 있었다. 크로아티아는 4쿼터에 가공할만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내외곽이 고루 터지면서 4쿼터에만 대거 25점을 몰아쳤다. 그러는 사이 스페인은 우왕좌왕했다. 파우 가솔이 있었지만, 너무 가솔만 고집한 것도 문제였다. 스페인은 4쿼터에 단 16점을 보태는데 그치면서 패배를 자초했다.
크로아티아
보얀 보그다노비치 23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3점슛 3개
다르코 플라니니치 11점 6리바운드
크루노슬라프 사이먼 10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보얀 보그다노비치가 무적함대의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보그다노비치는 이날 팀에서 가장 많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23점을 올렸다. 보그다노비치는 4쿼터 5분여에 57-57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3점슛을 시도하다 자유투 3개를 얻어냈다. 모두 다 집어넣지는 못했지만, 자유투 두 개를 통해 2점을 끌어내면서 팀에 리드를 안겼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세르이오 로드리게스의 3점슛으로 다시 스페인이 달아난 사이 곧바로 보그다노비치의 3점슛이 스페인의 골망을 갈랐다. 보그다노비치가 중요한 순간순간마다 득점을 올렸다.
보그다노비치의 결정적인 활약으로 크로아티아가 조금씩 앞설 수 있었다. 이후 경기는 보그다노비치와 가솔의 득점대결로 펼쳐졌다. 보그다노비는 3분 57초에 다시 득점을 가동했다. 5분여에 5점을 몰아친 이후 다시 득점을 올리면서 4쿼터에만 7점을 올려놓았다. 경기 내내 고른 득점력을 보인 그는 4쿼터에 남다른 집중력을 과시하며 팀의 공격을 홀로 책임졌다. 가솔이 골밑에서 확률 높은 득점에 나서는 동안에도 그는 코트 여러 위치에서 정확한 슛터치를 선보였다.
다르코 플라니니치의 공도 컸다. 그는 파우 가솔에 맞서 열세를 보였다. 하지만 4쿼터에 소중한 4점을 보태는 등 골밑에서 제 몫을 해냈다. 가솔과의 맞대결에서 철저하게 밀렸지만, 4쿼터 초반에 자유투를 모두 놓치지 않았고, 4쿼터 막판에는 결정적인 레이업을 통해 팀의 오름세에 기름을 들이 부었다. 백전노장인 로코 유키치도 힘을 냈다. 그는 이날 8점 7리바운드로 알토란같은 득점과 리바운드를 보탰다. 특히 3점슛을 2개나 집어넣었다. 이중 1개가 4쿼터에 나왔다. 크로아티아가 기세를 올릴 당시 나온 소중한 득점이었다.
다리오 사리치도 있었다. 이번 오프시즌에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계약한 그는 이날 5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보탰다. 확실하게 눈에 들어오는 경기력은 아니었지만, 여러 위치에서 자신의 맡은 바 책무를 잘 소화했다. 특히 경기 종료 직전 가솔의 득점을 막는 블락을 곁들이면서 이날 또 다른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가솔의 득점시도를 저지하면서 크로아티아가 2점차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크로아티아는 이번 올림픽에 그야말로 극적으로 진출한 팀이다. 총 12개국 중 가장 어렵게 올림픽 무대를 밟은 팀. 지난 1992 올림픽에서 첫 메달(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드림팀과 결승에 만난 팀이 바로 크로아티아다. 이후 올림픽과 꾸준한 인연을 맺지 못했다. 유로바스켓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가 그만큼 힘들었다. 최종예선에 나서더라도 결국 유럽팀들과 만나는 만큼 올림픽 무대를 밟기가 실상 쉽지 않았다. 지난 1996년과 2008년에 올림픽에 나서면서 각각 7위와 6위에 그쳤다. 이후 오랜 만에 올림픽에 나선 것.
지난 유로바스켓에서 크로아티아는 준준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올림픽 진출은 고사하고 3위부터 7위까지 주어지는 최종예선 진출에도 실패했다. 하지만 7위 이내에 진입한 세르비아와 이탈리아가 모두 최조예선 개최를 확정하면서 크로아티아에게 기회가 왔다. 크로아티아는 이탈리아 대회에 배정되어 최종예선에 나섰다. 이탈리아 대회에는 강호인 그리스와 이탈리아까지 포진하고 있어 크로아티아가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는 준결승에서 그리스를 꺾은데 이어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졸지에 크로아티아는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중 올림픽에 나설 팀이 가려질 것으로 여겨졌지만, 정작 주인공은 그리스, 이탈리아가 아닌 크로아티아였다. 유로바스켓 9위에 머무르고도 기적적으로 최종예선에 나선 이들이 파란을 일으켰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B조 경기가 개막과 함께 크로아티아는 B조 1위가 사실상 확정되어 있던 스페인에 일격을 가했다. 스페인에는 가솔을 필두로 여러 명의 NBA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세기 면에서도 뒤질 것이 유력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스페인
파우 가솔 26점 9리바운드 3점슛 3개
니콜라 미로티치 19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3점슛 4개
세르이오 로드리게스 10점 2리바운드 7어시스트 3점슛 2개
스페인에는 다수의 NBA 선수들이 있다. 가솔을 필두로 니콜라 미로티치(시카고), 리키 루비오(미네소타), 호세 칼데런(레이커스), 윌리 에르난고메즈(뉴욕), 알렉스 아브리네스(오클라호마시티), 세르이오 로드리게스(필라델피아)까지 무려 7명이나 된다. 이들 중 에르난고메즈와 아브리네스는 이제 갓 신인이라 하더라도 5명이 현역 NBA 리거다. 그 외 루디 페르난데스와 후안 카를로스 나바로 그리고 빅토르 클라베르도 NBA 경험이 있다. 이들 모두 각 소속팀에서 더 뛸 수 있었지만, 자국으로 돌아갔다(로드리게스도 마찬가지. 최근 필라델피아와 계약).
위의 NBA 선수들을 포함해 이전 경험자까지 포함하면, 무려 10명이 전현직 NBA 리거다. 이만하면 스페인의 전력은 지난 2008년 이후 꾸준히 결승에 진출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결승 진출이 유력했다. B조 1위를 거둬야만 준결승에서 미국을 피하는 만큼 가급적이면 스페인은 조 1위가 반드시 필요했다. 조 구성을 보더라도 스페인이 충분히 5전 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첫 경기부터 크로아티아에 덜미가 잡히면서 스페인의 독주여부에 차질이 생겼다.
스페인은 지난 2014 농구 월드컵이 떠오르는 한 판이었다. 스페인은 지난 2014년에 자국에서 농구 월드컵을 개최하며 우승을 노렸다. 마크 가솔까지 포함해 모든 선수들이 모두 출격해 우승을 겨냥했다. 하지만 스페인은 당시 준준결승에서 프랑스에 덜미를 잡혔다. 당시 프랑스는 토니 파커와 조아킴 노아가 모두 빠진 상태. 반면 스페인은 서지 이바카까지 출격했다. 그러나 정작 스페인의 내로라하는 선수들 중 파우 가솔을 제외한 모두가 침묵했다. 결국 프랑스의 토마스 허텔에게 결정적인 3점슛을 얻어맞으면서 패했다.
이날도 스페인은 가솔과 미로티치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침묵했다. 가솔과 미로티치가 3점슛 7개를 포함해 45점 15리바운드를 합작했지만, 둘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크로아티아가 공세를 펼칠 당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4쿼터에 가솔과 보그다노비치의 득점대결에서도 마지막에 가솔이 사리치에서 저지당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무엇보다 나머지 선수들의 역할이 전혀 없었다. 칼데런과 아브리네스가 뛰지 않은 가운데 나바로와 페르난데스가 모두 무득점에 그쳤다. 이제 노장대령에 들어섰다지만 상당히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다.
루비오도 마찬가지. 루비오는 로드리게스를 제치고 주전 포인트가드로 나섰다. 하지만 그는 1리바운드 1어시스트에 그쳤다. 이후 로드리게스가 더 많이 뛰었을 정도로 루비오의 경기력은 형편없었다. 가솔과 미로티치를 제외하고 스페인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죄다 힘을 쓰지 못하면서 스페인의 득점력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하락했다. 1쿼터에 올린 21점에 가장 많았을 정도. 세르이오 률이 그나마 9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추가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기에는 모자랐다.
스페인은 단순 메달이 아닌 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준준결승에서 탈락하면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스페인을 대표하는 모든 선수들이 나섰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차라리 마크 가솔을 필두로 1.5진이 나선 유로바스켓 2013에서 오히려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하물며 지난 유로바스켓 2015에서는 파우 가솔의 원맨쇼에 힘입어 금메달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역설적이게도 최정예전력을 꾸렸을 때, 온전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 최근 스페인의 정예멤버와 엇갈렸던 성적
2013 유로바스켓 동메달 (마크 가솔)
2014 농구월드컵 준준결승 탈락 (정예 멤버)
2015 유로바스켓 금메달 (파우 가솔)
2016 히우올림픽 ? (정예 멤버)
비록 첫 경기를 내줬다 하더라도 스페인이 충분히 1위 자리를 점거할 수 있다. 남은 경기를 모두 접수하면 그만이다. 리투아니아 정도를 제외하고는 스페인이 충분히 대승을 거둘 수 있는 팀들이다. 그러나 일말의 가능성으로 리투아니아에게 패한다거나, 혹은 4승 1패를 기록하더라도 득실에서 밀려 2위로 밀리면, 스페인의 올림픽 3연속 결승 진출에는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 B조에 나이지리아와 브라질이 있는 만큼 무난히 승수를 쌓겠지만, 이날처럼 한 번 더 패했다간 스페인은 졸지에 준결승에서 미국과 격돌할 수도 있다.
나이지리아(1패) 66-94 아르헨티나(1승)
아르헨티나가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 아르헨티나는 이날 ‘아프리카 챔피언’ 나이지리아에 단 한 번의 리드도 내주지 않는 완승을 쟁취했다. 경기 초반 마누 지노빌리를 필두로 안드레스 노시오니의 3점슛이 터지면서 앞서나갔다(0-11). 그러난 사이 나이지리아는 실책으로 번번이 공격기회를 잃었다. 공격시도도 좀체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경기 시작한지 3분이 훌쩍 지나고 나서야 이케 디오구의 득점으로 첫 득점을 올렸을 정도. 이후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의 파상공세에 쩔쩔매야 했다.
나이지리아
이케 디오구 15점 13리바운드 3점슛 2개
에비 에레 14점 3리바운드
앤디 오지데 11점 4리바운드
주축들이 모두 부진했다. 디오구가 더블더블로 골밑에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지만, 그의 공격 성공률은 극히 낮았다. 3점슛도 말을 듣지 않았다(.286). 디오구는 중국의 이지엔리엔과 함께 CBA 광동 타이거스에서 뛰고 있다. 그는 골밑에서 나름의 역할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주로 외곽에서 머무는 빈도가 많았다. 공격에서도 2점슛보다는 3점슛을 노렸다. 중요한 것은 이날 디오구를 필두로 나이지리아의 3점슛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크게 열세인 만큼 3점슛이 다수 들어가야 맞설 수 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의 3점슛은 번번이 림을 외면하면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체임벌린 오구치의 부진도 나이지리아에는 뼈아팠다. 팀내 최고 슈터라 할 수 있는 그가 잠잠하면서 나이지리아가 공격을 전개하기 힘들었다. 알-파룩 아미누(포틀랜드)가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랐겠지만, 그는 보험 문제로 이번 대회에 참전하지 못했다. 결국 오구치가 슛이 좀 더 들어갔어야 했겠지만, 그는 많은 공격기회도 잡지 못했다. 아르헨티나의 스윙맨에 철저히 봉쇄됐다. 지난 아프로바스켓 2015에서 정확한 슛터치와 안정된 득점력을 선보인 그지만, 세계무대에서는 높은 벽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오구치마저 득점대열에서 이탈하면서 나이지리아의 공격옵션은 크게 제한됐다. 이날 주목을 받은 마이클 비니제이도 잠잠했다. 지난 2016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로 디트로이트 피스턴스의 지명을 받은 그는 다음 시즌부터 코트를 누빌 것이 유력하다. 그는 이날 6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선방했지만, 동료들의 공격 성공률이 극도로 낮아지면서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D-리그에서 뛰고 있는 벤 우조까지 침묵하는 등, 나이지리아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나이지리아는 도합 25개의 3점슛을 던졌다. 그러나 이중 성공한 것은 단 4개에 불과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무려 34개의 3점슛 중 15개를 터트리는 기염을 토해냈다. 확률은 물론 성공개수에서도 그 차이가 너무나도 컸다. 즉, 나이지리아는 외곽슛이 침묵하는 사이 상대 외곽공격을 좀체 막지 못했다. 아르헨티나의 발 빠른 패스웍에 전혀 손을 쓰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외곽에서 어렵지 않게 기회를 잡으면서 손쉽게 3점슛을 쏘아올렸다. 공교롭게도 고스란히 득점으로 연결됐다. 나이지리아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아르헨티나
파쿤도 캄파소 19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 5스틸 3점슛 5개
루이스 스콜라 18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
마누 지노빌리 12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3점슛 2개
아르헨티나가 경기 초반부터 마무리까지 확실히 매듭지었다. 아르헨티나는 이날 활화산처럼 터진 3점슛을 내세워 나이지리아의 림을 사정없이 폭격했다. 파쿤도 캄파소가 무려 3점슛 5개를 터트린 가운데 대부분의 선수들이 3점슛을 신고하면서 팀의 대승에 합류했다. 캄파소가 외곽슛을 터트리는 사이 주전 센터로 나선 루이스 스콜라도 3점슛을 포함해 골밑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마누 지노빌리 또한 마찬가지.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인 그는 이날 사뿐하게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리면서 경기조율에 나섰다.
파트리시오 가리노도 돋보였다. 이번 여름에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계약하며 NBA 진출을 일군 그는 이날 15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NCAA 조지워싱턴 콜로니얼스에서 4년을 뛴 그는 비록 드래프트되지 않았지만, 샌안토니오 스카우팅팀의 레이더에 포착됐다. 다음 시즌을 끝으로 지노빌리가 은퇴하는 만큼 가리노가 지노빌리의 뒤를 이어 샌안토니오에 아르헨티나 가드로서 에너지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가 비록 약체인 나이지리아였지만, 안드레스 노시오니와 함께 주전 포워드로 나서면서 제 몫을 해냈다.
한편 지노빌리 못지않게 오랜 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카를로스 델피노는 이날 부진했다. 무릎 부상으로 지난 2013-2014 시즌 이후 NBA에서 볼 수 없었지만, 유럽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최근 러시아리그에 진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벤치에서 나서다보니 상대적으로 긴장감이 떨어질 때 나선 것을 감안하면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몸 상태가 괜찮았기에 대표팀에 승선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어지는 경기에서 어떤 경기를 펼칠지가 주목된다.
사진 = NBA Media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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