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종구, 김태술과 부딪힌 속사정 “밀렸다”

sinae / 기사승인 : 2016-08-31 10:39:32
  • -
  • +
  • 인쇄
삼성 이종구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제 속사정은 뒤에 수비수가 밀어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지난 25일 서울 삼성과 부산 kt의 2016 KCC 프로-아마 최강전 8강 경기가 열리던 잠실학생체육관. 경기 막판 1점 차이의 살얼음판 뜨거운 승부였다. 경기 종료 1분 30초 가량 남기고 골밑의 김준일로부터 패스를 받은 이종구가 다시 골밑으로 치고 들어갔다. 여의치 않자 돌아 나와 김태술에게 패스를 건넬 때 서로 부딪혔다. 김태술은 쓰러졌다. 잠시 경기 중단.

삼성은 이후 임동섭의 3점슛으로 달아났지만, 벤치로 물러난 포인트가드 김태술의 공백을 실감하며 역전패했다. 이종구와 김태술의 충돌은 패배의 빌미였다.

이종구(188cm, G)는 지난해 경희대 3학년으로 국내선수 드래프트에 참가해 16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경희대는 김철욱이 부상으로 1년 휴학하며 졸업을 미루자 재학생 중 이종구를 먼저 드래프트에 내보냈다.

이종구는 사실 경희대에서 출전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다. 대학 3년 동안 42경기(대학농구리그, 농구대잔치, MBC배)에서 평균 10분 30초 출전해 2.9점, 1.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3점슛 성공률은 41.7%(15/36).

KBL에서 작성한, 드래프트 참가선수를 소개하는 스카우팅 리포트를 살펴보면 이종규가 어떤 선수인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중학교 1학년 때 농구를 시작한 이종구는 기본기부터 천천히 다졌다. 뒤늦게 시작했기에 홀로 개인훈련도 많이 했다. 주로 이미지 트레이닝과 상황을 설정한 공격 기술 훈련이었다. 이런 노력으로 안양고 3학년 때 득점과 리바운드뿐 아니라 수비까지 책임지는 팀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파워포워드였던 이종구는 춘계연맹전에서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고 득점상과 수비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2012년 일본에서 열린 NBA 국경 없는 농구에 천기범, 최준용(이상 연세대), 최성모, 강상재(이상 고려대)와 함께 참가하기도 했다.

경희대 입학 후 출전 기회를 많이 잡지 못하며 플레이에 변화를 줬다. 득점보다 스크린 등으로 동료를 살려주고, 수비에 집중하는 가운데 간간이 주어지는 공격을 확실하게 마무리하는 역할이었다. 슛 밸런스를 잡으며 짧았던 슛 거리도 늘렸다.

경희대 김현국 코치는 “힘과 수비가 좋고, 파이팅이 넘치는 선수”라고 했다.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더 많은 프로에서 배우며 실력을 쌓기 위해 1년 빨리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 KBL 스카우팅 리포트 발췌

지난해 D리그에서 10경기 경험했던 이종구는 많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최강전 무대에 섰다. 삼성에는 부상 선수들이 많아 이종구에게 출전기회가 주어졌다. 이종구는 좋은 활약보다 사고(?)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더구나 농구경기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지난 29일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오전 훈련을 마친 이종구를 만나 당시 김태술과 부딪힌 상황을 자세히 들어보았다. 다음은 그 일문일답이다.

삼성 이종구

최강전에 출전한 소감부터 한 마디 해주세요.

프로에 와서 공식경기를 처음 뛰어봤는데요. (고려대와의) 첫 경기에서 긴장을 해 아쉬움을 남겼어요. 그래서 두 번째 경기(vs. 부산 kt)에서 욕심을 냈던 게 화근이 되었던 거 같아요. 첫 경기를 마치고 다시 되돌아봤더니 아쉬움이 남아서 두 번째 경기에서 욕심을 냈어요.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에 뛰지 못하고, D리그에만 출전했어요.

D리그와 달리 관중들이 있는 곳에서 공식경기에 출전했을 때 느낌이 달랐을 거 같아요.

솔직하게 관중이 있고 없고에 따라서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시선도 많이 느껴지고, 저 나름대로 긴장도 했어요. 뛰고 나니까 팀이 져서 아쉬운 점도 남고, 제 자신에게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좋은 경험이었지만,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고려대에겐 이겨서 기분이 좋지 않았나요?

고려대가 제대로 된 멤버(이종현, 강상재 부상 결장)가 아닌데다 우리 경기가 안 풀려서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그 경기에 대해 형들과 많이 이야기하고, 제 나름대로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kt와의 경기에서 김태술 선수와 부딪힌 게 결국 패인이 되어버렸는데, 그 때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신다면?

제가 딱 볼을 잡고 들어갔다가 막혀서 다시 나왔을 때 태술이 형이 볼을 받으러 오는 상황이었어요. 볼을 딱 주는 순간 제 수비수가 뒤에서 밀어서 부딪혔어요. 그런데 경기 영상으로 보면 저와 태술이 형이 그냥 부딪힌 걸로 보이더라고요. 제 속사정은 뒤에 수비수가 밀어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모든 초점이 김태술 선수에게 쏠렸지만, 오히려 이종구 선수 얼굴에 피가 나는 등 더 크게 다쳤다고 하던데요.

(웃음) 사실은 태술이 형보다 오히려 제가 더 다쳤지만, 그것에 대해서 딱히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 상황이 나와서 형들이나 팀에게 죄송하고, 저도 아쉬웠어요. 극적인 상황에서 잘 풀었다면 이겼을 텐데 경기에서 졌기에 아쉬움이 더 남습니다.

어떻게 다친 건가요?

서로 얼굴 광대뼈가 스치면서 쓸렸어요. 농구하며 얼굴끼리 이렇게 부딪힌 적은 없어요. 포털 사이트에 동영상이 올라와 있던데 전 일부러 안 봤어요(웃음). 좋은 장면이라면 모르겠지만, 안 좋은 장면이기 때문에 ‘올라와 있구나’라는 것만 확인했어요.

이종구 김태술 충돌

솔직히 이종구 선수를 보면 ‘아, 누구지?’라며 생각을 해야 떠오른 선수였어요. 그 장면을 통해서 ‘삼성에 이종구라는 선수가 있다’는 걸 알린 장면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농구 선수라면 플레이로 보여드려야 하는데, 상대팀 선수와 부딪혔다면 모를까 같은 팀 동료와 같이 자멸해버렸으니 (웃음과 함께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잊고 싶은 기억이에요.

대학 3학년 때 드래프트에 지원해서 삼성에 들어왔어요. 현재 경희대에 부상 선수들이 많아서 만약 드래프트에 나오지 않았다면 올해 대학농구리그에서 많이 출전하고 있을 거예요. 지금 삼성에서 생활을 하면서 1년 빨리 나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드나요?

10개월 정도 삼성에 있는 동안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만약 4학년까지 마치고 나오더라도 한 번은 겪어봐야 할 상황들인데, 1년 빨리 프로농구와 대학농구의 차이점을 느꼈어요. 그래서 제 동기들보다는 좀 더 좋은 경험을 한 거 같아요.

내년 2월이 되면 고졸에서 대졸이 되는 건가요?

올해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는데, 내년에 졸업할 수 있을 거예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휴식기라서 1학기 수업을 들었어요. 지금은 팀 훈련이 시작되어서 전지훈련도 가야 하기에 2학기에는 취업계로 대신하고 시험만 보러 갈 거 같아요.

연습경기나 최강전에서 보면 정확한 포지션이 없는 거 같아요.

중학교 1학년부터 농구를 시작했는데 그 때부터 그랬어요. 키는 2번(슈팅가드) 포지션인데, 2,3,4번(슈팅가드, 스몰포워드, 파워포워드)을 보고, 어떤 때는 5번(센터)까지 봤어요. 중학교 때부터 포지션이 없는 게 프로까지 이어졌어요. 코치님께서 “너 이 포지션에 들어가”라고 하면 그 주어진 역할을 하다 보니까 정확한 포지션이 없어요. 프로에선 정해진 포지션의 장점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어서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어요.

그 말은 공격에선 자신만의 장점이 없는데, 수비에선 어느 포지션이든 소화하기 때문에 다양하게 출전시키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신장은 2번인데 수비에선 4번으로 많이 들어가요. 그래서 안쪽에서 수비하는 게 편한데 외곽 수비에선 부족하다고 느껴서 발 빠른 선수들을 따라다니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자신만의 장점을 만들어야 할 거 같네요.

프로에 와서 슛이 되게 중요하다는 걸 느끼고, 슛 연습을 많이 하고 있어요. 슛을 장점으로 만들면 좀 더 편하게 농구를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슛 연습을 어떻게, 얼마나 하고 있는데요.

슛 연습을 무턱대고 하면서 많이 던지는 게 아니라 슛 자세, 스텝까지 다듬고 있어요. 코치님들께서 선은 좋은데 스텝이 좋지 않다고 하셔서 슈팅 스킬 트레이닝부터 스텝 중심으로 연습을 많이 해요.

몸이 진짜 좋아요. 그래서 4번이나 때론 5번 수비까지도 가능한 거 같은데, 어릴 때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한 건가요? 아님 타고 난 건가요?

이건 선천적으로 타고 났어요. 아버님께서도 몸이 좋으셨거든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니까 오히려 스피드가 느려지는 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몸 밸런스를 잡을 수 있는 코어 운동을 많이 하고 있어요.

지금은 몸을 만드는 기간이고, 부상 선수들이 있어서 연습경기이나 최강전에서 출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정규리그에서도 출전하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 준비를 잘 해야 하는데 어떻게 2달 정도 남은 시간 준비를 하실 건가요?

대학과 프로가 다른 게 보이지 않은 경쟁이 많아요. 형들 사이에서 웃으며 이야기하면서도 숨은 경쟁이 있다고 생각해요. 연습도 필요하지만, 그 순간에 집중하는 사람이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 같아요. 경기에 들어가면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집중력을 키우는 훈련을 많이 해야 할 거 같아요. 외국선수도 왔으니까 내가 볼 수 있는 포지션이 2,3번이에요.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인사이드에서 버티는 힘이 있는데다 발 빠른 선수들을 수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면 출전시간을 조금이라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자신의 장점은 뭔가요?

장점이라면 장점이지만, 단점이라면 단점이에요. 패스를 하는 게 득점하는 것보다 기분이 더 좋아해요. 그래서 패스가 장점인데, 프로에서는 패스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구분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코치님이나 선수들이 보면 패스만 하는 게 오히려 안 좋은 점으로 보이기도 해요. 이젠 공격에서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겁니다.

1prettyjoo@hanmail.net
사진제공 = KBL, MBC Sports+2 중계화면 캡처
<저작권자 ⓒ 바스켓코리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HEADLINE

더보기

PHOTO NEWS

더보기

베스트 클릭

인터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