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2015~2016시즌 한 경기 최다 점수 차는 지난해 11월 11일 창원에서 열린 창원 LG와 서울 삼성의 경기에서 나온 38점(101-63)다. 딱 1년 만에 양팀이 다시 만났다. 삼성은 과연 그 때의 아픔을 되갚을까? 아니면 LG는 또 다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둘까?
◆ 1년 전 그 날의 기억
정확하게 1년 전, 2015년 11월 11일 창원실내체육관. LG와 삼성이 맞붙었다. LG는 1997년 11월 11일 홈에서 창단 홈 개막전을 했다. LG에겐 의미 있는 날이었다. 팀 성적은 4승 15패로 10위. 5연패 중이었다. 11월 11일은 삼성 이상민 감독의 생일이기도 했다. 이 감독은 선수나 코치, 감독으로서 삼성에서 처음으로 생일에 경기를 가졌다. 2연패 중이었지만 9승 9패를 기록하고 있어 최하위였던 LG에게 이길 가능성이 높았다.
삼성은 그럼에도 경기 시작 7분여 만에 0-21로 뒤졌다. 2쿼터 초반 12점 차이로 따라붙었으나 4분여 동안 또 득점 침묵에 빠지며 13점을 잃어 25점 차이로 끌려갔다. 뭘 해도 안 되는 날이었다. 결국 한 경기 최다 점수 차 패배(38점, 63-101)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 감독은 경기 후 “드릴 말씀이 없다. 준비한다고 했는데 내가 부족했다. 초반에 준비한 것이 안 되면서 1쿼터 점수 차이가 그대로 이어졌다. 초반에 안 좋아 손도 못 써보고 졌다”고 했다. 이렇게 크게 지는 경기에 대해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그렇게 끌려갈 때 뭐가 있어? 가만히 있는 거지! 그럴 때 아무 생각도 안 나. 다 똑같아”라고 했다고 한다.
지난 7월 이 감독과의 인터뷰에서 “선수시절 근성과 승부욕이 강하셨다. 감독 생활 2년 동안 가장 욱했던 순간은 언제인가?”라고 물었다. 이 감독은 “한 두 번이겠나? 아쉬운 순간은 자꾸 생각 안 하려고 해도 생각난다. 워낙 욱하는 게 많아서 누워있어도 떠오른다”며 “작년 내 생일날 창원에서 (경기 초반) 0-21이었는데, 이건 황당했었다. 30~40점 질 때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 때 너무 힘들다”고 했다.
삼성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삼성 선수들은 1년 전 대패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이 감독은 선수시절 생일에 열린 경기에서 3경기 모두 승리를 맛봤고, 삼성도 이전 11월 11일 4경기에선 이겼다. 지난해에 처음으로 승리징크스가 깨졌다. 이날 어느 팀이 이기든 앞으로 이상민 감독이 삼성에 있는 한 11월 11일에는 삼성과 LG가 맞대결을 계속 이어졌으면 좋을 듯 하다.
▶이상민 감독 선수 시절 생일 경기 기록
1999.11.11 / 광주 골드뱅크 / 12점 9리바운드 10어시스트
2000.11.11 / 원주 삼보 / 17점 5리바운드 9어시스트 4스틸
2001.11.11 / 창원 LG / 29점 11리바운드 9어시스트 3스틸
▶삼성 11월 11일 경기 결과
2000.11.11 / 여수 골드뱅크 / 90-78 / 승
2001.11.11 / 울산 모비스 / 89-87 / 승
2006.11.11 / 서울 SK / 81-73 / 승
2011.11.11 / 울산 모비스 / 73-61 / 승
2015.11.11 / 창원 LG / 63-101 / 패
▶ LG, 11월 11일 경기 결과
1997.11.11 / 원주 나래 / 창원실내 / 102-97 / 승
2000.11.11 / 대구 동양 / 대구실내 / 108-94 / 승
2001.11.11 / 전주 KCC / 창원실내 / 93-112 / 패
2003.11.11 / 안양 SBS / 창원실내 / 91-93 / 패
2006.11.11 / 부산 KTF / 창원실내 / 94-77 / 승
2007.11.11 / 울산 모비스 / 창원실내 / 78-72 / 승
2012.11.11 / 전주 KCC / 창원실내 / 69-75 / 패
2014.11.11 / 전주 KCC / 전주실내 / 88-69 / 승
2015.11.11 / 서울 삼성 / 창원실내 / 101-63 / 승
◆ 1Q 약한 삼성 vs. 1Q 실점 많은 LG
일반적으로 1쿼터를 앞설 때 승률이 높다. 2001~2002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1쿼터를 앞선 팀의 승률은 66.2%(2530승 1293패)다. 아직 1라운드도 끝나지 않았지만, 삼성은 이를 뒤집고 있다. 삼성이 치른 7경기 중 1쿼터에 앞선 건 3번 밖에 없다. 그렇지만 6승 1패로 공동 1위를 질주 중이다. .
삼성은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1쿼터에 26-21로 앞섰음에도 오히려 역전패했다. 1쿼터를 앞선 뒤 2,3,4쿼터 모두 kt에 열세였다. 반대로 1쿼터를 뒤졌던 4경기 모두 역전승했다. 그 비결은 2쿼터에 있다. 삼성은 2쿼터에 평균 25.0점을 올리고 19.4점 밖에 내주지 않았다. 득실점 편차는 5.6점. 1쿼터에 끌려가도(1Q 득실점 편차 19.7-20.6=-0.9) 2쿼터에 이를 뒤집는 것이다. 이런 흐름을 3쿼터(3Q 득실점 편차 24.0-21.1=2.9)까지 이어나가며 승리를 굳힌다.
LG는 1쿼터를 앞선 4경기 중 3경기에서 이겼다. 유일하게 패한 경기가 공동 1위인 고양 오리온과의 맞대결이었다. 오리온에게 1쿼터를 19-16으로 앞서나갔으나 2쿼터에 33-24로 역전 당했다. LG는 1쿼터에 21.8점을 올리는 반면 22.2점을 내주고 있다. 1쿼터 실점 순위에선 KGC인삼공사의 24.0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1쿼터를 앞선 게 4경기, 뒤진 게 2경기임에도 1쿼터 득실점 편차가 -0.4점이라는 건 1쿼터에 밀릴 때 크게 뒤진다는 의미다.
삼성은 1쿼터에 약하다. LG는 1쿼터에 실점이 많다. 삼성이 1쿼터부터 앞서나가면 2,3쿼터에 더욱 몰아붙여 대승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LG는 무조건 1쿼터에 우위를 점해야 한다. 2쿼터까지 잘 버텼다고 해도 3쿼터 방심은 금물이다. 원주 동부, 서울 SK와의 3쿼터에 9-29, 16-27로 열세를 보이며 역전당 한 경험이 두 번이나 있기 때문이다.
◆ 2Q 득점 1위는 크레익? 이페브라!
삼성이 2쿼터에 강한 이유는 마이클 크레익 덕분이다. 주로 2,3쿼터에 나서 평균 18.29점을 올리고 있다. 1쿼터에 뒤져도 크레익이 2쿼터에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크레익은 시즌 개막 전에 만났을 때 “내 출전시간은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함께 뛰는 2,3쿼터의 20분 정도”라고 했다. 자신의 역할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시즌 개막 후 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이 감독은 “크레익은 중간 아니면 대박”이라고 했는데 현재로선 김태술과 함께 최고 인기 선수로 올라선 ‘대박’이다.
크레익이 2쿼터에 그렇게 활약하고 있음에도 2쿼터 평균 득점은 8.14점으로 3위다. 1위는 바로 마이클 이페브라다. 이페브라는 2쿼터에 평균 8.33점을 기록 중이다. 재계약 선수를 제외하면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3순위에 지명된 이페브라는 외국선수 두 명이 동시에 출전 가능한 2,3쿼터에만 코트에 나선다. 평균 출전시간이 20분 38초로 외국선수 중에선 꼴찌다. 이페브라는 은 출전시간의 한을 2,3쿼터에 푸는 듯 하다.
크레익과 이페브라의 2,3쿼터 득점 비중은 88.3%와 96.7%로 상당히 높다. 삼성이 2쿼터에 강하다고 해도 2쿼터 득점 집중력이 높은 이페브라의 활동 폭을 줄여야 하는 숙제를 안은 셈이다.
◆ 김종규 복귀한 LG보단 삼성 우위
김종규가 복귀한 LG보다 홈에서 5연승 중인 삼성이 더 유리한 건 사실이다. 김종규는 지난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14분 43초 출전하며 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아직 조심스럽게 경기에 내보내고 있다. 김종규가 완벽하지 않다면 LG의 전력이 아직까지 100%라고 보기 힘들다.
최연길 MBC 스포츠+ 해설위원은 “삼성이 홈(5전승)에서 강하고, LG는 원정(1승 3패)에서 약하다. 선수 짜임새도 삼성이 낫고, 골밑의 높이도 삼성이 앞선다. 매치업을 봐도 포인트가드나 골밑에서 삼성의 우위”라며 삼성의 손을 들어준 뒤 “LG는 트랜지션 게임에 강한데 이번 시즌 삼성도 나쁘지 않다. LG는 외곽에서 삼성보다 낫다”고 LG가 앞서는 건 외곽슛이라고 했다.
최연길 해설위원이 LG의 외곽이 낫다는 말한 건 3점슛을 던질 줄 아는 선수들이 더 많다는 의미였다. 삼성은 임동섭의 부상 결장으로 외곽슛이 약점으로 꼽힌다. 다만, LG는 현재 3점슛 성공률 29.2%(35/120)로 유일하게 20%대에 머물러 있다. 삼성의 성공률은 34.2%(40/117)로 오히려 더 높다.
LG는 3승을 거뒀다. 그 상대팀을 자세히 보면 안드레 에밋이 빠진 전주 KCC, 네이트 밀러가 경기 중 부상 당한 울산 모비스, 외국선수 기량이 가장 떨어지는 부산 kt였다. 운이 좋은 대진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LG는 지난 9일 오리온을 상대로 1점 차이의 박빙의 대결을 펼쳤다. 오리온은 현재 삼성과 공동 1위이기에 이날 역시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최연길 해설위원은 “LG는 초반 대진 운이 따랐다. 오리온과 대등한 경기를 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삼성과의 경기까지도 이 흐름을 이어가면 자신감을 가질 것이다”라고 하면서도 “오리온이 리바운드가 약해서 LG는 달리는 농구로 접전을 펼쳤다. 삼성은 오리온과 달리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크레익이 있기에 높이에서 앞선다고 장담하지 못한다”고 했다. LG는 오리온을 상대로 22리바운드를 기록한 제임스 메이스가 라틀리프를 상대로 대등한 골밑 싸움을 해줘야 한다.
2년 연속 이상민 감독의 생일에 맞붙는 삼성과 LG. 객관적인 전력에선 삼성이 앞선다. 더구나 삼성의 홈에서 경기가 열린다. 삼성은 불안하게 출발해도 2,3쿼터에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힘을 가졌다. 그렇다고 LG를 만만하게 볼 수 없다. 김종규가 복귀한데다 이페브라가 2,3쿼터 득점 집중력이 좋다. 메이스가 골밑에서 라틀리프와 대등한 높이싸움이 펼쳐진다면 삼성이 쉽게 이긴다고 장담하지 못한다.
◆ 잠실실내와 잠실학생, 관중이 더 많은 곳은?
이날은 잠실실내체육관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동시에 경기가 열린다. 잠실학생체육관에선 서울 SK와 원주 동부의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삼성과 SK는 2001~2002시즌부터 3시즌 동안 잠실실내체육관을 홈코트로 함께 사용했다. SK는 2004~2005시즌부터 잠실학생체육관으로 옮겼다.
2004~2005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삼성과 SK의 홈 경기가 같은 날 동시에 열린 건 26번. 양팀이 모두 이긴 건 7번, 양팀이 모두 진 건 6번이었다. 13번은 양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이 이기고 SK가 진 건 8번, 반대로 SK가 이기고 삼성이 진 건 5번이었다. 상대팀이 동부와 LG였던 건 2014~2015시즌에 한 번 있었지만, 이번에 상대팀이 뒤바뀌었다.
잠실에서 같은 날 동시에 경기가 열릴 때 삼성이 15승으로 12승의 SK보다 더 많이 웃었다. 다만, 관중이 더 많았던 건 SK가 17경기로 9경기의 삼성보다 더 많았다.
서울 SK와 원주 동부의 경기는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오후 7시에 열리며 MBC스포츠+에서 중계된다. 서울 삼성과 창원 LG의 맞대결은 MBC스포츠+2에서 지켜볼 수 있다.
1prettyjoo@hanmail.net
사진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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