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2차 D리그] 어쩔 수 없던 스몰 볼, 2군 현대모비스는 그래도 탄탄했다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18-01-30 07: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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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준모 현대모비스 코치는 D리그를 뛰는 현대모비스 선수들에게 '기본'을 강조하고 있다.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객원기자] “저희 정말 스몰 볼이에요”


1월 29일 고양실내체육관 보조체육관. 울산 현대모비스의 성준모 코치는 KBL 2차 D리그 경기 전 “저희 팀에 빅맨은 물론이고, 190cm 이상이 한 명도 없어요. 187cm이 최장신일 걸요. 정말 스몰 볼이에요(웃음)”라고 했다. 미소의 의미는 그렇게 긍정적이지 않았다.


190cm 이상의 선수가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해당자인 이지원(190cm, G)은 빅맨이 아닌 가드. 두 번째 최장신자 또한 남영길(187cm, G)로 빅맨과는 전혀 상관없는 포지션을 소화한다. 그 이하의 신장을 지닌 선수는 두말할 것도 없었다.


현대모비스는 29일 원주 DB와의 KBL 2차 D리그 경기에서 10명의 선수를 내보냈다. 그 중 8명이 가드였고, 나머지 2명 역시 가드에 가까운 포워드(남영길, 김윤)였다. DB의 상황(195cm 이상 4명)과 비교하면, 현대모비스 선수단의 신장은 더욱 열악했다.


그러나 성준모 코치는 “좋은 기회다. 가드 라인이 빅맨 수비도 해보고, 더블 팀 이후 로테이션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 수 있다. 공격에서는 스피드를 끌어올릴 수 있다. 지속적인 움직임과 넓은 공간 활용으로 우리 팀의 이번 시즌 모토에 맞는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도 할 수 있다”며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현대모비스 선수단은 성준모 코치의 경기 계획을 최대한 실천했다. 유성호(199cm, C)나 한정원(199cm, C) 등 DB 빅맨 라인이 볼을 잡으면, 현대모비스는 협력수비 후 빠른 로테이션으로 DB의 볼 흐름을 방해했다. 오히려, 현대모비스 대부분 선수의 키가 비슷했기에, 어느 선수가 협력수비를 가도 현대모비스의 로테이션 흐름은 원활했다.


로테이션 수비를 어떻게 하든, 현대모비스의 박스 아웃도 탄탄했다. 공격 리바운드에서는 오히려 DB보다 앞섰다.(13-10) 박스 아웃 직전까지 1대1 구도를 유지했고, 박스 아웃 시 DB 선수를 최대한 밖으로 밀어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모비스는 수비 리바운드에서 그렇게 밀리지 않았다.


공격 역시 마찬가지였다. 현대모비스는 경기 내내 빠른 템포로 DB 선수단에 체력 부담을 안겼다. 코트에 선 대부분의 선수가 가드인 현대모비스는 리바운드 후 누구나 치고 달릴 수 있었고, 어느 지점에서든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세트 오펜스 또한 그랬다. 5명의 선수가 볼 없는 스크린과 컷인, 빠른 킥 아웃 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었고, 원활한 과정은 원활한 결과로 연결됐다. 현대모비스는 비록 승부처에서 바스켓카운트를 연달아 허용해 패했지만,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현대모비스의 D리그 로스터는 평범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 과정은 철저히 기본에 입각했다. 장신인 DB를 상대로 지역수비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고, 공격 과정 또한 ‘붙으면 파고, 떨어지면 쏴라’라는 기본 명제에 어긋나지 않았다. 게다가 1명을 제치면 비어있는 동료를 보는 응용 명제까지 실천했다. 현대모비스 D리그 선수단의 경기력을 인상적이라고 한 최대 요인이었다.


이는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와 동일하다. 성준모 코치도 “공격이든 수비든 기본을 알려주는 게 먼저다. 특히, 수비는 그렇다. 신장이 아무리 작아도 지역방어를 쓰지 않는 이유다. 1대1 수비를 할 줄 알아야, 다양한 수비를 소화할 수 있다. 공격에서는 많이 정확히 움직이고, 볼 흐름을 원활히 하는 것이 먼저다”며 ‘기본’이라는 명제를 강조했다.


이날 팀 내 최다 득점(14점)을 기록한 손홍준(186cm, G)도 “수비를 체계적으로 배우다 보니, 수비에 자신감이 생겼다. 공격 역시 무리한 돌파보다 자르다가 찬스 난 선수들한테 빼주는 연습을 많이 한다. 외국 선수가 있는 1군 경기에서도 많이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본을 배우며 농구를 보는 눈을 조금씩 열고 있다.


탄탄함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탄탄한 시스템을 만든다는 건 더욱 그렇다. 그래서 탄탄한 시스템이 구축된 현대모비스는 많은 팀의 부러움을 산다. 현대모비스의 D리그 경기를 봤다면, 그 부러움은 더욱 클지도 모르겠다.


사진 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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