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연맹회장기] 4명만 뛴 청주여고, 아름다운 듯 씁쓸한 엔딩

손동환 기자 / 기사승인 : 2019-05-07 1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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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여고 선수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도 투지를 보여줬다. 그렇기 때문에 웃을 수 있었다.

[바스켓코리아 = 김천국민체육센터/손동환 기자] “애들한테 너무 미안하죠”


청주여고와 대전여상은 7일 김천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19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 김천대회에서 만났다. 두 팀은 준결승행 티켓을 놓고 격돌했다. 결과는 대전여상의 10점 차 승리(78-68). 여기까지는 그저 평범한 경기였다.


그러나 경기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전혀 평범한 경기가 아니었다. 청주여고는 코트에 5명을 내보냈다. 그렇지만 이혜주(169cm, G)가 무릎 염증으로 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의료진이 이혜주의 상태를 판단했고, 심판진은 이혜주를 벤치에 앉혔다. 결국 청주여고는 4명이서 8강전을 시작했다.


현장에 있던 모두가 대전여상의 압승을 예상했다. 대전여상은 수적 우위를 활용했다. 오세인(167cm, G)이 전반전에만 17점을 퍼부었고, 문지현(170cm, G) 또한 3점포 3방을 전반전에 성공했다. 대전여상은 48-30으로 청주여고를 압도했다.


그러나 청주여고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수정(187cm, C)이 페인트 존에서 중심을 잡았고, 임규리(180cm, G)가 경기 조율과 정교한 슈팅으로 추격 분위기를 형성했다. 김미현(170cm, F)과 차윤서(167cm, F)는 왕성한 움직임을 보였다. 4명의 선수는 어떻게든 1명의 공백을 메우려고 했다.


(기자는 이 상황을 문의했고, 기록석 관계자는 "시작할 때 5명이 코트에 서야 한다. 그러나 선수가 파울 아웃이나 부상 등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1명이 남을 때까지는 경기를 시행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청주여고는 후반 한때 60-66으로 추격했다. 청주여고가 추격하자, 대전여상은 쉬운 플레이도 하지 못했다. 지고 있는 청주여고 선수들은 웃고 있었고, 이기고 있던 대전여상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1명의 절대적 우위는 메울 수 없었다. 준결승에 진출한 팀은 대전여상이었다. 추격을 허용한 대전여상은 웃지 못했고, 청주여고는 격려 속에 코트를 물러났다.


사실 청주여고의 벤치 또한 공백이 컸다. 김남수 코치가 지난 3월 전남 해남에서 열린 춘계연맹전에서 ‘6개월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기 때문.


경기 후 체육관 밖에서 만난 김남수 코치는 “우리 팀 등록 선수가 7명이다. 3학년 (오)승인이는 수원여고와 게임 중 다쳐서 서울에 있는 병원에 보냈고, (이)혜주는 오른쪽 무릎에 염증이 있어서 뛸 수 없는 상태다. (윤)서현이가 있지만, 전학을 온 애라 규정상 이번 대회에 뛸 수 없다”며 청주여고에서 4명만 뛴 이유를 설명했다.


김남수 코치는 “어느 팀이든 대회 참가 때 우승을 목표로 한다. 우리 팀 선수들이 신장도 좋고, 구성 자체가 좋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환자가 생기고, 전학 징계 선수도 생기는 등 악조건이 있었다. 불미스럽고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애들한테 너무 미안하다”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선수들의 아쉬움은 더욱 컸다. 주장을 맡은 이수정은 “아무래도 부담감이 컸던 경기였다. 모든 사람들이 안 될 거라고 했지만, 선수들끼리 모여서 해보자고 했다. 5명이면 더 쉽게 할 수 있을 경기였는데, 아쉽다. 좀 더 연습하고 보완한다면, 다음에 더 좋은 성적을 낼 거라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김미현은 “극복해가는 게 재미있었지만, 대전여상이 말린 것도 있다. 우리가 5명이서 나설 수 있다면 메달도 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주장의 의견을 거들었고, 차윤서와 임규리 또한 “다 쫓아갔다고 생각했고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아무래도 힘이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전에 인터뷰했던 김동렬 경북농구연맹 회장은 “여자농구가 어렵다. 농구를 시작하려는 여학생이 많이 없는 상황이다”며 여자 아마추어 농구의 열악한 상황을 이야기한 바 있다. 기자는 그 상황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했다. 분전한 청주여고 4명은 웃고 있었지만, 스승과 관계자는 웃지 못했다. 여자 중고농구의 현실이 제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진 = 손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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