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켓코리아=사가/김채윤 기자] KBL 대신 B.리그행을 택한 유민수(201cm, F)가 일본 무대에서 첫 실전을 치른 소감을 전했다.
유민수는 청주 신흥고를 졸업한 뒤 대학 강호 고려대에 입학했다. 농구를 늦게 시작했음에도 좋은 피지컬과 운동 능력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고, 고려대에서도 저학년 때부터 꾸준히 코트를 밟았다. 4학년이 된 올해는 주장까지 맡으며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유민수는 올해 대학 시즌을 끝까지 소화하는 대신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KBL이 아닌 일본 B.리그 진출을 결정한 것. 그의 행선지는 B.ONE(2부 리그)에 속한 가고시마 레브나이즈였다.
많은 한국 선수들이 대학 졸업 후 KBL 무대에 도전하는 가운데, 유민수의 선택은 달랐다. AUBL을 끝으로 고려대를 떠난 유민수는 8월 중 가고시마에 합류했고, 한 달여의 적응 기간을 거쳐 일본에서 첫 실전을 치렀다. 그 무대가 바로 사가 아레나였다.
KBL의 고양 소노가 사가 발루너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11일까지 일본 사가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사가에서는 친선 대회인 게이트웨이컵 2026(GATEWAY CUP 2026)이 열리고 있다. 유민수의 소속팀 가고시마 역시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사가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날 기회가 생겼다.

유민수에게도 이날 경기는 특별했다. 일본에서 치르는 첫 실전이었기 때문이다. 포지션 특성상 일본 국내 선수보다는 외국인 선수를 상대할 일이 많은 유민수는 이날도 상대 외국인 선수와 매치업을 가져갔다.
경기 후 만난 유민수는 한국 취재진을 반갑게 맞았다. 일본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유민수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는 “말이 아직 잘 안 통하는데, 한국 사람을 만나서 말하는 것만으로도 반갑다”라며 인터뷰 내내 미소를 지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 처음 경험하는 해외 생활인 데다, 코트 안에서도 새로운 팀과 리그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민수는 현재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통역 없이 지내고 있다고 전한 유민수는 “언어가 원활하지 않아서 연습이나 경기 중에 정확히 다 못알아 듣는 경우가 있다. 그거 말곤 적응도 많이 했다”라며 근황을 전했다.

이어 “행사나 정말 중요한 경기가 있을 때만 통역이 오는데, 오히려 통역 없이 해보니까 통역에 더 의지하지 않게 된다”며 “주변에서도 다들 너무 잘 도와준다. 감독님이 유럽 분이셔서 영어를 하시는데, 내가 못 알아들으면 옆에서 선수들이 천천히 다시 영어로 설명해주기도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앞서 언급했듯, 일본 무대지만 일본 선수보다 흔히 말하는 용병(외국 선수)가 많은 리그기도 하다. 유민수도 “일본 리그긴 하지만 감독님이나 스태프, 선수들까지 외국인이 많다 보니 일본 문화라기보다는 전체적으로 굉장히 자유로운 분위기인 것 같다. 원래 한국에서 하던 것과 좀 달라서 그런 부분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가고시마에서 유민수가 맡은 역할은 무엇일까. 유민수는 공격에서 적극적인 플레이를 주문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슛 기회가 왔을 때 주저하지 않고 시도하는 것과 수비가 붙었을 때 돌파로 연결하는 플레이를 강조했다.
유민수는 “감독님께서는 슛 찬스가 있으면 과감하게 슛을 던지고, 어택할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어택해주는 것을 많이 원하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유민수는 “오늘이 사실상 첫 경기였는데, 많은 팬분들도 와주셨고 상대도 프리미어에 참여하는 팀이다 보니 경기 시작 전부터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웃음). 첫 경기인 만큼 뭔가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도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은데,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첫 실전을 통해 앞으로 자신이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래도 경기를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플레이해야 할지, 내가 어떤 부분을 더 해야 할지 많이 배운 경기였다”라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과 직접 부딪히며 얻는 경험을 강조했다. 훈련 때부터 외국인 선수들과 부딪히는 경우가 많아, 한국에서 경험했던 것과는 또 다른 유형을 경험하고 있다.
유민수는 “외국인 선수들과 매치업하는 건 정말 차원이 다른 것 같다. 연습할 때도 주로 외국 선수들과 함께하고, 개인 운동을 하든 팀에서 5대5를 하든 계속 부딪히다 보니 많이 다르다”며 “그 덕분에 오늘 경기에서 크게 당황하진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날 경기장에는 유민수는 관중석에서 고려대 유니폼을 입은 팬을 발견했다. 일본에서 첫 실전을 치르는 상황에서 익숙한 유니폼은 유민수에게 적지 않은 힘이 됐다.
유민수는 “정말 많이 힘이 됐다. 관중석 앞에 딱 보이는데 고려대 유니폼이 있어서 정말 많이 힘이 됐다”라고 웃었다.
이어 내일(6일) 예정된 고양 소노와의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던 중, 마침 소노 강지훈(201cm, C)이 지나가며 유민수의 얼굴에도 반가운 기색이 묻어났다.

그는 “반갑지만 특별히 다른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오늘 경기를 뛰면서 앞으로 내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도 알게 됐고, 경기 후 감독님께서도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라며 “매니저님도 오셔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해주셨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잘 기억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겨보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고려대 시절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 중 하나는 공격에서의 적극성이다. 유민수는 가고시마에서 생각보다 많은 공격 기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유민수는 “볼이 생각보다 많이 안 올 줄 알았는데, 연습할 때 생각보다 볼이 많이 온다. 고려대에서는 한 번 바로 슛을 보지 않고 기다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여기선 감독님께서 훈련 때도 ‘찬스가 있으면 과감하게 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 선수들이 조금만 떨어져 있으면 그냥 과감하게 쏘라고 하신다. 생각보다 훈련할 때 볼이 많이 오는 만큼, 내가 그 상황에서 과감하게 슛을 던지고 수비가 붙으면 어택도 해주는 플레이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팀에서 자신에게 기대하는 역할 역시 확실히 알고 있었다. 공격에서는 슛과 돌파를 통해 직접적인 영향력을 보여주고, 수비에서도 팀이 요구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나를 믿어주시는 것 같다. 내가 볼을 잡으면 제가 어떻게든 해주길 원하시는 것 같고, 슛이나 돌파 같은 부분을 많이 원하시는 것 같다. 수비에서도 많은 것을 요구하신다”라고 이야기했다.
낯선 환경과 언어 장벽을 감수하면서까지 일본행을 선택한 만큼, 선택에 대한 후회가 있는지도 물었다. 유민수는 망설임 없이 농구적으로는 후회가 없다고 답했다. 다만 한 가지, 일본에 오기 전 언어 공부를 더 해두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민수는 “진작에 언어 공부를 더 할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농구적으로는 전혀 후회가 없고, ‘괜히 여기 와서 도전했나’라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일본 무대를 직접 경험하면서 한국 농구와의 차이도 느끼고 있었다. 시스템 자체에서 큰 차이를 느끼기보다는 선수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고 봤다.

이어 “훈련 중에도 그때그때 드는 생각이 있으면 바로 이야기하고, 감독님이 어떤 걸 시켜도 선수들끼리 갑자기 다시 패턴을 짜기도 한다. 선수들끼리 보드를 가져와서 ‘이렇게 한번 해보자’고 이야기하는 식으로. 자기 생각을 눈치 보지 않고 바로바로 이야기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지만 고려대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인터뷰 말미에는 주장 없이 정기전을 치르게 된 고려대와 동기 이동근, 그리고 후배들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유민수는 “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웃음). 항상 고려대가 더 강하다고 생각하고, 잘하는 선수들이 정말 많다. 내가 없더라도 내 자리를 잘 메워줄 선수들이 있고, 동기 (이)동근이도 있어서 전혀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무조건 이길 것 같다”라며 확신에 찬 응원을 보냈다.
한국을 떠나 일본에서 새로운 농구 인생을 시작한 유민수. 아직 언어라는 큰 장벽이 남아 있고, 코트에서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과정에 있다.
익숙하게 걸어왔던 길 대신 새로운 무대를 선택한 유민수의 도전은 이제 막 첫발을 뗐다. 첫 실전에서 얻은 경험을 발판 삼아, 가고시마에서 존재감을 키워갈 그의 다음 행보를 응원한다.
사진 = 김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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